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비를 기다리는 시대, 인간은 어디까지 구름을 조절할 수 있을까

박시우
2026-05-18

비를 기다리는 시대, 인간은 어디까지 구름을 조절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박시우

기후위기 속 인공강우의 등장
기후위기가 심화하며 전 세계에서 가뭄, 대기질 악화, 산불 발생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인공강우이다. 인공강우는 구름층은 형성되어 있으나 대기 중에 구름씨 역할을 하는 구름 응결핵 또는 빙정핵의 수가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공의 구름씨 살포를 통해 구름의 발달과 강수의 응결을 활발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강수를 내리게 하거나 다른 지역에 강수를 미리 내리게 할 수 있다.

구름과 인공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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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구름]

출처: pixabay

우선 구름의 생성 원리에 대해 살펴보자. 공기가 상승하면 주위의 압력이 낮아져 팽창하고 기온이 내려가는 단열 냉각이 일어난다. 공기가 점점 식다가 이슬점에 도달해 포화 상태가 되면 수증기가 응결핵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것이 구름이다. 아주 차가운 구름에서는 빙정핵을 중심으로 얼음결정이 생기고 눈이나 비로 이어진다. 이 구름에 시딩(seeding, 비를 만들기 위한 물질을 살포하는 행위)을 하면 인공강우를 생성할 수 있다.
인공강우의 시딩 물질은 구름의 온도에 따라 다르다. 차가운 구름(-18∼-4℃)에는 요오드화은 또는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빙정핵을 살포하여 구름 속 과냉각 물 입자를 얼음으로 바꿔 빙정을 생산하거나 강화하여 강수를 유발한다. 반면 따뜻한 구름(-4℃ 이상)에는 염화나트륨 또는 염화칼슘 등의 흡습성 물질이 응결핵 역할을 하여 구름 내 충돌 병합 과정을 촉진하고 강수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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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나라호]

출처: 국립기상과학원

시딩은 주로 나라호(Nims Atmospheric Research Aircraft)와 같은 기상항공기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복합 시딩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복합 시딩은 기상항공기뿐만 아니라 드론, 하이브리드 로켓 등 다양한 장비를 동원해 구름씨를 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공군 수송기를 활용해 염화나트륨 분말을 대량으로 살포하면 기존의 연소탄 방식(구름씨 역할을 하는 화학 물질을 특수 제작된 연소탄에 담고, 이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미세한 입자들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기술)보다 구름 입자를 더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드론과 로켓은 항공기가 접근하기 어려운 낮은 고도나 특정 지형에 시딩하는 역할을 한다.
시딩 물질의 첨가는 레이더 반사도의 증가 또는 액체 수 함량(구름 내에 존재하는 액체 상태 물방울들의 총질량을 단위 부피당으로 나타낸 수치)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렇게 형성된 구름의 특성은 레이더와 위성 자료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인공강우의 효과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기상 현상에 관여하는 에너지는 매우 크기 때문에, 비를 내리는 구름을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수증기를 특정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바람의 패턴을 바꾸거나, 극한 기상 현상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인공강우의 일차적인 목표는 강수 증가, 우박 피해 감소, 안개 소산(안개는 충분한 가열이나 기계적 혼합을 통해 분산될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은 비실용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 등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기상 조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인공강우는 가뭄 지역에서는 부족한 수자원 확보를 보조하고 산불 위험 지역에서는 건조도를 낮추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 약한 강수라도 대기 중 입자를 씻어내는 세정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인공강우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관령과 같은 산악 지역은 지형 효과로 인해 구름과 강수가 발달하기 쉬워 인공강우 실험 검증에 자주 활용된다. 아울러 서울과 보령 또한 인공강우 실험에 활용되는 지역인데, 이들은 서해에서 유입되는 강수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보령은 해안 지역에 가까워 겨울철 해상에서 유입되는 강수 시스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아 인공강우 실험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국내 인공강우 실험은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 보령댐 유역의 가뭄 저감, 강원도 산불 예방처럼 목표 지역별로 다른 기상 조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실험에는 제약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강수량에서 여름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이미 장마나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해 인공강우 실험의 필요성과 안전성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인공강우는 이미 존재하는 구름의 강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인 만큼,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미세먼지와 산불 위험이 큰 봄과 겨울이 인공강우가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공강우가 필요한 시기와 인공강우에 적합한 구름이 있는 시기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은 인공강우 기술 적용의 대표적인 단점이다.
국내 인공강우는 기상항공기 운항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구름 유입이 많은 야간이나 새벽에는 활주로 사용 제한 때문에 실험이 어렵다. 또 우리나라는 기상 조건이 맞더라도 항공 실험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공군 훈련이나 다른 항공기 운항으로 인해 공역이 제한되면 실험이 계획대로 수행되기 어렵다.

국내외 인공강우 실험의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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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 기상 조절 실험]

출처: gemini

기상 조절 실험은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그 효과 입증과 평가가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사례에 더불어 기상 조절 실험을 활발하게 수행 중인 중국과 미국의 인공강우 실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기상청의 산하 기관인 국립기상과학원을 중심으로 인공강우 기술 개발과 활용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뭄이나 산불 예방, 미세먼지 저감 등 재난 대응을 목적으로 한 연구가 많으며, 최근에는 항공 구름 관측 레이더(KPR)를 활용해 시딩 전후의 구름 변화를 직접 관측하는 등 효과 검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공강우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여 현재는 실험 설계와 효과 검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재난 경감, 농업 생산 및 생태 복원 등을 위해 국가가 주도하여 대규모의 자본과 인력으로 인공강우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가 단위의 기상 조절 체계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인 2021~2025년 동안 인공강우와 인공증설 작업을 통해 누적 약 1,677억 톤의 강수를 증가시켰고, 인공 우박 억제 작업으로 약 603억 위안의 경제적 손실을 줄인 것으로 집계했다. 또 중국은 지난 2014년에서 2021년 사이에 기상 조절 연구에 악 20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인공강우 기술로 비를 조절한 적이 있다.
미국은 1946년 세계 최초로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한 나라이다. 현재는 서부 지역의 가뭄 대응, 강우량 및 강설량 증대 등을 위해 기상 조절 실험을 수행 중이며, 연방정부보다는 주정부가 민간업체와 협력하는 성향이 강하다. 미국에서는 아이다호 주, 네바다 주, 캘리포니아 주 등 최소 9개 이상의 주에서 인공강우 및 강설 실험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눈 강화 프로그램을 통한 산간 지역의 수자원 확보, 농업 생산성 향상, 도시 물 공급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인공강우의 기후위기 대응 기술로서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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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4. 인공강우 기술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출처: pixabay

인공강우는 단기적인 효과를 내는 기상 조절 기술로서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일례로 중국은 2024년에 더위를 누그러뜨리려 인공강우 기술을 동원했으나 폭풍우를 만들어 내어 역풍을 맞기도 했다.
또 인공강우에 사용하는 화학 물질의 영향과 기상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발생하는 생태계의 영향도 항시 고려해야 한다.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오드화은이나 과거 기상 조절 작업에 흔히 사용되던 다른 인공강우 유도제는 인체 건강이나 환경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의 사용량을 대폭 늘리거나 새로운 인공강우 유도제를 도입할 경우, 환경 및 인체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인공강우 기술이 지역 또는 국제적인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특정 지역에 비를 인위적으로 내리게 하면, 인근 구름의 구름씨가 줄어들어 인접 지역에는 비가 덜 내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상황이 국제적인 문제로 확대되면 날씨를 무기로 삼거나 기후를 통제하려 드는 등 사안이 심각한 정도까지 커질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연에 도전한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데에 따르는 결과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재난 상황 대응과 사회 질서 보존, 그 사이의 균형 있는 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벚꽃은 왜 점점 빨라질까, 봄이 앞당겨진 이유", 27기 이서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climate-change/?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814935&t=board
2. "희토류, 첨단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환경 파괴", 29기 송유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climate-change/?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395558&t=board

참고문헌 
[구름과 인공강우]
1) 국립기상과학원, 2025년 기상조절 연구 논문집, 국립기상과학원, 661 pages, 2025
[인공강우의 효과]  
1) 노용훈, 장기호, 임윤규, 정운선, 김진원, 이용희. "2017-2022년 남한지역 레이더 및 지상 강수 자료를 이용한 인공강우 항공 실험 가능시간 분석", Journal of Environmental Science International, 33(1), pp. 43-57, 2024.01
2) WMO, “WMO Statement on Weather Modification”, 2025.06.14, https://wmo.int/content/wmo-statement-weather-modification
[국내외 인공강우 실험의 동향]
1) 기상청, “기상기술정책 제17권 제2호”, 기상청, 143 pages, 2024.12
2) 김나윤, “기후위기에 '인공강우' 주목하는 국가들..."만능해결책 아냐"”, 뉴스트리, 2026.02.26,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602260009
3) 노용훈, 장기호, 임윤규, 김유진, 신혜민, 김승범. "항공 구름관측 레이더를 활용한 인공강우 실험효과 분석", Journal of Environmental Science International, 35(1), pp. 1-12, 2026.01
4) The State Council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China conducts drone-assisted artificial snow-enhancement experiment in Xinjiang's Kunlun Mountains", 2025.01.12, https://english.www.gov.cn/news/202501/12/content_WS67830079c6d0868f4e8eebfd.html
[인공강우의 기후위기 대응 기술로서의 조건]
1) 김선중, 이선, “[자막뉴스] '하늘이시여'...야심차게 시도한 인공강우가 '아뿔싸'”, YTN, 2025.11.30, https://www.ytn.co.kr/_ln/0134_202511300915115753
2) 최정훈, “[주니어전자]IT 핫픽 - 인공강우, 효과 있을까?”, 전자신문, 2025.11.06, https://www.etnews.com/20251105000189
3) WMO, WMO Statement on Weather Modification, 2025.06.14, https://wmo.int/content/wmo-statement-weather-mod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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