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ENTECH) 대신기를 통해 다양한 행사를 확인해 보세요!
[2026 ENTECH 후기] 거대한 탄소포집 설비를 작게…카본밸류가 이끄는 ‘분산형 탄소포집’ 시장
0
0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ENTECH) 대신기를 통해 다양한 행사를 확인해 보세요!
© Copyright by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All Right Reserved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단은 비영리 조직으로 전국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입니다.
저희와 협업 및 활동 제안을 위해서는 아래 정보로 연락 바랍니다.
공식 이메일: ref2026ref@gmail.com
거대한 탄소포집 설비를 작게…카본밸류가 이끄는 ‘분산형 탄소포집’ 시장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권준혁
카본밸류가 제시하는 ‘분산형 탄소포집’ 패러다임
탄소포집 설비는 흔히 발전소나 제철소 옆에 세워진 거대한 흡수탑을 떠올리게 한다. 대량의 배가스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가스와 흡수제가 충분히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박이나 연료전지 발전시설,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처럼 설치 공간이 제한된 곳에서는 이런 대형 설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탄소포집 전문기업 카본밸류(Carbon Value)는 이 문제를 ‘공정강화(Process Intensification)’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 탄소포집 방식은 크게 액체 흡수제를 이용하는 습식 흡수, 고체 흡착제를 활용하는 PSA·TSA 등의 건식 방식, 선택적으로 기체를 통과시키는 막분리 방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카본밸류가 선택한 것은 이 가운데 가장 오래 산업 현장에서 사용돼 온 습식 흡수 방식이다. 기존에는 스크러버가 노즐을 통해 흡수액을 분사하고 고정된 충전층에서 가스와 액체를 접촉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카본밸류의 시스템은 충전층 자체를 회전시켜 액체를 더욱 미세하게 분산시키고 기체와 액체 사이의 접촉을 강화한다. 흡수탑 내부의 충전층(Packing)을 회전시키는 RPB(Rotating Packed Bed)를 이용해 물질전달 속도를 높이고 장치를 소형화하는 방식이다.
[자료1. 카본밸류 부스&RPB 포집기]
출처: © 27기 권준혁
카본밸류 기술력의 적용 분야
카본밸류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바이오가스의 CO₂ 제거 공정을 자사의 RPB 기술이 진입할 수 있는 대표적 시장으로 꼽았다. 일반적인 바이오가스에는 메탄과 함께 상당량의 CO₂가 포함돼 있다. 이를 도시가스나 수소 생산 원료 등으로 활용하려면 용도에 따라 CO₂를 제거해 메탄 농도를 높이는 ‘고질화(upgrading)’ 공정이 필요하다. 단순 발전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고질화 공정을 통해 바이오가스 속 메탄을 정제해 LNG 대체 연료나 수소 생산 원료로 사용하는 방향이 바이오가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수소 생산 역시 중요한 시장이다. 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면 CO₂가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청정수소 생산기지 등에서는 탄소포집 설비가 필요해질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수소 생산기지 사업에서도 개질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하는 설비가 요구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사업이 초기 탄소포집 시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카본밸류는 선박 분야를 장기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선박은 육상 플랜트보다 설비 공간과 중량에 대한 제약이 훨씬 크다. 동시에 국제 해운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요구가 강화되면서 선상 탄소포집(Onboard Carbon Capture)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조건은 기존 대형 흡수탑보다 콤팩트한 탄소포집 시스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카본밸류 관계자는 “기업마다 보는 시장이 다르겠지만 저희는 선박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LNG 추진선이 운항되는 동안 배출되는 CO₂를 처리하기 위한 기술 가운데 하나로 선박용 탄소포집을 꼽았다.
연료전지 역시 비슷하다. 카본밸류는 2023년 SK에코플랜트와 SOFC 연계 탄소포집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력이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해당 프로젝트가 주요 기술개발 이력으로 제시돼 있다. 인터뷰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천연가스 기반 연료전지나 발전설비의 활용이 늘어날 경우, 저탄소 전력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탄소포집 설비를 결합하려는 수요가 생길 가능성도 언급됐다.
탄소포집의 마지막 장벽은 결국 ‘경제성’
기술적으로 CO₂를 포집할 수 있다는 것과 기업이 실제로 설비를 도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포집한 CO₂는 액화해 판매하거나 지중 저장, 광물탄산화, 메탄올 생산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는 추가적인 설비와 에너지, 운송 비용이 필요하다.
카본밸류 관계자 역시 인터뷰에서 탄소포집 시장의 핵심 과제로 경제성을 꼽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탄소배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포집 설비를 도입할 유인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카본밸류는 대규모 배출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선박, 수소 생산시설, 바이오가스, 연료전지처럼 공간 제약이 크거나 탄소 감축 필요성이 높은 분야를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카본밸류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새로운 탄소포집 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산업적으로 활용돼 온 습식 탄소포집 기술을 공정강화 기술로 소형화해, 기존 대형 설비가 적용되기 어려웠던 현장까지 탄소포집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탄소포집 시장은 아직 경제성과 제도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산업 현장에 맞는 보다 작고 유연한 설비에 대한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다. 선박과 수소 생산시설, 바이오가스, 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증을 이어가고 있는 카본밸류가 국내 탄소포집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