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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직: 환경법 읽기④] 기각과 ‘불리한 선례’의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 환경운동으로서의 환경소송

R.E.F 27기 홍민서
2025-12-14

[그린로직: 환경법 읽기④]

기각과 ‘불리한 선례’의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

: 환경운동으로서의 환경소송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홍민서

피해 구제를 넘어 피해 예방까지,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환경소송’이 대두되다 
환경소송이란 환경 문제 관련 분쟁을 해결하는 법적 절차로, 환경권에 대해 발생할 수 있는 침해를 사전에 막으려는 ‘예방적 소송’과 이미 발생한 피해를 만회하려는 ‘배상적 소송’으로 나뉜다. 손해배상의 청구, 환경 피해 구제, 정부의 환경 정책 중지 요구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환경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초기의 환경소송은 주로 공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1989년 박길래씨가 대법원에서 연탄공장을 상대로 승리해 한국 최초의 공해병 환자로 인정받게 된 판결이 최초의 환경소송에서의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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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공장으로 인한 공해 피해]

출처 : 공공누리

그런데 최근에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침해에 대해 환경소송을 청구해 피해를 예방하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예방 및 인식 제고의 측면에서 환경소송이 제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환경을 과도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중지시키려는 목적으로 환경소송을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환경소송이 환경운동의 한 방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기후소송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거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제기되는 소송으로, 환경소송의 범주에 포함되면서도, 더 포괄적이고 전 지구적인 성격을 갖는 새로운 형태의 소송이다. 2024년 8월에 선고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 헌법불합치 결정이 대표적이다. 기후소송 역시 예방적 환경소송과 유사하게 단순히 피해를 구제받고자 하는 목적에서 나아가 한국 사회와 국가에 일종의 메세지를 보내려는 환경운동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불리한 선례’ 대 ‘대중적 설득’.. 환경운동으로서의 환경소송이 증가하는 이유
환경소송 및 기후소송은 본래 취지나 기대와는 달리 기각 혹은 위헌 판결에 이를 경우, 해당 판단이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선례’로 기능해 환경 및 기후소송 전략에서 구조적인 제약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소송 과정의 결과로 기각 등 불리한 판결이 확정될 경우, 동일한 쟁점에 대해 추가적인 문제 제기나 대응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므로 오히려 환경운동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입장에 크게 불리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가 존재함에도 환경소송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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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환경운동 이미지]

출처 : 공공누리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과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환경운동 특성상 단순 연대나 교육, 홍보 등만을 통해서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특히 환경 영역은 관련 법제도나 정책 등을 통해 환경권의 보장과 그 기준이 정해지기 때문에, 행정기관이나 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직접 충돌하게 될 경우 환경소송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환경운동가들은 소송의 결과를 통해 환경권을 구체적으로 보호받고 이를 사법부라는 설득력 있는 공공의 권위를 통해 확정적으로 인정받아 대중의 지지를 얻고자 환경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환경소송의 첫 걸음, 원고 적격 문제 
환경소송을 제기했을 때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바로 ‘원고 적격의 문제’이다. 원고적격성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주장과 법리에 대한 판결조차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후소송에서 청구인이 원고적격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행정소송법 제12조는 원고적격을 행정소송법 제12조는 원고적격을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원칙적으로 개인의 주관적 법익 보호, 즉 개별적, 직접적, 구체적 법익의 보호만을 포함한다.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법률에 의해 보호받는 일반적ㆍ간접적ㆍ추상적 이익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헌법 제35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환경권이나 환경정책기본법 등에 의해서는 환경권의 주체ㆍ구체적 내용ㆍ행사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정립되는 것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 조항들을 근거로 원고적격을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대법원은 사법상의 권리로서 환경권을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데도 환경권에 근거하여 유지청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일관된 기조하에, 일조권, 조망권, 교육환경권 등을 ‘수인한도 초과’ 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다소 ‘산발적’으로 인정해왔다. 환경운동으로서의 소송에서 쟁점이 되는 법익은 대개 포괄적, 추상적 법익의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이러한 체계는 환경운동단체 등의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환경 영역은 재산권 침해뿐 아니라 자연 그 자체에 대한 보전이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개인이나 환경운동단체가 환경 보호의 필요성 등 공익을 대변하여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하기도 하며 환경소송 청구 자체에서도 많은 한계가 있다. 

환경소송의 근본적 한계, 사법부의 딜레마  
제기한 환경소송의 청구인들이 원고적격을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환경소송에서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이는 사법부의 딜레마에서 기인하는 법원의 정책 심사에 대한 접근법 때문이다. 
사법부의 딜레마란 정책이나 규제 등 정치적 결정의 사회권 위반 여부 심사 과정에서 법원이 겪는 딜레마를 의미한다. 법원이 환경권을 포함한 사회권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판결을 내린다면 입법부와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하여 민주주의를 훼손하게 될 수 있다. 환경이익에 대한 판단 및 정책 결정은 정치의 영역이기에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한 기관인 법원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이다. 반대로 법원이 정치적 결정을 할 정당성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판결을 거부한다면,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사회권 침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입법부와 행정부의 역할과 사법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다는 인식하에 사회권 실현을 위한 정치적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기준으로 심사를 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경우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과소보호금지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입법부 및 행정부가 주어진 재량의 범위를 명백하게 일탈한 경우에만 불합리하다고 판단한다. 즉 국가가 사회권에 대한 입법을 했으며, 그 내용에서 현저히 불합리한 내용이 없는 한 합헌을 선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법부는 환경 관련 정책에 대한 판결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기조의 판결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법부의 심사 기조로 인해 환경소송은 승리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환경소송의 미래와 사법부의 역할

환경소송에서 청구인이 원고적격을 인정받을 확률이 낮고, 판결을 통해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환경소송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는 환경소송이 가지는 선언적 기능 때문이다. 사법부의 판단은 공익적 판단을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소송을 통해 행정부의 반(反)환경적 정책결정을 중지하거나 기타 환경에 대한 피해를 방지하는 데 성공할 시 이것은 사회 전체에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경고이자 효과적인 메시지가 된다. 이것이 환경운동으로서의 환경소송이 대두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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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 대한민국 사법부]

출처 : 대한민국 법원

앞으로도 환경보호와 불합리한 정책의 중단을 목적으로 제기되는 환경소송은 계속될 것이며, 계속돼야 한다. 동시에 헌법상 환경권에 대한 보다 구체화된 입법이 요구되며, 사법부는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판단 기준을 확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법의 적극적인 역할은 자칫 사법의 정치화, 정책에 대한 재량적 통제 가능성 등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에 환경법과 사법심사의 기준에 대한 고민 역시 동반돼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환경소송이라는 복잡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방법에 의하지 않고서도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환경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CBAM] 2026년 시행 앞둔 EU 탄소국경조정제도, 한국 수출기업 대응 분주", 27기 이서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nvironmental-polic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9018602&t=board
2. "사육곰, 이제는 곰다울 권리를 주세요", 27기 함예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nvironmental-polic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8912379&t=board

참고문헌 
[피해 구제를 넘어 피해 예방까지,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환경소송'이 대두되다] 
1) 고정욱, ""헌법재판소의 '기후소송' 위헌 결정, 70% 성과와 30% 숙제", 서울지방변호사회보, 2024.11.06., http://news.seoul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3426 
2) 남종영, "‘검은 민들레’는 아직도 피고진다", 한겨레, 2010.04.29,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18505
3) 이상민, "기후소송에서 사법심사의 범위와 강도", 『법학논고』 제87권, pp. 157-186, 2024. 
[불리한 선례’ 대 ‘대중적 설득’.. 환경운동으로서의 환경소송이 증가하는 이유]
1) 장원, 녹색법률센터, "환경운동에 있어 환경소송의 필요성", 2009.10.15, https://greenlaw.or.kr/?p=46709
[환경소송의 첫 걸음, 원고적격 문제] 
1) 김연태, "환경공익의 침해에 대한 행정의 책임과 그에 대한 소송", 『고려법학』 제90호, pp. 161-195, 2018.
2) 이상민, "기후소송에서 사법심사의 범위와 강도", 『법학논고』 제87권, pp. 157-186, 2024. 
[환경소송의 근본적 한계, 사법부의 딜레마] 
1) 김복기, "사회적 기본권의 법적 성격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중심으로-",『사회보장법연구』 제3권 제1호, pp.111-138, 2014. 
2) 박찬운, "사회권의 사법구제가능성 강화를 위한 사법부의 역할", 『국제법학회논총』 제61권 2호, pp.27-54, 2018. 
3) 이상수, "사회권 침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와 합리성 심사", 『헌법학연구』 제34권 제2호, pp. 421-426, 2024. 
4) 이창곤, "법원은 ‘사법적 정책결정’의 막중함을 제대로 알고 있나", 한겨레, 2023.01.17,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75994
5) 케이스노트, "헌법재판소 2024. 8. 29.자 2020헌마389, 2021헌마1264(병합), 2022헌마854(병합), 2023헌마846(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42조 제1항 제1호 위헌확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 위헌확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위헌확인,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위헌확인]", https://casenote.kr/%ED%97%8C%EB%B2%95%EC%9E%AC%ED%8C%90%EC%86%8C/2020%ED%97%8C%EB%A7%88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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