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기사  대신기 단원들이 직접 기고하는 저널기사를 한 번에 확인하세요! 

재생에너지 간헐성, ESS와 함께 갈 해법은?

R.E.F 28기 박지혜
2026-02-15

재생에너지 간헐성, ESS와 함께 갈 해법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이희원, 28기 박지혜, 정라진, 29기 송유빈, 조해나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 ESS를 넘어선 질문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지만,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간헐성(intermittency)’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태양광은 일사량에, 풍력은 풍속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력 수요와 무관하게 공급이 변동하며, 이는 전력 계통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전력계통은 실시간으로 공급과 수요가 일치해야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공급이 과도하면 주파수가 상승하고, 부족하면 하락하여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변동성은 더욱 두드러지며, 계통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기술적 대응 수단이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이다. ESS는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시 방전함으로써 발전량 변동을 완화하고 계통 유연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저장 기술의 확충’이라는 단일 해법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ESS 구축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안전성, 수명 관리 등의 과제가 뒤따른다. 더욱이 전력 시스템은 단순한 발전·저장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공급·계통 운영이 상호작용하는 복합 구조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 간헐성은 과연 저장 용량의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일까, 아니면 전력 시스템 전체의 설계와 운영 방식을 재구성해야 할 과제일까?
이 질문은 ESS를 넘어,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식뿐 아니라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고, 언제 쓰고, 어디서 쓰는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양수 발전-저수지를 배터리처럼 활용하다
c76a1fce17114.png

[자료 1. 양수발전]

출처 : 한국수력원자력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가 나타날 때, 보통은 새로운 배터리나 ESS를 떠올린다. 그러나 전력을 저장하는 방식은 반드시 화학적 장치일 필요는 없다. 이미 전력계통 안에는 거대한 저장 기능을 수행해 온 설비가 존재한다. 바로 양수 발전이다. 양수발전은 전력 수요가 낮거나 잉여 전력이 발생할 때 하부저수지의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려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 물을 다시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즉, 전기를 직접 저장하는 대신, 물의 위치에너지 형태로 저장하는 구조다.
양수발전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전압, 주파수 조정 등 계통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한다. 발전 지시 후 빠른 시간 내에 전력 생산이 가능해, 급격한 수요 변동이나 계통 위기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순환 정전이 발생했을 당시, 양수발전이 긴급 전력 생산에 동원된 적이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면서 양수발전의 역할은 더 확대되고 있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이 급증하면 전력이 과잉되고, 일몰 이후에는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때 양수발전은 잉여 전력을 흡수하고, 필요한 시간대에 방출하는 완충장치로 기능한다. 전력을 저장하지 않으면 버려질 수 있는 에너지를 계통 안정 자원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에는 운전 패턴 변화로 기동, 정지 횟수가 증가하며 설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양수 발전이 과거의 단순한 야간 저장 설비의 기능을 넘어,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자원으로도 운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SS가 단기, 분산형 대응에 강점을 지닌다면, 양수발전은 장시간, 대용량 저장을 담당하는 국가 단위의 인프라에 가깝다.


재생에너지 통합 관제시스템에서의 AI의 필요성
전압 및 주파수 유지, 계통 보호 등의 복잡한 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해 AI 기반 재생에너지 통합 관제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계통의 수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전력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그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모니터링 정보와 제어 운영 체계가 분산돼 있어, 전력 계통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의 시스템을 직접 연계하고,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전력 수급 현황 파악의 정확도가 대폭 개선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한국전력공사가 별도로 관리하던 전력 거래 계약(PPA) 발전량이 시스템 연계를 통해 실시간 통합 실측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됨에 따라, 계통 운영의 가시성이 한층 강화됐다. 
AI는 일사량, 풍속 등 기상 변수와 과거 발전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학습하여 특정 시점의 발전량을 시간대별로 정밀하게 예측한다. 이러한 사전 예측 정보는 전력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계통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실시간 수급 데이터를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저장 및 발전 시점을 최적화하며, 지역별 전력 흐름 분석을 통해 공급 편중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AI는 지역적·시간적 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통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선제적 계통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통합관제 시스템에서의 “AI 기반 지능형 전력망으로의 전환은 탄소중립을 위한 전력계통 혁신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향후 AI 기술이 실시간 관제 구조와 더 접목될 경우, 전력망 상태에 대한 정밀 진단과 예측이 가능해져 재생에너지의 지속적인 확대와 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수요 반응제도(DR), 가상 발전소(VPP)
d5092b6fed439.png

[자료 2. Demand Response]

출처 : ⓒ28기 정라진(Chat GPT 생성)

발전량에 맞춰 전력 사용 시점을 조정하는 전력수요 반응제도(Demand Response, DR)가 운용되고 있다. DR은 전력 공급 상황에 따라 전력 수요를 조절하는 제도로, 공급 부족 시에는 소비를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전력 수급의 불균형을 완화하며, 전기를 물리적으로 저장하지 않더라도 수요 조정을 통해 계통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ESS와 일정 부분 유사한 효과를 가진다.
DR에 참여한 소비자는 기준 대비 감축한 전력 사용량을 실적으로 인정받아 정산금(보상금)을 지급받는다. 과거에는 주로 대형 산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나, 최근에는 다수의 소규모 소비자를 수요관리사업자가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전력 수요 자원을 하나의 집합된 자원으로 운용하는 가상발전소(VPP) 모델과 결합하며, 전력 시장 내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DR은 장기적이며 대규모 전력 저장을 담당하는 ESS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기적인 수요 변동 대응과 피크 부하 완화 측면에서는 ESS 증설 부담을 줄이거나 투자 시점을 조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처럼 전력 수급 문제는 저장 기술의 확충뿐 아니라, 전력 사용 시점을 조정하는 제도적·운영적 접근을 통해서도 대응 가능함을 보여준다.
51122e0af29b2.png

[자료 3. 가상발전소]

출처 : SK E&S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 발전소)는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분산형 발전원(태양광, 풍력 등), ESS, 전기차 배터리 등 지역 곳곳의 소규모 전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VPP는 DR과 스마트그리드, IoT 등 ICT 기술을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정해 분산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 경제적 가치를 높이며, 별도의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도 전력망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소프트웨어적 접근은 전력 흐름을 ‘조정’하는 방식이기에 실제로 전력을 생산지에서 수요지로 이동할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전력 흐름을 연결하는 물리적 인프라, HVDC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설비의 70%는 제주, 전북, 충남 등 남부 지역에 집중된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발전지와 수요지 간 공간적 불균형이 발생한다. 따라서 남부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전달하기 위한 '제3 연계선',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이 추진 중이며, 이 과정에서 'HVDC'가 핵심 기술로 활용된다.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는 고압 직류 송전 기술로, 전기를 높은 압력으로 멀리까지 빠르고 안정적으로 보낸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교류(AC) 전력을 직류(DC) 전력으로 변환해 송전한 후, 수전 지역에서 다시 교류전력으로 재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존 교류 방식은 주기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흐르므로 장거리 전송 시 전력 손실이 10% 정도였지만, HVDC는 직류로 보내 손실을 1% 정도로 최소화한다. 또한, 해저, 산악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송전을 가능하게 해 제주에서 육지로 전기를 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에너지를 저장할 기술인가, 전력을 쓰는 방식을 바꿀 상상력인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분명 기술적 도전 과제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반드시 대규모 배터리 증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수지를 거대한 배터리처럼 활용하는 양수발전은 이미 검증된 저장 수단이며, 재생에너지통합시스템은 발전량 예측과 실시간 계통 운영을 정교화한다. 전력수요 반응제도(DR)는 수요 조정을 통해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고, 가상발전소(VPP)는 분산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전력망 유연성을 높이며, HVDC는 핵심 장거리 송전 인프라로서 전력의 공간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물리적 기반이 된다.
특히 DR 사례가 보여주듯, 전력 수급 문제는 물리적 저장 기술의 확충뿐 아니라 제도적·운영적 설계를 통해서도 완화될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시대의 핵심 과제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전력 시스템 전반의 구조 전환에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재생에너지 간헐성은 “얼마나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더 유연하게 쓰고 연결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에너지 전환의 성공 여부는 배터리 용량의 크기뿐 아니라, 전력 사용 방식을 재구성할 사회적 상상력과 제도적 혁신에 달려 있다. 저장의 기술을 넘어, 사용의 방식까지 바꿀 수 있을 때 재생에너지는 비로소 주력 전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전기차, 도로 위의 발전소가 되다: V2G가 그리는 에너지의 미래", 27기 김계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v-battery/?idx=169442335&bmode=view
2. "[대신기와 맞춰보는 전력퍼즐] ②발전편", 23기 김용대, 26기 신혜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series/?idx=169470564&bmode=view

참고문헌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 ESS를 넘어선 질문]
1) 산업통상자원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23.01.13.
2) 한국전력거래소, 「수요반응 제도의 개념 및 현황」, 2011.08.10.
3)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Renewables 2023: Analysis and Forecast to 2028, 2023.
[양수발전 - 저수지를 배터리처럼 활용하다]
1) 경기인저널, 청평양수발전소 이용규 소장, 2019.03.18, http://www.gijn.kr/news/articleView.html?idxno=217621
2) 김진철, 저평가된 양수발전…가치재평가 필요한 시점, 2023.05.10, http://www.energy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62850
3) 한국수력산업협회, 양수 발전 별명이 ‘3분 대기조‘인 이유, 2022.01.17, http://www.hydropower.or.kr/news/articleView.html?
4) 한국수력원자력, 양수발전이란(회사소개), https://www.khnp.co.kr/main/contents.do?key=218idxno=10027
[재생에너지 통합 관제시스템에서의 AI의 필요성]
1) 김소영, M이코노미시대,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AI로 여는 새로운 물의 시대"", 2026.02.09
https://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64487
2)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AI 기반 지능형 전력망 구축을 위한실시간 통합관제 체계 본격 가동", 2025.06.25
https://www.motir.go.kr/attach/viewer/095a2dda9c864e1d90d751f7668a1117/69ada04e622f76ed8f0a417439f16619/9a9db098b587ee18b321c826f3707a49
3) 안영국, 전자신문, "AI 기반 지능형 전력망 시동…산업부, 실시간 통합관제", 2025.06.25
https://m.etnews.com/20250625000262?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OO3Mv
[전력수요 반응제도(DR), 가상발전소(VPP)]
1)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전 국민이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DR”, 2024.06.13., https://www.pcccr.go.kr/base/board/read?boardManagementNo=67&boardNo=3405&menuLevel= 
2) 산업통상자원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23.01.13
3) 정재원, “고조되는 추석 전력계통 불안 가능성...DR·플러스DR 역할 커지나”, 전기신문 2025.09.26.,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0197
4) 장재진, “[기획 시리즈] 재생에너지 활성화 해야...스마트 그리드 구축 필요(4)”, 투데이에너지, 2025. 07. 14,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85841
5)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스마트그리드 소개”, https://www.ksga.org/web/info/smartGrid.do
6) 한국전력거래소, “수요반응 제도의 개념 및 현황”, 2011.08.10
7) SK이노베이션, “[에너지백과] VPP(가상발전소)”, 2023. 11. 20, https://askinno.com/archives/121499
[전력 흐름을 연결하는 물리적 인프라, HVDC]
1) 미디어효성, 재생에너지 시대, 차세대 전력망 HVDC가 주목받는 이유?”, 2025. 08. 12, https://blog.hyosung.com/508157
f3d15ef79ce17.png

1ed89bc6e3029.png

2f6fcedab14a6.jpg

3dee87a14d66a.jpg

3d5bb81ccc3f5.jpg

c484665e5d24e.png94ffad8b36f84.png


1 14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단은 비영리 조직으로 전국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입니다. 

저희와 협업 및 활동 제안을 위해서는 아래 정보로 연락 바랍니다. 

공식 이메일: ref2026re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