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리튬염 다이어트: 배터리 소재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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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29기 조수윤2026-05-13 08:53
덴드라이트 억제를 위한 고농도 전해질 연구의 발전 과정과 계면 고농도 전해질의 원리까지, 정말 유익한 기사였습니다! 앞으로 해당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어 리튬 사용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네요! 기사 감사합니다 :)
R.E.F 26기 류호용2026-05-13 21:49
리튬염은 액체전해질을 비롯한 고분자전해질에선 절때로 빠질 수 없는 물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iTFSI와 같은 값비싼 염의 사용을 줄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리튬염 다이어트: 배터리 소재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박유리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기차용 리튬 수요는 2030년까지 현재의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기차와 배터리 저장장치가 전체 리튬 소비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 '하얀 황금'을 얻기 위해 지구가 치르는 대가는 혹독하다. 리튬 1톤을 채굴하는 데 약 200만 리터의 물이 소모되며,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지역에서는 수자원의 65%가 채굴에 사용되어 지역 원주민의 식수가 고갈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자료 1. 리튬광산 채굴현장]
출처 : unsplash
칠레 아타카마 사막 소금 호수에 서식하는 플라밍고 개체 수가 지난 10년간 12%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는 채굴 현장의 환경 파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탄소중립을 위해 선택한 전기차가 또 다른 환경 위기를 낳고 있는 이 역설 속에서, 배터리 소재 기술의 혁신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고농도 전해질의 딜레마
리튬 금속 배터리(LMB)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난제는 '덴드라이트(dendrite)'다. 충전 시 리튬 이온이 음극 표면에 균일하게 쌓이지 못하고 나뭇가지처럼 뾰족하게 성장하는 이 결정체는 분리막을 관통해 화재와 폭발을 일으키는 치명적 위험 요소다. 이를 막기 위해 등장한 고농도 전해질(HCE, 3M 이상)은 덴드라이트 억제 효과가 뛰어나지만, 리튬 농도를 1M에서 4M로 높이는 것만으로도 리튬염 사용 비중이 11%에서 33%로, 비용이 32%에서 65%로 급등한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높은 점도로 인한 이온 전도도 저하와 전극 침투성 부족도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국부 고농도 전해질(LHCE)은 희석제를 사용해 점도를 낮추지만, 주로 사용되는 불소계 용매가 고가인 데다 독성이 강해 환경적, 경제적 관점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결국 기존의 전해질 전략들은 모두 '성능'과 '비용 및 환경성' 사이의 상충관계(Trade-off)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IHCE, 필요한 곳에만 정확하게
이 딜레마를 정면 돌파한 것이 최근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계면 고농도 전해질(Interfacial High-Concentration Electrolyte, IHCE)' 연구다. 핵심 발상은 간단하다. 전해질 전체를 고농도로 만드는 대신, 고농도 환경이 필요한 리튬 금속 음극의 계면에만 5M 농도의 고농도 전해질을 집중시키고, 나머지 벌크 영역은 1M의 표준 농도 전해질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 '그라데이션 농도 설계' 덕분에 음극 계면에서는 덴드라이트 억제와 안정적인 SEI(고체 전해질 계면) 형성이 이루어지고, 벌크 전해질은 높은 이온 전도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HCE의 안정성과 SCE의 전도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자료 2. IHCE의 구조와 기존 전해질 비교]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그 결과 리튬염 사용량과 비용을 HCE 대비 약 70% 절감하면서도, NCM811 하이니켈 양극재와 결합한 6.8Ah 파우치 셀에서 506Wh/kg이라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150~250Wh/kg)는 물론 기존 NCM811 배터리(280~320Wh/kg)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며, 0.5°C 조건에서 200회 사이클 후에도 75.8%의 용량을 유지하는 장기 안정성까지 확인됐다.
나노 구조 고분자 층이 리튬염을 가두는 원리
IHCE의 기술적 핵심은 고농도 전해질이 계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이중 봉쇄 전략'에 있다. 연구팀은 PVDF-HFP와 CPEGDA 두 가지 고분자를 혼합해 음극 표면에 나노미터 단위의 이중 연속 상분리(bi-continuous phase-separated) 구조를 가진 고분자 보호층을 형성했다.
[자료 3. 고분자 상분리 구조를 통한 리튬염 고정]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물리적 측면에서, 이 층의 미세 기공은 2.5Å(옹스트롬) 미만으로 설계되어 전해질 음이온(TFSI⁻)의 크기보다 작다. 덕분에 리튬염 음이온은 구멍을 통과하지 못해 계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나노 단위의 체(sieve)가 리튬염을 걸러내는 원리다. 화학적 측면에서는 고분자 사슬의 작용기와 음이온 사이에 형성되는 수소 결합 및 이온-쌍극자 상호작용이 리튬염을 계면 쪽으로 끌어당겨 단단히 고정한다. 자석처럼 리튬염을 계면에 묶어두는 것이다. 이 이중 방어 체계가 음극 계면에 LiF(리튬 플루오라이드)가 풍부한 견고한 SEI 층을 형성하게 하여 덴드라이트 성장을 원천 차단하며, 동시에 고전압에서도 전해질이 분해되지 않게 해 NCM811의 구조적 불안정성을 보완한다.
소재 혁신이 자원 안보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IHCE 기술의 의미는 배터리 성능 지표 개선을 넘어선다. 리튬염 사용량을 70% 줄인다는 것은 곧 리튬 채굴 수요를 줄이고, 그로 인한 수자원 고갈과 생태계 파괴를 경감시키는 환경적 효과와 직결된다. 또한 세계 리튬 매장량의 대부분이 남미에 편중된 현실에서, 리튬 사용 효율을 높이는 소재 기술은 특정 지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는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차가 역설적으로 광산을 키우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기술 혁신의 방향이 '더 많이, 더 빠르게'에서 '더 적게, 더 효율적으로'로 전환되어야 한다. IHCE는 그 방향을 향한 하나의 이정표다. 이러한 '리튬염 다이어트'를 통해 차세대 에너지 시대가 경제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구를 보호하는 진정한 친환경의 길로 접어들기를 기대한다.
리튬배터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배터리 시대, 무기가 된 자원과 총성 없는 전쟁 ", 28기 박지혜, https://iksung.tistory.com/137
2. "압도적 세계 1위 배터리, CATL", 25기 백선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655
참고문헌
1) "리튬채굴과 환경영향평가 – 이차전지 인사이트 vol.3", ARK, 2023.11.03, https://ar-korea.com/blog/%EC%88%98%EC%B2%98%EB%A6%AC%EB%89%B4%EC%8A%A4/%EB%A6%AC%ED%8A%AC%EC%B1%84%EA%B5%B4%EA%B3%BC-%ED%99%98%EA%B2%BD/
2) "탄소중립 핵심 광물 '리튬', 알고 보니 환경파괴 주범?", KBS 뉴스, 2023.12.08,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837188
3) Jennifer L, Carbon Credits, "Lithium is Driving the EV Boom: Demand to Quadruple by 2030", 2024.12.23, https://carboncredits.com/lithium-is-driving-the-ev-boom-demand-to-quadruple-by-2030/
[기존 고농도 전해질의 딜레마]
1) "[Battery Pioneer] 에너지 밀도와 부피를 잡은 ‘리튬메탈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2024.08.06, https://inside.lgensol.com/2024/08/game-changer-battery-%ec%97%90%eb%84%88%ec%a7%80-%eb%b0%80%eb%8f%84%ec%99%80-%eb%b6%80%ed%94%bc%eb%a5%bc-%ec%9e%a1%ec%9d%80-%eb%a6%ac%ed%8a%ac%eb%a9%94%ed%83%88%eb%b0%b0%ed%84%b0%eb%a6%ac/
2) Wenya Wu 외 10, "Cost-effective interfacial high-concentration electrolyte for stable lithium metal batteries", Nature Communications, 17권, 3243, 2026.
[IHCE, 필요한 곳에만 정확하게]
1) Chenyu Yang 외 5, Lithium Metal Based Battery Systems Beyond 500 Wh kg⁻¹", ResearchGate, 2024. 08.
2) Wenya Wu 외 10, "Cost-effective interfacial high-concentration electrolyte for stable lithium metal batteries", Nature Communications, 17권, 3243, 2026.
[나노 구조 고분자 층이 리튬염을 가두는 원리]
1) Wenya Wu 외 10, "Cost-effective interfacial high-concentration electrolyte for stable lithium metal batteries", Nature Communications, 17권, 3243, 2026.
[소재 혁신이 자원 안보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1) "The Future of Lithium: Trends, Forecasts, and What Comes Next", Lithium Harvest, 2026. 04.15, https://lithiumharvest.com/knowledge/lithium/the-future-of-lithium-trends-and-forec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