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조류, 너 내 건물이 돼라!
미세조류, 너 내 건물이 돼라!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길민석
미세조류(Microalgae)란?
미세조류(Microalgae)는 일종의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하고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이용하는 광독립영양(Photoautotrophic) 탄소대사, 즉 광합성을 기본으로 하는 미생물이다.
[자료 1. Chlorella, a species of microalgae grown for the ALG-AD project in Devon. Shutterstock ]
출처 : THE CONVERSATION
미세조류는 뛰어난 탄소 포집 능력을 갖추고 있다. 육상식물보다 다섯 배 이상 빨리 자라며 광합성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미세조류 ㎏당 이산화탄소 1.8㎏을 소비한다. 미세조류가 내뿜는 산소는 지구 전체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며 작은 바다 생물들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친환경 연료로서의 가능성도 높다. 미세조류는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지질을 다량 축적하기 때문에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사용된다. 식량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육류와 콩을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원이기도 하다. 미세조류 건조 중량의 60%가 단백질로 구성돼 고품질 식량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세조류는 육류, 콩과 같은 단백질 원료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고 물과 토지를 현저히 적게 사용한다. 이러한 미세조류의 특성만 보더라도, 미세조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바이오매스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 환경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미세조류를 이용한 친환경 건물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 미세조류가 대체 어떻게 건축물까지 활용될 수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서울, 건물이 온실가스 70% 배출 …
[자료 2. 서울시 온실가스 부문별 배출량]
출처 : 서울앤
서울시에 따르면 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68.7%가 건물에서 배출되는데, 대부분 전력과 난방에서 발생한다. 특히 연면적 3,000㎡ 이상의 상업·공공건물은 전체 건물 가운데 2.1%(전체 60만동 중 1만 3,000동)에 불과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에서는 26.5%를 차지한다. 이러한 점은 건물을 중심으로 ‘탈탄소’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건물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2050 탄소중립 실현은 불가능할 것이다.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이후 완만하게 줄어드는 추세이나 건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정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기후변화 현상은 뚜렷하다. 2005년에 견줘 2018년에는 폭염, 한파, 열대야 모두 6일에서 각각 35일, 18일, 29일로 급증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친환경 건축물은 더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세조류로 친환경 건물 만든다
[자료 3. 독일 함브루크에 전시된, 미세조류로 전력을 공급받는 BIQ 하우스(Bio Intelligent Quotient House)]
출처 : dezeen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2013년 11월, 이 미세조류를 이용한 건축물 파사드 개발을 추진하여 세계 최초의 미세조류 발전 건물을 실증했다. 조류로 전력을 공급받는 BIQ 하우스(Bio Intelligent Quotient House)는 건물 동남쪽과 남서쪽 외벽에 조류로 채워진 광생물 반응기 129개 탱크(louvered tank)를 모듈식으로 장착하고 이를 통해 냉난방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또한, 녹조가 낀 커튼월은 햇빛으로 인한 실내 온도 상승을 막아주는 역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자료 4. 미세조류 건물 개략도]
출처 : ScienceDirect
미세조류 빌딩의 에너지 생산 및 탄소포집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파사드 PBR(Microalgae facade photobioreactor)에서 낮 동안 광합성을 통해 CO2는 O2와 바이오매스(biomass)로 전환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와 열은 폐쇄 루프 시스템(closed loop system)을 통해 발전소로 전달된다. 두 형태의 에너지는 각각 분리기와 열교환기(heat exchanger)를 거쳐 전환된다. 온수 공급과 건물 난방을 위해 온수 펌프를 사용하여 발생 열의 온도를 조절한다.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는 부유식 시스템(flotation system)에 의해 걸러진 후, 건물의 온도가 조절되는 컨테이너에 수집되고 최종적으로 외부 바이오가스 공장에서 바이오가스(CH4)로 전환되어 이 에너지는 도시 전반에 공급된다.
미세조류 건물의 친환경 효과
[자료 5. 미세조류 건물의 개략도]
출처 : MDPI
미세 조류를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투명한 그릇에 가두고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면 광합성을 하고, 그 과정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열과 산소를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탄소는 줄이고, 동시에 건물 운용에 쓰이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미세조류가 성장하면 이를 바이오매스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 효과에서 나아가 경제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세조류 건물은 33% 이상의 화석연료 사용 감소, 10% 이상의 전기 사용 감소효과를 보임으로써,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고 한다. 즉, 미세조류의 효율적인 광합성 성능을 이용한 미세조류 건물은 패널을 외부에 장착하여 건물을 그늘지게 하여 여름에 에어컨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둘째, 바이오매스 자체와 마찬가지로 그 열을 수확할 수 있어 냉난방 효과를 보인다. 난방, 냉방 및 인공광을 줄임으로써 건물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고, 미세조류의 광합성을 통해 온실가스 저감 및 대기질 향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미세조류, 너 내 건물이 돼라!
2014년에는 런던 바틀렛 대학의 생명공학에 특화된 건축 및 디자인 혁신 그룹인 에콜로직 스튜디오에서 어반 엘지 캐노피(Urban Algae Canopy)’라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함부르크의 사례와 같으나 스마트 기법을 활용하여 날씨 패턴, 방문자의 움직임 등을 분석해서 조류 생장에 최적화된 해법을 제공했다. 그 결과 하루에 약 330파운드의 바이오매스가 생산되고, 삼림 4ha에 해당하는 산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미세조류(Microalgae)를 이용한 건물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제 건축물은 단순한 외관, 기능만이 아닌 환경도 생각해야 한다. 현재 그린시티(Green city),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미세조류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미세조류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미세조류를 이용해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건물, BIQ(Bio Intelligent Quotient", 5기 이현숙,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1089
2. "조류(algae) 100% 활용백서", 11기 양선모,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357
참고문헌
[미세조류(Microalgae)란?]
1) 오현아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식량위기…해결책은 '미세조류'에 있다", 한국경제, 2023.11.15.,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11574831
2) 이기세 교수, "미세조류 유래 물질의 화장품 산업에서의 이용",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19.11.15., https://www.the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70
3) Carole Anne Llewellyn, " Microalgae is nature’s ‘green gold’: our pioneering project to feed the world more sustainably ", THE CONVERSATION, 2022.3.15.
[서울, 건물이 온실가스 70% 배출 …]
1) 김보미 기자, "온실가스 70% 내뿜는 건물…‘배출 총량제’ 추진 서울시, 시민 설득 본격화", 경향신문, 2022.10.20., https://m.khan.co.kr/local/Seoul/article/202210201115011#c2b
2) 박다혜 기자, " 폭염·한파 급증 서울, 온실가스 70% 건물이 배출…총량제 도입키로", 한겨레, 2023.04.14.,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087948.html
3) 이경숙 객원기자,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감축에 2025년까지 1조2855억원 투자”", 서울앤, 2021.05.20., https://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8312.html
[미세조류로 친환경 건물 만든다]
1) 배윤경, "전문가 칼럼 ⑧] 4인의 거장이 제안하는 지구를 살리는 도시 건축", 현대건설, 2023.08.22., https://www.hdec.kr/kr/newsroom/news_view.aspx?NewsSeq=839&NewsType=BRAND&NewsListType=news_clist
2) Emilie Chalcraft, "Arup unveils world's first algae-powered building", dezeen, 2013.04.15., https://www.dezeen.com/2013/04/15/arup-unveils-worldsfirst-algae-powered-building/
3) Maryam Talaei, Mohammadjavad Mahdavinejad, Rahman Azari,Thermal and energy performance of algae bioreactive façades: A review, Journal of Building Engineering, Volume 28, 2020.
[미세조류 건물의 친환경 효과]
1) Sedighi M, Pourmoghaddam Qhazvini P, Amidpour M. Algae-Powered Buildings: A Review of an Innovative, Sustainable Approach in the Built Environment. Sustainability. 2023; 15(4):3729.
[미세조류, 너 내 건물이 돼라!]
1) 배윤경, "전문가 칼럼 ⑧] 4인의 거장이 제안하는 지구를 살리는 도시 건축", 현대건설, 2023.08.22., https://www.hdec.kr/kr/newsroom/news_view.aspx?NewsSeq=839&NewsType=BRAND&NewsListType=news_c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