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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62℃의 버려진 에너지,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술

R.E.F 29기 조수윤
2026-08-16

영하 162℃의 버려진 에너지,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김민주, 염동혁, 조수윤, 30기 김나현

바다와 LNG가 만나는 곳, 새로운 물 자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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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LNG 생산 기지 옆 담수화 시설]

출처 : ⓒ29기 조수윤 Gemini 생성

현재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은 13억 8천5백만 km3 정도이지만 우리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075%에 불과하다.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뭄으로 인한 국가 소방동원령이 작년부터 2년 연속으로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경남 지역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소방동원령이 4일간 이어졌으며, 그동안 동원된 물의 양은 약 3.5만 톤에 이른다. 우리 눈앞의 현실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듯이 물의 수요에 비해 공급은 현저히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 공급 문제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LNG 냉열 담수화다.

사용하고 사라지는 -162℃, LNG 냉열의 재발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는 천연가스를 약 영하 162℃까지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연료다.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만들면 기체일 때보다 부피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선박을 이용해 많은 양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다. 이렇게 해외에서 운송된 LNG는 국내 LNG 인수기지의 저장탱크에 보관된 뒤 발전소나 도시가스 등의 연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영하 162℃의 액체 상태인 LNG를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다시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로 바꾸는 재기화(regasification)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극저온 상태의 LNG가 주변으로부터 열을 흡수하며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LNG가 가지고 있던 이러한 낮은 온도의 에너지를 ‘LNG 냉열’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LNG 냉열은 LNG를 사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재기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다.
최근에는 LNG 냉열을 단순히 기화 과정에서 사라지는 에너지로 두기보다 하나의 미활용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LNG 냉열은 냉동 및 냉장이 필요한 물류창고, 액화 공정 등 낮은 온도가 필요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적용 범위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이러한 공정의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전력을 사용해야 했다면, LNG가 원래 가지고 있던 냉열을 이용함으로써 필요한 에너지의 일부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LNG 수입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해안을 따라 여러 LNG 인수기지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냉열은 배관을 통해 이동할수록 주변의 열을 흡수해 손실되기 때문에 멀리 운반하기 어려워 약 2km가 운반 한계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활용 역시 인수기지와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멀리 가져갈 수 없는 냉열 바로 옆에 담수화에 사용할 수 있는 해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에 주목하면 LNG 재기화 과정에서 버려지던 냉열을 바닷물의 냉각에 이용해 담수를 생산한다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삼면이 바다이고 대규모 LNG 수입 인프라를 갖춘 우리나라에서 LNG 냉열 기반 해수 담수화를 주목할 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닷물을 얼려 물을 얻는다? 냉열 담수화의 원리
기존에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담수화 방법은 해수 역삼투압(SWRO, Seawater Reverse Osmosis) 기술이다. 물질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분리막을 두고 해수에 압력을 가하면 물은 통과시키지만, 해수의 이온성 물질을 거를 수 있다. 삼투압은 농도가 낮은 용액에서 높은 용액 쪽으로 물이 이동하면서 생기는 압력이라면, 역삼투압 방식은 삼투압보다 더 높은 압력을 해수에 가했을 때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기술에 비해 전력 소비량과 생산 단가가 낮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며 담수 생산 효율이 높아졌지만, 고압을 형성하기 위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담수 생산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하이드레이트 담수화 기술이나 냉동 해수 담수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고압과 저온 조건에서 바닷물에 가스를 주입하면 해수 속 NaCl과 같은 염은 분리되고, 순수한 물에 의해 가스가 포집된다. 이때 형성되는 것이 바로 가스 하이드레이트다. 이를 탈수 및 분리한 후 상온 및 대기압에서 녹이면 물과 가스로 분리된다. 이와 유사하게 냉동 해수 담수화 기술은 바닷물이 얼며 순수한 물끼리 우선적으로 결정을 형성하고, 용존 물질은 분리되는 기술이다. 이후 얼음을 분리하고 세척한 뒤 녹여 담수를 생성할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역삼투압 방식보다 운전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경제적이지만, 해수를 냉각시키기 위해 낮은 온도의 환경을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수 냉매 사이클에 LNG 냉열을 사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연구마다 제시하는 세부적인 공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인 과정은 유사하다. 해수가 유입되면 결빙조에서 액화천연가스와의 열교환을 통해 해수의 온도가 하강하고, 결빙된 담수와 농염수로 분리된다. 이후 세정조에서 냉각된 담수만을 씻어내린 뒤 이를 융해부에서 녹이면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냉각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 공정 개발 연구에서는 LNG 냉열의 에너지가 담수화 냉각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상쇄해 오히려 추가적인 전기까지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적인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하이드레이트 기술을 사용한 담수화 공정에서 55% 이상이 냉각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에 일반 담수화 공정에서 초기 투자비 회수 기간이 약 14.9년이 걸린다면, LNG 시설과의 연계 공정이 있는 경우 6.0년으로 크게 단축되어 경제성이 크게 향상됨을 알 수 있다.

LNG 강국 대한민국, ‘냉열 담수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 
우리나라에서 LNG 냉열 담수화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볼 부분은 LNG 생산기지다. 한국가스공사는 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에 LNG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으로 5개 생산기지에는 총 77기의 저장탱크가 있으며 저장용량은 1,216만㎘다. LNG는 이들 기지에서 하역·저장된 뒤 기화 과정을 거쳐 전국의 배관망으로 공급된다.
LNG 생산기지에는 냉열을 활용할 수 있는 조건도 이미 마련돼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평택 생산기지에서 LNG가 기화할 때 발생하는 냉열을 냉동·냉장 물류창고에 사용하는 사업을 운영해 왔다. LNG 냉열을 다른 산업에 활용하는 방식이 국내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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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LNG 냉열 활용]

출처 : 한국가스공사

하지만 국내 LNG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냉열 담수화의 경제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냉열 담수화 공정 기술 관련 연구나 경제성 평가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상업 시설은 아직 없다. 이 기술이 실험실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대규모 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으려면 LNG 생산기지와 담수화 시설 사이의 거리, 냉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담수화 설비의 설치와 운영 비용 등을 따져야 한다. 특히 냉열을 담수화에 이용하려면 LNG 기화에 사용되는 기존 설비와 담수화 설비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계속되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해야한다는 큰 과제 또한 남아있다. 기기 표면에 얼음층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열전달 효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며 안정적인 냉각 공정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타 공정에 비해 순도 높은 물을 얻기 어렵다는 점도 냉열 담수화 실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얼음 결정 사이 틈에 염수가 갇혀 물의 염도가 쉽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에너지에서 물을 찾다
이처럼 버려지던 -162℃의 LNG 냉열을 재사용할 뿐만 아니라 물 부족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이 바로 ‘LNG 냉열 담수화’다. 기존 해수 역삼투압 방식의 전력 한계를 보완하며 버려지던 LNG 냉열을 담수화 기술의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최근 중동 국가들이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여 천연가스 인프라 확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중동의 나라들은 LNG 시설 확장뿐만 아니라 물 부족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어 위의 기술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관련 연구가 초기 단계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선제적으로 LNG 냉열 담수화 기술을 선점한다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세계 교류에서도 큰 강점을 가질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와 검토가 진행된다면 LNG 냉열 담수화 기술은 인류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차세대 신기술을 통해 인류의 복지가 더욱 발전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담수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국회물포럼 제28차 토론회 '대체수자원 현안과 미래 발전 방안",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721
2. "전기 생산하면서 해수 담수화까지, '일석이조' 해수 전지", 24기 김석언,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38

참고문헌 
[바다와 LNG가 만나는 곳, 새로운 물 자원이 보인다]
1) 뉴시스, “경남 가뭄 대응 국가소방동원령 해제…4일간 3.4만t 급수지원”, 2026.08.16,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60816_0003750887
2) K-water 물정보포털(MyWater), 2026.08.14 접속, https://www.water.or.kr/
[사용하고 사라지는 -162℃, LNG 냉열의 재발견]
1)  윤병효,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LNG 시장…낡은 제도에 발묶인 한국”, 에너지경제신문, 2026.01.30, https://m.ekn.kr/view.php?key=20260130021083646
2) 이상현·박경태, “LNG 냉열 기반 해수 담수화 공정의 설계 및 분석”, 『Korean Chemical Engineering Research』, 제60권 제3호, 371-376쪽, 2022.08, https://doi.org/10.9713/kcer.2022.60.3.371
3) 이재희, “‘냉기’도 에너지다…LNG만 잘 활용해도 영하80도 냉동 [에너지보고서]”, KBS 뉴스, 2026.07.30, https://v.daum.net/v/uXB2AYyOvP
4) 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 국내 최초 냉열활용 탄소배출권 확보기반 마련”, 한국가스공사, 2024.04.24, https://www.kogas.or.kr/site/koGas/bbs/View.do?Key=1010202000000&boardIdx=45783&cbIdx=41
[바닷물을 얼려 물을 얻는다? 냉열 담수화의 원리
1) 이상현·박경태, “LNG 냉열 기반 해수 담수화 공정의 설계 및 분석”, 『Korean Chemical Engineering Research』, 제60권 제3호, 371-376쪽, 2022.08, https://doi.org/10.9713/kcer.2022.60.3.371
2) 이주동,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원리를 이용한 해수담수화 기반기술 개발”, 2016,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Report.do?cn=TRKO201800002334#;
3) 장암, 이선우, “LNG 폐열을 이용하 융합형 저에너지 냉동해수담수화 시스템 및 방법”, 2016,10-1815366-0000 (2017-12-28), 한국 등록특허 
4) Muhammad Haziq Noor Akashah, “Utilization of Cold Energy from LNG Regasification Process: A Review of Current Trends”, Chemical Engineering and Technology, 11, 2, 2023
[LNG 강국 대한민국, ‘냉열 담수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 
1) 전기신문, (르포)‘세계 최대 LNG 저장 기지’ 가스공사 인천기지를 가다, 김부미 기자, 2024.06.30,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39504&utm
2) 한국가스공사, “국내 최초 냉열활용 탄소배출권 확보기반 마련”, 홍보센터 뉴스룸 보도자료, 2024.04.24, https://www.kogas.or.kr/site/koGas/bbs/View.do?Key=1010202000000&boardIdx=45783&cbIdx=41&pageIndex&pageOffset&searchKey&searchValue&utm
3) 한국수자원공사, “대산임해산업지역 공업용수도(해수담수화)사업(1차) 보상계획”, 기관소개, 2020.03.19, https://www.kwater.or.kr/gov3/sub03/annoView.do?mobileYn=Y&pageNo=1&s_mid=54&seq=3450&
4) 한국수자원공사, “대산임해산업지역 해수담수화 사업”, 국민소통 정보공개 사업실명제 대상사업, 2026.03.26, https://www.kwater.or.kr/gov3/policyView.do?brdId=KO71&pageNo=5&s_mid=1568&seq=140331&utm 
[버려지는 에너지에서 물을 찾다] 
1) 김상진, “카타르 세지고 사우디 약해지고.. LNG가 바꾼 ‘중동 권력지도’”, 중앙일보, 2024.05.06,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7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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