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깡’과 엔터 업계의 ‘ESG’는 공존할 수 있을까
‘앨범깡’과 엔터 업계의 ‘ESG’는 공존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차승연
K-POP 업계 ‘앨범깡’ 문화 확산
최근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앨범깡’을 K-POP 업계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요즘 K-POP 팬들 사이에서는 같은 앨범을 다량으로 구매하는 ‘앨범깡’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판매된 앨범 중 일부는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게다가 화려하게 꾸며진 앨범은 분리수거조차 어려워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량 구매 후 버려지는 K-POP 앨범
앨범깡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보통 아이돌 앨범에 포토 카드가 무작위로 들어있는데 원하는 멤버의 카드를 뽑기 위해서 앨범깡을 한다. 또 앨범을 많이 구매하면 팬 사인회에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팬들은 같은 앨범을 다량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K-POP 음반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물 음반 판매량은 TOP400 기준 3천500만 장 가까이 판매됐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6%나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이 판매된 앨범 중 일부는 곧장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획사가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7년 55.8t에서 지난해 801.5t으로 6년 사이 14배 이상 증가했다.
[자료 1.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 버려진 세븐틴 앨범]
출처 : 국민일보
실제로 세븐틴이 지난 29일 발매한 앨범 ‘17 Is Right Here’가 일본 도쿄 시부야에 대량 폐기되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을 보면 파란색 앨범 수백 개가 속이 비어있는 채로 바닥에 흩어져 있다. 이렇게 여러 소재로 화려하게 만들어진 실물 앨범들은 분리수거조차 어렵다. 또한 CD는 재활용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앨범을 포장하는 투명 폴리염화비닐(PVC)은 소각 시 해로운 염화수소가스를 유발한다.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계속된다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엔터 업계의 ESG 경영 사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최근 K-POP 앨범 시장은 친환경 변화를 모색 중이다.
[자료 2. SF9의 친환경 소재 앨범]
출처 : 한국경제
보이 그룹 NCT DREAM과 SF9은 친환경 소재의 앨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앨범은 쉽게 자연분해 되는 콩기름 잉크와 자외선 및 수성 코팅으로 제작됐다. 아예 앨범을 없애는 경우도 있다. 보이그룹 빅톤은 실물 CD와 포토북 형태의 앨범을 없애고 포토 카드와 일부 굿즈만 판매하는 플랫폼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자료 3. JYP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출처 : 스타투데이
3대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인 JYP 엔터테인먼트는 업계 최초로 두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 부문에서는 2021년부터 2년째 RE100을 이행했다. 지난해 사용한 전력량(1440㎿h)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지난해 총 688tCO₂eq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또한 JYP는 실물 음반을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음반 발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물 음반 제조에도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원료를 사용하는 등 환경 영향을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엔터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렇듯 대형 엔터 업계에서는 앞장서서 ESG를 실천하고 있지만, 앨범깡을 부추겨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ESG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앨범을 몇 종류씩 찍어내고, 포토 카드를 무작위로 넣어 대량 구매를 조장하는 K-POP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 엔터 업계의 ESG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앞으로 엔터 업계가 바꿔나갈 친환경 K-POP 문화를 기대해 본다.
ESG 경영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그린워싱을 유발하는 현재의 ESG 경영", 24기 김하은, 25기 남궁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443
2. "ESG 경영을 통한 배달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 24기 김하은, 24기 박선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325
참고문헌
대량 구매 후 버려지는 K-POP 앨범
1) 박성은, "'아이돌 앨범 수백장 사고 곧장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연합뉴스, 2022.7.23, https://www.yna.co.kr/view/AKR20220719067800797?input=1195m
2) 이강민, "日서 쓰레기처럼 버려진 ‘세븐틴’ 앨범… 민희진 일침 재조명", 국민일보, 2024.5.2,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693241?sid=104
엔터 업계의 ESG 경영 사례
1) 이은영 , "재생에너지·디지털 앨범… 엔터업계 ESG 주도하는 JYP", 조선비즈, 2023.7.5,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3/07/05/O24UZPBYJFAILLKYU2GBZ5AI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