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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흔들리는 전통, 동계올림픽의 위기

R.E.F 27기 권준혁
2026-02-16

기후 변화에 흔들리는 전통, 동계올림픽의 위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권준혁 조재경, 28기 김나현, 29기 박승준 임혜원

기후 변화 속 개최한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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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1.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출처: IOC

2026년 2월 6일 금요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개회식을 진행하며 동계 올림픽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올림픽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바로 인공설이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적설량 감소와 기온 상승으로 동계 올림픽의 개최지와 시기에 대한 많은 논의가 진행됐으며,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70년 전인 1956년, 올해와 같은 장소인 코르티나에서 개최됐던 동계 올림픽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인다. 현재 코르티나의 2월의 평균 기온은 당시보다 섭씨 3.6℃ 증가하였고, 평균 적설량은 15cm나 줄었다. 이러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 등 자연 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종목에는 인공설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실제로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는 최대 240만㎥의 인공설이 투입될 예정이고, 인공설을 위해 약 94만 8000㎥의 물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IOC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올림픽 개최 가능 도시는 현재 93곳에서 2080년엔 30곳으로 줄어들 것이고 이마저도 인공설을 대량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한다. 코르티나만의 문제를 넘어 동계 올림픽의 지속 가능성을 인공설의 환경적 실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인공설의 생성 원리와 환경적 문제
기후 변화로 자연설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동계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겨울 스포츠 대회에서 인공설은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인공설은 기본적으로 저온 환경에서 물과 압축 공기를 미세한 입자로 분사해 눈 결정 형태로 얼리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눈 제조기는 물을 고압으로 분사하면서 동시에 공기를 섞어 핵을 만들고, 이 핵이 공기 중에서 급속히 냉각되며 눈으로 변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영하 2~3℃ 이하일 때 생산 효율이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영상에 가까운 온도에서도 인공설을 만드는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원 소모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인공설 생산에는 대량의 물과 전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예를 들어 2026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최대 240만㎥의 인공설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94만 8000㎥의 물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소 도시의 연간 생활용수 사용량에 맞먹는 규모이기 때문에 산악 지역의 수자원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특히 겨울철 수자원은 이미 한정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공설 생산을 위한 물 사용은 지역 생태계와 주민 생활용수 확보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인공설 생산 과정에서 소비되는 전력 사용은 온실가스 배출로 직결된다. 눈 제조기는 고압 펌프와 냉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이 전력이 화석연료 기반 전력망에서 공급될 경우 탄소 배출량은 급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기후 변화로 줄어든 자연설을 보완하기 위해 생산한 인공설이 다시 기후 변화의 원인을 강화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설은 자연설과 물리적 성질이 다르다. 따라서 토양과 식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공설은 밀도가 높고 녹는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봄철 토양의 수분 순환을 방해하며 고산 식물의 생장 시기를 늦춘다. 이는 장기적으로 산악 생태계의 균형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환경 단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결국 인공설은 동계올림픽 개최를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돼주지만, 그만큼 물 사용 증가와 에너지 소비, 온실가스 배출, 생태계 교란이라는 복합적인 환경 부담을 함께 유발한다. 이러한 특성은 동계올림픽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한 해법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기후 위기로 인한 동계올림픽의 변화
기후 변화로 인해 동계올림픽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이상 현상이 발생해왔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대회 기간 중 경기장의 눈이 녹는 일이 벌어졌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자연설 부족에 대비해 겨울 동안 내린 눈을 7개의 대형 특수 저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방식까지 동원됐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자연설이 극심하게 부족하여 사상 처음으로 모든 설상 경기장이 100% 인공설로 운영됐다. .
동계 올림픽에서 인공설 사용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약 80%,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90%,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00%에 달했다. 이는 기후 변화가 동계 스포츠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설 의존의 근본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된다. 1920~1950년대 올림픽 개최지의 평균 2월 기온은 0.5℃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기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개최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기온이 하루 종일 4℃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날이 많고, 낮 최고 기온이 10℃  이상까지 오르는 등 겨울보다는 봄에 가까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르티나담페초는 1956년 동계올림픽 개최 당시와 비교해 2월 평균 기온이 약 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니얼 스콧 교수와 로베르트 슈타이거 부교수 등이 지난해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겨울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전 세계 산악 지역 93곳 가운데 2050년대에도 충분한 적설량과 낮은 기온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은 52곳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80년대에는 그 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개최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개최지 감소 문제를 넘어 동계 스포츠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환경 부담이 큰 인공설 의존성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인공설 사용을 줄이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
이처럼 환경에 부담이 되는 인공설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계 여러 스키장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핀란드 북부에 위치한 Levi 스키장에서는 스노우 파밍(Snow Farming)을 통해 인공설 사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스노우 파밍은 스키 시즌이 종료된 후 남아있는 눈을 모아 거대한 단열층 밑에 저장한 후, 다음 겨울에 다시 꺼내서 쓰는 방식을 말한다. Levi 스키장에서는 9개의 공간에 연간 20만 m3의 눈을 저장하며, 각 눈 저장소들은 7cm 두께의 두꺼운 단열 매트로 덮여있다. 그 결과 전체 저장량 중 87%가량을 다음 겨울까지 녹지 않게 보존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장된 눈 덕분에 Levi 스키장은 인공설 사용 없이도 11월에 스키장을 조기 개장할 수 있으며, 인공설은 날씨가 충분히 추워진 후에만 사용함으로써 전기와 물의 사용 효율을 크게 높인다.
프랑스의 Les Arcs 스키장에서는 인공설 생산에 들어가는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해 눈이 녹아 생긴 물을 회수하여 재사용한다. Les Arcs 스키장에서는 인공설을 만들기 위해 l L'Adret des Tuffs 저수지에 저장된 물을 사용한다. 해당 저수지는 40만 m3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겨울동안 쌓인 눈이 봄에 녹으면서 채워진다. Les Arcs 스키장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인공설 생산에 들어가는 물 소비량을 크게 줄여 지속가능한 스키장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Aspen Snowmass 스키장 또한 인공설의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Aspen Snowmass 스키장에서 최근 확장된 Hero’s 구역은 고도가 높고 북향으로 설계되어 자연 눈 보존에 유리해 애초에 인공설을 사용해야 할 상황 자체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여기에 더해 LEED 인증을 받은 친환경 건물, 전기 스노모빌과 태양광 발전, 탄광의 메탄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프로젝트 등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녹색 인프라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차원에서도 인공설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IOC 스스로 2030년까지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할 계획을 수립했고, 2030년 이후부터 개최되는 모든 대회를 탄소중립을 넘어 기후 양성(climate positive)으로 전환할 것을 밝혔다. 기후 양성이라 함은 단순히 탄소를 줄이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남은 탄소에 대해서는 상쇄 이상으로 보상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향후 올림픽 개최에 후보지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장기 사회, 경제 계획에 기후 대응 전략 또한 중점적으로 포함돼 있어야 할 전망이다. 또한 앞선 스키장들의 사례에서 언급됐던 눈 녹은 물 재활용이나 스노우 파밍 등 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환경 영향을 줄이는 기술을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회 개최 시기를 눈 보존 조건이 더 좋은 1월로 이전하거나, 자연눈이 풍부한 10개국에서 순횐 개최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 또한 논의 중이다.

미래 세대에게 겨울 스포츠의 전통 물려줘야
동계올림픽은 오랫동안 설원과 빙판이라는 자연 환경 위에서 이루어지는 축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평균 기온 상승과 적설량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자연설만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처럼 수백만 m3의 인공설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설은 눈 부족이라는 위기를 단기적으로 해결해 주는 현실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그 생산 과정에서는 대량의 물이 사용되고, 눈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전력 소비가 뒤따르며, 이는 다시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 즉, 기후 변화로 인해 늘어난 인공설 사용이 또 다른 환경 부담을 낳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인공설은 임시방편일 뿐, 동계올림픽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보다 구조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개최지 선정 기준에 기후 안정성과 장기적 적설 가능성을 핵심 요소로 반영하고, 일정 지역을 순환 개최지로 지정해 기존 시설을 반복 활용함으로써 신규 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경기장 운영에 재생에너지를 확대 적용하고, 인공설 생산 과정에서의 물 재활용 시스템과 고효율 설비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수치와 이행 계획이 동반될 때 변화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동계올림픽의 위기는 기후 변화가 전통과 문화, 국제적 연대의 상징까지 흔들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의 지속 가능성은 기술의 발전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국제 사회가 기후 대응에 책임 있게 나설 때, 비로소 겨울 스포츠의 전통도 미래 세대에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식물 전투 시리즈 3편: 식물과 기술의 연합전선", 27기 조재경,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climate-change/?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8993832&t=board
2. "우리를 더, 그리고 자주 아프게 하는 기후변화", 25기 맹주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climate-change/?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9031344&t=board

참고문헌 
[기후 변화 속 개최한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1) 2026동계올림픽, 올림픽개회식, 2026.02.12,  https://www.olympics.com/ko/milano-cortina-2026/ceremonies/the-olympic-opening-ceremony
2) 박린, "코르티나도 덜춥다, 설 자리 잃은 동계올림픽", 중앙일보, 2026.02.0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9607
3) 오해원, “5만㎥ ‘인공설’ 논란… 환경시위 속 막올라[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문화일보, 2026.02.09, https://www.munhwa.com/article/11567209?ref=naver 
[인공설의 생성 원리와 환경적 문제
1) 이주영, “스키장 인공눈도 온난화 골칫거리…온실가스 대량배출”, 연합뉴스, 2023.06.12, https://www.yna.co.kr/view/AKR20230607081600518
2) 한화솔루션 블로거, “스키장 인공눈 어떻게 만들까?”, 세계일보, 2023.12.10, https://www.segye.com/newsView/20231207512428
3) 함영준, “기후변화로 스키장 개장 늦어지고 인공눈은 늘고”, 한림랩, 2024.12.01,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84154
[기후 위기로 인한 동계올림픽의 변화] 
1) 강찬수, ““이러다 없어질라”…온난화에 눈 없는 동계올림픽 현실화”, 에너지경제, 2026.02.03., https://www.ekn.kr/web/view.php?key=20260203022595103
2) 이원홍, “[이원홍의 스포트라이트]‘눈’ 없는 겨울올림픽”, 동아일보, 2026.01.11.,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60111/133134128/2
3) Steiger, R., & Scott, D. (2025). Climate change and the climate reliability of hosts in the second century of the Winter Olympic Games, Current Issues in Tourism, 28(22), 3661-3674.
[인공설 사용을 줄이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 사례]
1) 이종성, “동계올림픽 '인공 눈' 사용 급증→"자연설 가능한 곳에서만 순환 개최하자"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스타뉴스, 2026.01.05., https://www.starnewskorea.com/sports/2026/01/05/2026010510433322673#_enliple
2)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Snow, climate change and the Olympic Winter Games”, 2022.02.06., https://www.olympics.com/ioc/news/snow-climate-change-and-the-olympic-winter-games
3) Les Arcs 공식 홈페이지, https://en.lesarcs.com/guaranteed-snow
4) Rob Hodgetts, “The ski resorts stockpiling snow to resist global warming”, CNN, 2024.01.11., https://edition.cnn.com/travel/snow-farming-climate
5) Snow Sports News, “Seven Ways Aspen Snowmass Is Making A Sustainable Impact”, 2025.03.20., https://www.snowsportsnews.com/articles/seven-ways-aspen-snowmass-is-making-a-sustainable-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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