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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으로 끝?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일년 전에 우연한 기회로 영화 판도라를 본 후 여러가지 느끼는 것이 많았고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원자력기술연구원과 환경단체의 입장을 리뷰해 보는 기사를 작성하였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인식이 판이하게 나뉠때 즈음 원자력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생각에서 이번 기사를 기획하였다.

 원전 르네상스라는 시대였던 2011,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식의 변화가 일었다. 그 이후로도 크고작은 사건들로 결국 탈핵이라는 단어가 요즘에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원자력이 미움 받는 이유는, 피폭에 의한 위험성 하나만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그 탈핵만 하면 안전할까? 아직 우리에겐 숙제가 남아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말 많고 탈 많은 절차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기사 에서는, 우리에게 남겨진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하여 알아보자.

[출처 : 사용후핵연료 핸드북, 한국원자력연구원 저]

그림1. 사용후핵연료 구성비 변화.

 

 사용후핵연료는 상업용 또는 연구용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된 물질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핵분열시킨 핵연료 물질이다. 사용전핵연료와 외관상으로 차이는 없으나 원자로 내에서 일어나는 방사선 조사와 핵분열 연쇄반응 등을 통해 물질 구성이 달라지고, 방사선과 높은 열을 방출 한다. 현행법상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에 해당한다.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는 임시저장, 중간저장, 재처리, 영구처리 등을 거쳐 관리되고 있다.

 

[출처 : 사용후핵연료 핸드북, 한국원자력연구원 저]

그림2. 사용후핵연료 관리 프로세스.

 

사용후핵연료 발생자(한수원)가 방사성폐기물관리업자(원자력환경공단)에게 인도하기 전까지 원전 내에서 안전하게 저장하는 임시저장,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자(원자력환경공단)가 발생자(한수원)로부터 사용후핵연료를 인수하여 재처리 또는 영구처분하기 전까지 일정기간 안전하게 저장하는 중간저장, 그리고 원전내 저장수조와 같이 물을 이용하여 사용후핵연료의 붕괴열을 냉각시키고 방사선을 차폐하는 방식으로, 임시저장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90% 이상의 사용후핵연료가 습식저장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출처 : 사용후핵연료 핸드북, 한국원자력연구원 저]

사진1.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조 (한빛 5,6호기).

 

 

[출처 : 사용후핵연료 핸드북, 한국원자력연구원 저]

그림3. 핵연료주기.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의 사용후핵연료를 그러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것 일까? 그리고 관리한다고 해도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바로 이런 문제를 위해 재처리가 필요한 것이다. 앞서 핵연료 주기를 간단히 설명한 바 있다. 이것을 다시 선행핵주기 와 후행핵주기로 나눌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장기관리(처분포함) 측면에서는 붕괴열이 매우 중요한데 초기에 발생하는 붕괴열의 특성을 보면 세슘(Cs) 및 스트론튬(Sr)에 의한 붕괴열량이 최대 70%까지 차지하는데, 이는 이 두 핵종을 사용후핵연료에서 제거하면 사용후핵연료 관리가 매우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파이로 기술 및 관련시설 개발 현황]

그림4.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 기술 공정 흐름도.

 

이를 파이로프로세싱 이라고 하는데, 파이로 프로세싱은 고온 (섭씨 500~650)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을 분리해 내는 기술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력연이 개발중인 제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시키게 되면 핵폐기물의 부피를 10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자력연은 2011년부터 -미 핵연료주기 공동연구를 통해 모의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해 왔다. 2015년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도 파이로프로세싱의 전처리-전해환원-전해정련-전해재련 과중 중 전처리와 전해환원 단계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의 핵연료가 아닌 실제 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은 처음인 만큼 안정성에 대한 지역 사회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NRD(천연자원방어위원회) 선임연구원이자 핵물리학자인 강정민 박사는 지난 16 10월 열린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좌담회에서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상 세슘과 스트론튬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방사성 가스를 100% 포집해 지상에서 안전하게 200~300년 동안 보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진2. 하나로 원자로.

 

2016년 기준 원자력연구원 내에는 1 699(3.86t)의 사용후핵연료가 보관돼 있다. 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의 손상 원인 분석과 성능검증, 연구개발 등을 위해 1987 4월부터 2013 8월까지 고리, 한빛, 한울 원전 등에서 21차례에 거쳐 3.3t의 사용후핵연료를 들여왔다. 나머지 0.86t은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발생했다.

 

[출처 : IAEA, “Spent Fuel Reprocessing Options”]

1. 각국의 재처리 현황

 

쌓여가는 사용후핵연료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처분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원자력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상태이다.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방사선폐기물 처분장 면적을 줄이게 되면 입지선정에도 부담이 줄어들지만, 이 기술의 경제성이 높지 않아 연구 타당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위 표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이미 몇몇 국가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를 포기한 상태이며, 최명길 의원은 정부가 추정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관련 예산이 총 70-80조원 가량으로 사용후핵연료를 땅속 깊이 묻는 비용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할 정도 이니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원자력연 안도희 핵주기공정개발부장은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부피를 줄이고 독성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기술로, 후손과 미래를 위해 충분히 연구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현 시점으로는 환경단체와 지역여론의 우려에 재처리 및 관리를 위한 연구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뜨거운 감자, 어떻게 해야 잘 식힐 수 있을 까? 묻어놓는 것 만이 답일까?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방사능 물질 보관을 위한 연구를 계속 해야 할까? 탈핵으로 끝나는 일이 아님을 한번 생각 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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