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자연의 열쇠
대나무,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자연의 열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맹주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대나무]
[자료 1. 대나무숲]
출처 : 연합뉴스
대나무는 볏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자란다. 속이 빈 원통형 줄기를 가진 대나무는 빠르게 자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왕대와 같은 일부 종은 하루에 최대 1미터까지 자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며, 이 때문에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중 하나로 꼽힌다. 대나무의 줄기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해 건축 자재, 가구, 악기, 종이 제작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한국에서도 대나무는 오랫동안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전라남도 담양과 경상남도 하동 같은 남부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며, 이 지역들은 대나무 숲을 중심으로 한 관광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담양의 죽녹원은 대표적인 대나무숲으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또한 대나무는 한국 전통문화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고, 죽순은 한국 요리에서 중요한 식재료로 사용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조상들이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대나무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경남 양산시에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대나무를 활용한 홍수방지언이 지어졌으며, 일부는 지금도 남아 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 영남역지의 황산역도에 따르면, 총길이 12km에 달하는 홍수 방지 및 갈수기 대비용 대나무 숲이 양산천과 낙동강에 각각 존재했다고 한다. 이 대나무숲의 규모는 울산시의 '태화강 대나무 숲'의 세 배에 달한다. 이러한 역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나무가 오늘날에는 우리의 지구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깊이 알아보고자 한다.
[방법1 :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량]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숲 1헥타르(6,200본)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33.5톤에 이른다. 이는 소나무(9.7톤), 상수리나무(16.5톤), 벚나무(9.5톤)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치다. 대나무 한 그루는 연간 약 5.4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922그루의 대나무로 4인 가족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4.98톤을 상쇄할 수 있다. 개별 대나무의 흡수량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대나무숲의 총면적은 약 2만 2,000헥타르에 달해, 4인 가구 기준으로 약 15만 가구의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있다. 이는 경기 안양시 전체 인구인 56만여 명이 가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양과 비슷하다. 2023년 4월, 담양에서는 대나무숲을 최고의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 단계로 ‘탄소중립을 위한 대나무숲 조사방법 시연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와 실천이 시작됐다.
[자료 2. 저장성 안지현 대나무 제품 이벤트]
출처 : 뉴스픽
대나무를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701만헥타르의 대나무숲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대나무숲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저장성 안지현은 2021년 말부터 대나무숲을 탄소 흡수원으로 만드는 데 주력해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안지현의 대나무 협력사 대표 지린룽에 따르면, 5만 8,000헥타르의 대나무숲이 매년 32만톤의 온실가스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까지 이 수치를 5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방법2 : 기후변환의 원인 플라스틱 대체]
[자료 3. 중국 대나무 제품 생산업체 직원]
출처 : 이로운넷
글로벌 친환경 기조 속에서 탈플라스틱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인 중국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대나무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초 국제 대나무·등나무 네트워크(INBAR)와 함께 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한 공동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대나무로 만든 부가가치 제품을 플라스틱 대체재로 사용하고 공장 가동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내 대나무 자원의 약 90%를 차지하는 푸젠성, 장시성, 안후이성 등 20개 성에서 대나무 산업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약 1만개의 대나무 가공업체가 있다. 현재 숙박업소, 항공기, 열차 등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식기와 세면도구가 대나무 제품으로 대체되는 추세로,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률을 2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대나무 산업은 2010년 820억위안(약 15조300억원)에서 2022년에는 4,153억위안(약 75조 8,000억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며, 2035년까지 대나무 산업의 총생산액이 1조위안(약 183조 3,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4. 닥터노아 칫솔]
출처 : 동아일보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스틱을 대나무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닥터노아는 대나무를 친환경 소재로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 칫솔 시장에 혁신을 불어넣고 있는 소셜벤처 기업이다. 닥터노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나무 칫솔을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직접 제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대나무 칫솔은 중국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칫솔은 표면이 거칠고 수분을 흡수해 곰팡이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닥터노아는 자체 개발한 '핫프레싱 기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가열압착 방식을 적용해 중국산 대나무 칫솔의 단점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품질을 높이고, 보다 위생적인 대나무 칫솔을 생산하는 데 성공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방법3 : 식량 자원으로의 활용]
중국 국립 대나무 연구센터의 우량루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대나무가 증가하는 세계 인구에 지속 가능하면서도 영양가 높은 식량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나무의 어린순인 죽순은 100g당 3.5g의 단백질을 함유한 고단백 식품으로, 우유와 비슷한 양의 단백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죽순은 9가지 필수 아미노산 중 7가지를 포함하고 있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중요한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이 아미노산 함량은 당근, 샐러리, 양배추 등 다른 채소보다도 높다. 또한, 죽순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훌륭한 탄수화물 공급원이기도 하다. 특히 죽순 속 식이섬유는 변비 개선에 효과가 있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죽순의 식이섬유는 대장에서 물과 이온과 결합해 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를 늘려 장을 빠르게 통과하게 한다. 중국에서는 매년 약 2,500만~3,500만 톤의 죽순이 생산되지만, 공급 과잉과 낮은 가격으로 인해 3분의 1 정도 수확되고 나머지는 산에 방치되어 썩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외에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미 죽순을 식재료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통조림, 피클, 음료 등으로 가공해 소비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10년간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죽순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죽순은 식이섬유, 다당류, 단백질, 항산화 성분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제공해, 여러 건강식품의 영양 강화를 위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죽순과 대나무의 식량 활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올해 초 전남바이오진흥원은 지실과 죽엽(대나뭇잎) 혼합물을 유효 성분으로 해서 만든 장 기능 개선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며, 대나무의 건강 기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대나무로 여는 지속 가능한 미래]
대나무는 이산화탄소 흡수, 플라스틱 대체, 식량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바이오에너지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는 바이오매스 생산량에서도 다른 나무 종에 비해 뛰어나며, 연간 40만 톤 이상의 바이오매스를 생산한다. 손영모 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대나무는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연간 바이오매스 생산량이 일반 수종보다 3~4배 많아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에너지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플라스틱 사용이 줄어드는 현재 상황에서 대나무의 산업적 활용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 5. 대나무 섬유로 만든 수건]
출처 : 서울경제
이러한 특성들 덕분에 대나무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대나무의 친환경적인 특성에 주목하고, 대나무를 원료로 한 휴지, 종이, 수건 등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나무의 이러한 특성을 통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자연과 공존하는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국제 팀플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결하자", 25기 남궁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44
2. "야, 너두 친환경 할 수 있어!", 26기 강민석,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43
참고문헌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대나무]
1) 김원행, “<단독>국내 최초·최대 대나무 숲, 경남 양산시가 원조”, 불교닷컴, 2018.01.20, https://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39220
2) 홍태식, “[도시 나무 오디세이아 - 여름 ⑤] 우리 곁에 있는 나무 이야기”, 환경과조경, 2024.04.26, https://www.lak.co.kr/news/boardview.php?id=15861
[방법1 :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량]
1) 허택회, “대나무 탄소저감효과 뛰어나”, 한국일보, 2020.04.29,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4291165721867
2) “중국, 대나무숲을 탄소 흡수원으로 활용”, KBS뉴스, 2023.05.10,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672114&ref=A
[방법2 : 기후변환의 원인 플라스틱 대체]
1) 강재웅, “닥터노아,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 칫솔… 환경·빈곤 등 인류문제 푼다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파이낸셜뉴스, 2021.12.24, https://www.fnnews.com/news/202110241758514635
2) 이현욱, “中, 떠오르는 블루오션 ‘대나무 산업’ 육성 잰걸음… 플라스틱 대체재로 각광”, 문화일보, 2023. 12. 11,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3121101039909150004
[방법3 : 식량 자원으로의 활용]
1) 신소영, “세계 식량위기 '대나무'로 헤쳐나가자… 어떤 근거 있길래”, 조선일보, 2024. 03. 26,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3/25/2024032501757.html
[대나무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
1) 유주희, “휴지, 종이에 이어…수건도 대나무로 만든다”, 서울경제, 2024.07.01, https://www.sedaily.com/NewsView/2DBKK80LHF
2) 허택회, “대나무 탄소저감효과 뛰어나”, 한국일보, 2020.04.29,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4291165721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