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형태의 태양 전지: 광전기 화학전지
다른 형태의 태양 전지: 광전기 화학전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그린수소를 위한 움직임]
현재 수소는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상용화 정도가 낮지만, 잠재성은 가장 높은 에너지원이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시장 규모는 연평균 9.2%가 증가하여 2050년에는 2조 5천억 달러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일본 역시 올해 6월 '수소 기본전략 개정안'을 발표하며 수소 에너지에 투자하는 비중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수소 에너지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부생 수소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부생 수소는 수소 1톤을 생산할 때마다 10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한 상태이다.
[기존 그린 수소 생산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광전기화학전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물을 전기분해함으로써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으로 그린 수소 생산 비중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그린 수소 생산 방식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를 유도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있다. 그중 가장 각광받는 기술이 바로 광전기화학적 물 분해이다. 이 광전기화학적 물 분해의 핵심 소자가 바로 광전기화학전지인데,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기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의 한계점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발전기를 그대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구상하고 있는 그린 수소 생산 설비는 태양광 발전기 및 수력 발전기와 전기 분해 설비를 독립적으로 연결해 만든 설비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경우, 실제 설비도 복잡할 뿐 아니라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기 분해에 사용함에 있어 전력 손실이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린 수소 생산 단가가 높다는 한계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자료 1.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광전기화학전지]
출처 : 이웃집과학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광전기화학전지이다. 광전기화학전지는 기존 그린 수소 생산 설비와 달리 태양빛을 직접적으로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광전기화학전지는 빛에 의해 가동되는 전지로, 일반적인 전지와는 달리 전극에 반도체를 사용하며 현재는 주로 실리콘이 쓰이고 있다. 이 반도체의 밴드 갭 이상의 빛을 쬐어 주면 전자 및 양공이 생성되고, 도선을 따라 반도체와 전해질의 표면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전해질 속 물과 만나 수소와 산소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로 복잡한 설비 없이 이론상 태양빛만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료 2. 담금형 광전기화학전지(왼쪽)과 창문형 광전기화학전지(오른쪽)]
광전기화학전지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담금형 광전기화학전지와 창문형 광전기화학전지이다. 담금형 광전기화학전지는 초기 광전기화학전지의 형태로, 반도체 전극이 전해질에 담긴 형태이다. 전극과 전해질이 접촉하여 전자의 전도띠가 굽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여 다양한 종류의 빛에서 수소 생산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나, 전해질이 전극을 부식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도선의 길이가 길어 수소 생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대량 생산에도 하나의 걸림돌이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창문형 광전기화학전지인데, 기존의 산화 전극이 포함하고 있는 촉매를 분리해 양극과 전해질 사이에 둔 광전기화학전지이다. 담금형 광전기화학전지와는 달리 전해질과 양극 사이에 촉매로 된 막이 있어 전해질에 의한 양극의 부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부가 전해질에 담겨 있는 담금형 광전기화학전지와는 달리 광전극을 전면 외부에 노출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였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해질과 양극에서 모두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촉매의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광전기화학전지를 넘어 유연한 광전기화학전지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보이고 있다. 이의 핵심은 전극 기판인데, 실리콘 전극 기판의 두께를 낮춰야 유연한 광전기화학전지를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저렴하게 전극 기판의 두께를 얇게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부식을 방지하는 페시베이션의 정도가 낮다면, 전극 두께가 얇을 때 전류가 약해져 수소 생산 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은 페시베이션 공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광전기화학전지 VS 태양 전지]
[자료 3. 광전기화학전지(왼쪽)과 태양 전지(오른쪽)]
광전기화학전지는 얼핏 보면 태양 전지와 비슷하지만, 태양 전지와 달리 화학 반응을 한다. 태양 전지는 단순히 전자와 양공의 이동을 통해 전류가 발생하지만, 광전기화학전지는 발생한 전류로 산화 및 환원 반응을 일으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태양 전지에서 조금 더 심화된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광전기화학전지는 태양 전지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일조량과 관계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 전지의 가장 큰 한계점은 빛이 밝을 때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양 전지의 하루 발전 가능 시간은 4시간 내외로 여겨진다. 하지만, 광전기화학전지는 태양 전지와 달리 어두운 빛에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 전지와 달리 전류가 흐르기만 하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세기가 약한 어두운 빛으로도 수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광전기화학전지 설비가 간단해 제조 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광전기화학전지의 한계]
그러나, 광전기화학전지는 아직 상용화 단계를 거치지 못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복잡한 설비 없이 작동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현재는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인 실리콘에서 전자가 이동하기 위해서는 1.24V 이상의 전위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리콘의 경우 가시광선인 태양 빛으로 인해 0.7V의 전압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리콘 광전기화학전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 주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가격이 저렴하고 크기가 작은 장치를 연결하여 부족한 전압을 걸어 주고자 하지만, 아직 그 단계는 밟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를 광전기화학전지에 연결하여 외부 전력 공급 없이 물 분해를 가능하게 했다. 추가적인 설비가 필요하지만, 독립적인 설비의 연결보다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설비만으로 외부 전력 공급 없이 수소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자료 4. 다른 설비와 연결한 광전기화학전지]
출처 : 전자신문
또한, 아직 상용화를 바랄 수 있는 효율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광전기화학전지의 효율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 시간, 빛의 에너지와 실제 수소 생산량을 측정하여 공식에 대입하여 광 에너지의 크기 대비 생산된 수소의 양을 비교함으로써 계산한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광전기화학전지를 통해 생성된 수소의 양이 너무 적어 정확한 수소의 양을 파악하기가 어려워 측정한 효율의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광전류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 고안됐으나, 이 역시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렇듯 정확한 측정이 쉽지 않지만, 두 방법을 써서 측정한 광전기화학전지의 효율은 모두 상용화 기준인 15%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아무리 측정이 정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용화 단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임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효율 향상을 위한 박막의 가격이 높은 것도 상용화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타 분야와 함께 발전하는 광전기화학전지]
핵심은 앞서 언급했던 박막 기술, 페로브스카이트를 포함해 광전기화학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반도체, 배터리 등 타 분야에서도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이다. 다른 분야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 광전기화학전지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타 분야의 발전은 곧 광전기화학전지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을 것이다. 무작정 이 분야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분야에서 개발한 기술을 광전기화학전지에 적용한다면 상용화에 적합한 효율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광전기화학전지에 다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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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소 발전의 또 다른 과제, 안전사고", 21기 김채윤, 22기 박주은, 23기 김서정, 박하연, 24기 김유주, 이우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177
2. "대한민국 '세계 최초' 수소 발전 입찰 시장 개설", 23기 차승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111
참고문헌
[그린수소를 위한 움직임]
1) 권선형, "[1.5℃ HOW] “수소 에너지 선점이 경쟁력”…국내 기업, 수소 에너지 투자 집중", 한스경제, 2023.06.30, http://www.hans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5119
2) 권선형, "[1.5°C HOW ‘신재생에너지가 답이다’]⑧ 갈 길 바쁜 청정수소 개발, 국내 그레이‧부생수소 생산 그쳐", 한스경제, 2023.06.25, http://www.hans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4571
3) 유혜리, "日 탄소중립 10년간 150조 투자, 수소 정책 대폭 강화", 신소재경제, 2023.09.15, http://amenews.kr/news/view.php?idx=55035
[기존 그린수소 생산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광전기화학전지]
1) 노성열, "식물 광합성 모방한 새로운 ‘염료 감응 태양전지’… 연료효율 60% 높여", 문화일보, 2022.03.16,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031601031503009001
2) 민병권, "[특집] 광전기화학전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 Polymer Science and Technology, 19권, 3호, 228-232p, 2008년 6월
3) 장윤서, "국내 첫 수력 이용 ‘그린수소 생산시설’ 준공…2025년 현대차 수소차에 공급", 조선일보, 2023.09.13,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nature-environment/2023/09/13/WN4LPCV4XREQLGIUFUZ4IPT554/?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광전기화학전지 VS 태양 전지]
1) 함예솔, "태양광 활용, 고효율·고내구성 광전기화학전지", 이웃집과학자, 2020.06.04,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9004
[광전기화학전지의 한계]
1) 이용환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실리콘 기반 광전기화학전지 기술 동향", 태양에너지, 21권, 1호, 19-23p, 2023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