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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태양광-태양열

[태양을 심는 사람들: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자 인터뷰] 1) HQMC Korea 김문상 대표

by S.F. 단장 장익성 2013. 12. 31.




[태양을 심는 사람들: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자 인터뷰] 1) HQMC Korea 김문상 대표


인터뷰 및 작성: 장익성(iksung.jang@gmail.com)

인터뷰 일자: 2013년 12월 21일

 

태양광발전의 필요성을 말로만 역설하기 보다는 전국과 전세계를 누비며 태양광발전소 건설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지구 상에 태양광 발전원을 하나, 둘씩 늘려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개발자(Solar Project Developer)들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태양광 발전소들이 지어지고 있으며,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태양을 심는 사람들' 취재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 인터뷰는 HQMC의 김문상 대표, 김문상 대표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신안태양광발전소(24MW)를 전라남도와 MOU를 맺어 건설(관련기사) 하였고, 최근에는 나이지리아 정부와 매년 1GW씩 10년 동안 총 10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원을 건설하는 MOU를 체결(관련기사)했다. 김문상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에 대해 알아보자. 



1. 태양광산업에는 어떻게 입문하게 되었나? 기술 지식이 없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나는 역사학을 한국에서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재무와 영업 쪽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던 2000년에 새 천년 을 맞이하며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해보는 것이 좋을 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태양광산업이야 말로 미래에 꼭 필요하고도 유망한 산업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뛰어들었다. 처음 이 산업에 뛰어들었을 때, 나는 직류 교류조차 몰랐다. 하지만 그런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파이낸싱을 얻어내며 프로젝트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아우를 것인지에 대해서 더 고민했다.



<설명: 태양광 발전원을 하나 둘씩 늘려가고 있는 이들이 바로 태양광 디벨롭퍼 들이다. 출처: shutterstock.com>



2.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의 비즈니스적인 측면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어떤 지역에서 태양광프로젝트를 진행 할 지를 먼저 봐야 하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나는 2003년 신안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 기회를 더 찾아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전 세계의 태양광발전 조건을 검토했다. 그 중에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경제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나이지리아를 발견하여 집중하게 됐다.


파이낸싱측면은 나라마다 기업마다 다르다. 내가 처음 시작할 당시 나는 태양광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추진하는 유럽 중에서도 리더 격인 독일의 은행들을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여 이들의 비즈니스와, 태양광발전프로젝트 관련 조항들에 관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공부했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전 세계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아 대부분 스스로 공부하고 사람들을 찾아가 물어야 했다.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세계은행 같은 곳에 찾아가 담당자가 누군지 알려달라, 만나게 해달라 부탁하고 안되면 될 때까지 은행 로비에 앉아 기다렸다. 


3. 혼자 배우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파이낸싱 파트너십 관련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태양에너지 자체가 당시 굉장히 생소했고, 국내에서는 무조건 담보가 있어야 돈을 빌려주거나, 프로젝트에서 디벨롭퍼의 역할을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외국 은행들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성을 보고 투자를 해 주기 때문에 나는 그런 은행들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쌓으며 신뢰 기반을 닦아 왔다.


4. 아프리카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다. 왜 하필 아프리카였나?

우리나라도 50년 전에는 아프리카 같은 수준이었다, 50년 만에 급성장한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그 당시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나이지리아는 특별하고 단연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랬듯 현재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고, 연평균 GDP 성장률 6.8%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10위 원유보유국에 인구가 1억7천만 명이며 국토 면적은 한국의 9배다. 하지만 아직 사회간접자본(SOC)이 많이 부족하고, 막대한 원유를 뽑아낼 투자 역시 부족하여 성장의 기회가 많이 있다. 나는 이런 것에 집중했다.


5. 나이지리아에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다음에 한 일은 무엇이었나?

전력 수요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나라에 매일 40GW의 전력부족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사업을 추진할 현지인 파트너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운 좋게도 오랫동안 지켜봐 온 나이지리아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가 마침 나이지리아에서 태양광사업을 해왔으며 현지에 훌륭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다. 덕분에 시작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는 시작에 불과했다. 정부와 MOU를 체결하기까지 나이지리아에 한달 반을 체류하며 무진 고생을 했다. 척박한 환경에서 음식도 제대로 못 먹는 상황에서 일의 추진이 계속 더뎌지자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두 달을 앓아 누웠다. 


<사진 설명: 나이지리아의 에너지장관과 MOU를 체결하는 김문상 대표>


6. 이렇게 어려운 일을 성공시킨 비결은 무엇인가?

Documentation(문서화)이 중요하다. 해당 국가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그곳에 투입할 자금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모두 상대방을 설득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은 Documentation으로 이루어진다. 상대방이 제시하는 서류를 꼼꼼히 읽고 이해하고, 내가 제출하는 서류에 있어서는 상대방이 의문을 갖거나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도록 치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점을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할 지를 알려주기 위해 모든 것을 명문화하고 인증을 받아 제출한다. 이렇게 제출된 서류가 만일 거부되면 다시 한 달이 걸리고, 한번 더 거부되면 그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한번에 끝낼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것에 충실하다 보니 국제 경제의 두 거물인 유대인들과 중국 화교들에게까지 인정을 받게 됐다. 그들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너무 인상적인 순간들이었다. 



<설명: 김문상 대표는 프로젝트와 파이낸싱의 성공요소로서 세밀하고 꼼꼼한 Documentation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 출처: http://www.wallpapersma.com>



7. 이런 이을 할 수 있는 디벨롭퍼의 요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긍정적인 사고와 윤통이다. 말했다시피 굉장히 힘들고 외로운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으려면 긍정적이어야 한다. 또 전략적인 사고와 대담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지리아에 40GW의 전력공급부족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10년간 총 10GW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얼핏 보면 너무 무모해 보이지만 그래서 성공했다. 40GW나 전력이 추가적으로 부족한 나라에 50MW, 100MW규모 발전소 건설을 제안한 회사만 그 동안 수 백 개 업체가 있었다고 한다. 나이지리아 정부 입장에서 이런 다수의 소규모 프로젝트들은 관리하기에 노력과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그 영향은 미미하여 골치덩어리였다. 그래서 우리가 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전력수요부족분의1/4을 담당하겠다고 나섰을 때 그들 입장에서는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내가 괜히 프로젝트를 낮춰 가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니즈를 알고 거기에 맞추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 대표님은 태양광 디벨롭퍼로서 한국에서, 심지어 해외에서도 개척자라고 볼 수 있다. 어떤 포부를 가지고 있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하나의 사례(샘플)이 되고 싶다. 나의 존재로 인해 '이런 선배가 이런 일을 시도했었구나, 나는 시도만 하지 말고 성공해내자!’ 이런 생각들을 후배들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결국에는 나를 뛰어넘는 후배들이 많이 나타나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친구들에게 나의 노하우나 경험을 나누어주고 싶다. 내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이런 일을 해본 사람자체가 지구상에 몇 명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일일이 혼자 공부하고 경험해야 했는데, 누군가 이런걸 가르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그 과정에서 많이 했다. 나는 그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9. 후배 디벨롭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라. 남들이 “안 된다. 어렵다.” 고 해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대신 자신이 만들어 놓은 가이드라인과 기준을 최소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라. 그 과정에서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무작정 알만한 사람을 찾아가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들이 안 된다고 해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라. "그래도 방법이 있지 않겠냐? 같이 고민해보자! 네가 가르쳐 주면 할 수 있다. 무엇이 부족한지 말해달라"는 식으로 물러서지 말고 적극성을 보여라. 때로는 돈을 빌려주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나의 태도를 확인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꾸준히 해라. 누군가 내게 "그 프로젝트 어떻게 되었어?"라고 물었을 때, "어 그만뒀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김대표가 한다고 시작하면 되더라"라는 인상을 주는 사람이고 싶고 그간 그런 것들을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김문상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지를 큰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열정과 치밀함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번 나이지리아 태양광프로젝트를 계기로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의 인증을 받아 한국-나이지리아 상공회의소를 설립하였다. 그는 “지구촌 사회가 되어 아프리카도 이제 우리의 이웃이지만, 서로가 친구가 될 명분이 없다면 만날 이유도, 친구가 될 수도 없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놓치고 있는 기회들을 앞으로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하였다. 앞으로도 태양광프로젝트 개발의 선구자이자 한국-나이지리아 교류의 선구자로서 김문상 대표의 활약을 기대해보며 우리 후배들이 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S.F. 단장 장익성(iksung.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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