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

"물·전기 없인 가동 불가", 발목 잡힌 AI

R.E.F 29기 송유빈
2026-06-13

"물·전기 없인 가동 불가", 발목 잡힌 AI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송유빈, 조해나

AI 산업, 전기와 물 확보가 곧 경쟁력
AI의 확산은 막대한 자원 소비를 동반한다. 급증하는 전력 소모와 그에 따른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AI 인프라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의 시선은 물과 액체를 활용한 냉각 기술로 모이고 있다. 그러나 AI 산업이 의존하는 물은 서버를 식히는 냉각수에 그치지 않는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려면 전기전도도와 미립자, 생균 등을 극도로 낮춘 '초순수(Ultrapure Water)'가 필수적으로 쓰이며, 이는 웨이퍼 세정 등 공정 전후 단계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활용된다.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공정 불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초순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결국 AI 경쟁의 승부처는 모델 성능 이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누가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을 얼마나 오래 공급할 수 있는가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올랐다. 전기와 물이라는 물리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멈춰 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급증하는 전력과 초순수 수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막대한 자원 소비를 동반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연산을 처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향후 전 세계 전력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AI 모델 학습에는 수천 개의 GPU가 동시에 작동하며,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도 상당한 전력이 지속적으로 소비된다. 
AI 산업을 떠받치는 또 다른 핵심 자원은 바로 물이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초순수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초순수는 일반 물에서 미네랄과 이온, 미세입자까지 제거한 물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 표면을 씻는   활용된다. 반도체 공정이 나노미터 수준으로 미세화될수록 아주 작은 오염물질도 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세정 공정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 확대는 이러한 물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엔비디아 GPU와 같은 고성능 AI 칩 생산이 늘어나면서 첨단 반도체 공장의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 결국 AI 산업은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의 경쟁 이전에, 전력과 물이라는 물리적 자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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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초순수 생산 설비]

출처: ©29기 송유빈, 조해나 chat gpt 생성


물 부족이 초래하는 반도체, AI 생산 차질
문제는 이러한 산업 구조가 기후 위기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산업용수 확보 문제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대만 가뭄이다. 당시 대만은 수십 년 만의 최악 가뭄을 겪었고 주요 저수지 수위가 급격히 감소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에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물탱크 차량을 동원해야 했다. 
반도체 산업은 다른 제조업보다 물 의존도가 매우 높다.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초순수 공급이 중단되면 공정 전체가 멈출 수도 있으며, 짧은 생산 차질도 수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AI 산업은 첨단 반도체 공급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 차질은 곧 AI 산업 전반의 문제로 확대된다. 
실제로 최근 AI 수요 증가로 고성능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활에서 물 부족까지 겹친다면 공급망 불안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 AI 서비스 운영 비용 상승, 반도체 가격 인상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가뭄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산업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폐수 재활용과 에너지 효율에 사활 건 기업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물과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전략은 물 재이용 확대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물을 정화한 뒤 다시 생산 공정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신규 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해 재이용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용수 사용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SK 하이닉스 역시 사업장 내 물 재이용 비율을 높이고 있으며, 환경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수자원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ESG 활동을 넘어 향후 물 부족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냉각 기술과 고효율 전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냉각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을 운영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효율을 나타내는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를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AI 산업은 흔히 첨단 기술의 영역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물과 전기라는 기본 자원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히 더 빠른 AI를 만드는 것을 넘어,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경쟁력을 걸고 있다. 앞으로 AI 산업의 성패는 연산 성능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원 관리 능력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 산업의 새로운 생존 방정식
전기와 물이 AI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는 이미 현실로 입증됐다. 2021년 대만은 1964년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중·남부 주요 저수지가 용량의 20% 이하로 떨어졌고, 물 부족이 너무 심해 칩 제조가 차질을 빚으면서 자동차 칩을 대만에 의존하던 미국·독일·일본이 직접 영향을 받았다. 당시 TSMC는 물탱크 트럭으로 북부 지역의 용수를 실어 나르며 공장 가동을 유지해야 했다. 가뭄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AI·반도체 공급망을 흔드는 산업 리스크임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자원 관리를 ESG 활동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2030년까지 용수 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절감하겠다는 목표 아래 물 재이용 시스템 구축과 폐수 재활용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2030년까지 수자원 절감량 누적 6억 톤을 달성하고 취수량 집약도를 2026년까지 35%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초순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기후변화나 무역 갈등 같은 외부 리스크 속에서도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해져 공급망 안보에도 이바지 길이 열렸다. 
이제 AI 시대의 생존 방정식은 더 빠른 연산이 아니라, 그 연산을 멈추지 않고 돌릴 전기와 물을 누가 지속 가능하게 확보하느냐로 다시 쓰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물 소비량이 더 늘어나는 만큼, 수자원 관리를 위한 워터테크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첨단 기술의 상징처럼 보이는 AI 산업의 성패가, 역설적으로 물과 전기라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 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반도체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반도체 폐수 재이용 기술의 현주소", 27기 조희선,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power-grid/?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9017510&t=board
2. "재이용수가 진짜 필요한 곳 : 반도체 초순수", 23기 김태현, https://iksung.tistory.com/198

참고문헌 
[AI산업, 전기와 물 확보가 곧 경쟁력]
1) 최호, [2026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 내년부터 AI DC 전력 4배 더 먹는다...“발열 잡고 지역으로 분산해야”, 전자신문, 26.06.01, https://www.etnews.com/20260601000194
[급증하는 전력과 초순수 수요]
1) 김주원, "[AI 인프라 위기] 전력 다음은 '물'... 2030년 미국 데이터센터, 하루 최대 14억 갤런 '물 폭탄' 터진다", 글로벌이코노믹, 26.03.09, https://m.g-enews.com/article/Global-Biz/2026/03/202603090920032810fbbec65dfb_1
2) 고일환,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 폭증..."2030년엔 현재의 4배"", 연합뉴스, 25.04.10, https://www.yna.co.kr/view/AKR20250410132500009
3) 이준희, ""반도체 초순수도 국산화"... 기후부, SK실트론에 첫 현장 공급", 전자신문, 26.05.18,  https://www.etnews.com/20260518000078 
[물 부족이 초래하는 반도체, AI 생산 차질]
1) 김주원, "대만 신주 '75년 만의 가뭄' 비상... K-반도체 불확실성 커지나, 글로벌이코노믹, 26.03.29, http://m.g-enews.com/article/Global-Biz/2026/03/202603290749586682fbbec65dfb_1 
2) 박종화, "봄 가뭄 위기 재현될까...'비상' 걸린 대만 반도체 업계", 이데일리, 23.03.30,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452820?sid=101 
3) 전승민,  "[세계 물의 날 특집] AI 시대 반도체는 '물'을 먹고 자란다", SK ecoplant NEWSROOM, 25.03.21, https://news.skecoplant.com/board/17906?utm_source=
[폐수 재활용과 에너지 효율에 사활 건 기업들] 
1) 김민정, "아마존,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 첫 공개...연간 95억리터 쓴다", 임팩트온, 26.06.12,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19206
2) 김연지, "구글, 데이터센터 물 리스크 대응 강화...2030년 '워터 포지티브' 목표", ESG 경제, 26.06.05,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15678&utm_source= 
3) 박진철, "[심층리포트]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AI 냉각이 냉각 전력 40% 잘라낸다", 한국데이터경제신문, 26.04.03, https://www.data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276 
4) 조진균,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기술 6: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 기준-1", 기계설비신문, 26.02.16, https://www.kme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504 
5) 채명석, "삼성E&A, 기름 위에 물 띄운다...'물처리' 사업 확대", 빅데이터뉴스, 26.05.19, https://m.thebigdata.co.kr/view.php?ud=202605190944057693570d99e4c8_23 


[AI 산업의 새로운 생존 방정식]
1) 김사무엘, "반도체 필수 소재 '초순수' 국산화 성공…SK하이닉스 공급 본격화", 머니투데이, 25.10.24, https://v.daum.net/v/20251024041938395
2) 김상욱, "대만 반도체 산업 위협 요소, 물 부족", 뉴스타운경제, 24.09.23, https://www.newsto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6595
3)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환경부·지자체와 물 재이용 사업 협력 MOU 체결", 24.12.11, https://semiconductor.samsung.com/kr/news-events/news/mou-with-ministry-of-environment/
4) 우수연, "대만, 초유의 가뭄 장기화…TSMC, '물탱크 100대 주문' 대응", 아시아경제, 21.03.20, https://www.asiae.co.kr/article/202103201109013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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