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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시멘트? 자원순환형 시멘트! ①시멘트 공정

R.E.F 21기 한세민 2024. 11. 28. 09:00

쓰레기 시멘트? 자원순환형 시멘트! ①시멘트 공정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한세민

 

자원순환과 시멘트 산업

하루 평균 발생하는 생활∙사업장 폐기물 40만 톤, 수도권 매립지에 버려진 쓰레기 약 1억 5천만 톤(‘92년~). 이 방대한 양의 쓰레기는 모두 어디로 갈까? 지금까지의 폐기물 처리방식은 쓰레기 처리 비용과 시설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폐기물 해양투기 전면 금지’와 같은 노력에도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하는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환경오염은 물론이고 국가적 자원 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배출되는 쓰레기를 더 이상 처리할 수 없어지는 ‘쓰레기 대란’을 마주하기까지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이 바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면서 천연원료 및 연료를 절약해 환경부하를 저감할 수 있는 ‘자원순환’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자료 1. 시멘트 공장]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에 시멘트 산업에서도 자원순환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사업을 일궈가고 있다. ‘건설의 쌀’이라고도 불릴 만큼 필수적인 소재 시멘트는 연간 3,6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제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 그리고 고온의 소성 과정에서의 화석연료 및 에너지 소비 등 지금까지 시멘트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속 가능한 시멘트’가 되기 위해 많은 변화가 필요한 산업 분야이다.

이에 시멘트는 제조공정에서 순환자원으로 폐타이어, 철질 부산물, 합성수지 폐기물 등을 이용하는 ‘자원 순환형 시멘트’로 탈바꿈해 나가고 있다. 시멘트가 어떤 공정을 거쳐 자원순환을 가능케 했는지 알아보자.  

 

시멘트 제조공정

먼저 일반적인 기존 시멘트의 제조공정을 살펴보면, 크게 ▲채광 ▲분쇄 ▲소성 ▲제품 생산 및 출하의 4단계로 나뉜다.

채광 : 먼저 시멘트 제조공정은 석회석 채광에서 시작한다. 석회석 채광은 지표의 표토를 제거한 다음 지표에서 직접 채굴하는 ‘노천 채굴법’을 사용하고, 이 중에서 내부를 계단 모양으로 파고 들어가는 계단식 채광(Bench Cut)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얻은 대형 석회를 1차, 2차에 걸쳐 조쇄하고 30mm 크기로 분쇄하는 과정을 더한 분쇄 공정을 거친다.

분쇄 : 원료는 분쇄기를 통과한 석회석을 평균 화학조성을 갖도록 stacker로 적재한 뒤 reclaimer로 긁어내려 다음 공정에 투입한다. 또한 석회석을 제외한 부원료인 점토질 원료와 산화철 원료 등을 혼합한 조합 원료를 원료 분쇄기로 약 100μm 이하의 크기로 미분쇄하여 저장하고 일정량을 다음 공정에 공급한다.

소성 : 미분쇄된 시멘트 원료를 주 가열로인 소성로(KILN)에 투입하기 전에 약 900℃까지 예비 가열하는 설비인 예열기를 거쳐 열효율 및 생산성을 증가시킨다. 이후 시멘트 제조공정 중 주 공정이 이루어지는 부분인 소성로에서 앞서 1차 가열된 원료를 최고 1,500℃까지 가열하여 시멘트의 중간제품인 클링커(Clinker)를 생산하게 된다. 소성로에서는 주로 유연탄을 사용해 연소한다. 고온의 클링커는 100℃ 이하로 급냉 시켜 냉각된 상태로 저장하고 공급한다.

제품/출하 : 소성로에서 생산된 클링커를 주원료로 하고, 첨가제인 석고를 혼입 미분쇄하여 최종제품인 시멘트를 생산한다.

정리하면, 우리가 아는 시멘트는 석회석에서 얻은 석회질에 점토질, 규석류, 산화철을 모두 분쇄해 섞은 뒤 고열로 끓여 중간재인 클링커를 생산해 이용하는 것이다. 1,500℃의 소성로에서 구운 석회석(CaCO₃)은 산화칼슘(CaO) 덩어리가 된다. 이렇게 생산한 클링커에 일정한 비율의 석고와 섞으면 시멘트가 된다.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세분화해 보면 절반 이상은 산화칼슘으로 변하는 화학반응(CaCO₃ + 열→ CaO + CO2)에서, 약 40%는 시멘트 소성로에서 화석연료(유연탄) 연소로 발생한다. 채석, 운송, 분쇄, 냉각, 혼합 등 기타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비율은 10% 이하다.

 

자원순환형 시멘트 제조공정

자원순환형 시멘트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제조공정 전 단계에서 폐기물을 이용해 대체하고 있다.

 

 

[자료 2. 시멘트 생산 과정별 폐자원 활용 절차]

출처 : 한국시멘트협회

원료 분쇄 과정에서 석회석과 함께 점토, 규석, 철광석을 부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재활용 원료로 대체했다. 석탄재나 오니류(하수처리 침전물)이 점토질 역할을 하고, 규석류는 폐주물사(금속 제조품 주조 시 발생하는 폐기물)로 대체한다. 특히 사용 후 버려진 주물사는 다량의 규소가 포함되어 있어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산화철의 경우 고철을 재활용해 대체가 가능하다.

시멘트 소성 단계에서 주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가연성 순환자원인 폐합성수지, 폐타이어 등을 선별하여 보조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90년대 후반 폐타이어 처리가 원활하지 못해 재고가 사회문제화가 되었을 시기에 문제 해결을 위한 타이어협회와 시멘트 업계의 공동사업으로 개발한 기술로 시작했다. 순환자원 연료는 유연탄보다 열량이 높아 효과적인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특히 얼마나 고열로 가연성 폐기물을 녹이느냐에 따라 시멘트의 강도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강도를 높이는 연료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클링커에 석고를 첨가해 최종 제품인 시멘트를 만드는 분쇄 단계에서는 철강 부산물인 슬래그를 재활용한 슬래그 부산 석고를 통해 자원순환을 이루었다.

이와 같은 시멘트 산업의 자원순환은 우수한 폐기물 처리능력을 보유한 고온의 시멘트 제조공정을 통해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하게 하고, 폐기물의 대량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처리하기 어려운 가연성 폐기물의 에너지를 회수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을 절감하고(연료화), 비가연성 폐기물은 원료화 시켜 기존 매립장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신설을 최소화하고, 산림을 보호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시멘트 산업이 마치 산업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간 2억 톤의 쓰레기가 발생해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매립·소각 능력을 보완해, 한 해 동안 시멘트업계가 소화한 가연성폐기물 소비는 수도권 대표 매립지인 인천 서구 매립지 3개를 지은 효과를 거둔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폐기물을 연료나 원료로 쓸 경우 시멘트업계는 가연성폐기물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폐타이어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85톤(CO₂/TG)으로, 유연탄 95톤에 비해 10%정도 낮다. 합성수지(75톤)나 폐유(74톤) 등은 이보다 더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 것이다. 이외에도 하수 오니 등 유기성 오니를 재활용하여 해양 오염 방지, 기존의 부원료(점토, 규소, 철 등) 사용을 줄임으로써 채굴할 때의 자연훼손이나 에너지 사용량 감소, 천연 광물 보존 등 온실가스 배출의 근본적 원인을 최소화해 환경 및 사회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원순환형 시멘트의 오늘

시멘트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크게 줄이려면 주요 원료인 석회석을 대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의 핵심 방안으로 소성로에 쓰이는 유연탄 등 화석연료를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폐타이어의 78%를 재활용했는데 그중 30%는 고무분말 형태로 물질 재활용했고, 나머지 대부분을 시멘트 소성 연료로 재활용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찌꺼기도 점토 등을 대신하는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했다.

 

[자료 3. 시멘트산업 순환자원 재활용 현황]

출처 : Materials and the Environment(Eco-Informed Material Choice)

시멘트업계가 원료나 연료를 대체해 사용하는 가연성폐기물(순환자원) 규모는 2023년 기준 904만 톤이다. 점토를 대신해 사용하는 석탄재 등이 575만 톤, 유연탄을 대체해 사용하는 폐타이어나 폐합성수지가 258만 톤이다. ‘순환자원 처리방법에 따른 LCA 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에서 시멘트 1톤을 생산할 때 폐기물 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약 16kg의 유연탄을 대체하고 순수 저감량 기준 약 9kg, 국가 전체적인 측면에서 약 41k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으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약79만 톤의 유연탄 절약과 순저감 기준 약 43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저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폐기물을 시멘트 산업에서 원료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소각 또는 매립해야 하는 폐기물의 양은 현재 수도권 매립량의 약 70%에 달한다. 시멘트 산업의 재활용이 없다면 월드컵경기장의 약 1.6배에 해당하는 매립장이 추가로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경북 의성군에 폐기물 업체들이 방치한 쓰레기 산이 문제로 드러나고, 전체 21만 톤 중 절반에 달하는 10만 톤을 시멘트 업계가 나서서 처리하며 폐기물 처리에 큰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삼표시멘트의 경우, 20억 원을 들여 가연성 폐기물을 선별하는 전처리시설을 짓고 삼척시에 기부했으며, 삼척시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비롯해 다른 지역의 가연 폐기물을 받아들여 순환자원 약 49만 톤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자원순환형 시멘트의 내일

시멘트 업계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12%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친환경 설비에 고가의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 삼표시멘트의 경우 총 4,777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유발 물질인 질소산화물 저감 SCR(선택적 환원 촉매) 설비에도 별도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가연폐기물을 사용할수록 시멘트의 품질 유지는 까다로워져 매출의 증대 효과는 0에 가깝다. 대신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고 매립장 대신 쓰레기를 처리하는 대체재 역할도 할 수 있기에 폐기물 재활용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순환자원 활용에 더해 시멘트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기술(CCS)을 확보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안에 집어넣어 콘크리트 품질을 높이고 온실가스도 잡는 방안이 제안되기도 하는 등 환경을 위한 여러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현재 시멘트 업계는 정부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도 고가의 대규모 친환경 설비 투자를 유지 중에 있다는 점이다. 판매 급감과 동시에 정부의 시멘트 가격 인하 압박, 국산 시멘트의 실 공급가와 큰 가격 차가 없음에도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지원하는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시멘트 업계는 모두 친환경 시멘트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해져 자원순환형 시멘트는 더 이상 ‘회색도시’가 아닌 맑은 하늘과 푸른 빛 도시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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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시멘트 제조공정

1) 주영재, “시멘트 제조에 폐기물 재활용 괜찮을까”, 경향신문, 2022.0403.,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204030812001

2) 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 정보”, “제품 공정”, 2024.11.10., http://www.cement.or.kr/about_2015/step1.asp?sm=1_3_0

자원순환형 시멘트 제조공정

1) 김성진, “[르포]'쓰레기 시멘트' '중금속' 오해 그만…'에코 시멘트'입니다”, 머니투데이, 2023.08.14.,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81310260059476

2) 박세준, “[우그그] 폐기물 재활용한 시멘트, 오염물질·중금속 줄어”, 매거진동아, 2021.11.29.,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843213&memberNo=39094895&vType=VERTICAL

3) 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 산업과 자원재활용”, 2024.11.10., http://www.cement.or.kr/plus_2014/plus02_3.asp?sm=7_3_0

자원순환형 시멘트의 오늘

1) 지영호, “'쓰레기 시멘트' 여론에 발목 잡힌 대체연료 전환...유럽 절반에 불과”, 머니투데이, 2022.12.22.,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122116045629052

2) Materials and the Environment(Eco-Informed Material Choice), Micheal F. Ashby, 2009, Butterworth-Heinemann

자원순환형 시멘트의 내일

1) 김성진, “'쓰레기산' 해결 앞장섰는데 돌아온 건 중국산?…시멘트 업계 '시름”, 머니투데이, 2024.10.2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102414261436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