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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P 0원, 그게 왜 중요한데 ?

R.E.F. 23기 차승연 2024. 4. 1. 09:00

SMP 0원, 그게 왜 중요한데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차승연

 

설 연휴 SMP 한때 0원 달성

설 연휴였던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전력수요가 줄면서 전력도매가격인 SMP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한 최소부하 당시 SMP는 0원을 기록했다. 최소부하 시간대였던 11일 13시, 12일 13시에 각각 SMP 0원을 기록했다. 

[자료 1. 설연휴 최소 SMP]

출처 : 전력거래소

 

SMP 0원이 무엇인가

SMP가 0원을 기록했다는 것은 곧 원자력·석탄·LNG 등 기존 중앙 급전 발전원이 계통 유지를 위한 최저 운전 기준 수준에 맞춰 운영하는 필수 계통 유지 운전(Must run) 중이었다는 얘기다. 머스트런 운전은 SMP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연료비가 0원인 재생에너지가 머스트런을 제외한 전력 생산 전부를 담당했다는 뜻이 된다. 단순히 봤을 때는 한전의 도매 전력 요금이 순간적으로나마 0원이 됐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SMP 0원이 시사하는 앞으로의 일은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황이 계속해서 확대된다면 앞으로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석탄·LNG 등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MP 0원이 시사하는 점

지난 1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만2746MW로,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이 시작된 2017년 발전량인 2만4280MW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전력 통계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는 31.7GW에 달한다. 지난 10일 최저수요가 39GW로 떨어졌는데,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가 이 수치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이 많아질수록 최저수요 발생 시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게 되고, 이는 곧 SMP가 0원인 시간대의 증가로 이어진다.

SMP 0원 현상이 확대되면 현물시장에서 SMP와 REC를 합산한 가격으로 정산받는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가 심화될 전망이다. SMP가 0원이라는 것은 중앙 급전 발전원이 더 이상 출력을 낮출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SMP가 0원인 상태에서 생산되는 과잉 전력은 오로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통해 해소해야 한다. 현재 국내 전력시장 제도에 의하면 출력제어 대상이 된 발전기는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업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SMP 0원 문제와 출력제어 확대가 겹쳐 재생에너지 산업의 카니발라이제이션, 즉 자기 시장잠식이 시작될 수 있다. 자기 시장잠식이 본격화되면 기존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시범 운영 앞둔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SMP 0원이 보내는 경고

이러한 현상은 시범 운영을 앞둔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가장 활발한 제주도를 거점으로 출력제한 등 재생에너지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의 시범 운영을 거쳐 25년 말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전력도매시장 입찰 경쟁에 재생에너지를 포함, 낮은 가격순으로 낙찰되고 높은 가격의 발전기는 출력제한을 받는 시장 원리가 도입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출력을 조절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가격기능을 점차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원전·화력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갑작스러운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공급량 증가로 이번 설에 SMP가 세 차례 ‘0원’을 기록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많아질수록 SMP가 0원인 시간대가 늘어나게 되고, REC 혜택이라도 받기 위한 태양광 발전 사업자의 마이너스 요금 투찰이 증가하면서 출혈 경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시장의 새로운 지표 달성,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전력 산업계는 SMP 0원 사태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번에는 11일과 12일 1시간만 0원을 기록했지만, 재생에너지가 늘어나고 최저수요의 선이 낮아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빈번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전력 시장은 SMP 0원을 통해 새로운 지표를 달성했고, 앞으로 이 지표가 불러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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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SMP 0원이 무엇인가]
1) 윤대원, "SMP 0원이 보내는 경고(1) 재생에너지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 전기신문, 2024.02.15,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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