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현주소
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현주소
① - 한국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김지원
지난 11월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소융합얼라이언스는 ‘제1회 수소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였다. 정부는 수소의 원소 기호인 H2를 이미지화해 11월 2일을 ‘수소의 날’로 지정하고 오는 2023년까지 수소법 개정을 통해 수소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수소 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유공자를 격려하고 수소 산업인의 화합과 사기 진작을 도모하였다.
[자료 1. 제 1회 수소의 날 ]
출처 : ZDNET Korea
또한 지난 11월 9일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제5차 수소 경제위원회’에서 발표된 3대 수소 경제 성장전략에서는 청정 수소 공급망 구축과 세계 2등 수소 산업 육성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며 3대 성장 전략으로 규모･범위의 성장(Scale-Up), 인프라･제도의 성장(Build-Up), 산업 기술의 성장(Level-Up)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현재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사회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수소’이다. 어째서 ‘수소'가 우리나라의 미래에 필수적인 키워드가 된 것인지 한국의 에너지 현황을 알아보며 이야기해보려 한다.
에너지 안보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에너지 안보는 ‘한 국가가 경제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증가하는 사회・경제 및 군사적 필요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공급의 확보'를 의미한다. 즉,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의미한다.
Enerdata에서 조사한 ‘World Energy Consumption Statistics’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7번째로 에너지 소비량이 큰 나라이다. 그러나 한국은 1차 에너지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오며 높은 해외 의존도를 보인다. 그렇기에 국제 에너지 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사건들에 따라 국내 에너지 시장도 크게 요동친다. 높은 해외 의존도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화석연료의 가격이 크게 오르는 ‘워 플레이션(warflation)’ 현상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국제 유가의 가격이 $123.7까지 크게 오르며 국내 휘발유의 값은 최대 2,145원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3대(석유, 가스, 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작년 동기간 대비 2배까지 증가하였다.
2021년 기준 에너지·자원 수입에 지출된 비용은 1,372억 달러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22.3%에 달하는 규모이다. 또한 석유･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자원의 도입선이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점도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의 또 다른 취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석유의 경우 약 59.8%를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료 2. World Energy Consumption Statistics ]
출처 : Enerdata
한국의 친환경 에너지 자급률은 어떠할까? 세계의 전기 생산 중 신재생 에너지의 점유율은 평균 28.1%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8.6%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하위 국가 중 7번째, OECD 국가 중에서는 최하위의 순위를 차지했다. 한 마디로 현재 한국은 높은 에너지 소비량에도 불구하고 높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와 낮은 친환경 재생 에너지 자급률을 가져 에너지 안보가 위험한 상황이다.
국내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
에너지 안보를 높이기 위해 우리는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자급률은 높여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한국은 작은 국토 면적과 높은 인구 밀도를 가졌다. 또한 국토의 대략 70%가 산지로 이루어져 풍력,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원을 생산할 부지를 만들기에 지리적 한계를 가진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지 훼손, 생활환경 영향 등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이에 따른 갈등 심화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저해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산지에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을 설치하다 보면 탄소 흡수원 중 하나인 나무를 베어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 취지와 대비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 3. 우리나라 산지 태양광 발전소]
출처 : 한국일보
에너지 생산량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 한계의 이유가 된다.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는 실제 발전량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우며, 기상 조건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출력이 변동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출력 변동은 전력계통에 급격한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계통이 지니는 관성을 낮추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협한다.
수소 에너지 시대의 개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소 경제는 에너지 재분배를 유발하고, 기존 에너지 패권에 변화를 일으키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수소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가볍고 보편적인 원소이다. 고갈될 우려가 없으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지 않으며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여 지역적 편중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수소의 단위 무게 당 함유 에너지는 120.7kJ/g로 천연가스(54kJ/g) 나 원유(48kJ/g)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어 적은 양으로도 대량의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수소 에너지는 풍부하고,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이다. 그렇다면 이 수소 에너지가 한국에서 어떻게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한국은 수소 활용 부문, 그중에서도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발전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정책방향이 수소차 및 수소 연료전지 중심의 산업 육성이었던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국내에서 밸류체인이 체계적으로 육성되어가고 있고, 대량생산 체제 또한 완성단계를 향해가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전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구매 보조금, 충전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력해 2025년까지는 세계 최대 시장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핵심은 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
그러나 수소 에너지가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해결할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수소 경제 전주기 생태계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소 경제 진출에 가장 먼저 뛰어든 유럽의 경우, 수소의 생산과 저장, 충전 인프라를 탄탄히 다져왔고, 이를 기반으로 수소전기차나 수소엔진 차량과 같은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에 반해 국내 수소 시장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완전한 수소 경제로의 도입을 위해서는 수소의 활용 부분을 넘어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유통해 낼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 생산 기지, 수소 운송 및 저장 시설, 수소차 충전소 등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 또한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수소경제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울산수소시범도시로 보는 수소경제의 모든 것", (21기 한세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97
2. "수소경제 활성화, 어디까지 왔을까?", (15기 김상재, 18기 이다연, 이시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127
참고문헌
[서론]
1) 박경석, "제1회 수소의 날 "수소 경제 통한 탄소중립 실현"", 에코타임스, 2022.11.02, http://www.ecotig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558
2) 이종수, "새 정부, 수소산업 본격 '성장 닻' 올린다, 월간수소경제, 2022.11.30, https://www.h2news.kr/mobile/article.html?no=10521
[에너지 안보]
1) 도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21세기 에너지안보의 재조명 및 강화 방안, 기본 연구 보고서 03-07, https://www.keei.re.kr/web_keei/d_results.nsf/0/EF4207C8461005A1492579C30039A368/$file/%EA%B8%B0%EB%B3%B803-07.pdf
[국내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
1) 한국석유공사, "수소 에너지 산업의 현재와 미래", GS칼텍스 미디어허브, 2021.08.12, https://gscaltexmediahub.com/energy/column-hydrogen-energy-present-future/
[수소 에너지 시대의 개화]
1) 한병화, "수소산업이 이끌어 가는 탄소중립의 미래", SK ecoplant newsroom, 2021.09.23, https://news.skecoplant.com/plant-tomorrow/1195/
[핵심은 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
1) 성재경, "H2 MEET로 보는 대한민국 수소산업 트렌드", 월간수소경제, 2022.09.30, https://www.h2news.kr/mobile/article.html?no=1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