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크레딧,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 크레딧,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안수연
플라스틱 크레딧? 그게 대체 뭔데
“Credit(크레딧):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함. 또는 그런 신용”. 신용의 사전적 의미까지 살펴보자면, “신용: 거래한 재화의 대가를 앞으로 치를 수 있음을 보이는 능력”이다. 크레딧의 사전적 의미를 보았을 때는, 친숙한 ‘Credit Card(신용카드)’와 같이 돈과 관련된 것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플라스틱 크레딧’이라고 한다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신용카드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탄소 크레딧을 떠올렸을 수도 있다. ‘탄소 크레딧’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줄이거나,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한 만큼 인증된 탄소 배출량의 단위로, 주로 기업 등이 탄소 상쇄를 위해 거래한다. 플라스틱 크레딧도 비슷한 원리를 가진다고 생각하면 쉽다.
플라스틱 크레딧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것에 경제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나타난 모델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 그 크레딧을 구매한 기업이 플라스틱 상쇄 크레딧을 받게 되는 원리로 이루어진다.
[자료 1. 플라스틱 크레딧의 원리]
출처: GS칼텍스 미디어허브
플라스틱 크레딧은 기본적으로 4개의 단계로 살펴볼 수 있다.
1. 기업의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을 계산하고,
2. 배출량에 따라 플라스틱 크레딧을 구매한 후,
3. 제3기관이 구매한 크레딧만큼의 플라스틱을 수거해
4. 수거한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업사이클링한다.
[자료 2. 플라스틱 크레딧의 가치]
출처: Greencollar
플라스틱 크레딧 1개는 플라스틱 발자국 1톤과 같은 것으로 인정된다. 기업 중에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바로 이 플라스틱 크레딧을 구매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양면성으로 등장한 ‘플라스틱 크레딧’
플라스틱은 1860년대 처음 발명된 이후, 가볍고 튼튼하다는 물성으로 인류에게 큰 편리함을 줬다. 하지만 그 편리함 이면에, ‘썩지 않는다’는 특성이 이제는 인류에게 해로움으로 돌아오고 있다.
[자료 3. 플라스틱 빨대가 콧구멍에 낀 바다거북이]
출처: 조선일보
위 사진은 그 유명한 바다거북이 사진이다. 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는 오래전부터 들려왔던 이야기이지만, 바다거북이 사건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도 플라스틱 환경오염에 큰 인식과 충격을 안겨줬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종이 빨대와 같은 대체재가 등장하고,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료 4. 전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생성량]
출처: Statista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기업들은 ESG 경영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후 위기 극복 등을 이유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자료 5. 폐플라스틱 관련 사업 계획]
출처: Biz watch
이러한 변화 속에서, 플라스틱 크레딧은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하나의 '거래 수단'으로써 플라스틱의 순환을 돕고,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하고자 한다.
플라스틱 크레딧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 크레딧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초반에는 글로벌 음료 기업인 네슬레, 400여 개의 브랜드를 가진 Unilever 등이 플라스틱 크레딧에 참여할 것으로 보였으나, 한계를 느끼고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바로 플라스틱 크레딧이 플라스틱 환경오염의 '근본적 원인', 즉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생산 및 사용을 해결하기보다, 결과적인 쓰레기 재활용으로 상쇄하는데 중점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네슬레 공식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에 보면, 네슬레는 플라스틱 크레딧을 사용하지 않으며,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 6. 네슬레 홈페이지 문의게시판]
출처: 네슬레
또 다른 이유는, 아직 플라스틱 크레딧에 대한 국제적으로 표준이나 기준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극복하고자, 정부간협상위원회인 INC를 여러 차례 가지며 노력해 왔다. 다가오는 11월, 부산에서 INC-5차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플라스틱 크레딧에 관한 논의도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기업들이 우려하는 부분과 '근본적 문제 해결'에 대한 부족함이 해결된다면, 국제적으로 기후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플라스틱 크레딧,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앞서 살펴본 대로, 플라스틱 크레딧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플라스틱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폐기물의 생성도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표준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플라스틱 크레딧 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플라스틱 크레딧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이 심한 국가들을 위주로 진행됐던 것을 참고하면, 다른 국가들의 플라스틱 저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래도 순환을 통한 오염을 극복해 보겠다는 플라스틱 크레딧 자체의 의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플라스틱 크레딧 구매를 통해 플라스틱 순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과, 이미 오염된 환경을 다시 극복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플라스틱 크레딧 하나만으로 환경오염을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도와 정책의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강화해 나가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가오는 11월 INC-5를 거친 플라스틱 크레딧의 모습은 어떨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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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제 팀플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자, 25기 남궁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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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플라스틱 크레딧? 그게 대체 뭔데]
1) GS칼텍스 미디어허브, "폐기물을 배출한 만큼 구매하는 플라스틱 크레딧(Plastic Credit)이란?", 2023.12.14, https://gscaltexmediahub.com/esg/reduce-environmental-pollution-plastic-credit/
2) 허북구, "탄소 상쇄와 탄소 크레딧", 전남인터넷신문, 2022.01.05, https://www.jnnews.co.kr/news/view.php?idx=317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