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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극 배터리, 음극재가 배터리에 없을 수 있다고?

R.E.F. 23기 신지연 2023. 8. 1. 09:00

무음극 배터리, 음극재가 배터리에 없을 수 있다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신지연

 

배터리의 핵심, 에너지 밀도 향상

현재 가장 상용화된 배터리는 LIB라고 불리는 리튬 이온 이차전지로 기존의 이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출력이 우수하며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규모의 성장과 함께 배터리 기술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지의 에너지 밀도 향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에서 에너지 밀도의 향상이 곧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새로운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자료 1. 주요 배터리 기술별 에너지 밀도]

출처 : 조선비즈

기존의 연구로는 활물질 내 Ni 함량을 높이거나,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거나, 또는 리튬이 아닌 마그네슘, 아연 등 다가 이온을 carrier cation으로 이용하려는 시도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기사에서는 무음극(anode-free) 배터리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이 무음극 배터리는 음극에 활물질 없이 집전체만 사용하는 구조의 배터리로 획기적인 수준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음극 배터리의 원리 및 연구 동향

Anode-free 혹은 Anodeless라고도 하는 무음극 배터리는 별도의 음극 활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구조의 배터리로, 리튬 이온 이차전지의 한계점을 해결할 차세대 배터리이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 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현재 LIB에서 사용되는 흑연 음극재의 경우 이미 충분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 더 이상의 성능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음극재의 양을 줄이거나 없애면 전지의 부피나 질량이 감소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다.

기존 LIB의 경우 양극 활물질인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따라 음극과 양극을 이동하면서 충방전이 이루어진다. 양극재에서 분리된 리튬 이온이 흑연의 층상구조 내로 삽입되는 과정을 충전, 반대로 리튬 이온이 음극재에서 탈리하여 양극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방전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무음극 리튬 이차전지의 경우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저장할 음극 활물질 없이 음극 집전체만 존재한다. 음극 집전체로는 대게 구리가 사용되며, 리튬 이온이 집전체 표면에 리튬 금속 형태로 증착되는 과정이 충전이다. 그리고 다시 집전체 표면에서 이온 형태로 떨어져 나가 양극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방전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배터리 기업들이 이러한 무음극 배터리에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카이스트(KAIST) 김희탁 교수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음극재 부품으로 집전체만 사용한 ‘음극재 없는 리튬 전지(Anode-free Li battery)’ 기술을 공개했다. 이는 음극 활물질을 저장하는 구리 집전체를 활용해 흑연 음극재를 없앰으로써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기술이다.

[자료 2. 높은 일함수를 가지는 탄소 결함 구조 표면을 통한 전해액 분해 억제 및 리튬 금속 균일 성장]

출처 : 전자신문

집전체는 전지 내 활물질에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전자를 외부에서 전달하거나 활물질에서 전자를 받아 외부로 흘려보내는 통로 역할을 한다.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동박(전지박)이 바로 집전체다. 동박은 구리로 만들지만, 연구팀은 이를 보완한 음극 집전체를 사용해 구리 집전체의 단점을 보완했다.

무음극 배터리는 음극 활물질을 저장해두는 구리 집전체만이 음극 부품으로 들어가며, 집전체 위에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지는 리튬 금속 형태로 에너지가 저장된다. 음극재가 없는 리튬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60%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처럼 현재 학계에서는 다양한 anode-free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전고체 배터리 역시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시점에서 anode-free 배터리의 상용화는 시기상조라는 전망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상용 수준의 anode-free 셀이 개발된다면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음극 배터리의 덴드라이트 억제를 위한 연구

무음극 배터리는 활물질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음극재의 부재로 음극의 부피가 사이클 과정에서 팽창하고 이는 배터리 수명 악화로 이어진다. 에너지 밀도의 획기적인 향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덴드라이트 형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로 인해 셀 성능이 저하되는 한계점이 있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되며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이 결정체가 배터리의 분리막을 훼손해 수명과 안전성이 낮아진다. 따라서 무음극 배터리의 덴드라이트 억제를 통한 성능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Anode-free LIB에서 덴드라이트 억제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에는 전해질 개질, composite anode 형성, 양극 코팅 등이 있다. 대부분 이 중 두 개에서 세 개의 방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anode-free 셀의 수명 및 효율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다.

[자료 3.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무음극 배터리 기술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의 인포그래픽]

출처 : 조선비즈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고안한 무음극 배터리는 리튬 금속 음극재 대신 음극에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 층을 적용해 ‘석출형 리튬 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충전 시 음극 표면에 리튬 메탈 형태로 음극재가 생겼다가 방전 시에는 없어지는 구조로 초기 상태에는 음극재가 없는 무음극 배터리이다.

 

결론

글로벌 배터리 업체는 충전 시간을 줄이고 주행 거리는 늘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널리 쓰이는 음극재인 흑연 대신 실리콘이나 리튬 금속을 쓰는 방안이 진행 중이다. 음극재는 배터리 제조 가격의 20%를 차지할 만큼 가격이 비싸 실리콘이나 리튬 금속을 사용할 경우 생산 단가는 더 올라가고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이 크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 기존 배터리의 한계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 차세대 무음극 배터리의 등장은 좋은 시도로 볼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리튬 이온 이차전지 기술 개발 역시 몇 십 년 전 이루어진 연구를 기반으로 하듯이, anode-free 셀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당장의 상용화는 어려워도 배터리 기술 개발 과정에 있어 유의미한 연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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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make] (취재) 갈수록 잦아지는 배터리 화재사고, 막을 방법은 없을까?", 23기 김용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110

2. "EU 지속 가능한 배터리 법", 21기 곽서영, 22기 박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105


참고문헌

[배터리의 핵심, 에너지 밀도 향상]

1) 송기영, "삼성·현대차·SK가 탐내는 꿈의 기술 ‘무음극 배터리’, 1회 충전에 800㎞ 주행", 조선비즈, 2021.10.16,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1/10/16/4OCFTUGZSZC77GXYQXM4GMRNJU/

[무음극 배터리의 원리 및 연구 동향]

1)유은주, "KAIST, 음극재 없는 리튬배터리 음극 집전체 개발", 신소재경제, 2021.10.20,

http://amenews.kr/news/view.php?idx=46546

2) 정재훈, "1회 충전으로 630㎞ 달리는 무음극 배터리 개발", 전자신문, 2022.09.27,

 

https://www.etnews.com/20220927000021

[무음극 배터리의 덴드라이트 억제를 위한 연구]

1) 조인영, "[컨콜] 삼성SDI "전고체 전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무음극 기술 핵심", 데일리안, 2022.04.28,

https://www.dailian.co.kr/news/view/1108209/?sc=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