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전력계통

출력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순 없을까?

R.E.F. 24기 이우진 2023. 10. 2. 09:00

출력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순 없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용대, 24기 배장민, 이우진

 

[재생에너지 확대, 피할 수 없는 흐름]

오늘날 지구촌 곳곳에서는 한파와 폭설, 집중호우, 가뭄 등의 이상기후의 증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파리협정 체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의 세계 주요국들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함이다.

[자료 1. RE100에 가입한 기업들]

출처 : 한국에너지융합협회

국가 차원을 넘어 기업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바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다. RE100이란 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캠페인’이다. 캠페인의 형태로 시작한 RE100은 점차 Google, Apple, MS, BMW, GM 등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었고,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국내 대기업들도 재생에너지 사용의 확대를 요구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확대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최근에는 출력제한 문제로 인해 국내에서 재생에너지가 오히려 저감될 위기에 처했다. 그렇다면 출력제한이란 무엇일까?

 

[출력제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재생에너지의 고질적인 문제]

출력제한이란 전력의 수급 균형과 계통 안정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우리나라의 전력 계통에서는 단위 시간당 전력의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켜 일정한 주파수와 송배전 수준에 맞는 전압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거나 공급이 급증해 출력량에 큰 변화가 생길 경우, 계통주파수와 전압이 불안정해져 계통 안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규모 정전(블랙아웃)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만연에 방지하고자 전력거래소는 수급 불균형 혹은 출력량에 큰 변화가 생겼을 때 발전사업자에게 발전기 출력량을 제한하라는 명령을 전달한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출력제한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변동성’과 관련이 있다. 태양광, 풍력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출력량은 일조량과 풍속이라는 자연 현상에 따라 달라진다. 즉, 재생에너지가 확대될수록 출력량의 예측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력의 수급 균형과 계통 안정도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게다가 대형 기저 발전원(화력발전, 원자력발전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의 전력 계통에서는 출력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이 부족한 경우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전력수요가 낮은 경부하 기간 또는 하루 중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겹치는 낮 시간대에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 전력 부하가 급격히 떨어지는 덕커브 현상이 심화하는 경우에도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조치가 가해질 수 있다.

[자료 2. 덕커브 현상으로 인한 전력수요 변화]

출처 : Energy Knowledgebase

탄소 없는 섬을 계획 중인 제주도의 경우에는 2030년까지 ’CFI 2030(Carbon Free Island Jeju 2030)’ 목표를 선언하며 2020년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약 18%에 달했을 정도로 재생에너지의 보급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출력제한 빈도 역시 늘고 있어 2020년에는 풍력발전 출력제한으로 인한 손실액만 약 30억 원으로 추산된 바 있다. 특히 이전까지 풍력발전을 대상으로 하던 출력제한은 2020년부터 태양광 발전으로도 확대됨에 따라 제주도의 출력제한의 손실액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출력제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전력거래소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출력제한을 고지할 경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 감소는 고스란히 발전사업자의 몫이 되고 있다. 게다가 출력제한에 대한 보상은 일부 경우에 한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출력제한 조치가 심화될수록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2050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출력제한 자체의 목적을 놓고 보면 전력 계통의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이지만, 증가하는 출력제한의 피해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재생에너지 확대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이 증가하는 것은 수요 대비 전력이 초과 생산되었기 때문인데,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발전량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초과 전력량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따라 달려있다. 즉,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확대 수용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중심으로 전력 부하를 관리할 수 있도록 전력 계통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내용을 본문에서 기술과 정책의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저장’하는 방법, ESS]

[자료 3. ESS]

출처 : 배터리인사이드

우선 초과 전력을 ‘저장’하는 방법으로, ESS(Energy Storage System)가 있다. ESS란 에너지를 저장ㆍ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매우 큰 보조배터리로 비유할 수 있다. 태양광,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하루만 보더라도 발전량의 변화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 변동성을 잡아줄 수 있는 유연성 자원 중 하나가 바로 ‘ESS’인 것이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부하가 높은 시간대에 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생에너지를 ESS와 연계할 경우 초과 전력이 발생하더라도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수 있고, 재생에너지가 가지는 시간적 불확실성을 이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전기료 절감 및 정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발전소, 송배전 시설, 가정, 공장,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어 출력제한 문제를 완화하는 방안으로도 활약할 수 있다.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 섹터커플링]

[자료 4. 섹터커플링 구조]

출처 : Clean Energy Wire

앞서 ESS가 초과 전력을 ‘저장’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은 저장뿐만 아니라 ‘활용’에도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섹터 커플링이란 말 그대로 각 부문을 연결하는 것으로, P2X(Power-to-X) 기술이 기반이 된다. 쉽게 말해서 발전 부문에서 생긴 초과 전력을 저장 및 가스, 열 등으로 변환하여 필요한 부문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고, 전력 계통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섹터 커플링 기술에는 P2G, P2H, V2G가 있다.

  • P2G(Power-to-Gas)

[자료 5. P2G 구성도]

출처 : 제주에너지공사

먼저, P2G(Power-to-Gas)란 재생에너지로 인해 발생한 초과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 하여 그린수소를 생산·활용하거나, 생산된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메탄 등의 연료 형태로 저장·이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때 생산된 수소나 메탄은 필요한 경우 연료전지나 가스터빈, 수송 연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P2G 기술은 장기간·대용량·고밀도 에너지 저장이 가능해 계절에 따라 출력 변동이 높은 재생에너지와 결합하기에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고, ESS와는 달리 가스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송전 제약이 상대적으로 해소되어 장거리 지역에도 에너지를 수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P2H(Power-to-Heat)

[자료 6. P2H 구성도]

출처: IRENA

P2H(Power-to-Heat)란 재생에너지의 초과 전력으로 물 또는 공기를 가열한 후, 열에너지로 전환해 축열조에 저장하거나 지역난방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순환시키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때 히트펌프, 전기보일러, 지역난방 시스템 등이 주로 이용되며, 가정이나 산업 부문으로 열에너지가 수송된다. 현재 난방 에너지 사용의 약 3분의 2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에너지기구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히트펌프를 통해 2030년에 전 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최소 5억 톤까지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즉, P2H 기술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부문과 열 부문을 통합할 경우 재생에너지 초과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저탄소 난방시스템의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V2G(Vehicle–to-Grid)

[자료 7. V2G 구성도]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V2G(Vehicle–to-Grid)는 전기차의 배터리를 전력 계통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평상시에는 배터리의 전력을 주행용으로 사용하고, 전력 사용이 많은 피크시간대에는 반대로 충전된 전력을 그리드로 송전한다. 게다가 초과 전력이 발생할 경우 전기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전력의 수급균형을 맞출 수 있다. 즉, V2G는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을 전력 시스템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며, 전기차가 하나의 ESS로 활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을 통해 V2G 기술의 구현과 실증을 완료한 상태이다. 앞으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각 전기차의 배터리가 ESS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우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의 높은 가격, 부족한 충전소 인프라, 전력 수요관리(DR) 시장 관리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V2G의 확대는 여전히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예측’하고 ‘관리’하는 방법, VPP]

출력제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초과 발전으로 버리는 전력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발전량이 필요치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출력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여, 이에 맞는 전력 계통 운영이 필요하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연계 계통에서는 소규모 태양광이나 ESS, 전기차 등 규모가 작고 다양한 전원들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운영이 적용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을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분산 전원들의 개별적 관리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언급되는 것이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이다.

[자료 8. VPP 개념도]

출처 : KEMRI

VPP란 다양한 분산 전원들을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를 이용하여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서 곳곳에 있는 소규모의 분산자원들을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분산 전원 기반에서도 쉽고 효율적으로 전력 계통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VPP를 이용하면 개별 예측 대비 예측의 정확도도 향상되어 초과 생산되는 전력이 최소화될 것이므로, 출력제한의 문제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VPP 기술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문제점 중 하나인 비예측성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5월 25일,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는 통합발전소 운영시스템 구축 및 실증을 포함한 ‘계통 유연 자원 서비스화 기술개발’ 사업의 착수 보고회가 개최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VPP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섹터 커플링, ESS, 수요반응(DR), 전기차 등 계통 유연화 자원을 활용한 수십MW 규모의 통합발전소를 구성/운영하여 시장 참여를 지원하는 한국형 통합발전소(VPP)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분산 자원 거래를 위한 기술적, 제도적 방안 마련을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4년에 걸쳐 총 26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VPP는 소규모의 분산 전원들을 전력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매우 많은 수의 분산 전원들은 일일이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VPP를 통해 분산 전원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재생에너지의 전력시장 참여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VPP 중개사업자를 거쳐 전력 거래 입찰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료 9. 스마트그리드 개념도]

출처 : KSGA

최근 스마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와 같은 분산 전원 기반 계통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VPP는 이 같은 분산 전원 위주의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예측 및 관리하여 출력제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전력 거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VPP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다가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력 거래시스템과 가격]

앞서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문제 해결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기술적 측면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러한 기술들을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의 제정과 시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기존 전력 거래 구조와 가격 측정, 그리고 2024년 2월부터 제주도에서 시범 시행되는 재생에너지 거래 개정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당일 실시간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전력 거래는 전력거래소(KPX)에서 다음 날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전력을 1시간 단위로 예측하고, 하루 전에 전력을 거래하는 구조이다. 전력거래소는 예측한 다음 날의 전력 수요를 바탕으로 원자력발전소, LNG 발전소, 석탄발전소 등 각 발전소에서 해당 시간대에 발전할 수 있는 양을 우선 확인한다. 그 후, 해당 시간대에서 발전 단가가 가장 저렴한 전력부터 발전하도록 지시하는 ‘급전지시’를 내린다. 해당 시간대의 전력 수요를 모두 공급한 시점에서 발전 지시를 받는 발전소의 발전 단가를 계통한계가격(System Marginal Price, SMP)이라고 한다. 한국전력은 SMP에 따라 구매한 전력을 수용가(소비자)에 공급한다. 쉽게 말해, 전력거래소에서 다음날 필요하다고 예상하는 전력을 각 시간대에서 발전가격이 가장 낮은 순부터 발전하도록 지시하고 한국전력은 SMP에 따라 전력을 구매하여 수용가(소비자)에 공급하는 구조이다.

[자료 10. 전력거래시스템 구성도]

출처 : 전력거래소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의 특혜]

원자력발전소, LNG 발전소, 석탄발전소 등이 전력도매시장에서 가격입찰을 통해 경쟁하는 반면, 현재 재생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전력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고 한국전력에 먼저 구매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출력제한 등의 규제가 있지 않은 이상, 발전한 전력을 모두 팔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다른 발전원과 달리 연료비가 들지 않음에도 계통한계가격(SMP)이 적용된 조건으로 구매되어 왔다. 추가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 RPS) 또는 RE100 충족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로부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REC)를 통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이다. REC을 통한 수익은 재생에너지의 친환경적인 특성이 반영된 재생에너지만의 차별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발전원과의 가격경쟁 없이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재생에너지 발전의 특혜가 분명하다.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의 변화 – 제주 시범 사업으로부터]

관련 제도의 개편으로 2024년 2월부터 제주도에서 발전된 재생에너지는 전력시장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전력 수급 여건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예비력을 상품화하는 실시간·보조 서비스 시장 또한 개설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는 해당 내용을 담은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이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으로 제주도에서 설비용량 3MW가 넘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원자력발전, LNG 발전, 석탄 발전 등의 발전원들과 전력 판매의 가격 경쟁을 하게 되었다. 재생에너지의 보급과 발전을 위해 다른 발전원보다 우선 구매해 주던 혜택을 없애고, 시장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거래 당일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의 변동분을 거래하는 실시간 시장을 추가로 개설하고, 예비력을 상품화하여 거래하는 보조 서비스 시장도 운영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0월부터 모의 운영을 거쳐 내년 2월 제주도에서 시행한 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자료 11. 제주도의 태양광발전단지]

출처 : 제주에너지공사

 

[제주도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 개정안, 기대 효과는?]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제주도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에서의 기대 효과는 무엇일까? 그 답으로는 하루전시장 문제 보완과 가격기능 강화, 그리고 출력제한에서 지적된 차별적 출력제한 문제 해결 등이 있다. 전력거래소에 게시된 ‘전력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운영규칙(안)’에따르면, 실시간에 인접하여 가격과 거래량을 결정하는 15분 단위 실시간 시장을 통해 현행 화력발전기의 기동・정지에 중점을 두고 설계된 하루전시장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예비력에 대해서도 시장가격으로 보상하는 보조 서비스 시장 개설을 통해 가격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제안 사유는 전력 과공급 상황에서 전력 계통을 안정되게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기 위함이다. 이번 개정안을 시작으로 제주도에서부터 대한민국 전체 전력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이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의 목표이자 기대 효과인 것이다.

재생에너지 시장의 규모가 큰 제주도의 경우 조금 더 특별하다. 현재 논란이 되는 차별적 출력제한을 줄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가 전력시장 입찰을 통해 판매되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더욱 정확히 예측 가능하다. 따라서 중앙에서 전력 운용이 가능해지고 계통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전력 과잉 공급 상황에서 입찰 가격이 높은 순으로 출력제한을 두면서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에서 문제로 꼽히던 차별적 출력제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출력제어 장치가 설치된 발전소에만 출력제한 조치가 내려져 출력제어 장치를 설치한 발전소 사업자들만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가격 입찰을 통해 발전량을 예측하고 출력제한이 필요할 때 높은 가격으로 발전하는 발전소부터 출력제한을 하게 되어 출력제한 순서에 대한 규정이 생긴 것이다. 이번 개정안으로 제주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중앙관리를 통한 출력제한 횟수 감소와 꾸준히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미래 운용 방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심을 가지면서 재생에너지는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써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2년 기준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설비용량이 전체 설비용량의 20%를 차지한 만큼 재생에너지의 보급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력 과잉생산, 송·변전 설비의 용량 제한과 잉여 전력 대비 저장량과 보급률이 저조한 전력 저장 장치 등으로 출력제한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꾸준히 보급 중이고 상용화 중인 현재, 출력제한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발전 사업가의 수익성 등을 담보할 수 없어 재생에너지 보급 및 활용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ESS, 섹터 커플링, VPP, 스마트그리드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전기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재생에너지의 비예측성을 보완하고 있다. 또한, 2024년 2월 시행되는 제주도의 전력 거래 시장 개정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예측과 중앙제어를 통한 전력 계통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의 에너지 저장 및 활용 기술에서도 지적되는 문제가 있다. V2G에서 사용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문제, ESS의 과부하에 따른 화재사례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E100, 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인 에너지 흐름 변화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사용과 보급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활용이 결국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임을 생각하며, 개개인 또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사항부터 국가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재생에너지 정책까지 관심을 두고 그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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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재생에너지 확대, 피할 수 없는 흐름]

1) 기상청, 이상기후감시, https://www.kma.go.kr/kma/biz/climate02.jsp

2) 한국에너지융합협회(RE100정보플랫폼), “RE100 개요”, https://www.k-re100.or.kr/doc/sub1_1_1.php

[출력제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재생에너지의 고질적인 문제]

1) 김자현, 문희승, 한가희, “2030 탄소 없는 섬 제주도, 출력제한 없는 섬에서부터”, 기후솔루션, 2022.09, https://forourclimate.org/hubfs/2030%20%ED%83%84%EC%86%8C%20%EC%97%86%EB%8A%94%20%EC%84%AC%20%EC%A0%9C%EC%A3%BC%EB%8F%84%2c%20%EC%B6%9C%EB%A0%A5%EC%A0%9C%ED%95%9C%20%EC%97%86%EB%8A%94%20%EC%84%AC%EC%97%90%EC%84%9C%EB%B6%80%ED%84%B0.pdf

[출력제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 김자현, 문희승, 한가희, “2030 탄소 없는 섬 제주도, 출력제한 없는 섬에서부터”, 기후솔루션, 2022.09, https://forourclimate.org/hubfs/2030%20%ED%83%84%EC%86%8C%20%EC%97%86%EB%8A%94%20%EC%84%AC%20%EC%A0%9C%EC%A3%BC%EB%8F%84%2c%20%EC%B6%9C%EB%A0%A5%EC%A0%9C%ED%95%9C%20%EC%97%86%EB%8A%94%20%EC%84%AC%EC%97%90%EC%84%9C%EB%B6%80%ED%84%B0.pdf

[‘저장’하는 방법, ESS]

1) LG에너지솔루션, “ESS 개념”, https://www.lgensol.com/mobile/kr/business-ess-battery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 섹터커플링]

1) 이태의, 이수민, 임정민,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 (섹터커플링)의 탄소중립 기여도 분석: P2G 기술을 중심으로”, 에너지경제연구원, 2022.05, https://www.keei.re.kr/web_keei/d_results.nsf/0/F4BF4589C7680D03492589800008517C/$file/22-05_%EA%B7%B8%EB%A6%B0%EC%97%90%EB%84%88%EC%A7%80%20%ED%86%B5%ED%95%A9%20%EC%8B%9C%EC%8A%A4%ED%85%9C(%EC%84%B9%ED%84%B0%EC%BB%A4%ED%94%8C%EB%A7%81)%EC%9D%98%20%ED%83%84%EC%86%8C%EC%A4%91%EB%A6%BD%20%EA%B8%B0%EC%97%AC%EB%8F%84%20%EB%B6%84%EC%84%9D.pdf

2) “전략제품 현황분석: Vehicle-to-Grid(V2G)”, 기술보증기금, https://tb.kibo.or.kr/ktbs/board/tech-trend/tech_trend.do?mode=download&articleNo=569&attachNo=1447 

3) 한국에너지공단,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P2G 기술 활성화 필요성”, http://www.energy.or.kr/web/kem_home_new/energy_issue/mail_vol73/pdf/issue_176_03_01.pdf

4) 한국에너지공단, (제124호)주간에너지이슈브리핑, “에너지용어: P2G (Power to Gas)”, 2016.03.18, http://www.energy.or.kr/web/kem_home_new/energy_issue/mail_vol38/pdf/issue_124_05.pdf

5) Francois Briens, Rafael Martinez-Gordon, IEA, “Heating”, 2023.07.11, https://www.iea.org/energy-system/buildings/heating

[‘예측’하고 ‘관리’하는 방법, VPP]

1) 권현정, “HD현대·한화·SK 나섰다…‘VPP 중간다리’ 발전량 예측시장 무엇?”, 시사오늘, 2023.07.08,
https://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880

2) 조현진, “분산에너지 거래 모델이 만들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2023.05.25,
https://www.motie.go.kr/motie/ne/presse/press2/bbs/bbsView.do?bbs_seq_n=167265&bbs_cd_n=81¤tPage=1&search_key_n=title_v&cate_n=&dept_v=&search_val_v=%EB%B6%84%EC%82%B0%EC%97%90%EB%84%88%EC%A7%80

3) 최태범, “태양광·풍력 관리하는 '가상발전소' 뭐길래…현대·SK도 반했다”, 머니투데이, 2022.11.2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112702204036108

[우리나라의 기존 전력 거래 구조와 가격]

1) 전력거래소, 전력거래시스템, https://www.kpx.or.kr/menu.es?mid=a10401030000

[제주도부터 시작되는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의 변화]

1)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산업통상자원부), “내년 2월 제주 재생에너지도 전력시장에 참여…실시간·보조서비스시장 개설”, 2023.08.30,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19439

2) 전력거래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시장 개편」안내”, 2023.08.30, https://www.kpx.or.kr/board.es?mid=a11201000000&bid=0042&act=view&list_no=70386

[제주도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 개정안, 기대 효과는?]

1) 전력거래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시장 개편」안내”, 2023.08.30, https://www.kpx.or.kr/board.es?mid=a11201000000&bid=0042&act=view&list_no=70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