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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격거리 규제와 태양광 확장의 대결

R.E.F 23기 김태현
2026-02-15

이격거리 규제와 태양광 확장의 대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28기 남호정, 29기 이진화, 한정민

태양광 수요 증가와 부지 확장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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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커질 것을 예상하는 태양광 규모]

출처 : pexels

최근 인공지능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전기자동차가 많이 보급되면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태양광 설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25년 상반기 태양광산업 동향]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3.15GW가 설치되었으며, 2025년에는 약 3.0GW가 설치될 전망이다. 2020년 5.5GW를 정점으로 한 차례 조정이 있었지만, 이후 매년 3GW 내외의 안정적인 보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에 우호적인 신정부가 출범하고 기업들의 RE100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에는 연간 4GW 이상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서 국내 태양광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격거리 규제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해선 이격거리 규제 제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격거리란?
이격거리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설비와 주택 등을 띄워놓는 거리를 말한다.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는 2015년에 처음 도입되었으며, 2024년을 기준으로, 288개의 기초지자체 중 무려 129개(수도권 및 광역시 제외 95%)가 태양광 발전 이격거리 관련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규제 도입 배경에는 태양광 보급 증가에 따른 인근 지역 주민의 민원이 자리 잡고 있다. 생활권 및 건강권 침해가 전체 민원의 40%를 차지했고, 환경 파괴(27%), 재산권 침해(18%), 재해 우려(1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이격거리 기준을 설정해 왔다. 다만 세부 기준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주택의 밀집도별 평균 이격거리는 70~200m, 도로는 평균 65~175m가량의 규제가 설정돼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격거리 규제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3년에 진행한 분석에 따르면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가 도입된 이후 태양광 발전설비의 잠재 입지 면적은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모든 광역 지역에서 규제 전보다 50% 이상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이격거리 규제가 객관적 근거에 기반을 두기보다 민원 최소화를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강화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지자체별로 민원 최소화를 목적으로 과학적 근거 없이 이격거리를 높은 수준으로 설정한 경우가 많고, 지역 간 상이한 이격거리로 사업자와 주민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설치할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다. 

지역마다 다른 이격거리 기준
앞서 언급했듯이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자치단체마다 산지•주거지와의 거리 기준을 달리 적용해 태양광 발전시설의 설치 가능 면적을 제한함으로써 주민과의 갈등이 지속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남 함양군을 꼽을 수 있다. 경남 함양군은 도로나 주거지역으로부터 태양광 시설이 멀리 떨어지도록 이격거리 규제 완화를 추진했으나 참여연대 같은 지역 단체가 태양광이 “난개발로 경관·농촌 공동체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반발했고, 결국 이격거리 완화 폭이 줄어들었다.
반대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주민 민원을 이유로 이격거리 규제를 강화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강화는 태양광 설치 가능 부지를 크게 제한하여 보급 속도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로 지자체별로 상이한 거리 기준이 적용되면서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지역 사회 이해관계 사이의 긴장을 심화시켰다.
이처럼 태양광 보급 확대와 이격거리 규제는 일정 부분 반비례적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규제를 완화하면 주민 반발이 커지고, 규제를 강화하면 보급 확대가 제약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격거리 기준 설정의 변천사
앞서 언급했던 주민과의 갈등 문제에 안전성 등 여러 우려 사항이 등장하자 여러 지자체는 조례로 태양광의 이격거리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당진시는 그해 모든 도시 최초로 조례에 이격거리 제한을 설정했다. 이후 2017년부터 이를 시행한 지자체가 큰 폭으로 늘었으며, 2020년에는 128개 지자체가 이를 시행했다. 다만 이후 더는 증가하지 않고 있어 2024년 말 기준으로 이와 비슷한 129개의 지자체가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7년 태양광 이격거리 도입 지자체 수가 빠르게 늘어나자, 정부는 「태양광 발전시설 입지 가이드라인」을 발행하며 이격거리 폐지를 권고하고 이를 실행하는 지자체에 인센티브 지급을 계획했다. 그러나 여기서 나온 권고안은 구속력이 없었고, 이를 따르지 않고 이격거리를 설정한 지자체가 늘어날 뿐이었다.
다만 일부 지자체는 예외 조항을 두기 시작했다. 주택이 하나만 있어도 규제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5채나 10채 이상 있어야 규제를 적용하는 지자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각각 주택 5호, 주택 10호). 또한, 주민 동의를 받으면 규제를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하는 조항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주민 전체의 동의가 필요해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웠다. 
2018년은 태양광 이격거리를 신규 도입한 지자체 수가 가장 많았던 해였다. 여기에는 이해에 도입됐던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 시행령의 별표 1의 2 제2호 가목(3)에서는 이격거리를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이격거리를 설정하는 조례를 수립하기 위한 당위성을 부여했으므로, 이 때문에 이격거리 규제 시행 지자체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또 하나의 규제를 적용했다. 주택 5호 이상에서 규제를 적용할 때 이격거리는 최대 100m로 설정함과 도로의 이격거리는 폐지함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전남 완도군, 경남 함양군 등의 지자체가 이를 완화했지만, 주민과의 마찰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이를 해결한 지자체는 5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정부와 주민 사이의 이격거리 관련 대립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2026년 2월 12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태양광 이격거리의 기준이 지자체 관계없이 통일될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법을 살펴보면 이격거리는 기본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문화재나 생태 보전 구역에서는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주거 지역이나 도로에서는 상한선을 정해 허용할 예정이다. 이 상한선이 지자체 관계없이 통일할 예정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법이 얼마나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의 규제는 권고로, 지자체의 반발을 우려해 소극적인 규제를 진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정부가 기준을 전적으로 결정한 것은 파격적인 행보라 볼 수 있다. 이 직접적인 규제 완화가 얼마나 지켜질지, 반발이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될지 지켜봐야 한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이격거리 설정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 국내 태양광 보급은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그러나 이격거리 규제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알 수 있듯이,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단순한 기술 연구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이해 조정, 제도 정비, 정책 정립 등의 다양한 사회적 배경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규제를 일괄적으로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아닌 과학적 근거와 객관적 기준에 기반을 두 다양한 이해관계들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합리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태양광에 대한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태양전지의 진화: 실리콘에서 페로브스카이트까지", 28기 홍서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9447130&t=board
2. "물 위에 뜬 에너지: 수상태양광의 현황과 과제", 28기 김나현, https://iksung.tistory.com/138

참고문헌 
[태양광 수요 증가와 부지 확장의 어려움
1) 인프라금융부(강정화), 2025년 상반기 태양광산업 동향,한국수출입은행, 2025. 6. 20., https://keri.koreaexim.go.kr/HPHFOE050M01/111117?curPage=1#none
[이격거리란?]
1) 국회예산정책처, 태양광 발전 이격거리 규제 현황과 쟁점, 2024.12.09
2) 장연재, 조일현,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의 보급영향 평가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슈리포트, 이슈페이퍼 24-04, pp.1-4. ,2024.09
[지역마다 다른 이격거리 기준]
1) 김재민, “태양광 사업 놓고 커지는 주민 갈등… 이걱거리 논란에 정부는 불구경”, 쿠키뉴스, 2024.08.22,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408210153?utm_
2) 오은정,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완화 논란…농촌 주거환경 훼손“, 농민신문, 2023.01.09,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109500570
[이격거리 기준 설정의 변천사]
1) 강희종,”태양광 이격거리 사라진다…수소 규제도 일원화”, 아시아경제, 2026.02.13, https://www.asiae.co.kr/article/2026021309141427075
2) 김규남, “재생에너지 가로막던 ‘이격거리 규제’ 완화된다”, 한겨레, 2026.02.12,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244842.html
3) 남형권, “주민 민원・안전성 문제로 태양광 이격거리 도입 지자체 급증”, 에너지Time뉴스, 2020.10.07, https://www.enertopi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479 
4)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입지규제 현황 및 문제점”, 태양광 발전사업 입지규제의 현황과 개선방향, 21p, 2020.10
5) 산업통상자원부, “태양광 발전 이격거리 규제 현황과 쟁점”, 국회예산정책처, 나보포커스, 79호, 2024.12.09
6) 오은정, “‘코앞’ 태양광 현실되나…추진 지자체 늘어”, 농민신문, 2023.09.05,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90450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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