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공기가 발전소가 된다? 대기 중 수분에서 전기를 얻는 기술

R.E.F 30기 이서인
2026-09-13

공기가 발전소가 된다? 대기 중 수분에서 전기를 얻는 기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30기 이서인


공기가 에너지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공기를 마시고 지나친다. 너무 익숙한 존재라 공기를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공기 속에 있는 수분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은 햇빛을, 풍력은 바람을 이용한다면 이 기술은 대기 중 수분을 활용한다. 아직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작은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주변에서 직접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받고 있다.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공기 속 수분은 어떻게 전기가 되는 것일까.
9533bdbc2e3f1.png

[자료 1.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의 원리]

출처 : ⓒ30기 이서인 Chapt GPT 생성


공기 속 수분, 어떻게 전기가 될까?
대기 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항상 존재한다. 습도에 따라 수분의 양은 달라지지만, 이를 특정 소재에 흡착시키면 전기를 만들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수분이 소재 표면에 모이는 과정에서 물 분자와 소재 사이에 전하의 이동이 일어나고, 이때 전위차가 만들어진다. 쉽게 말하면 수분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기적 차이를 밖으로 꺼내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변의 작은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라고 한다. 수분을 이용하는 방법도 한 가지가 아니다. 수분을 흡수하고 내보내는 과정에서 소재가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움직임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기도 하고, 습도 변화 자체에서 발생하는 전하의 이동을 이용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더 많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 소재와 발전 구조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연구하고 있다. 수분을 이용한 발전에서 소재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같은 양의 수분이 존재하더라도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물 분자를 얼마나 잘 끌어당기고, 전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동시키는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수분을 잘 흡수하면서도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소재의 표면 구조나 전극의 배치 등을 바꾸며 발전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주대학교 연구진은 낮 동안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하고 밤에는 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연구는 주변 환경의 변화를 단순히 발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낮과 밤처럼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환경 변화를 별도의 에너지 공급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수분 기반 하베스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9758447fef9cc.png

[자료 2. 대기 중 수분을 활용한 에너지 하베스팅과 소형 전자기기 활용 분야 ]

출처 : ⓒ30기 이서인 Chapt GPT 생성


발전소 대신 센서의 전원으로
대기 중 수분에서 얻는 전력은 아직 많지 않다. 그래서 당장 가정의 전기를 모두 공급하는 발전 방식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대신 적은 양의 전력만 필요한 곳에서는 활용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IoT 센서다. 건물이나 공장, 농업 현장 등에는 온도와 습도, 대기 상태 등을 계속 확인하는 작은 센서들이 사용된다. 이런 장치들은 비교적 적은 전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서 얻은 에너지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교체가 쉽지 않은 곳에서도 활용을 기대할 수 있다. 여러 센서가 넓은 지역에 설치되거나 사람이 자주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배터리를 일일이 교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기기처럼 필요한 전력이 적은 소형 전자기기에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발전량만 높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실제 제품을 사용하려면 소재가 반복적으로 수분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과정에서도 성능을 유지해야 하며, 작은 크기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수분 하베스팅 기술은 발전 효율뿐만 아니라 소재의 내구성과 소형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대기 중 수분을 활용한 에너지 하베스팅의 방향은 발전소를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는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의 작은 전력을 직접 얻는 것에 가깝다.

아직은 넘어야 할 ‘발전량’의 벽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분명하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발전량이다. 현재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전력은 기존 발전 방식과 비교하면 매우 적기 때문에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전자기기를 작동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대기 중 수분의 양은 온도와 습도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같은 장치를 사용하더라도 건조한 날과 습한 날의 발전 조건이 같을 수 없는 셈이다. 계절이나 낮과 밤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실제 활용을 위해서는 같은 양의 수분으로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내는 소재와 구조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된 전기를 모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저장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는 것도 과제다. 발전과 저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얻을 수 있는 전력은 주변 환경에 따라 계속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된 전력을 에너지저장 장치에 모아두었다가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다면,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지나치던 수분에서 찾은 새로운 에너지
대기 중 수분을 이용한 발전은 아직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발전량도 제한적이고 환경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 기술이 흥미로운 이유는 지금까지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데 있다. 햇빛이나 바람처럼 눈에 잘 보이는 에너지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 속 수분처럼 주변에 늘 존재하지만 지나치기 쉬운 에너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앞으로 IoT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처럼 작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기가 더 많아진다면 이런 미세한 에너지를 활용할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어쩌면 미래의 에너지 기술은 거대한 발전소를 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이미 존재하는 작은 에너지를 하나씩 찾아내는 방향으로도 나아갈지 모른다. 공기는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분이 있다. 지금은 아주 작은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준이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지나쳤던 이 수분이 미래에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폐기물은 끝이 아니다: 수소로 이어지는 에너지 순환", 29기 임혜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idx=170810714&bmode=view
2. "하얀 연기의 정체: 원자력발전소 냉각탑의 공학적 원리와 환경적 역할", 27기 정환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journal/?idx=169445876&bmode=view

참고문헌 
[공기 속 수분, 어떻게 전기가 될까?]
1) 박준식·임현의, "공기 중 수분수집 기술동향", 『기계와 재료』, 22권 3호, 2010년.

2) 아주대학교, "Team Prof. Taekwang Yoon develops Energy Harvesting Technology", 아주대학교, 2025년 7월 21일.

[발전소 대신 센서의 전원으로]
1) 김동성, "가천대, 무전원 웨어러블 IoT 하베스터 개발 45억원 정부과제 선정", 『전자신문』, 2025년 8월 7일, https://www.etnews.com/20250807000179
2) 김동성, "'낮엔 수분 뽑고 밤엔 전기 만든다'…아주대, 신개념 하베스팅 개발", 『전자신문』, 2025년 7월 18일, https://www.etnews.com/20250718000315
[아직은 넘어야 할 '발전량'의 벽]
1) 김용석·박용수·백돈규, "IoT 센서노드 시스템을 위한 고출력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 『한국산업정보학회논문지』, 27권 4호, 29-36쪽, 2022년. 
2) 박준식·임현의, "자연모사 표면을 이용한 공기 중 수분수집 기술동향", 『기계와 재료』, 22권 3호, 50-65쪽, 2010년.
[지나치던 수분에서 찾은 새로운 에너지]
1) 황건태·류정호·윤운하, "자기-기계-전기 변환소자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전기전자재료학회논문지』, 34권 5호, 271-282쪽, 2021년 9월.
c6969f5b4eec8.pngc484665e5d24e.png94ffad8b36f84.png


0 6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단은 비영리 조직으로 전국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입니다. 

저희와 협업 및 활동 제안을 위해서는 아래 정보로 연락 바랍니다. 

공식 이메일: ref2026re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