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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배터리 '한중전', 중국의 전략은?

R.E.F. 23기 안윤아 2024. 7. 1. 09:00

치열해지는 배터리 '한중전', 중국의 전략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안윤아, 24기 김석언

 

[배터리 ‘1위’ 성큼 다가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발달로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 시장도 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3월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퇴출하는 법안을 최종 처리하면서 앞으로의 장기적인 성장 또한 확실시되고 있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배터리 시장의 왕좌는 누가 거머쥐게 될까?

현재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톱 10 배터리 업체’ 중 9곳이 한·중 기업이었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무려 86.6%에 달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배터리를 한·중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이변이 없는 한 배터리는 한국과 중국의 경쟁, ‘한중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한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료 1. 2023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출처 : SNE리서치

2023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1, 2위(CATL, BYD)는 중국업체로 점유율 합이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SK On, 삼성SDI) 점유율 합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위 통계만 보면 중국이 압도적인 1위지만, 여기에는 중국의 어마어마한 내수 시장의 영향이 작용한다.

[자료 2. 2023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중국 시장 제외)]

출처: SNE리서치

중국 시장을 제외한 통계에서는 국내 3사 점유율 합이 48.7%로 우리나라가 더 앞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제외한 통계에서도 중국의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 점유율은 2021년 17.8%에서 2023년 34.6%까지 늘어나며 내수 시장에만 의존한다는 ‘안방 호랑이’라는 오명을 벗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도 배터리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인 만큼,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차별화된 중국의 전략은 무엇일까?

 

[LFP 배터리: 저가 전략으로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

중국 배터리 산업의 핵심에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있다. 중국이 중점적으로 개발한 LFP 배터리는 원재료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중요한 전기차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 외면받아 왔다. 에너지 밀도만을 고려한다면 LFP 배터리는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자료 3. LFP배터리 NCM배터리 비교]

 출처:  데일리 뉴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를 목표로 가격 경쟁과 중저가 전기차 모델 확산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증가했다. 2030년에는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한국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아직 LFP 배터리 생산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어, LFP 배터리뿐만 아니라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뒤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고용량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해 왔던 국내 3사도 더 이상 중국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어, 앞다퉈 중저가형 LFP 배터리에 대응할 사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핵심광물 확보로 안정적 공급망 구축한 중국]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 또한 중국이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남미·아프리카 등 자원부국들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공급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핵심광물 광산수는 1,992개로, 우리나라(36개)의 50배가 넘는다. 실제 중국기업들은 최근 2년 동안 짐바브웨 리튬 프로젝트 인수에 14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또 콩고민주공화국의 19개 코발트 광산중 15곳이 중국기업이 소유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광물 제련 단계로 가면 중국 의존도는 70% 이상으로 커져 실질적인 이차전지 광물 공급망 주도권은 중국이 장악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 4. 배터리 핵심 주요 광물의 나라별 생산량 비중]

출처: 한겨레  

음극재에 들어가는 흑연의 경우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더 크다. 중국의 흑연(천연흑연·인조흑연)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65.4%로 압도적인 1위인 데다, 우리나라의 흑연 수입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79.3%로 나타났다. 추출 및 가공과 관련된 심각한 환경 영향에도 불구하고 첨단 정제 능력과 저비용 생산을 바탕으로 중국은 전 세계 흑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흑연에 있어서만큼은 중국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CATL,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 목표]

중국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선언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중저가 시장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통해 '배터리 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료 5. 전고체 배터리]

출처: 시사저널e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통해 전기를 이동시켜 기존 배터리보다 충전 용량이 두 배 이상 크고, 폭발 위험이 적은 차세대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이론적으로 전기차의 출력과 주행 거리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중국 CATL은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SDI와 일본 토요타 등 경쟁사보다 더 야심 찬 목표이다. 전기차 업계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29일 전기차 전문 매체 CNEV포스트는 “CATL이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소량 생산 목표를 밝혔다”며 “구체적인 양산 일정을 공개한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계에서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CATL은 최근 중국에서 개최된 배터리 전시회 CIBF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며 현재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준비가 9점 만점에 4점 단계까지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2027년에는 7~8점 수준을 달성해 소량 생산을 시작하고, 대량 생산에 필요한 비용 등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CATL은 현재 전기차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최대 350Wh/kg에 그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500Wh/kg로 높이고 안전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ATL은 약 10년 전부터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으며, 1천 명에 가까운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 약 1조 1,309억원의 대규모 재정 지원을 예고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며, 향후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경쟁력 있는 가격에 막대한 지원이 더해져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위협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2009년부터 배터리 시장에 약 90조원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이어왔다. 또한, 전 세계 시장에서 내수 시장이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규모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RA와 관세 보복, 중국의 성장세 꺾을까?]

중저가 시장 선점,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차세대 R&D 공격적 투자까지,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은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견제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시행하면서 FEOC(해외우려집단) 지정을 통해 중국산 배터리나 소재를 사용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중국산 배터리 부품이, 내년부터는 중국산 핵심 광물이 보조금 대상에서 배제된다.

[자료 6. 심화되는 미·중 갈등]

출처: 한경

지난달 14일에는 관세까지 강화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붙는 관세는 기존 25%에서 100%로 상향되고, 중국산 배터리 및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7.5%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천연 흑연 또한 2026년부터 25%의 관세가 붙을 예정이다. 이러한 미중 간의 갈등으로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배터리 경쟁 양상은 세계정세와 연관되어 앞으로 더 복잡해질 것이다. 중국이 유리한 입지를 바탕으로 배터리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인가? 우선 당분간은 중국이 IRA와 관세 보복의 영향을 어떻게 피해 갈 것인지 지켜봐야 하고, 또 우리나라가 어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칠 것인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배터리 시장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보조금 전쟁의 시작, IRA", 23기 김경훈, 고가현, 25기 김나연, 노정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44

 

[기후⋅환경정책 스터디] 보조금 전쟁의 시작, IRA

보조금 전쟁의 시작, IRA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고가현, 25기 김나연, 노정연<span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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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4년 전고체 배터리 현주소", 25기 백선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74

 

24년 전고체 배터리 현주소

24년 전고체 배터리 현주소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백선우 전고체 배터리 산업 동향어떤 산업도 이차전지 산업만큼 알기 쉬운 듯 어렵지 않을 것이다. 최근 5년 사이 전기차가 급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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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배터리 ‘1위’ 성큼 다가서는 중국]

1) 주하은, “한·중·일 이차전지 삼국지, 한국은 승리할 수 있을까”, 시사IN, 2023.08.17.,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904

2) SNE Research, “2023년 1~12월 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319.4GWh, 전년 동기 대비 43.2% 성장”, 2024.02.13., https://www.sneresearch.com/kr/insight/release_view/224/page/0?s_cat=|&s_keyword=

[LFP배터리: 저가 전략으로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

1) 김호현, “테슬라도 현대차도 줄줄이 중국 LFP배터리 채택, 위기의 한국 배터리 대책은?”, Business Post, 2024. 04. 30.,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757

2) 이동재, “대세 올라선 중국 LFP 배터리, 국내 기업 돌파구 있나”, Hello T, 2023.09.23.,https://www.hellot.net/news/article.html?no=82344

 

[핵심광물 확보로 안정적 공급망 구축한 중국]

1) 김환이, “중국산 '흑연' 전쟁...북미 광산업체는 관세 요구, 미 정부는 K배터리 흑연 규제 유예”, 임팩트온, 2024.05.10., https://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11498

2) 성재용, “中, '정국 불안정' 자원부국 기업 줄인수…제조업 이어 글로벌 시장 포식 가속”, 뉴데일리, 2024.06.07.,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6/05/2024060500224.html

3) 전슬기, “중국산 흑연 절대의존 한국 배터리…2년 내 공급망 바꿔야 산다”, 한겨레, 2024.05.09.,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139773.html

[CATL,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 목표]

1) 김수현, “차세대 배터리에 조단위 투자하는 中···"정부 지원 확대해야"”, 서울파이낸스, 2023.05.30., https://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521356

2) 성상훈, “'꿈의 배터리' 전고체도 초격차…中 기업·정부·학계 뭉쳐”, 한국경제, 2024.05.17.,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51761701

[IRA와 관세 보복, 중국의 성장세 꺾을까?]

1) 박미리, “年 17.6조 시장서 중국 힘 빠진다…K-배터리 '풀액셀' 밟을 기회”, 머니투데이, 2024.06.07.,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60622320225222

2) 서영준, “[기획]美-中 보복관세 난투…K-전기차·배터리 수혜?”, 매일일보, 2024.06.02.,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126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