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보이지 않는 비용: 돈은 얼마나 환경을 소비하는가

R.E.F 29기 김민주
2026-04-08

보이지 않는 비용: 돈은 얼마나 환경을 소비하는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김민주

‘돈’을 환경 문제로 생각해본 적 있는가
최근 한국조폐공사는 화폐 속 인물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릭터 ‘조팸스(JOFAMS)’를 출시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화폐는 콘텐츠이자 상징으로 소비되지만 환경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는 드물다. 매일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어떤 자원으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라지는지는 거의 고민하지 않는다. 특히 손상된 화폐의 폐기와 처리 과정은 지속적인 탄소 배출과 대기 오염으로 직결되고 있다. 디지털 결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 역시 에너지와 자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형태만 다를 뿐이다. 기후 위기가 시대적 과제로 부상한 현재,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화폐의 환경적 영향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재고해보자.
3f9e60adcbe29.png

[자료 1. 조팸스(JOFAMS) 캐릭터 소개]

출처 : 한국조폐공사


사라지는 화폐. 쌓이는 환경 부담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지만, 역설적으로 실물 화폐가 남기는 물리적 환경 부담은 쌓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수억 장의 손상 화폐가 폐기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손상화폐 폐기·교환 실적'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훼손되거나 오염되어 공식 폐기된 화폐는 무려 3억 6,401만 장에 이른다. 액면가로는 2조 8,404억 원어치이며, 낱장으로 차곡차곡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17배에 달한다. 이는 화폐가 대규모 폐기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폐의 주성분은 셀룰로오스 기반 면섬유다. 셀룰로오스는 β-1,4-글루코스 결합을 가진 고분자로, 높은 인장강도와 피로 저항성을 가진다. 이 때문에 반복 사용에 적합하지만, 동시에 자연 분해 속도는 느리다. 여기에 보안성을 위해 금속 증착 필름, 자기 잉크, 형광 잉크 등 또한 첨가된다. 이러한 정교한 복합 소재의 사용은 위조 방지에는 효과적이지만 재활용을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셀룰로오스는 탄소와 산소를 포함해 소각 시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덧붙여 첨가된 잉크와 첨가제는 유기 화합물과 미세 입자를 배출한다. 결국 지폐는 단순한 종이가 아닌 재활용이 어려운 고분자 복합재 폐기물이다.

 

디지털 화폐라는 대안에 대해서

이러한 폐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 화폐가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화폐와 암호화폐는 종이, 잉크 등 물리적 소재의 소비와 소각 공정을 생략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물질을 없앤 것이 아니라, 물질을 보이지 않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 모든 거래는 데이터 센터에서 처리된다. 데이터 센터는 전 세계 전력 소비의 약 1~1.5%를 차지한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열에너지가 발생하며 이를 냉각하기 위해 추가적인 에너지와 냉각수가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반도체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초고순도 실리콘 정제가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화학약품이 사용되고, 소재는 코발트와 니켈 등으로 특정 금속에 대한 자원 의존도가 높다. 가상화폐의 경우 에너지 소비는 더 크다. 비트코인의 작업증명 방식은 연산 경쟁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대량의 채굴 장비가 가동된다. 빌 게이츠가 "비트코인 1회 거래에 약 30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비판했을 만큼, 가상화폐는 극심한 전력 소모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력 소비는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로 직결되며, 짧은 하드웨어 교체 주기로 인해 막대한 전자폐기물(E-waste)을 지속해서 발생시킨다.

여기에 보안과 통제 문제도 더해진다. 해킹, 시스템 장애, 데이터 유출 등은 구조적으로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거래 데이터가 중앙에 집중되는 중앙 집중형 시스템의 경우, 개인정보 추적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즉, 디지털 화폐는 현금의 폐기 문제를 줄이는 대신 에너지 소비, 자원 의존, 보안 리스크를 동시에 지게 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8b4dbcb3344ad.png[자료 2. 디지털 화폐와 환경]

출처 : emini G생성

이러한 에너지 소비는 단순히 개인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전력 수준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실제로 데이터 센터와 가상화폐 시스템에서 소모되는 전력은 개인 단위 소비를 훨씬 넘어서는 규모다. 전력의 친환경적 생산을 고민하는 지금의 흐름 속에서, 편의성과 친환경성이 항상 양립 가능한 가치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는 어떤 돈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폐기하던 화폐를 업사이클링하여 가치를 부여한 사례도 눈길을 끈다. 한국조폐공사는 화폐 제조 과정에서 매년 약 100톤가량 발생하는 인쇄 불량지, 파쇄된 지폐 등의 화폐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화폐 굿즈'를 출시했다. 폐기되는 화폐와 돈가루를 활용해 전통 문양의 '돈 봉투'를 만들거나, 실제 5만 원권 파쇄 조각을 아크릴에 넣은 '행운의 돈 키링'을 제작해 화폐 폐기물을 줄이는 국민 참여형 ESG프로젝트가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전체 화폐 폐기 규모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업사이클링은 인식 개선과 참여를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대부분의 화폐는 재활용되지 못한 채 소각되며, 디지털 화폐 역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부담을 만들어내고 있다. 결국 문제는 폐기 이후의 활용이 아니라, 생산과 사용 단계에서부터의 설계에 있다. 경제 인프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화폐 시스템 유지에 필요한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앞으로는 단일 소재 기반의 화폐, 재활용 가능한 고분자 소재의 개발, 저전력 연산 시스템 등 논의되고 나아가야 하는 과제가 수없이 존재한다. 화폐를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하나의 소재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재활용 가능한 구조와 에너지 효율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편리함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화폐를 이제 지속가능성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요구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이 어떤 자원과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지 이해하는 것, 그것이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환경문제 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디카페인 커피 한 잔에 담긴 환경 ", 27기 조재경,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journal/?idx=170402022&bmode=view
2. "바다를 메워 만든 도시, 그 아래 사라지는 블루카본", 28기 김나연, 29기 김서윤,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401906&t=board

참고문헌 
[‘돈’을 환경 문제로 생각해본 적 있는가]

1. 강정현, “[포토타임] 조폐공사 ‘조팸스’ 공개…위인 캐릭터로 MZ세대 소통 나서”, 중앙일보, 2026.03.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08

2. 권희정, “조폐공사, 화폐 인물 캐릭터 ‘조팸스’ 공개 [포토오늘]”, 시사오늘, 2026.03.30, https://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1925

[사라지는 화폐, 쌓이는 환경 부담]

1. 김명환, “작년 한 해 폐기된 손상화폐 2.8조원.. ”지구 한 바퀴 돌고도 남네“”, 매일경제, 2026.01.13, https://www.mk.co.kr/news/economy/11931715

2. 박원식, “지난해 손상된 화폐 폐기, 에베레스트산의 17배 달해“, BBS news, 2026.01.13, https://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61924

3. 이주희, “지난해 2조 8404억원어치 화폐 폐기…쌓으면 ‘에베레스트 17배’”, 시사저널, 2026.01.13,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9278

4. 최온정, “찢어진 돈, 콘크리트로 재탄생…한은, 손상화폐 재활용 본격화“, 조선비즈, 2025.02.15,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5/02/15/4H6FQYWBHRFLHLASTFVOSYIY7M/

[디지털 화폐라는 대안에 대하여]

1. 강민경, “게이츠 또 비트코인 비판 "전기 많이 먹어 1회 거래당 300kg 이산화탄소 발생"”, 뉴스1, 2021.03.10, https://www.news1.kr/world/usa-canada/4236221

2. 김지방, “빌 게이츠, 또 비트코인 비판..."막대한 에너지 사용, 기후변화 악영향"”, 이투데이, 2021.03.10, https://www.etoday.co.kr/news/view/2002984

3. 송명규, “[이슈] AI 열풍 속 전력폭증…데이터센터 소비, 2030년까지 2배”, 투데이에너지, 2024.01.25,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83744

4. 최동수, “'전기 먹는 하마' 가상화폐…채굴에 쓰는 전력 웬만한 국가보다 많다”, 머니투데이, 2021.05.20,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52014494191374

[우리는 어떤 ‘돈’을 선택해야 하는가]

1. 김정환, “한국조폐공사, 화폐 부산물로 '친환경 머니메이드 굿즈' 제작”, 브레이크뉴스, 2024.11.20, http://dj.breaknews.com/252049

2. 박정민, “조폐공사, 버려지는 돈으로 만든 ‘돈 봉투·행운의 돈 키링’ 최초 출시”, 문화일보, 2024.11.20, https://www.munhwa.com/article/11541668

3. 이기동, “조폐공사, 화폐 부산물로 만든 행운의 화폐굿즈 2종 출시”, 대전일보, 2024.11.20, 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68341

4. 홍석근, “폐지폐가 '돈 볼펜'으로…조폐공사 화폐 부산물 굿즈 눈길”, 파이낸셜뉴스, 2025.04.14, https://www.fnnews.com/news/202504140924031649




d8643db861c5a.jpgc484665e5d24e.png94ffad8b36f84.png


0 11


© Copyright by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All Right Reserved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단은 비영리 조직으로 전국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입니다. 

저희와 협업 및 활동 제안을 위해서는 아래 정보로 연락 바랍니다. 

공식 이메일: ref2026re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