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 

전자산업의 쌀, MLCC

R.E.F 23기 김태현
2026-06-06

전자산업의 쌀, MLCC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모든 전자제품의 1층 역할을 하는 MLCC
1층이 없는 건물은 없다. 모든 건물은 1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의 최고 층수는 123층이다. 이 타워의 123층도 1층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이는 기본, 기초의 중요성과 연결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공부할 때 부모님께 기초가 가장 중요하니 제대로 익히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모든 전자 산업에도 가장 기본이 되는 소자가 있다. 현재 일어나는 반도체의 초호황, 2020년대 초중반의 한국 배터리 산업의 강세, 꾸준하던 전장이나 방산 산업 등 이 모든 것에는 이 소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이 소자가 없으면 우리는 발전 시설에서 생산한 전기를 쓸 수 없다. 그 소자는 바로 MLCC다.
MLCC는 전기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쓰인다. 그만큼 쓰임새가 다양해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이러한 MLCC를 더 자세히 알아보자.
 
MLCC의 기능과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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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MLCC의 구조]

출처 : AI 제작

MLCC(Multi layer ceramic capacitor)는 축전기로 알고 있는 커패시터를 여러 겹 쌓은 것으로, 배터리와 비슷하게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낼 수 있다.
MLCC와 배터리는 같은 원리지만, 그 기능은 다르다. 이들의 특성 때문이다. MLCC는 전기를 빨리 저장하고 꺼내 쓸 수 있지만, 저장할 수 있는 전하의 양은 배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배터리는 저장 용량은 크지만, 전기를 필요할 때 즉시 꺼내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들은 같은 기능을 해 경쟁 관계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은 상호보완적인 특성을 보인다. 배터리에서 저장된 전기를 꺼내쓸 때 MLCC가 있어야 전원이 바로 들어올 수 있어 배터리만 쓸 수 없다. 그러나 MLCC는 저장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이 적어 그 자체로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없다. 이는 MLCC 역시 단독으로 쓸 수 없음을 뜻한다. 따라서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우리 생활이 불편해지거나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이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MLCC는 필요 없는 신호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가정이나 산업에 공급받는 전기는 여러 주파수의 신호가 섞여 있다. 이들 중에는 필요한 신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신호도 존재한다. 이들 중에서는 전자제품의 작동을 방해하는 신호도 있어 MLCC가 없다면 전자제품이 오작동할 때가 잦아진다. 이처럼 MLCC는 전자제품 작동에 없으면 안 되는 역할을 한다. 
MLCC는 유전체, 내부 전극, 외부 전극으로 구성된다. 유전체와 내부 전극을 번갈아 쌓는 구조이며, 외부 전극은 유전체와 내부 전극을 연속으로 적층한 구조를 둘러싸는 구조다. 커패시터는 평행한 금속 전극 판 사이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금속판에 전하가 쌓이는 형태로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다. 여기에 유전체를 넣으면 더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다. 커패시터의 중 하나인 MLCC도 같은 원리로 금속인 내부 전극에 전하를 저장한다. 다만, 여러 층을 쌓아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아는 축전기와 차이가 있다. 외부 전극은 기판이나 외부 회로에 연결된 전류의 출입구 역할을 한다.


다양한 종류의 MLCC
MLCC에는 크기나 특성을 나타내는 명칭이 있다.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면 1005, 0603 등 다양한 MLCC 종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크기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앞 두 자리는 가로, 뒤의 두 자리는 세로의 길이를 나타낸다. 단위는 백 ㎛를 기준으로 하며, 0603은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각각 600, 300㎛임을 뜻한다. 이처럼 MLCC는 크기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왼쪽 문자가운데 숫자오른쪽 문자
X = −55 °C (−67 °F)4 = 65 °C (149 °F)P = ±10%
Y = −30 °C (−22 °F)5 = 85 °C (185 °F)R = ±15% 
Z = 10 °C (50 °F)6 = 105 °C (221 °F)L = ±15% ( 125℃ 이상에서는 15/-40% )

7 = 125 °C (257 °F)S = ±22%

8 = 150 °C (302 °F)T = 22/−33%

9 = 200 °C (392 °F)U = +22/−56%


V = +22/−82%

[자료 2. 온도 범위와 유전 상수 특성에 따른 MLCC의 분류 표]

출처 : EIA RS-198 재구성

MLCC는 크기뿐 아니라 특성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MLCC는 X7R, Z5U 등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코드가 있다. 이 코드는 위와 같으며, 앞 두 자리는 구동 온도를 나타낸다. 가장 왼쪽 문자는 구동할 수 있는 최저 온도, 가운데 숫자는 최고 온도를 나타낸다. 가장 오른쪽 문자는 온도 변화에 따른 MLCC의 전기 용량 변화를 뜻한다.
MLCC의 분류가 필요한 이유는 용도에 따라 필요한 MLCC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MLCC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쓰이는 IT용 MLCC와 전기차 등에 필요한 전장용 MLCC로 나눌 수 있다. 이 의미에 구체적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둘은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 IT용 MLCC는 고용량을 추구하지만, 전장용 MLCC는 우리의 안전이나 산업 재산 등이 관련된 분야에서 화재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분야에 쓰이는 MLCC를 전장용 MLCC로 분류하며, 용량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다양한 환경이나 더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것을 우선으로 설계한다.
MLCC가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재료 고유의 특성인 유전체의 유전율이 클수록 많아진다. 층수가 많을수록, 단면적이 넓을수록, 전극 간 거리가 짧을수록 많아진다. 다만, MLCC는 용량이 적어 직접 전기를 끌어 쓰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어떤 이유에서일까? 바로 전원을 켤 때 더 많은 전기를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AI, 전장,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첨단 기술이 도입되며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원을 켜자마자 더 많은 전력을 끌어와야 한다. 이는 MLCC의 개수를 더 많이 늘려야 함을 뜻한다. 실제로 스마트폰 하나에는 800~1,200개의 MLCC가 들어가지만,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 전기차에는 한 대당 만 개가 넘는 MLCC가 들어간다. MLCC는 아무리 작은 소자지만, 스마트폰 내에서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MLCC 개당 용량을 늘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 계속 크기가 커진다. MLCC에서 많은 전력을 꺼내진 않지만, 신제품의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 고성능 제품에서 MLCC의 용량을 늘려야 한다.
 
MLCC 제조 공정
그렇다면 MLCC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산화바륨과 산화티타늄을 준비해야 한다. 이들을 고온의 수용액 상태에서 압력을 가해주면 이들이 섞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이타늄산바륨(BaTiO3, BT)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은 파우더로, 이들을 원통형 관 안에 넣고 굴리면 분쇄돼 더 작은 가루가 된다. 이 물질을 tape casting이라는 공정을 사용하면 얇은 티탄산바륨 내부 전극이 만들어진다. 이 공정은 물질을 높이가 매우 낮은 틀 안에 넣고 뽑는 공정이다. 이 과정으로 매우 얇은 내부 전극 판이 만들어진다.
이 판 위에 페인트칠하듯이 금속 전극을 바르면 유전체와 금속 전극 층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앞서 봤던 적층형 구조가 만들어진다. MLCC에서 내부 전극과 유전체 하나를 합쳐 한 층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MLCC 하나는 수백 층으로 구성된다. 이 공정을 수백 번 하면 MLCC의 기본적인 모양이 완성되며, 열처리하며 이를 굳힌다. 이후 외부 전극을 바르고 굳히면 최종적으로 MLCC가 완성된다.
내부 전극은 주로 니켈로 사용한다. 이는 금속 전극이 산화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금속 전극이 산화되면 유전체와 같이 세라믹 물질이 되며, 그러면 축전기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상온에서 산화되지 않는 물질을 쓰기에는 금과 백금은 너무 비싸다. 은은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녹는점이 낮아 열처리 과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물질은 MLCC의 내부 전극에 쓸 수 없으며, 대안으로 니켈을 내부 전극으로 쓴다. 니켈은 일부 조건에만 산화되므로, 이 조건을 피하면 산화를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내부 전극을 만드는 공정이나 열처리 공정에서 이를 신경 써야 한다.
MLCC를 만드는 방법은 보편적인 세라믹을 만드는 공정 중 상당수를 쓰기 때문에 단가가 저렴하다.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제품이기 때문에 만약 MLCC가 비쌌으면 모든 전자제품이 비쌌을 것이다. 이렇듯 MLCC가 없었으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더 힘들게 살아야 한다.
 
급증하는 MLCC의 수요와 중요성
최근 AI의 수요가 증가하며 MLCC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MLCC 기업인 무라타, 삼성전기, TDK 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자제품이나 AI의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용량도 더 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MLCC의 유전체를 더 얇게 만들거나 유전율이 더 높은 유전체로 써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용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이상적인 필요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모든 전자제품에 필요한 소자인 만큼 MLCC의 발달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현재 MLCC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기업이 필요한 만큼 구하지 못한다면 기술 발전이 늦어질 만큼 MLCC는 중요한 부품이라 할 수 있다. MLCC의 생산량이 수요의 속도를 따라가 다양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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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기자동차의 망토가 되어줄 ‘Super’ 커패시터", 11기 백승일, 임형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046

참고문헌 
[MLCC의 기능과 구조
1) 삼성전기 유튜브, "누구에게나 MLCC는 있다 | 삼성전기 제품 이야기", 2024.09.26, https://www.youtube.com/watch?v=JsoUi4DlZeg&t=157s
[급증하는 MLCC의 수요와 중요성
1) 박순엽, "AI 서버發 MLCC 업황 기대 커진다…“삼성전기 가격 인상 가능성 주목”", 이데일리, 2026.03.18,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640406645384632&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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