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 

전기 가격이 마이너스라고? 제주에서 시작된 '마이너스 SMP'의 의미

R.E.F. 29기 차종근
2026-08-17

전기 가격이 마이너스라고? 제주에서 시작된 '마이너스 SMP'의 의미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정성엽, 29기 이진화, 조해나, 차종근

전기 가격이 마이너스가 된 제주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전력 시장이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전력 시장은 국가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며, 효율적인 거래를 통해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곳이다. 현재 육지의 전력 거래는 하루 전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하루 전 시장이란 실제 전력 공급을 이행하기 하루 전에 다음 날의 발전량과 가격을 미리 입찰·결정하는 전력 시장을 뜻한다. 이와 같은 하루 전 시장은 과거 계통 상황(화력 발전기 중심)에 맞춰져 있기에,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수용에 한계를 드러낸다. 이에 앞으로는 재생에너지를 고려한 시장 구조가 필요하며, 이를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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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전력 시장 제도 개선 제주 시범사업 운영]

출처 : 서울대학교 대학원

제주는 육지와 달리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전력거래소 「2025년 연간 제주지역 전력계통 운영 실적」에 따르면, 2025년 제주지역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약 1.20GW로 전체 발전설비 2.15GW의 약 5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제주 전력시장은 현재 육지와 다른 실시간 시장을 운영 중이다. 큰 차이점은 재생에너지의 입찰 제도 도입이며, 재생에너지의 과잉 공급과 낮은 수요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여 음(-)의 SMP(System Marginal Price)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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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2026.03.19 제주에서 발생한 마이너스 SMP]

출처 : ⓒ28기 정성엽 전력거래소 제주(하루전시장) 자료 가공

VPP(Virtual Power Plant) 운영자는 여러 재생에너지 자원을 하나의 집합 자원으로 구성한 뒤, 예상 발전량을 바탕으로 전력 시장에 입찰한다. 전력거래소는 하루 전 시장에서 예측 수요와 발전 자원의 입찰 정보를 토대로 계통 운영 조건을 고려해 시장가격을 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SMP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선택된 발전 자원 중 가격을 결정하는 자원의 입찰가격을 기준으로 형성된다. 이때 발전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시간대에 시장가격이 크게 낮아질 수 있으며, 특히 음(-)의 가격으로 입찰한 재생에너지가 가격 결정 자원이 될 경우 SMP가 0원 이하로 형성될 수 있다.

확산되는 음의 전력가격,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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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 2019~2024년 주요 지역별 음(-)의 도매전력가격 발생 비중]

출처 : IEA(국제에너지기구)

유럽의 여러 전력 시장에서는 음(-)의 가격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독일·네덜란드·스페인에서는 전체 거래 시간의 약 8~9%에서 음(-)의 도매 전력가격이 발생했으며, 이는 2024년의 4~5%보다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남호주에서도 2025년 1월 옥상 태양광 확대에 따라 낮 시간대의 순수요가 2015년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했으며,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의 현물가격은 -30달러/MWh까지 떨어졌다. 해당 월에는 27일 동안 최소 한 차례 이상 음의 전력가격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음(-)의 전력가격이 나타나고 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이와 같은 현상을 전력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ESS(Energy Storage System)와 DR(Demand Response) 등 분산자원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시장 제도와 규제 체계를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음(-)의 SMP는 단순히 발전사업자가 수익을 얻지 못하는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음(-)의 SMP가 발생한다는 것은 가격 변동폭이 커졌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투자 안정성 저하, 밸런싱 비용 증가, 위험 관리 비용 증가와 같은 비용 증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음(-)의 전력가격의 반복은 발전사업자의 수익 예측을 어렵게 만들어 투자 불확실성을 높인다. 또한,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밸런싱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일부 전력 시장에서는 최근 5년간 실시간 전력 수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밸런싱 비용이 최대 8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제주에서 마이너스 SMP가 발생하는가
음(-)의 SMP는 아무 계통에서나 나타나지 않는다. 전기가 남는데 내보낼 곳도 마땅치 않은 지역에서만 발생한다. 육지 계통은 남는 전력을 인접 지역으로 흘려보낼 수 있지만 제주는 해저 HVDC(초고압직류송전) 연계선이라는 제한된 통로에 의존하는 고립된 계통이다. 여기에 제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따라서 냉난방 수요가 연중 가장 낮고 일사량이 좋은 봄·가을 낮 시간대에는 전력 수요는 바닥인 반면 공급은 정점을 찍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이 불균형에 대한 기존 대응책은 발전기를 강제로 제한한 ‘출력 제어’였다.
그러나 출력 제어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출력 제어 조치를 둘러싸고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정부 사이에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물리적으로 발전기를 끄는 방식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워졌다. 이에 정부는 발전기를 끄는 대신 가격으로 신호를 주는 대안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8월 30일 '전력 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운영규칙'을 담은 ‘전력 시장 운영규칙 개정안’을 공고했고 그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의 도입이었다.
기존에 재생에너지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채 다른 일반 발전기보다 무조건 우선 구매됐고 전력 시장의 가격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가격을 만드는 주체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주체였던 것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의 도입으로 재생에너지도 일반 발전기와 동일하게 입찰에 참여해 가격 결정에 기여하고 급전 지시 이행 등 중앙급전발전기로서의 책임을 지게 됐다.
그렇다면 사업자는 왜 스스로 마이너스 가격을 써낼까? 그 이유는 비용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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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4. 재생에너지 입찰가격]

출처 :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

일반 발전기는 연료비를 반영하여 입찰가를 정하지만 태양광 풍력은 연료비가 0원이어서 기존 방식으로는 입찰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에 제주 시범사업은 재생에너지 입찰 가격의 상한을 0원/kWh, 하한을 '2개월 전 현물 REC 평균 가격 × 2.5'에 음수를 취한 값으로 설정했다. 따라서 입찰 구간은 0원 이하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입찰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바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다. REC는 발전을 하면 발급되므로 전력 가격이 다소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발전을 이어가 REC 수익을 확보하는 편이 유리한 구간이 존재한다. 즉 일반 발전기는 발전 과정에서 연료비 등 비용이 발생하지만 재생에너지는 발전 자체만으로 REC 발급이라는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이너스 입찰은 비합리적 행위가 아니라 총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선택이 되는 것이다.
이 마이너스 입찰가가 시장가격(SMP)이 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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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5. SMP(전력도매가격) 결정 원리]

출처 : 전력거래소

전력 시장에서 전력의 시장가격(SMP)은 입찰가격이 낮은 발전기부터 차례로 투입하여, 공급과 수요가 일치하는 지점의 발전기(한계발전기) 입찰가격으로 형성된다. 평소에는 상대적으로 입찰가격이 높은 LNG나 석탄이 한계발전기 자리를 지키므로 SMP는 양(+)의 값을 유지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만으로 수요가 전부 채워지면 일반 발전기가 그 자리에서 밀려나고 재생에너지가 수요를 맞추어 이미 0원 이하인 재생에너지 입찰가가 전력의 시장가격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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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6. 실제 형성된 마이너스 SMP(2025.05.25)]

출처 : 전력거래소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입찰 가격이 그대로 SMP가 되는 것이다. 결국 제주의 음(-)의 SMP는 섬이라는 물리적 조건,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그리고 REC라는 복합적 요인이 겹쳐 만들어낸 결과다.

마이너스 SMP가 가져올 전력산업의 변화
음(-)의 SMP가 반복될수록 전력 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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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7. ESS(에너지저장장치)]

출처 : 배터리인사이드

첫 번째로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의 중요성이 증가한다. 음(-)의 SMP가 반복되는 전력 시장에서는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고,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에 ESS는 전력이 남아 가격이 낮거나 마이너스가 되는 시간대에 잉여 전력을 저장하고,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 전력가격이 상승하는 시간대에 이를 다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ESS의 에너지 저장 효율이 높거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과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저녁 시간 사이의 가격 차이가 커질수록 ESS의 활용 가치가 높아진다.
두 번째로는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역할도 달라진다. 기존 전력 시장에서 소비자는 필요한 만큼 전기를 사용하는 수동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가격의 시간대별 차이가 커지면 공장 설비나 전기차 충전, 냉난방 등의 전력 사용 시간을 가격이 낮은 시간대로 이동시키는 수요반응(DR)이 하나의 전력자원이 될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가 남아도는 음(-)의 SMP 상황에서는 플러스 DR의 필요성이 커진다. 실제로 제주의 전력거래소는 음(-)의 SMP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를 줄이기 위해 전력이 남는 시간에 의도적으로 전력소비를 증가시키는 플러스 DR을 도입했다. 이후 이를 출력 제어가 자주 발생하는 주말과 공휴일까지 운영 범위를 확대했다. 플러스 DR 도입으로 2021~2023년에는 62일, 181시간 동안 324,254kWh의 전력 수요가 추가로 발생하였으며, 2023년 도입된 실시간 시장에서도 45일, 114시간 동안 339,295kWh의 수요가 증가하였다.


제주 마이너스 SMP가 국내 전력 시장에 던지는 의미
제주에서 나타난 음(-)의 SMP는 단순히 전력가격이 0원 아래로 내려간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가격으로 드러난 사례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산된 전력을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전환은 발전설비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제주에서 반복되는 출력 제어와 음(-)의 SMP는 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전력은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 만큼, 남는 전력을 저장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등 전력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망 강화, ESS, 수요반응(DR) 등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이는 수단도  마련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전력을 생산하느냐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다. 이러한 점에서 제주의 음(-)의 SMP는 향후 국내 전력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먼저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제주와 육지의 전력계통 환경에는 차이가 있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할수록 발전량과 수요의 시간적 불일치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음(-)의 SMP는 단순히 ‘전기 가격이 마이너스가 된 현상’을 넘어 전력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이제는 전력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저장하고 이동시키며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제주에서 먼저 나타난 이 현상은 앞으로 국내 전력 시장이 준비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전력시장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SMP가 마이너스라구?", 24기 박선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604
2. "실시간 전력시장 도입, 왜 필요한가", 28기 정성엽, https://iksung.tistory.com/149

참고문헌 
[전기 가격이 마이너스가 된 제주]
1) 송영국, 「임밸런스 패널티 구조에 따른 공급형 VPP의 시장 행태 분석」,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5, https://s-space.snu.ac.kr/handle/10371/229760.
2) 전력거래소, 「2025년 연간 제주지역 전력계통 운영실적」, 2026.02.06, https://www.kpx.or.kr/board.es?mid=a10102090000&bid=0159&act=view&list_no=76777&tag=&nPage=1.
[확산되는 음의 전력가격, 무엇이 문제인가]
1)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 『Electricity Mid-Year Update 2025』, 2025.07.30, https://www.iea.org/reports/electricity-mid-year-update-2025.
2)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 『The Value of Demand Flexibility: Benefits beyond balancing』, 2025.12.23, https://www.iea.org/reports/the-value-of-demand-flexibility.
[왜 제주에서 마이너스 SMP가 발생하는가]
1) 법무법인(유) 세종,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도입, 2023.09.25, https://www.shinkim.com/kor/media/newsletter/2212
2) 에너지경제연구원 , “출력제한 위법”... 태양광 발전소들, 정부 상대 첫 소송, 2023.06.08, https://www.keei.re.kr/board.es?mid=a10202010000&bid=0007&act=view&list_no=48441
3) 한국전력거래소, 시장가격결정, https://www.kpx.or.kr/menu.es?mid=a10401040000
4) 한국전력거래소 ,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 2023.09.11, https://www.kpx.or.kr/board.es?mid=a11203000000&bid=0209&tag=&act=view&list_no=70470
5) 해줌, SMP 가격이 마이너스? 전력 가격, 왜 이렇게 책정될까?, 2025.08.25, https://blog.haezoom.com/insight_vpp_22/
[마이너스 SMP가 가져올 전력산업의 변화]
1) 한국전력거래소, 24년 12월 수요자원거래시장 현황 및 운영정보, 2025, pp. 17–18, https://www.kpx.or.kr/board.es?mid=a10102000000&bid=0088&tag=&act=view&list_no=74601
2) 한국전력거래소, 2024년도 사업실명제 대상사업 내역서, 2024, pp. 17–20, https://www.kpx.or.kr/board.es?mid=a10110020000&bid=0022&list_no=72456&act=view
[제주 마이너스 SMP가 국내 전력시장에 던지는 의미]
1) 이원희, 기후에너지데이터뱅크, “원전과 재생에너지 공존, 마이너스 전력가격에서 해답 나온다[이슈분석]”, 2026.07.21, https://edata.ekn.kr/article/view/ekn202607210003?utm_source
2) 이원희, 에너지경제, “[전력시장의 미래 하]“전력가격 마이너스면 배터리에 돈 받고 저장, 오르면 판매”“, 2026.03,01, https://v.daum.net/v/FZrXBrpXpr?utm_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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