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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인플레이션, 기후 위기는 경제를 어떻게 흔드는가

R.E.F. 25기 김승현 2024. 11. 22. 09:00

기후인플레이션, 기후 위기는 경제를 어떻게 흔드는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김승현

 

[인플레이션의 일상화, 00 인플레이션]

고물가가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면서 그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기후인플레이션’, ‘밀크인플레이션’, ‘커피인플레이션’ 등 물가 수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과 물가와 연관 깊은 다양한 단어들이 조합돼 불리고 있는 까닭이다. 각종 플레이션이 범람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물가, 저성장 흐름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이 중에서도 최근 들어 김장철 배춧값 폭등, 가을 전어의 무소식 등 우리가 피부로 느끼며 겪고 있는 변화는 기후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기후인플레이션’ 때문일 것이다.

[자료 1. 식료품 가격이 치솟는 이미지]

출처: 국민일보

 

[기후인플레이션, 경제의 위협]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기후인플레이션(climateflation)’은 기상 이변과 완화되지 않은 온난화로 인해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영국 BBC 시사 프로그램 ‘뉴스나이트’가 고물가 문제를 다루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됐다. 기후인플레이션 역시 산업 전반의 물가 상승의 배경 속에서 나타난 신조어이다. 기후인플레이션은 단순히 환경 문제로 치부될 수 있지만,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에너지나 식량 같은 필수 자원의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물가 상승의 압력은 더욱이 높아진다.

[자료 2. 마트에서 농산물을 쇼핑하는 주부]

출처: 어바웃영광

기후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분야는 역시 농업이다. 기상 악화 탓에 농작물이 실패할 경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양배추 8㎏당 도매가격2019~2023년 비해 무려 160% 가격이 상승했으며 배추는 62%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등으로 발생 빈도가 높아진 기상 악화를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일시적으로 기온이 1℃ 상승하는 경우 농산물가격 상승률은 0.4 ~ 0.5%p,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식재료는 더 이상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할 수 없게 되며, 커피는 식후 가벼운 여유가 아닌 사치품으로 변화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자료 3.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 표]

출처: 한국은행

기후인플레이션을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농산물의 가격 상승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다양한 각도에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상 피해로 관련 사업장이 폐쇄되면 수많은 관련 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협되며 기상재해로 재산에 직접적인 타격, 냉난방비의 변화로 많은 지출 등을 이끌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인플레이션으로 2050년쯤 연간 전체 소득이 19%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도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입은 감소하고 지출은 늘어나 최대 50만 달러에서 최대 1백만 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피해는 누가 받는가]

기후 인플레이션이 전체의 소득 감소로 이어져 모두에게 손해를 가져다주는 것도 맞지만 이러한 피해는 또다시 불평등으로 나누어진다. 모순되게도 기후변화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곳은 온난화 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이다. 약 17억 명의 노동자는 인플레이션이 임금을 초과하는 국가에 살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생필품 가격과 난방비 상승을 마주하고 있다.

[자료 4. 기후변화로 고향을 떠나는 기후 난민들]

출처: 뉴스퀘스트

pik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폭의 소득 감소가 예상되지만, 특히 남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계불평등연구소의 ‘기후 불평등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는 전체 탄소배출량의 48%를 차지하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상대적 소득 상실률은 3%에 불과하다. 반면 소득 하위 50% 그룹은 탄소 배출량의 12%만 차지하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상대적 소득 상실률은 무려 75%에 달한다. 이는 기후 변화가 농업 생산량과 노동 생산성, 인프라 등 경제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후 인플레이션, 이렇게 해결하자]

[자료 5.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인플레이션 예측]

출처:한국은행

기후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위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중 가장 이상적인 경우인 Low Demand나 Net Zero 2050 경로를 따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누적 상승분은 0.5%p 미만에 그친다. 그러나 Current Policies 경로처럼 기후 대책이 추가적으로 도입되지 않아 지구 온난화가 심화된다면, 전체 소비자물가가 0.6%까지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1% 이상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기후 대책의 추가적 개선이 필수적인 요소임은 틀림이 없기에, 우리는 기후 리스크에 대한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기후 환경에 적합한 농작물의 품종 개발을 통해, 농산물의 기후변화 대응력을 강화한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도입, 저탄소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환 리스크에 대한 대응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 불평등 해소를 위해선 기후 취약계층의 파악 및 원인에 대한 통계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계층을 들여다보며 조세와 재원 마련의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해 ]

기후변화는 단순히 봄가을이 짧아지고, 매해 반복되는 ‘역대 최대 더위’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겪은 불안심리와 물가 상승은 단기적이다. 벌써 우리의 밥상과 지갑부터 위협하기 시작한 기후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어디까지 우리를 끌어올릴지 아니면 끌어내릴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느끼고, 계절마다 다른 날씨와 음식으로 채워가는 일상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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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인플레이션의 일상화, 00 인플레이션]

1) 김충범, “(인플레 일상화)①"기후·밀크·슈링크"…00플레이션 범람 시대”, 뉴스토마토, 2024.10.17,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41802&inflow=N

[기후인플레이션, 경제의 위협]

1) 김형근, “‘기후인플레이션’을 아시나요? 2050년 전세계 소득 연간 19% 감소… 5경2200조6000억원”, 뉴스퀘스트, 2024.04.22,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2175

2) 신소윤, “기후플레이션? 우리 주머니가 위험하다고요?”, 한겨례, 2024.05.15,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40656.html

3) 유선희, “기후플레이션 [유레카]”, 한겨례, 2024.04.21,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37458.html

[기후 피해는 누가 받는가]

1) 김형근, “‘기후인플레이션’을 아시나요? 2050년 전세계 소득 연간 19% 감소… 5경2200조6000억원”, 뉴스퀘스트, 2024.04.22,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2175

2) 2023 옥스팜 불평등보고서: 슈퍼리치의 생존

[기후 인플레이션, 이렇게 해결하자]

1) 민초희, “뜨거워지는 날씨, 국내 물가 영향은?”, 한국은행, 2024.07.12, https://www.bok.or.kr/portal/bbs/B0000347/view.do?nttId=10085818&searchCnd=1&searchKwd=&depth2=201106&depth=201106&pageUnit=10&pageIndex=1&programType=newsData&menuNo=201106&oldMenuNo=201150

2) 조병수, 한국은행,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2024.07.02, https://www.bok.or.kr/portal/bbs/P0002353/view.do?nttId=10085557&searchCnd=1&searchKwd=2024-18&date=&sdate=&edate=&sort=1&pageUnit=10&depth=201150&pageIndex=1&programType=newsData&menuNo=200433&oldMenuNo=20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