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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디톡스] 반도체 편①: 찰칵! 패턴을 새기고, 유해 물질을 남기다

정예빈
2026-01-12

[그린 디톡스] 반도체 편①: 찰칵! 패턴을 새기고, 유해 물질을 남기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정예빈


기술의 혁명은 나날이 발전해 왔지만, 그 산물은 대부분 인공물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환경문제 역시 여기에서 비롯됐다.

세상은 점점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친환경으로의 전환으로 들어서고 있으나, 친환경이라고 해서 완전히 인체 및 환경에 무해한 것이 아니다.

여전히 기술에 남아있는 유해 물질을 하나씩 대체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완벽한 친환경은 없지만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디톡스(detox)는 ‘해독’의 의미로, 체내의 독소를 배출해 건강을 회복하고, 신체 기능을 정상화하는 과정을 뜻한다. 지구 역시 축적된 유해 물질들을 줄이고 회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는 현재 이 중심에 서 있다.

『그린 디톡스』는 기술과 환경 사이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변화들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고자 한다.


반도체와 제조 공정과 유해물질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는 스마트 그리드, 자율주행 자동차 등 인공지능의 개발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날이 그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8대 공정’이라는 복잡하고도 정밀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다양한 화학 물질이 사용되는데, 대부분의 산업에서 그러하듯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물질들이 배출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환경에 대한 책임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하기에 반도체 산업에서도 공정 전반에 걸쳐 친환경적인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본 기사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포토 공정, 식각 공정, 세정 공정을 중심으로 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유해물질을 살펴보고, 이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대안과 현재의 개선 노력을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첨단산업의 발전과 환경적 책임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먼저 포토 공정에서의 그린 디톡스에 대해 알아보자.


반도체 공정과 포토 공정
반도체의 8대 공정은 [웨이퍼 제조-산화공정-포토공정-식각공정-증착&이온주입공정-금속배선공정-EDS공정-패키징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웨이퍼 제조 공정, 산화공정을 통해 반도체의 기본 도화지가 될 웨이퍼를 만들어 준 후, 포토 공정부터 금속 배선 공정까지 반도체 회로를 만든다. 이후 EDS(Electrical Did Sorting) 공정과 패키징 공정을 통해 품질 확인과 보호 패키징을 만들어 최종적으로 반도체를 완성한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회로를 그려 넣는 ‘포토 공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톺아보고자 한다.
포토 공정이란, 말 그대로 사진을 찍듯이 빛을 이용해 회로 패턴을 전사하는 공정이다. 포토 공정은 PR도포(Photoresist Coating) – 노광(Exposure) – 현상(Development) 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PR(Photoresist)이라는 감광제를 웨이퍼 위에 코팅한 뒤 회로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를 통과한 빛에 반응한 감광제가 변할 때 회로 패턴을 형성하고, 이후 현상(Development) 과정을 거쳐 선택적으로 원하는 회로 패턴만을 남기는 것이다. 이때, PR은 빛을 받지 않은 부분이 남는 양성형(positive)이 있고, 빛을 받은 부분이 남는 음성형(negative)이 있다.  8f9552d8ee42a.png

[자료 1. 반도체 포토 공정]

출처 : 삼성반도체

이러한 포토 공정에서는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 유기용제가 함유된 PR을 비롯해 현상액(developer), 희석제(thinner), 밀착 향상제(adhesion) 등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유기화합물들 중에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유기용제는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문제는 디스플레이 생산에도 사용돼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불필요한 PR을 제거하거나 이차전지의 활물질의 용매로도 쓰이며 다양한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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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포토공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출처 : 안전보건공단


포토 공정 유기용매의 역할과 유해성
유기용제는 용해력과 탈지 세정력이 높아 화학제품 제조업, 도장관련산업, 전자산업 등 여러 업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제류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비점이 낮고 휘발성이며 가연성 물질이 많다. 쉽게 말해, 유기화합물을 녹이는 액체를 말한다. 환경 영향 측면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s)는 끓는 점이 낮아서 쉽게 증발되는 화합물로 대기 중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지표성 오존, 미세먼지 등 2차 오염을 생성하고 온실가스 효과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건강 측면에서도 공정 중 증기가 인체에 노출될 경우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작업자에게 유해하다.
포토 공정 유기용제는 PR의 우수한 용해력, 휘발성 조절 가능성, 잔류물 최소화, 낮은 독성 및 작업자 안정성, 규제 적합성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포토 공정에서 사용하는 대표적 유기용제의 NMP와 PGMEA에 대해 알아보자.
NMP는 N-Methyl-2-Pyrrolidone으로 2차 전지 양극재에서 양극재 바인더를 녹이는 용매로도 사용한다. 분자식은 C5H9NO로 5원자 고리의 락탐(lactam)구조를 하고 있으며, 아마이드(-CON-) 결합을 포함하고 있어 극성이 매우 크고 수소결합 수용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구조로 인해 무기물, 유기물, 고분자 모두를 잘 녹이는 용매이다. 고분자 PR을 잘 녹이면서도, 공정 중 쉽게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포토 공정에 최적인 용매이다. 포토 공정에서 노광 후 남은 PR 고분자 사슬에 침투해서 팽윤(swelling) 후 박리해 남은 PR 잔여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높은 용해력, 공정 안정성, 재료 호환성, 균일한 박막 형성 등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사실상 표준 용매이다.
PGMEA(Propylene glycol monomethyl ether acetate)는 에테르(ether)와 아세테이트(acetate)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어 다양한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용해도와 높은 열적 안정성, 낮은 부식성을 가지고 있다. PGMEA도 마찬가지로 극성 용매로서 PR의 고분자 사슬에 침투해 분자 내 카보닐기(C=O)와 에테르기(-O-)의 쌍극자 상호작용이 PR과의 결합을 약화시켜 잔류층을 분리한다. EUV(극자외선) 공정으로 제조된 반도체 공정은 매우 미세하고 고순도가 요구되는 공정으로, 특히 노광 과정에서 조금의 불순물만으로도 수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99.999% 이상 초고순도 PGMEA가 필요하다. 이 유기 용제는 디스플레이 생산에도 사용돼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불필요한 PR을 제거하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혼합 용매에서 PGMEA의 비율이 높을수록 더 매끄러운 층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 좋은 성능의 반도체 제조를 위해서는 고순도, 높은 비율의 유기용매가 요구된다.


대책 방안, 현실적 장벽에도 친환경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
그러나 이러한 유기 용매를 대체하는 데에는 여전히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대체 물질을 도입할 경우 기존의 제조 패턴이 붕괴될 수 있으며, 잔사 증가나 공정 조건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수율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산업계 입장에서는 쉽게 기존 유기용매 사용을 포기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또한, 기존 유기용제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친환경성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체제의 개발 역시 높은 기술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물질의 개발과 대책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 후보로는 DMSO, GBL(γ-Butyrolactone), Propylene carbonate, 초임계 CO2 등이 있다. DMSO는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지만 금속에 부식되는 한계가 있고, 반대로 GBL은 유사 구조를 가졌지만 독성이 있다. Propylene carbonate는 친환경 특성을 갖추고 있으나 용매의 역할인 용해력이 부족해 친환경 기술이 겪는 대표적인 장벽인 친환경적이지만 기능이 약화라는 한계를 지닌다. 초임계 CO2는 무용매 공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지만 고가의 장비 비용이 투자로 인해 경제성이 낮아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은 제한적이다.
유기용매 자체의 완전한 대체가 어렵다면, 사용량을 감소시키는 방향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금속 산화 레지스트(MOR; Metal Oxide Resist)을 사용해 유기용매 사용을 일부 줄일 수 있으며, Lactate 계열의 바이오 기반 용매나 저독성 용매 등의 용매 자체를 바꾸거나 공정 메커니즘을 바꾸는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비교적 단순한 접근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폐기물 감축을 위해 활용되는 줄이고(Reduce), 다시 쓰고(Reuse), 활용하는(Recycle) 3R 원칙을 여기에 적용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좋은 방법은 유기용제를 사용 후 폐유기용매를 회수, 정제해서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재원산업이 5N이라고 불리는 초고순도 99.999%의 PGMEA를 제조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NMP 재활용 정제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는 기존의 일본과 중국에 의존하던 배터리,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첨단산업 핵심소재의 국산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지며, 동시에 원자재 비용 절감, 가격 안정성 확보라는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NMP는 배터리 양극재 제조 공정 용매로도 활용되는데, 업계에 따르면 엠켐은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에 사용될 재생NMP 전량을 수주했다. 폐NMP를 포집/정제한 뒤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를 높이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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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 폐 NMP의 순환과정]

출처 : 전자신문

이처럼 반도체 공정 중의 하나인 포토공정에 사용되는 유기용제의 친환경적 전환은 환경과 인체 유해성 저감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재활용을 통한 비용절감 및 해외 의존도 완화라는 경제, 산업적 측면에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반도체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반도체 폐수 재이용 기술의 현주고와 미래", 27기 조희선,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power-grid/?idx=169017510&bmode=view
2. "재이용수가 진짜 필요한 곳: 반도체 초순수", 23기 김태현, https://iksung.tistory.com/198

참고문헌
[반도체 공정과 포토 공정]
1) 안전보건공단 미래전문기술원 ,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근로자를 위한 안전보건모델(공정별 유해,위험)", 2020.12, https://docviewer.nanet.go.kr/reader/viewer
2) 삼성반도체, "[반도체 백과사전] 반도체 8대 공정 한 눈에 보기!", 2020.01.16,https://semiconductor.samsung.com/kr/support/tools-resources/fabrication-process/semiconductor-encyclopedia-the-eight-essential-semiconductor-fabrication-processes-at-a-glance/
3) 삼성반도체, "포토레지스트(Photoresis)", https://semiconductor.samsung.com/kr/support/tools-resources/dictionary/photoresist-printing-the-circuit-onto-the-wafer/
[포토 공정 유기용매의 역할과 유해성]
1) 시흥녹색환경지원센터, "유기용제류의 인체영향과 안전관리-1.정의", 2020.08.28, http://www.shgec.or.kr/bbs/board.php?bo_table=g83&wr_id=1138
2) 엠브릭몰, "산업 및 연구 용매 NMP에 대해 알아보자", 2023.04.18, https://www.ebricmall.com/customer/blog/blogDetail/178
[대책 방안, 현실적 장벽에도 친환경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
1) 프로필렌글리콜 메틸에테르 아세트산, 한경 용어사전, https://dic.hankyung.com/economy/view/?seq=15138
2) 이호길, "엔켐,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게 재생NMP 공급", 전자신문, 2024.09.19, https://www.etnews.com/20240912000365
3) 양연호, "소재 강자, 재원산업 3년내 1조기업 도전", 매일경제, 2023.02.15, https://www.mk.co.kr/news/business/1064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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