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도핑이라고 하면 스포츠 선수의 약물 복용을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도핑은 오히려 핵심 기술에 가깝다. 반도체에 소량의 불순물 원소를 첨가해 전기가 흐르는 특성을 조절하고,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한다. 기본적으로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웨이퍼는 실리콘(Si), 저마늄(Ge)과 같은 14족 원소 물질을 사용한다. 여기에 전기적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외부 물질인 불순물 원소를 넣어주는 도핑 공정을 거치는데, 이때 넣어준 도핑 물질인 도펀트 원소의 종류에 따라 반도체는 N형과 P형으로 구분된다. 13족 원소 B, Al, In 등을 넣어줄 경우 Si 원소보다 최외각 전자가 1개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전하를 띠는 빈공간 정공이 생성돼 P형 반도체가 형성된다. 반면 15족 원소 P, As, Sb 등을 넣어줄 경우 전자가 1개 더 많아 N형 반도체가 된다. 이렇게 외부 원소를 도핑해 생성된 정공과 전자가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하며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고, 도펀트 농도를 조절해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도핑 공정에서 사용되는 도펀트 원소는 대부분 기체 형태로 공급된다. 도핑은 화학적 확산과 물리적 주입 원리를 이용해 이루어지며,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확산과 이온 주입이 있다.
확산은 고온에서 열에너지를 이용해 웨이퍼 내부로 도펀트 기체가 퍼져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다. 확산 시에는 기체 입자들이 운동 방향을 제어하기 어려운 등방성(isotropy) 거동을 보인다. 이 때문에 앞서 포토 공정에서 패턴으로 도핑 영역과 비도핑 영역을 표시해 놓았던 마스크 아래에도 도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세 패턴 구현에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이온 주입 공정이다. 이온 주입은 플라즈마 상태를 이용하는데, 플라즈마는 제4의 물질 상태라고도 불리며 기체가 고에너지를 받아 이온화되는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화학 반응을 담당하는 라디칼, 양전하를 띠는 이온, 음전하를 띠는 전자가 존재하는데, 이온을 가속해 물리적으로 실리콘 내부에 주입하는 것이 이온 주입 방법이다. 이온이 가속하는 방향으로 직선 운동을 하기 때문에 비등방성으로 원하는 영역에 보다 정밀한 미세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도펀트 물질이 기체 상태로 존재해야 웨이퍼에 균일하게 퍼지기 쉽고, 정밀한 농도 제어와 확산에도 용이하다. 특히 이온 주입 공정에서는 플라즈마 상태로 이온화해야 하므로, 기체 상태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도핑 가스는 높은 반응성과 독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도펀트 기체와 도핑 공정의 환경 유해성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독성 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진다. 공정 선폭이 수 nm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아주 작은 불순물조차 반도체의 성능과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고순도 도핑 가스의 중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성능 향상과 환경 부담은 쉽게 양립하기 어려운 trade-off 관계에 놓여 있다.
반도체 도핑 공정에는 AsH3, PH3, BF3, AsF5, BCl3, SF6 등의 특수 가스가 사용된다. 이들 가스는 높은 반응성을 통해 정밀한 도핑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독성·부식성·폭발성 등의 위험성을 지닌다.
대표적인 도핑 가스인 아르신(AsH3)은 가연성·자연 발화성·맹독성을 동시에 가진 비소계 화합물이다. 극소량 흡입만으로도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적혈구를 파괴해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또한 비소 성분은 토양 및 수질 오염 문제와도 연결되며, 폐가스 처리 과정이 미흡할 경우 환경에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다.
포스핀(PH3) 역시 강한 독성을 가진 기체로, 신경계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공기 중에서 산화되며 2차 유해 물질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어 대기오염 문제와도 연결된다.
붕소계 가스로는 삼불화붕소(BF3)와 디보레인(B2H6) 등이 사용된다. 이 가스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누출 시 화재·폭발 위험이 있으며, 연소 과정에서 유해 부산물을 생성해 환경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이온 주입 공정에서는 플라즈마 상태를 이용하는데 플라즈마는 높은 반응성과 우수한 제어성을 바탕으로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플라즈마 생성, 이온 가속, 초고진공 유지 등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오히려 대규모 에너지를 사용하는 역설적인 구조가 나타나는 셈이다.
도핑 단계가 앞서 [그린 디톡스] 반도체 편에서 다루었던, 포토 공정과 식각 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 유해성 부분에서 주목을 덜 받는 편이다. 다른 공정에 비해 비교적 공정이 짧은 편이고, 따라서 가스의 사용량도 적기 때문이다. 특히, 식각 공정에서는 강력한 온실가스를 대량 사용하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된다. 하지만, 적은 양에도 불구하고 매우 위험한 물질로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도핑 단계 자체의 환경 유해성도 무시할 수 없다. 기후변화보다는 독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즉, 배출량보다 독성의 문제인 것이다.
도핑 가스 자체만으로도 환경 부담을 두고 있지만, 도핑 공정에서 사용된 가스가 모두 웨이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상당량은 반응하지 않은 채 남아 있거나 부산물 형태로 배출된다. 이 배기가스를 그대로 방출하면 독성 가스가 확산되고, 산성 물질을 생성하며 미세 입자가 발생하는 등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에서는 스크러버(scrubber), 연소 처리 시스템, 플라즈마 분해 장치 등으로 가스 배출 전에 정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유해 가스를 줄이려는 산업계의 대응
반도체 산업계에서는 유해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첨단 산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생산성과 성능 향상뿐 아니라 친환경성과 안전성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반도체 산업에서도 기술 경쟁력과 환경적 책임은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 부산물을 제거하는 스크러버 기술의 효율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크러버는 독성가스, 산성가스, 공정 부산물을 세정 및 흡수하여 배출 전에 정화하는 장비이다.
특히 NF3, CF4, N2O처럼 결합력이 강한 가스의 경우 1차 스크러버에서 플라스마를 생성해 처리하는데 플라스마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므로 스크러버 대기 모드(Idle Mode)를 운영하여 에너지 절감에도 효과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생산 장비가 대기 상태일 때에는 플라스마의 타깃이 되는 위와 같이 결합력이 강한 가스를 미사용하게 되며, 1차 스크러버의 소모 전력을 줄이더라도 다른 공정 가스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생산 장비의 상호 통신을 통해 밸브 신호를 스크러버에서 수신해 장비 가동 상태에 따라 플라스마 생성 소모 전력값을 조절하여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인 Texas Instruments는 이온 공정에서 사용하는 아르신(AsH3), 포스핀(PH3)와 같은 독성가스를 더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해 SAGS(Sub-Atmospheric Gsd Source)시스템을 도입하여 독성 가스 누출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존의 고압 가스통 대신 저압 준진공 상태에서만 가스가 나오도록 설계하여 누출 위험과 배기 시스템 에너지 사용을 감소시키고 공조 전력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폐가스 처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EcoSys Abatement, DAS Environmental Expert와 같은 기업들은 burner 스크러버, point-of-use 처리, 플라즈마 분해, 전기집진 기술 등으로 독성 가스를 공정에서 바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반도체 특수가스의 대체 기술 개발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핵심 소재와 특수가스 분야에서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화수소(HF)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식각·세정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품목 중 하나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으며, 이후 공급망 안정화와 대체 소재 개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초미세 공정과 고집적화를 향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세 공정은 초고순도 특수가스와 고에너지 공정에 대한 의존성을 더 높인다. 문제는 고성능 구현에 사용되는 가스와 공정일수록 독성, 온실가스 배출, 막대한 전력 소비 등 환경 부담 역시 커진다는 점이다.
비록 도핑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의 양 자체는 많지 않을 수 있지만, 극소량만으로도 인체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들이 사용된다. 따라서 단순한 배출량뿐 아니라 물질의 위험성과 공정의 안전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첨단 산업의 발전은 국가 경제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오늘날의 환경 문제 역시 과거 산업 발전 과정에서 효율과 생산성을 우선시하며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지금은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른 시점이다. 따라서 현재 상대적으로 환경 영향이 작게 보이는 공정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고성능 반도체와 친환경 기술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 그것이 앞으로 반도체 산업이 나아가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린디톡스] 반도체편③: 도핑으로 반도체 성능 향상! 환경 부담도 향상?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정예빈
반도체 도핑 공정
일반적으로 도핑이라고 하면 스포츠 선수의 약물 복용을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도핑은 오히려 핵심 기술에 가깝다. 반도체에 소량의 불순물 원소를 첨가해 전기가 흐르는 특성을 조절하고,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한다. 기본적으로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웨이퍼는 실리콘(Si), 저마늄(Ge)과 같은 14족 원소 물질을 사용한다. 여기에 전기적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외부 물질인 불순물 원소를 넣어주는 도핑 공정을 거치는데, 이때 넣어준 도핑 물질인 도펀트 원소의 종류에 따라 반도체는 N형과 P형으로 구분된다.
13족 원소 B, Al, In 등을 넣어줄 경우 Si 원소보다 최외각 전자가 1개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전하를 띠는 빈공간 정공이 생성돼 P형 반도체가 형성된다. 반면 15족 원소 P, As, Sb 등을 넣어줄 경우 전자가 1개 더 많아 N형 반도체가 된다. 이렇게 외부 원소를 도핑해 생성된 정공과 전자가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하며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고, 도펀트 농도를 조절해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자료 1. p형 도핑과 n형 도핑]
출처 : 삼성반도체
도핑 방법
도핑 공정에서 사용되는 도펀트 원소는 대부분 기체 형태로 공급된다. 도핑은 화학적 확산과 물리적 주입 원리를 이용해 이루어지며,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확산과 이온 주입이 있다.
확산은 고온에서 열에너지를 이용해 웨이퍼 내부로 도펀트 기체가 퍼져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다. 확산 시에는 기체 입자들이 운동 방향을 제어하기 어려운 등방성(isotropy) 거동을 보인다. 이 때문에 앞서 포토 공정에서 패턴으로 도핑 영역과 비도핑 영역을 표시해 놓았던 마스크 아래에도 도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세 패턴 구현에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이온 주입 공정이다. 이온 주입은 플라즈마 상태를 이용하는데, 플라즈마는 제4의 물질 상태라고도 불리며 기체가 고에너지를 받아 이온화되는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화학 반응을 담당하는 라디칼, 양전하를 띠는 이온, 음전하를 띠는 전자가 존재하는데, 이온을 가속해 물리적으로 실리콘 내부에 주입하는 것이 이온 주입 방법이다. 이온이 가속하는 방향으로 직선 운동을 하기 때문에 비등방성으로 원하는 영역에 보다 정밀한 미세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료 2. 확산과 이온 주입 도핑 방법의 비교]
출처 : ⓒ28기 정예빈(chatGPT 생성)
도펀트 물질이 기체 상태로 존재해야 웨이퍼에 균일하게 퍼지기 쉽고, 정밀한 농도 제어와 확산에도 용이하다. 특히 이온 주입 공정에서는 플라즈마 상태로 이온화해야 하므로, 기체 상태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도핑 가스는 높은 반응성과 독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도펀트 기체와 도핑 공정의 환경 유해성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독성 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진다. 공정 선폭이 수 nm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아주 작은 불순물조차 반도체의 성능과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고순도 도핑 가스의 중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성능 향상과 환경 부담은 쉽게 양립하기 어려운 trade-off 관계에 놓여 있다.
반도체 도핑 공정에는 AsH3, PH3, BF3, AsF5, BCl3, SF6 등의 특수 가스가 사용된다. 이들 가스는 높은 반응성을 통해 정밀한 도핑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독성·부식성·폭발성 등의 위험성을 지닌다.
[자료 3. 반도체용 특수가스류]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대표적인 도핑 가스인 아르신(AsH3)은 가연성·자연 발화성·맹독성을 동시에 가진 비소계 화합물이다. 극소량 흡입만으로도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적혈구를 파괴해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또한 비소 성분은 토양 및 수질 오염 문제와도 연결되며, 폐가스 처리 과정이 미흡할 경우 환경에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다.
포스핀(PH3) 역시 강한 독성을 가진 기체로, 신경계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공기 중에서 산화되며 2차 유해 물질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어 대기오염 문제와도 연결된다.
붕소계 가스로는 삼불화붕소(BF3)와 디보레인(B2H6) 등이 사용된다. 이 가스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누출 시 화재·폭발 위험이 있으며, 연소 과정에서 유해 부산물을 생성해 환경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이온 주입 공정에서는 플라즈마 상태를 이용하는데 플라즈마는 높은 반응성과 우수한 제어성을 바탕으로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플라즈마 생성, 이온 가속, 초고진공 유지 등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오히려 대규모 에너지를 사용하는 역설적인 구조가 나타나는 셈이다.
도핑 단계가 앞서 [그린 디톡스] 반도체 편에서 다루었던, 포토 공정과 식각 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 유해성 부분에서 주목을 덜 받는 편이다. 다른 공정에 비해 비교적 공정이 짧은 편이고, 따라서 가스의 사용량도 적기 때문이다. 특히, 식각 공정에서는 강력한 온실가스를 대량 사용하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된다. 하지만, 적은 양에도 불구하고 매우 위험한 물질로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도핑 단계 자체의 환경 유해성도 무시할 수 없다. 기후변화보다는 독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즉, 배출량보다 독성의 문제인 것이다.
도핑 가스 자체만으로도 환경 부담을 두고 있지만, 도핑 공정에서 사용된 가스가 모두 웨이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상당량은 반응하지 않은 채 남아 있거나 부산물 형태로 배출된다. 이 배기가스를 그대로 방출하면 독성 가스가 확산되고, 산성 물질을 생성하며 미세 입자가 발생하는 등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에서는 스크러버(scrubber), 연소 처리 시스템, 플라즈마 분해 장치 등으로 가스 배출 전에 정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유해 가스를 줄이려는 산업계의 대응
반도체 산업계에서는 유해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첨단 산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생산성과 성능 향상뿐 아니라 친환경성과 안전성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반도체 산업에서도 기술 경쟁력과 환경적 책임은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 부산물을 제거하는 스크러버 기술의 효율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크러버는 독성가스, 산성가스, 공정 부산물을 세정 및 흡수하여 배출 전에 정화하는 장비이다.
특히 NF3, CF4, N2O처럼 결합력이 강한 가스의 경우 1차 스크러버에서 플라스마를 생성해 처리하는데 플라스마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므로 스크러버 대기 모드(Idle Mode)를 운영하여 에너지 절감에도 효과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생산 장비가 대기 상태일 때에는 플라스마의 타깃이 되는 위와 같이 결합력이 강한 가스를 미사용하게 되며, 1차 스크러버의 소모 전력을 줄이더라도 다른 공정 가스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생산 장비의 상호 통신을 통해 밸브 신호를 스크러버에서 수신해 장비 가동 상태에 따라 플라스마 생성 소모 전력값을 조절하여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인 Texas Instruments는 이온 공정에서 사용하는 아르신(AsH3), 포스핀(PH3)와 같은 독성가스를 더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해 SAGS(Sub-Atmospheric Gsd Source)시스템을 도입하여 독성 가스 누출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존의 고압 가스통 대신 저압 준진공 상태에서만 가스가 나오도록 설계하여 누출 위험과 배기 시스템 에너지 사용을 감소시키고 공조 전력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폐가스 처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EcoSys Abatement, DAS Environmental Expert와 같은 기업들은 burner 스크러버, point-of-use 처리, 플라즈마 분해, 전기집진 기술 등으로 독성 가스를 공정에서 바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반도체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자료 4. 반도체의 친환경적 방향]
출처 : ⓒ28기 정예빈 (chatGPT 생성)
반도체 특수가스의 대체 기술 개발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핵심 소재와 특수가스 분야에서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화수소(HF)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식각·세정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품목 중 하나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으며, 이후 공급망 안정화와 대체 소재 개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초미세 공정과 고집적화를 향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세 공정은 초고순도 특수가스와 고에너지 공정에 대한 의존성을 더 높인다. 문제는 고성능 구현에 사용되는 가스와 공정일수록 독성, 온실가스 배출, 막대한 전력 소비 등 환경 부담 역시 커진다는 점이다.
비록 도핑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의 양 자체는 많지 않을 수 있지만, 극소량만으로도 인체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들이 사용된다. 따라서 단순한 배출량뿐 아니라 물질의 위험성과 공정의 안전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첨단 산업의 발전은 국가 경제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오늘날의 환경 문제 역시 과거 산업 발전 과정에서 효율과 생산성을 우선시하며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지금은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른 시점이다. 따라서 현재 상대적으로 환경 영향이 작게 보이는 공정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고성능 반도체와 친환경 기술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 그것이 앞으로 반도체 산업이 나아가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반도체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그린 디톡스]반도체 편②: 웨이퍼만 좀 깎았을 뿐인데..공정 기체의 역설", 28기 정예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tc/?idx=170396928&bmode=view
2. "당신의 기업은 '워터 포지티브'입니까?", 27기 천혜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nvironmental-policy/?idx=170804825&bmode=view
참고문헌
[도펀트 기체와 도핑 공정의 환경 유해성]
1) (2022~2024)중소기업 기술국산화 전략품목 상세분석[전자자료]: 반도체, 중소벤처기업부, 2021,https://dl.nanet.go.kr/detail/NONB12022000006653
[유해 가스를 줄이려는 산업계의 대응]
1) SK하이닉스_지속가능경영보고서_2023_KOR_240111, https://www.skhynix.com/etc/UI-FR-CM02?%EC%8A%A4%ED%81%AC%EB%9F%AC%EB%B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