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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소는 ‘배터리 광산’이 될 수 있을까

R.E.F 28기 박지혜
2026-07-11

지열발전소는 ‘배터리 광산’이 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박지혜

에너지 산업의 핵심, 리튬 생산 방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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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지열수 연계 직접 리튬 추출]

출처 : ⓒ 28기 박지혜 ChatGPT 생성

탄소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일정하게 공급되지 않는다. 태양광의 경우 낮에 남은 전력을 밤에 사용하고, 풍력의 경우 바람이 강할 때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순간까지 보관하려면 ESS(에너지저장장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전기차 보급까지 확대되면서 배터리 기반 ESS의 핵심 원료인 리튬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기존 리튬 생산은 크게 광석 채굴(경암 분리)과 염호 추출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중 광석 채굴 방식은 리튬 광석을 채굴한 후 약 1,000°C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하는 공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화석연료와 전력이 소모되므로 염호 추출 방식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6배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호 추출 방식은 지하의 리튬 함유 염수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넓은 증발지에 가둔 뒤 수개월 이상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넓은 토지가 필요하며 인근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기존 리튬 생산 방식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지열수 연계 직접 리튬 추출(Geothermal DLE)’ 방식이다. 한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세계 리튬 채굴 시장은 2025~2035년 연평균 9.7% 성장할 것이고, DLE 시장은 연평균 19.6% 성장하며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열수에서 전기와 리튬을 함께 얻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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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지열발전과 리튬 직접 추출 공정]

출처 : ⓒ 28기 박지혜 ChatGPT 생성

지열발전은 땅속에서 끌어올린 고온의 물이나 증기로 터빈을 돌리거나, 지하에서 오랜 시간 암석과 접촉하면서 리튬을 비롯한 여러 광물 성분이 물속에 녹아들어 형성된 지열수의 열로 끓는점이 낮은 다른 물질을 증발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지하에서 끌어올린 지열수로 전기를 생산한 후에는 발전 과정에서 온도가 낮아진 물을 리튬 추출 시설로 보내고, 그 후 리튬을 분리한 물을 다시 지하 저류층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을 취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지만, 지열은 지하의 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일정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LE(Direct Lithium Extraction, 리튬 직접 추출)는 물을 증발시켜 리튬 농도를 높이는 대신 특수한 흡착제나 이온교환 소재, 분리막 등을 이용해 물속의 리튬 이온을 선택적으로 분리한다. 리튬이 붙은 소재에 별도의 용액을 통과시키면 농축된 리튬 용액을 얻을 수 있고, 이를 다시 정제하면 배터리 원료로 사용되는 탄산리튬이나 수산화리튬이 된다. 이를 통해 공정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수율도 75~90% 수준으로 높은 방식이다.
실제 지열수에는 나트륨과 칼슘, 마그네슘, 실리카, 철 등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이들 성분이 배관이나 장비에 쌓이면 물의 흐름을 막고 설비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추출 소재가 이러한 불순물까지 함께 흡착하면 리튬의 순도도 낮아지므로 지열수 속에서 리튬을 얼마나 선택적으로, 빠르게, 반복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국외부터 국내까지, 현실이 되는 지열 리튬
지열수 리튬의 가능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험하고 있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솔턴해 지역이다. 솔턴해 주변에는 이미 약 400MW 규모의 지열발전 설비가 운영되고 있으며, 발전소가 끌어 올리는 고온·고염도의 지열수에 상당한 양의 리튬이 포함돼 있다. 미국 에너지부가 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솔턴해에는 전기차 3억 8,50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리튬이 매장되어 있고, 염수에서 DLE 방식을 활용하면 340만 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솔턴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광산을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기존 지열발전소는 이미 시추공과 배관, 전력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열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DLE 설비를 추가하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 전력 판매만으로는 회수하기 어려웠던 높은 시추비를 리튬 판매 수익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벌칸에너지가 라인강 상류 지역의 지열수에서 열과 리튬을 함께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벌칸에너지가 추진하는 사업은 지열수의 열을 전력과 지역난방에 활용한 뒤 DLE로 리튬을 회수하고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으로 정제하는 것이며, 제로 카본 리튬 프로젝트의 1단계 목표 생산량은 연간 약 2만 4,000톤의 수산화리튬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벌칸에너지로부터 2025년부터 5년 동안 수산화리튬 4만 5,000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110만 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지열 리튬은 친환경 리튬일까
지열발전과 DLE를 결합하면 광산을 새로 개발할 때와 비교했을 때 넓은 증발지를 만들 필요가 없고, 지열수를 오랫동안 지상에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을 가진다. 그러나 DLE 공정에서도 물과 전기, 흡착제, 산과 알칼리 같은 화학물질이 사용될 수 있고, 지열수에 포함된 실리카와 철, 망간을 미리 제거하는 과정에서는 고형폐기물이 발생하므로 지열수에서 생산한다고 해서 무공해 리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리튬 정제와 장비 세척에는 별도의 담수가 필요하며, 생산과 재주입 과정에서 지하 압력이 달라지면 단층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진에 대한 감시도 필요하다. 결국 지열 리튬의 환경성,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리튬 1톤을 생산할 때 사용한 전력과 담수의 양, 온실가스 배출량, 화학약품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지열수 재주입률을 기존 광산 및 염호 방식과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와 함께 주변의 대기와 수질, 지진 활동도 장기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발전소의 ‘배터리 광산’ 잠재력, 실증으로 증명할 때
지열발전과 DLE의 결합은 땅속의 열로 에너지 전환이 요구하는 두 가지 자원인 재생 전력, 리튬을 하나의 시설에서 생산하려는 시도다. 지열발전소는 전기만 생산하는 시설이 아니라 열과 광물을 함께 회수하고 사용한 물을 다시 순환시키는 복합 자원 시설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광산을 계속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이미 지상으로 끌어올린 물과 열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추가로 얻을 수 있는지에도 집중할 때이다.
아직 지열 리튬이 기존 채굴 방식을 대체할 정도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 모든 지열수에 충분한 양의 리튬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대규모로 생산하면서 비용과 환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더 지켜봐야 한다. 기업이 제시한 추정 생산량이나 장기 공급계약이 실제 생산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높은 리튬 회수율뿐 아니라 물과 에너지 사용, 폐기물, 지하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검증될 때 지열발전소가 비로소 ‘배터리 광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지구엔 이롭지만 지갑엔 부담: 한국 그린수소의 경제성", 29기 임혜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1810569&t=board
2. "태양광 발전 50% 시대... 남는 전기를 저장하지 못하는 한국 전력망", 29기 이예람,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1217459&t=board

참고문헌 
[에너지 산업의 핵심, 리튬 생산 방식의 한계]
1) 김상준, "“1년 소요 리튬 생산, 일주일로 단축”…리튬 신기술에 쏠린 눈", 매일경제, 2024.07.11, https://www.mk.co.kr/news/world/11064792
[지열수에서 전기와 리튬을 함께 얻는 원리]
1) 김은규, "'리튬, 더 빨리 더 많이'...커지는 DLE 시장, 포스코의 도전", 더일렉, 2025.06.30,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37559
2) 리오틴토 코리아, "직접 리튬 추출이란?", https://www.riotinto.com/ko-kr/kr/news/stories/direct-lithium-extraction
3) 홍명표, "리튬 직접 추출(DLE) 기술, 전 세계는 진격 중", 임팩트온, 2022.04.08, https://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3798
[국외부터 국내까지, 현실이 되는 지열 리튬] 
1) 이나영, “지오릿에너지, 美 리튬 최대 매장량 솔턴호수 인근 염수 및 광물권 확보 "IRA 시장 적극 공략"”, 뉴스핌, 2023.12.12,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1212000135
2)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독일 벌칸 에너지(Vulcan Energy)와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 체결", 2022.02.03, https://www.lg.co.kr/media/release/24417
[지열 리튬은 친환경 리튬일까]
1) 원호섭, 송경은, "지열발전후엔 작은 지진 뒤따라…충격 쌓여 잠자던 지진단층 깨워", 매일경제, 2019.03.28, https://www.mk.co.kr/news/society/8735952
2) "[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55>지열발전의 문제점과 과제를 말한다", 국제신문, 2018.08.06, 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180806.9909900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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