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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아닌 종이 빨대, 진정한 친환경 해결책일까?

R.E.F. 25기 맹주현 2024. 11. 22. 09:00

플라스틱 아닌 종이 빨대, 진정한 친환경적 해결책일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맹주현

 

[종이 빨대의 도입 배경]

[자료 1. 종이 빨대]

출처 : 지디넷코리아

2018년 8월, 자원재활용법이 개정되면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스타벅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국내 처음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고, 2018년 11월부터 전 매장으로 확대했다. 당시 스타벅스 관계자는 “한국 스타벅스에서 연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길이 21cm)는 약 1억 8천만 개”라며 “종이 빨대를 쓰게 되면 126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2. 음료 제조기업 종이 빨대 사용 현황]

출처 : 머니투데이

2018년 8월부터 시행됐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예됐다. 그러다 2022년 4월 1일부터 다시 시작됐고, 이어 2022년 11월 24일 플라스틱 빨대 등도 규제 대상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2022년 11월 24일부터 카페, 식당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됐다. 식품 제조사들도 정부 기조에 맞춰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기존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변경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환경부는 작년 11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계도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며, 사실상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다시 허용했다.

 

[친환경 종이 빨대, 소비자 불만에 퇴출 위기]

[자료 3. 카프리썬과 플라스틱 빨대]

출처 : 투데이신문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종이 빨대의 퇴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해 쉽게 물러지는 종이의 특성으로 소비자 불편이 커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농심은 2024년 11월 29일 음료 브랜드 '카프리썬'의 빨대 소재를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다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종이 빨대를 도입한 지 20개월 만이다. 카프리썬에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종이 빨대를 도입했지만, 소비자 불만이 폭증했다. 카프리썬은 파우치 음료에 동봉된 빨대로 포장재를 뚫어야 하는데, 잘 뚫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농심은 절단면 각도를 조정하고 강도를 보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만은 계속됐다. 이러한 종이 빨대에 대한 불만은 카프리썬 판매량의 감소로 이어졌다 매년 900만 박스를 유지하던 카프리썬 판매량이 지난 2023년 13% 감소한 데 이어, 2024년 3분기까지 추가로 16%가량 줄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플라스틱 저감에 대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역시 소비자 불만이 계속 접수되면서 플라스틱 빨대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남양유업은 종이 빨대를 '맛있는 두유GT' 등 테트라팩을 사용한 제품에 적용했으나, 현재 플라스틱으로 다시 변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종이 빨대 특유의 사용감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겨 더 이상 종이 빨대를 도입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한다. 종이 특유의 향과 오랜 사용으로 눅눅해지는 느낌 등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친환경 대안? 종이 빨대의 논란]

[자료 4. 플라스틱이 박힌 바다거북] 

출처 : 아시아경제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지고 종이 빨대가 등장한 배경에는 바다거북이 있다.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플라스틱이 지목되었고,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은 바다거북을 비롯한 해양 동물에게 위협이 됐다. 2015년 8월 미국 해양생물학 연구팀이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이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상에는 바다거북의 콧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모습이 담겨 있었고,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의 모습은 충격을 줬다. 이 영상을 계기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분해가 쉽고 재질이 유연하므로, 동물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플라스틱 빨대는 부패하는 데 수년이 걸리지만, 종이 빨대는 매립 시 2~5개월 이내에 분해된다. 또한 가격도 개당 35~45원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지난 3월, 안양대 산학협력단과 주식회사 에코윌플러스가 환경부의 용역을 받아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친환경 빨대인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만큼 환경과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종이 제품은 종이와 식품·음료가 혼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 코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화학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회용 종이 제품은 생분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종이 빨대도 재활용을 위해서는 코팅을 분리해야 하고, 이는 추가적인 비용을 초래한다. 재활용되지 못한 종이 빨대는 결국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환경과 인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과불화화합물(PFAS)과 같은 화학물질이 코팅재료로 많이 사용된다고 지적했으며, 이 물질은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는 이 연구가 “해외 연구 사례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국내 생산 종이 빨대와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 제품이 환경에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갈팡질팡한 정부의 정책]

지난 2022년 말 추진된 제도가 불과 1년 만에 후퇴하면서 환경 보호라는 당초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됐다. 물론 정부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규제를 개선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가 풀린 것을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기업은 빨대가 눅눅해지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나섰고, 코팅을 강화하고 절단면 각도를 조정하는 등 두 차례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 R&D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지만, 규제는 하루아침에 풀려버렸다. 종이 빨대 재고 등을 고려하면, 규제 변화가 오히려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료 5. 김완섭 환경부 장관] 

출처 : 노컷뉴스

빨대에 이어 컵도 마찬가지다. 2024년 10월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일회용 컵 보증금제 개선 방향을 보고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2025년 말 전국 확대 시행을 사실상 포기하고, 관할 지자체에 자체적으로 시행 여부를 맡기기로 했다. 2년간의 시행 유예와 축소 시행을 거쳐 추진된 이러한 조치는 환경을 포기한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현 제도를 획일적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라며, “실무 협의·논의 중인 안으로 국회·지방자치단체·업계 등과 협의 후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정부가 규제 로드맵이나 추진 의지를 보여야 소상공인도 대비할 수 있다”며, “정부조차 약속을 지키지 않아 소상공인 및 종이 빨대 제조 업체 등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지속가능을 위한 방안은?]

앞서 설명한 대로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 제품이 환경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은 명백하다. 전문가들은 일회용 빨대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종이 빨대도 일회용품으로서 환경에 좋지 않다"며 "종이 빨대를 생산하려면 나무를 베어야 하고, 재활용도 되지 않으며 결국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되거나 소각된다"고 밝혔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빨대를 사용한다"며, "기업은 빨대를 제공하지 않고 음료값을 저렴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동시에 "마트에서 판매하는 음료에도 플라스틱 빨대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빨대 없이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일회용 빨대 사용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음 팀장은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용하더라도 대나무나 실리콘 빨대처럼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척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매장에서는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고, 테이크아웃 음료의 경우 시민들이 텀블러를 사용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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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종이 빨대의 도입 배경]

1) 박지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빨대 사용·· 환경오염 줄이는 최소한의 실천”, 시빅뉴스, 2020.09.23, 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9784

2) 이정국, “스타벅스, 국내 최초 ‘종이 빨대’ 도입한다”, 한겨례, 2018.07.10, https://www.hani.co.kr/arti/economy/consumer/852634.html

3) 홍건호, “단 '3개월'남은 계도기간...버젓이 사용되는 일회용품”, 전라일보, 2023.09.10, https://www.jeoll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04673

[종이 빨대의 문제점과 환경적 한계]

1) 왕보경, “식음료업계 플라스틱 빨대 재도입 움직임…‘친환경’ 행보 뒷걸음”, 투데이신문, 2024.11.07,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782

2) 이재윤, “돈은 돈대로 쓰는데…"종이 빨대? 안 사 먹어" 외면, 결국 사라지나”, 머니투데이이, 2024.11.02,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103113410711684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의 환경적 영향 비교]

1) 조소현, ”플라스틱보다 낫다고?…'친환경' 종이빨대의 배신”, 더팩트, 2023.07.03, https://news.tf.co.kr/read/life/2027771.htm

2) 최원형, “종이 빨대, 플라스틱보다 더 유해하다…환경에도 건강에도”, 한겨례, 2024.09.04,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56942.html

[갈팡질팡한 정부의 정책]

1) 류승현, “"플라스틱→종이→플라스틱"…오락가락 빨대 정책에 시장 혼란”, 지디넷코리아, 2024.11.04, https://zdnet.co.kr/view/?no=20241104154706

2) 장관순, “빨대에 이어 컵까지…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줄줄이 '번복'”, 노컷뉴스, 2024.10.26, https://www.nocutnews.co.kr/news/6233508utm_source=naver&utm_medium=article&utm_campaign=20241026095716

[지속가능을 위한 방안은?]

1) 조소현, ”플라스틱보다 낫다고?…'친환경' 종이빨대의 배신”, 더팩트, 2023.07.03, https://news.tf.co.kr/read/life/2027771.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