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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지켜지는 일상, 정전이 없는 이유

R.E.F 29기 조해나
2026-07-12

폭염 속 지켜지는 일상, 정전이 없는 이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조해나

당연한 여름, 당연하지 않은 전기
무더운 여름, 이제 에어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예전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선풍기만으로도 버틸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더해지면서 냉방기기 없이는 일상생활이 쉽지 않은 날이 많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 체감온도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의 영향을 함께 받으며, 습도가 높을수록 땀이 원활하게 증발하지 못해 실제 기온보다 더 덥게 느껴진다. 지난 2024년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기온은 25.6도로 1973년 이후로 가장 높았고, 열대야 일수도 20.2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특히 장마철에도 습하고 더운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비가 내려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날이 이어졌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에어컨과 선풍기를 사용하는 시간도 함께 늘어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여름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고 흐린 날씨까지 겹칠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98.8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전력수요였던 2024년 97GW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공급능력 107GW와 예비력 8.2GW를 확보해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수많은 가정과 건물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냉방기기가 동시에 가동되지만, 우리는 좀처럼 정전을 걱정하지 않는다. 전기는 왜 여름철 최대 사용량을 기록하는 순간에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을까. 그 당연한 일상 뒤에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숨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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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전력망을 지키는 사람들 ]

출처 : ©29기 조해나 chat gpt 생성


대한민국을 멈춰 세운 2011년 9.15 정전
폭염 속에서도 당연하게 전기를 사용하는 오늘과 달리, 우리나라도 대규모 정전으로 일상이 멈춘 경험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11년 9월 15일 발생한 전국 순환정전이다. 당시 추석 이후에는 기온이 내려가 전력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냉방기기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발전설비는 이미 예방정비에 들어간 상태였고, 결국 전력망 전체의 붕괴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로 전국적인 순환정전이 시행됐다. 평소 당연하게 사용하던 전기가 순식간에 끊기면서 국민들은 예상치 못한 혼란을 마주하게 됐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정전은 단순히 불이 꺼진 것 이상의 피해를 가져왔다. 운행 중이던 엘레베이터는 멈춰 섰고, 안에 갇힌 시민들의 구조 요청이 이어졌다. 신호등이 꺼진 도로에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발생했고, 병원에서는 일부 수술과 진료에 차질이 생겼다. 상인들은 냉장, 냉동식품이 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해야 했으며, 양식장에서는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물고기가 폐사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공장가 상가 곳곳에서도 생산과 영업이 중단되는 등 사회 전반에 큰 혼란이 이어졌다. 정부는 당시 전국 약 162만 호가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약 750만 명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집계했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전기의 소중함이 단 몇 시간의 정전만으로도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정부 합동조사 결과 정전 사태는 단순히 전력 사용량이 많아서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늦더위로 급증한 전력수요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고, 예비전력 관리 역시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여기에 기관 간의 상황 공유와 대응 체계도 미흡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국적인 순환정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정부와 전력당국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력수요 예측 체계를 개선하고, 예비전력 확보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전력수급 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보완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 폭염 속에서도 정전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왜 우리는 더 이상 정전을 걱정하지 않을까
2011년 9월 15일의 순환정전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전기를 생산하는 양보다 전기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정부는 정전 사태를 계기로 전력수요 예측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예비전력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기온 변화와 계절별 전력 사용 패턴 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발전설비 정비 일정을 조정해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전력수급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설계한 것이다. 
실시간 대응 체계도 크게 강화됐다. 전력거래소는 전국의 전력수급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며 전력 사용량과 예비전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거나 예비전력이 감소할 경우에는 발전기 출력을 조정하거나 추가 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상황에 맞는 대응을 실시한다. 또한 정부와 전력당국은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를 보완하고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정비해, 긴급 상황에서도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러한 변화는 여름철 폭염 기간 더욱 중요해진다. 수많은 가정과 건물에서 에어컨이 동시에 가동되며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더라도, 전력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공급 능력을 확보하며 실시간으로 전력망을 관리하는 체계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의 정전은 우리에게 큰 불편을 남겼지만, 그 경험은 오늘날 더 안정한 전력 시스템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폭염 속에서도 비교적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생산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이뤄지는 철저한 관리와 대비 덕분이다.


폭염이 시험하는 전력망 
폭염이 이어질수록 전력망은 더욱 바빠진다. 전국 곳곳에서 에어컨과 선풍기가 동시에 가동되면 전력 사용량은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증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기후와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해 최대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발전설비를 미리 확보한다. 여름철에는 발전설비 정비 일정을 조정해 공급 능력을 최대한 유지하고, 공급 가능한 전력과 예비전력을 사전에 확보하는 과정도 함께 이뤄진다. 
전력 생산이 시작되면 전력거래소는 전국의 전력수급 상황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발전기의 가동 현황과 전력 사용량, 예비전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발전기 출력을 조정하거나 추가 발전기를 투입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 정부와 전력당국도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마련해 발전설비와 송변전설비를 사전에 점검하고, 관계기관 간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 전기는 송전선과 변전소를 통해 전국 곳곳으로 전달되고, 우리는 집과 학교, 회사에서 아무렇지 않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에어컨 전원 버튼을 누르는 몇 초의 순간 뒤에는 전력수요 예측부터 발전, 송전, 실시간 계통 운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정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록적인 폭염에도 정전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치밀한 준비와 관리 덕분이다.

당연한 일상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노력
여름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에어컨을 켜고 시원한 실내에서 일상을 이어간다. 스위치를 누르면 전기가 공급되는 일은 너무나 익숙해 그 소중함을 잊기 쉽다. 그러나 2011년 9월 155일의 순환정전은 전기가 끊기는 순간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쉽게 멈출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 이후 우리나라의 전력 시스템은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꾸준히 발전해 왔다.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발전설비를 미리 준비하며, 예비전력을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전력망을 관리하는 수많은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오늘날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졌다. 
기후변화로 폭염은 앞으로도 더욱 잦아지고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전력망을 향한 부담도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올여름에도 큰 걱정 없이 에어컨을 켤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전기가 충분해서가 아니다. 정전 없는 일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철저한 준비와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력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5월 최저 전력수요, 해결책은?", 28기 민예슬,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power-grid/?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171206533&t=board
2. "'낮에 쓰는 전기가 더 싸다', 태양광이 바꾼 전기요금", 28기 김서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nvironmental-policy/?idx=170397283&bmode=view

참고문헌 
[당연한 여름, 당연하지 않은 전기]
1) 기상청, 2024년 여름철 기후특성, 2024.09.05, https://www.kma.go.kr/kma/news/press.jsp?mode=view&num=1194405
[대한민국을 멈춰 세운 2011년 9.15 정전] 
1) 김향미, 김정훈, 경향신문, [전국 162만가구 5시간 피해...승강기 고립, 공장도 멈춰], https://www.khan.co.kr/article/201109152203475
2) 산업통상자원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9.15 정전사태 재발방지 대책, 2011.09.26,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718943
3) 연합뉴스, [전국 초유의 정전사태, 수요예측 실패탓(종합3보), 2011.09.15, https://www.yna.co.kr/view/AKR20110915198252003
4) 연합뉴스, [초유의 정전사태..피해 구제책은(종합), 2011.09.15, https://www.yna.co.kr/view/AKR20110915230451003
5) 한국전력공사, 뉴스와이어, [전력수급 비상에 따른 정전 현황], 2011.09.15,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570471
[왜 우리는 더 이상 정전을 걱정하지 않을까] 
1) 김성진, 전자신문, [전력거래소,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 돌입...'기상이변, 불시고장 등 매주 점검'], https://www.etnews.com/20260630000316
2) 산업통상자원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9.15 정전사태 재발방지 대책, 2011.09.26,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718943
[폭염이 시험하는 전력망] 
1) 기후에너지환경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올 여름 역대급 전력수요, 우리집 전기 괜찮을까?, 2026.07.03,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7430
2) 김한식, 전자신문, [전력거래소, 여름철 복합 재난 대비 '유관기관 합동 전력수급 비상훈련' 시행], https://www.etnews.com/20260709000461
3) 장보인, 연합뉴스, [전력거래소, 여름철 수급 대시 전력설비 현장점검], https://www.yna.co.kr/view/AKR20260709148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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