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식물 전투 시리즈 3편: 식물과 기술의 연합전선

조재경
2026-03-14

식물 전투 시리즈 3편: 식물과 기술의 연합전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조재경

식물의 생존 전략, 기술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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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식물의 뿌리 네트워크]

출처 : 뉴스펭귄

식물은 한 자리에서 평생을 살아가지만, 그 고정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적응하고 진화해왔다. 병원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면역 전략을 세우고, 뿌리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한다. 경쟁자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식물 전투 시리즈 기사 1편과 2편에서는 이러한 식물의 독창적인 생존 전략이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문제의 무게는 더 커졌다. 기후위기와 인구 증가로 인해 농업과 생태계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극한 기후, 사막화, 병해 확산, 식량 위기 등은 “식물 스스로의 적응 속도”만으로는 더 이상 대응하기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생명공학 기술이 등장한다. 자연의 지혜가 축적된 식물의 생존 전략을 기술이 읽으며 이를 해석하고 더 강하게 재구성하는 단계인 것이다.

유전자 시대: 식물 기능의 새로운 가능성
식물 기능을 이해하는 방식은 지난 10년 동안 급격히 변했다. 과거에는 어떤 형질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관찰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고해상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어떤 유전자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정밀하게 읽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우리는 식물의 생존 전략을 기술적인 언어로 번역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가뭄 상황에서 발현되는 ABA(애브시스산) 신호 경로, 병원균 침입 시 활성화되는 PR 단백질 유전자, 고염 스트레스 환경에서 작동하는 Na⁺/H⁺ 이온수송체,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루비스코 조절 유전자 등처럼 각각의 생존 전략이 어떤 유전적 회로로 이루어져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식물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현재 과학은 식물 스스로에게 존재하던 생존 알고리즘을 확장하고 재설계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식물은 수천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서서히 환경에 적응했다. 그러나 기후 위기는 그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기술은 그 간극을 메워줄 수 있다. 유전자 기반 작물 혁신은 곧 생태계 회복과 지속가능 농업 혁신의 첫 단계가 되어줄 것이다.

CRISPR와 형질전환: 미래 작물을 설계하는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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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출처: 동아사이언스

CRISPR는 세포 속 DNA의 특정 부분을 정확히 잘라내거나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육종은 수년이 걸리고 예측 불가능한 변이가 많았다면, CRISPR는 원하는 형질만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한 작물 개발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가뭄 내성 벼는 물 부족 환경에서도 생존률을 높이는 유전자 조절을 하였다. 병 저항성 토마토는 바이러스와 곰팡이 감염에 강한 계통이 제작되었으며, 고효율 광합성 식물을 통해 광합성 효율을 향상시켜 더 많은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 글루텐 항원을 제거해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한 저알레르기 밀도 존재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농업 생산성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탄소를 더 많이 고정하는 작물,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식물은 탄소배출의 감축, 식량 위기의 대응, 에너지 농업의 혁신으로 연결된다. 또한, 형질전환(GM) 기술은 외래 유전자를 삽입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옥수수의 해충 저항성과, 비타민 A를 생산하는 황금쌀, 고염 토양에서도 자라는 염생 작물 등은 형질전환 기술의 대표적 사례다.
형질전환 작물은 논쟁이 많지만, 기후위기 시대에는 필요한 기술 중 하나라는 점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병해가 빠르게 등장하고 고온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시대에는 기존 품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CRISPR가 “정밀 조작”이라면, 형질전환은 “기능 확장”이다. 두 기술 모두 미래 농업의 생존전략을 구성하는 핵심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왜 식물이 다시 해답이 될까
지구는 이미 1.5°C 상승 문턱을 향해 가고 있고, 농업은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식물은 이 위기를 극복할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식물은 지구 최대의 탄소 흡수원이다. 광합성 작물의 광합성 효율을 높이거나 바이오매스를 극대화하면 탄소흡수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식물 기반 기술은 에너지 전환과도 연결된다. 바이오에너지 작물, 바이오 기반 소재(바이오플라스틱 등)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춘다. 극한 기후에서도 살아남는 작물은 식량 안정성을 보장한다. 가뭄과 고염, 고온 내성 작물은 미래 농업의 생명선이 된다. 자연과 기술의 융합은 생태계 복원에도 활용된다. 그리고 토양 미생물과의 공생을 활용한 식물과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복원 기술과 지의류와 수생식물 기반 오염 정화 등은 이미 실험 단계에서 현실 기술로 넘어오고 있다.
즉, 식물은 단순한 농작물을 넘어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다. 그리고 생명공학 기술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핵심 도구가 되어준다.

결론: 자연의 지혜와 기술의 정밀함이 만난다면
자연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식물에게 완벽한 생존전략을 설계해 주었다. 식물 면역, 뿌리 네트워크, 공생 시스템은 그 자체로 자연이 만든 정교한 기술이다. 이제 인간의 기술은 이러한 지혜를 해석하고 확장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식물과 기술이 만나면, 우리는 더 안전한 식량,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는 작물과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생태계,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라는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이 기사 시리즈를 통해 가장 크게 알 수 있는 점은 식물은 더 이상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식물은 이미 지구를 지키는 전투의 최전선에 있다. 그리고 기술은 그들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해준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연의 지혜를 이해하고, 기술의 정밀함으로 보완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식물은 다시 한 번 인류의 미래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식물의 힘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식물도 싸운다: 보이지 않는 전쟁, 식물 면역", 27기 조재경, https://iksung.tistory.com/160
2. "영원불멸' PFAS의 규제, 친환경으로 종지부를 찍다", 28기 정예빈, https://iksung.tistory.com/188

참고문헌 
1) 김외현, "바이오연료 식물 "자트로파"가 뜬다", 한겨례신문, 2007.09.10,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35234.html
2) 김해림, "땅 속 네트워크 나무의 언어로 통한다", 에듀진, 2018.03.16, https://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441
3) 이근영,"온난화 대처할 수 있는 식물의 온도센서 찾았다.",한겨례, 2019.01.15,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878492.html
4) 서진우,“주변 토마토도 면역력↑···식물 간 냄새로 미생물 공유한다”, 헬로디디, 2020.12.10,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0969
5) "병원균 칩입 막는 식물 유전자 발견", 아주경제, 2011.03.10, https://www.ajunews.com/view/20110310000316
6)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소프트웨어(SW)로 진입장벽 낮아진다", 동아사이언스, 2017.03.03,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16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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