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희토류, 첨단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환경 파괴

R.E.F 29기 송유빈
2026-03-30

희토류, 첨단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환경 파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송유빈

첨단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그 화려함이 가린 이면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제안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그 이면에는 첨단 산업의 핵심 자원인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가 있다. 희토류는 란타넘족(Lanthanides) 15종에 스칸듐(Sc), 이트륨(Y)을 포함한 총 17개의 원소를 통칭한다. 그중 네오디뮴(Nd)은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의 핵심인 강력 영구자석 제조에 필수적이다. 또한 터븀(Tb)은 LED 모니터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고색 재현을 담당한다. 이처럼 희토류는 이미 단순한 광물을 넘어 국가 간의 생존을 결정짓는 지정학적 무기이자, 자본 시장을 뒤흔드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이름에 ‘드물 희(稀)’ 자를 쓰지만, 사실 희토류 세륨의 매장량은 납이나 구리만큼 풍부하다. 진짜 문제는 극도로 까다로운 추출 난이도와 막대한 비용에 있다. 고도의 정련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원을 보유하고도 활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향하는 첨단 친환경 인프라는 사실상 이 희토류 자석 위에 설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치명적인 역설이 발생한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가 정작 반환경적인 방식으로 채굴된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화려한 문명 뒤에 가려진 이 비극적인 역설은 우리가 누리는 녹색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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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주기율표]

출처 : pixabay


희토류 1톤의 혁신 뒤에 남겨진 2,000톤의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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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오염된 물]

출처 : pixabay

첨단 산업의 상징인 희토류가 생산되는 과정은 극심한 환경 파괴를 동반한다. 암석 내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희토류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광석을 화학 용액으로 녹여내는 복잡하고 위험한 공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폐기물의 양이 매우 많다.
희토류 채굴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광석 채굴 방식으로, 광산에서 캐낸 광석을 분쇄한 뒤 황산이나 염산 같은 강한 산성 물질을 부어 희토류만 분리해 내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용액 주입 방식이다. 이는 땅에 직접 구멍을 뚫고 황산 암모늄과 같은 화학 용액을 주입 지층 속의 희토류를 녹여낸 뒤 펌프로 끌어올리는 공법이다. 이는 희토류 생산에 대규모로 적용되면서 지표면 아래의 토양과 지하수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오염된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공정을 거쳐 희토류 1톤을 정제할 때 발생하는 유독성 폐기물은 최대 2,000톤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1톤의 희토류를 얻기 위해서는 황산이 포함된 독성 가스 6,300만 리터, 산성 폐수 20만 리터,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폐수 1톤이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광석에 섞여 있는 토륨(Th)과 우라늄(U) 같은 방사성 원소들이 정련 과정에서 분리되어 배출되는데, 주변 생태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인 중국 내몽골 바오터우 지역은 정련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가 거대한 독성 호수를 형성했으며, 오염된 지하수로 인해 주민들의 정형외과적 질환, 기형 등의 발생률이 급증했다. 또한 미얀마에서 자행되는 무분별한 용액 주입 방식 채굴은 이라와디강 상류를 중금속으로 오염시켰고, 그 여파는 국경을 넘어 태국 북부 치앙마이 인근 강줄기까지 미치고 있다. 결국 우리가 누리는 첨단 기기와 녹색 에너지의 근간은 누군가의 생존권을 앗아간 2,000톤의 유독 쓰레기 위에 세워진 셈이다.

왜 세계 희토류 공급망은 중국으로 향했나
희토류 공급망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한 역사는 환경 규제가 글로벌 자원을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199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했던 곳은 미국의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광산이었다. 그러나 2002년, 수천 톤의 방사성 폐수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천문학적인 정화 비용과 엄격한 환경 규제가 가해지자, 당시 미국은 채굴 중단을 결정했다.
이 틈을 타 중국은 느슨한 환경 기준과 저임금,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2025년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37%(4,400만 톤)를 보유하고 있으나, 실제 공급 지배력은 이를 압도한다. 2023년 기준 중국은 세계 생산량의 70%, 정제 및 제련 공정의 90% 내외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원 수출을 넘어 공급망 전반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채굴, 제련,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가의 직접 관리하에 두었다. 특히 2026년 1~2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전년 대비 23.0% 급증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AI 투자 붐을 타고 희토류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이 기간 중국의 전체 무역흑자는 역대 최대인 2,136억 달러를 기록하며 자원 통제를 통한 경제적 실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자원 안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과 기술적 돌파구
중국의 공급망 독점과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여 국제사회는 채굴지 다변화와 가격 방어 체계 구축에 나섰다. 주요 7개국(G7)은 2026년 1월 워싱턴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희토류 '가격 하한제(Price Floor)' 도입을 추진했다. 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부터 비중국권 광산 및 정제 산업의 경제성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심지어 일본은 2026년 2월, 도쿄에서 1,800km 떨어진 미나미토리섬 인근 해저 5,700m에서 희토류 함유 진흙 시추에 성공하며 자급률 확보를 위한 기술적 진전을 이뤄냈다. 또한, 중국을 대적하기 위해 희토류 매장량(2,100만 톤)을 보유한 브라질이 부상하고 있다. 2026년 2월 방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브라질의 생산 비중을 끌어올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실질적 대안이다.
산업계 내부에서는 희토류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포스트 희토류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2025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비희토류 기반 Mn-Bi(망간-비스무스) 영구자석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정부는 2030년까지 핵심 광물의 재자원화율을 20%로 높이는 '도시광산' 육성 계획을 시행 중이다. 이는 폐배터리 및 전자폐기물에서 희토류를 회수하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채굴 과정의 환경 부하를 줄이는 다각적인 자원 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첨단과 환경의 공존, 순환 경제가 답이다
첨단 산업의 핵심 동력인 희토류는 포기할 수 없는 자원이지만, 현재의 파괴적인 채굴과 정제 방식은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 따라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제성을 갖춘 친환경 정련 기술의 확보와 공정 혁신이 시급한 과제다. 이는 단순히 자원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환경 규제와 ESG 기준을 충족해야만 첨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해결책은 자원의 채굴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순환 경제 체제 구축에 있다. 2026년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핵심 광물 순환이용 로드맵에 따라, 폐전자제품에서 자원을 회수하는 재자원화 기술과 희토류를 원천 배제하는 대체 기술 개발을 가속해야 한다. 첨단 기술의 화려함 이면에 가려진 환경 파괴의 역사를 끊어내고, 자원 안보와 생태계 보호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완성하는 것만이 우리 문명이 나아갈 유일한 길이다.
 

수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중국이 잠그면 멈춘다: 재생에너지의 급소, "희토류"", 27기 김주희,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872
2. "트럼프의 심해광물 채굴 행정명령: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선 미국의 해저 전쟁", 27기 신소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856




참고문헌 
[첨단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그 화려함이 가린 이면]
1) 강천구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 “그린란드에서는 이미 美ㆍ中간 희토류 전쟁”, 주간조선, 26.02.15,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48740
2) 김승환, “세계 패권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 핵심광물 희토류 전쟁 1 [기후인사이트 20 | 인싸M]”, MBC 뉴스, 26.02.28,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803912_29123.html
[희토류 1톤의 혁신 뒤에 남겨진 2,000톤의 쓰레기]
1) 김소영, “[크랩] 희토류 1톤의 대가가 독성 폐기물 2,000톤?…소름 돋는다는 실체”, KBS 뉴스, 26.02.27,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495944
2) 도현정, “‘中희토류 옥죄기’에 전 세계가 땅을 헤집었다...2막 열린 희토류 전쟁[딥스폿]”, 헤럴드경제, 25.11.10,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12822
3) 신민철, “태국, 미얀마의 ’中 희토류 채굴 프로젝트‘에 ‘강물 오염' 우려”, 글로벌 이코노믹, 25.08.17,   https://m.g-enews.com/view.php?ud=2025081716441862990c8c1c064d_1#_PA
4) 유예지, “주민희생·지역파괴·환경오염, 희토류의 진짜 모습”, 프레시안, 26.01.15,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6011411143925337
5) 최진홍, ""희토류가 뭐길래" 글로벌 광물 패권 경쟁 점입가경", 이코노믹 리뷰, 최진홍, 25.02.21,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684631
[왜 세계 희토류 공급망은 중국으로 향했나]
1) 이근호, “중국 1~2월 희토류 수출 전년보다 23% 증가, "세계 수요 여전히 강세"”, 비즈니스포스트, 26.03.10,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2469
2) 이명철, “중동발 리스크 앞두고…중국 1~2월 수출 21.8% ‘깜짝’ 증가”, 이데일리, 26.03.10,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5323446645382008&mediaCodeNo=257
3) 인교준, "中, 日총리 발언은 우경화 결과…장기적 대비해야 할 투쟁", 연합뉴스, 25.11.24,
https://www.yna.co.kr/view/AKR20251124055300009?input=1195m
4) U.S. Geological Survey (USGS), "Mineral Commodity Summaries 2024/2025 - Rare Earths", 25.01, https://pubs.usgs.gov/periodicals/mcs2025/mcs2025-rare-earths.pdf
[자원 안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과 기술적 돌파구]
1) 김보경, “日, 해저 5700m서 '희토류 진흙' 채굴 성공”, 조선일보, 26.02.03,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6/02/03/S64C5FEQJNA2RDE326PGQMUBTQ/
2) 박정한, “G7, 희토류 ‘가격 하한제’ 전격 도입…中 자원 횡포에 ‘돈줄’로 맞불”, 글로벌 이코노믹, 26.01.08,
https://m.g-enews.com/view.php?ud=202601071854158660fbbec65dfb_1#_PA
3) 윤재현, “비희토류 영구자석 국산화부터 세계 최초 상용화까지!”, 전기신문, 25.03.26,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2410
4) 임형섭·황윤기, "“李대통령 "핵심광물 협력확대"…룰라 "브라질 희토류 투자 희망"”, 연합뉴스, 26.02.23,
https://www.yna.co.kr/view/AKR20260223082100001
[첨단과 환경의 공존, 순환 경제가 답이다]
1) 김지섭, “정부, 핵심광물 '도시 광산' 육성, 폐배터리서 희토류 캔다”, 조선일보, 25.10.31,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5/10/31/NU2ERJDP7FBFRAKSF4YI2SACUU/?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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