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메워 만든 도시, 그 아래 사라지는 블루카본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김나현, 29기 김서윤
바다를 메워 만든 도시
바다를 메워 도시를 만드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와 같은 대규모 인공섬을 조성한 후 현재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인천 영종도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해안 매립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됐고, 관광과 레저 시설이 들어서며 새로운 도시로 성장했다. 싱가포르 또한 지속적인 해안 매립을 통해 국토를 확장해 온 국가로 알려져 있다. 매립을 통해 도시 공간을 넓히고 산업과 도시 개발을 추진해 온 것이다. 이처럼 해안 매립은 새로운 토지를 확보하고 관광 산업과 도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개발 방식이다.

[자료 1. 해안매립 공사현장]
출처: Wikimedia Commons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는 문제가 존재한다. 해안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갯벌과 습지 같은 연안 생태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와 자연의 생태 기능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연안의 갯벌과 습지는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블루카본 생태계’로 알려져 있다. 해안 매립이 이러한 생태계를 감소시키면서 기후와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해안 매립은 도시 개발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치가 동시에 충돌하는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다를 메워 도시를 확장하는 동안 그 대가로 무엇을 잃고 있는 것일까.
점점 사라지는 해안선
실제로 많은 해안 지역에서는 자연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현재 자연 상태로 남아 있는 해안선이 전 세계적으로 약 15%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도시 확장과 산업 개발, 그리고 해안 매립과 같은 인간 활동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연안 개발이 지속되면서 매립 규모 역시 크게 증가했다.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전국 갯벌면적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 면적은 1987년 약 3,203㎢에서 2023년 약 2,44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760㎢ 규모의 갯벌이 사라진 것으로, 서울 면적보다 넓은 규모에 해당한다. 해수부는 이러한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속적인 공유수면 매립과 연안 개발을 지목하고 있다.
관광과 경제를 만든 매립 도시, 그 뒤에 남은 환경 문제


[자료2. 싱가포르 연안 매립 전후]
출처: Google Earth (Landsat / Copernicus)


[자료3. 인천 영종도 매립 전후]
출처: Google Earth (Landsat / Copernicus)
그렇다면 왜 많은 도시들은 연안 생태계 훼손이라는 환경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안 매립을 계속 추진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관광 산업과 도시 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해안 매립을 통해 바다 위에 새로운 토지를 확보하면 호텔, 리조트, 쇼핑 시설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고, 이는 곧 관광객 증가와 도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이 제한된 도시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기간 해안 매립을 추진해 왔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 1960년대 이후 약 20% 증가했으며, 이러한 확장의 상당 부분이 해안 매립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마리나베이 일대는 과거 바다였던 지역을 매립해 조성된 대표적인 도시 개발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안 매립은 도시 성장 전략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인천 영종도는 해안 매립을 통해 조성된 대표적인 지역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관광, 레저 시설이 들어서면서 수도권의 주요 경제 거점으로 성장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7천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았으며, 공항을 중심으로 호텔, 쇼핑, 관광 산업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안 개발은 연안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환경적 논란도 함께 낳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리나베이 일대는 과거 맹그로브 숲이 분포하던 연안 생태계로,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해안 개발 과정에서 싱가포르의 맹그로브 숲은 약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인천 영종도 역시 과거 갯벌이 분포하던 지역을 매립해 조성된 곳으로, 이러한 연안 생태계 감소가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해안선 변화 뒤에 숨겨진 ‘블루카본’의 가치
그렇다면 관광 산업과 도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해안 매립이 왜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매립 과정에서 사라지는 연안 생태계가 단순한 자연 공간이 아니라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중요한 기후 조절 장치, 즉 ‘블루카본(Blue Carbon)’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블루카본은 갯벌, 염습지, 맹그로브 숲, 해초지와 같은 연안 생태계가 흡수해 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이러한 생태계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해저 퇴적층에 장기간 저장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바닷속 퇴적층은 산소가 부족해 탄소 분해가 느리므로 한 번 저장된 탄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유지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블루카본은 최근 기후 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자연 기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블루카본 생태계의 총면적은 약 5,100만 헥타르(ha)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해초지가 약 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맹그로브 숲이 약 27%, 염습지가 약 10%를 차지한다. 이러한 연안 생태계는 전 세계적으로 약 115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적 자체는 육상 숲보다 작지만, 단위 면적당 탄소 저장 능력이 높기 때문에 기후 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해안 매립이 바로 이러한 블루카본 생태계가 형성된 지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위성 영상에서 확인되는 해안선의 직선화는 단순히 도시 확장과 관광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갯벌과 습지 같은 탄소 흡수원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립 과정에서 퇴적층이 교란될 경우 그동안 저장되어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해안 개발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자연이 수행하던 탄소 저장 기능을 약화시키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블루카본 생태계를 보전하거나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LG화학은 해초 서식지 복원 사업을 통해 연안 생태계를 회복하고 탄소 흡수 능력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 역시 갯벌과 해초지 등 블루카본 생태계를 국가 차원의 탄소 흡수원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연안 개발과 기후 대응이 반드시 대립적인 관계만은 아니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해안 개발과 기후 대응 사이, 균형의 과제
해안 매립은 도시 확장과 관광 산업 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지역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어 왔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인천 영종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매립을 통해 확보된 토지는 공항과 관광 시설, 도시 인프라 조성에 활용되며 새로운 경제 활동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해안 매립은 동시에 갯벌과 습지 같은 연안 생태계를 감소시키고, 탄소 저장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환경적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특히 블루카본 생태계가 기후 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안 개발에 대한 시각 역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해안 개발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연안 생태계의 탄소 저장 기능과 환경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개발과 보전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연안 관리와 기후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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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점점 사라지는 해안선]
1) 해양수산부,「전국 갯벌면적 조사 결과 발표」, 2023.08. https://www.mof.go.kr/doc/ko/selectDoc.do?bbsSeq=2&docSeq=58508&menuSeq=427
2) IPCC,“Special Report on the Ocean and Cryosphere in a Changing Climate”, 2019. https://www.ipcc.ch/srocc
3) 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Global Environment Outlook”, 2021. https://www.unep.org/resources/global-environment-outlook
[관광과 경제를 만든 매립 도시, 그 뒤에 남은 환경 문제]
1)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 통계보기”, https://www.airport.kr/co_ko/651/subview.do
2) Friess, D. & Webb, E., “Mangrove loss in Singapore”, Biological Conservation, 201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06320714001484
3) Ministry of National Development Singapore, “Written answer by MND on cost of land reclamation project and proceeds from sale of reclaimed land”, https://www.mnd.gov.sg/newsroom/speeches/view/written-answer-by-ministry-of-national-development-on-cost-of-land-reclamation-project-and-proceeds-from-sale-of-reclaimed-land
4) Singapore Government Data, “Total Land Area of Singapore | SLA”, https://data.gov.sg/datasets/d_f74e5ee9575e98ba439bee67e8f9b097/view
5) Sutton-Grier, A. et al., “Coastal ecosystems and blue carbon”, Marine Policy, 201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08597X13001292
6)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 Singapore, “The Marina Bay Story”, https://www.ura.gov.sg/Corporate/Get-Involved/Shape-A-Distinctive-City/Explore-Our-City/Marina-Bay/The-Marina-Bay-Story
[해안선 변화 뒤에 숨겨진 ‘블루카본’의 가치]
1) 오두환, "'갯벌·해조류로 탄소 흡수' 블루카본 사업 키우는 해수부" , 경제일보, https://www.economidaily.com/view/20231103143904109
2) 조수정, 해양수산부, "'바다숲’ 블루카본으로 도약하다", 2025.11.18, https://www.mof.go.kr/doc/ko/selectDoc.do?docSeq=63855&fbclid=IwY2xjawN-wsVleHRuA2FlbQIxMABicmlkETFWVDF6V0Y2eHJKVWJwaXpyc3J0YwZhcHBfaWQQMjIyMDM5MTc4ODIwMDg5MgABHvbraANnfmRRilGzc2_kdPePZXj33289DWYghQW3GVdaWskxg_8QstqF_DJA_aem_lKSD4F0_vmYdqX11lrdv3Q&listUpdtDt=2025-11-07++10%3A00&menuSeq=971&bbsSeq=10
3) LG화학, ""여수 바다에 탄소 흡수하는 해초 심는다” LG화학, 잘피 서식지 복원 착수", 2023.06.08, https://www.lg.co.kr/media/release/26372
4) ScienceDirect, "Blue carbon and the role of mangroves in carbon sequestration: Its mechanisms, estimation, human impacts and conservation strategies for economic incentives" , 2024.06,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85110124000376
[해안 개발과 기후 대응 사이, 균형의 과제]
1) 장정욱, "우리 바닷속 김·미역, 세계가 주목하는 탄소흡수원 될 것", 데일리안, 2025.05.07, https://news.nate.com/view/20250507n09615



바다를 메워 만든 도시, 그 아래 사라지는 블루카본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김나현, 29기 김서윤
바다를 메워 만든 도시
바다를 메워 도시를 만드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와 같은 대규모 인공섬을 조성한 후 현재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인천 영종도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해안 매립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됐고, 관광과 레저 시설이 들어서며 새로운 도시로 성장했다. 싱가포르 또한 지속적인 해안 매립을 통해 국토를 확장해 온 국가로 알려져 있다. 매립을 통해 도시 공간을 넓히고 산업과 도시 개발을 추진해 온 것이다. 이처럼 해안 매립은 새로운 토지를 확보하고 관광 산업과 도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개발 방식이다.
[자료 1. 해안매립 공사현장]
출처: Wikimedia Commons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는 문제가 존재한다. 해안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갯벌과 습지 같은 연안 생태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와 자연의 생태 기능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연안의 갯벌과 습지는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블루카본 생태계’로 알려져 있다. 해안 매립이 이러한 생태계를 감소시키면서 기후와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해안 매립은 도시 개발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치가 동시에 충돌하는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다를 메워 도시를 확장하는 동안 그 대가로 무엇을 잃고 있는 것일까.
점점 사라지는 해안선
실제로 많은 해안 지역에서는 자연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현재 자연 상태로 남아 있는 해안선이 전 세계적으로 약 15%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도시 확장과 산업 개발, 그리고 해안 매립과 같은 인간 활동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연안 개발이 지속되면서 매립 규모 역시 크게 증가했다.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전국 갯벌면적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 면적은 1987년 약 3,203㎢에서 2023년 약 2,44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760㎢ 규모의 갯벌이 사라진 것으로, 서울 면적보다 넓은 규모에 해당한다. 해수부는 이러한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속적인 공유수면 매립과 연안 개발을 지목하고 있다.
관광과 경제를 만든 매립 도시, 그 뒤에 남은 환경 문제
[자료2. 싱가포르 연안 매립 전후]
출처: Google Earth (Landsat / Copernicus)
[자료3. 인천 영종도 매립 전후]
출처: Google Earth (Landsat / Copernicus)
그렇다면 왜 많은 도시들은 연안 생태계 훼손이라는 환경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안 매립을 계속 추진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관광 산업과 도시 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해안 매립을 통해 바다 위에 새로운 토지를 확보하면 호텔, 리조트, 쇼핑 시설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고, 이는 곧 관광객 증가와 도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이 제한된 도시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기간 해안 매립을 추진해 왔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 1960년대 이후 약 20% 증가했으며, 이러한 확장의 상당 부분이 해안 매립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마리나베이 일대는 과거 바다였던 지역을 매립해 조성된 대표적인 도시 개발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안 매립은 도시 성장 전략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인천 영종도는 해안 매립을 통해 조성된 대표적인 지역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관광, 레저 시설이 들어서면서 수도권의 주요 경제 거점으로 성장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7천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았으며, 공항을 중심으로 호텔, 쇼핑, 관광 산업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안 개발은 연안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환경적 논란도 함께 낳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리나베이 일대는 과거 맹그로브 숲이 분포하던 연안 생태계로,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해안 개발 과정에서 싱가포르의 맹그로브 숲은 약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인천 영종도 역시 과거 갯벌이 분포하던 지역을 매립해 조성된 곳으로, 이러한 연안 생태계 감소가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해안선 변화 뒤에 숨겨진 ‘블루카본’의 가치
그렇다면 관광 산업과 도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해안 매립이 왜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매립 과정에서 사라지는 연안 생태계가 단순한 자연 공간이 아니라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중요한 기후 조절 장치, 즉 ‘블루카본(Blue Carbon)’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블루카본은 갯벌, 염습지, 맹그로브 숲, 해초지와 같은 연안 생태계가 흡수해 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이러한 생태계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해저 퇴적층에 장기간 저장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바닷속 퇴적층은 산소가 부족해 탄소 분해가 느리므로 한 번 저장된 탄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유지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블루카본은 최근 기후 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자연 기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블루카본 생태계의 총면적은 약 5,100만 헥타르(ha)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해초지가 약 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맹그로브 숲이 약 27%, 염습지가 약 10%를 차지한다. 이러한 연안 생태계는 전 세계적으로 약 115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적 자체는 육상 숲보다 작지만, 단위 면적당 탄소 저장 능력이 높기 때문에 기후 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해안 매립이 바로 이러한 블루카본 생태계가 형성된 지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위성 영상에서 확인되는 해안선의 직선화는 단순히 도시 확장과 관광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갯벌과 습지 같은 탄소 흡수원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립 과정에서 퇴적층이 교란될 경우 그동안 저장되어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해안 개발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자연이 수행하던 탄소 저장 기능을 약화시키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블루카본 생태계를 보전하거나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LG화학은 해초 서식지 복원 사업을 통해 연안 생태계를 회복하고 탄소 흡수 능력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 역시 갯벌과 해초지 등 블루카본 생태계를 국가 차원의 탄소 흡수원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연안 개발과 기후 대응이 반드시 대립적인 관계만은 아니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해안 개발과 기후 대응 사이, 균형의 과제
해안 매립은 도시 확장과 관광 산업 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지역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어 왔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인천 영종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매립을 통해 확보된 토지는 공항과 관광 시설, 도시 인프라 조성에 활용되며 새로운 경제 활동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해안 매립은 동시에 갯벌과 습지 같은 연안 생태계를 감소시키고, 탄소 저장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환경적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특히 블루카본 생태계가 기후 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안 개발에 대한 시각 역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해안 개발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연안 생태계의 탄소 저장 기능과 환경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개발과 보전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연안 관리와 기후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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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물일체형 태양전지 BIPV, 도시 탄소중립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28기 민예슬, 박시우, 홍서연, 29기 박유리, 조서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035553&t=board
2. "그린수소, 미래 에너지 패권을 바꿀까", 27기 이서영, 천혜원, 28기 이건혁, 29기 염동혁, 조수윤,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022732&t=board
참고문헌
[점점 사라지는 해안선]
1) 해양수산부,「전국 갯벌면적 조사 결과 발표」, 2023.08. https://www.mof.go.kr/doc/ko/selectDoc.do?bbsSeq=2&docSeq=58508&menuSeq=427
2) IPCC,“Special Report on the Ocean and Cryosphere in a Changing Climate”, 2019. https://www.ipcc.ch/srocc
3) 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Global Environment Outlook”, 2021. https://www.unep.org/resources/global-environment-outlook
[관광과 경제를 만든 매립 도시, 그 뒤에 남은 환경 문제]
1)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 통계보기”, https://www.airport.kr/co_ko/651/subview.do
2) Friess, D. & Webb, E., “Mangrove loss in Singapore”, Biological Conservation, 201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06320714001484
3) Ministry of National Development Singapore, “Written answer by MND on cost of land reclamation project and proceeds from sale of reclaimed land”, https://www.mnd.gov.sg/newsroom/speeches/view/written-answer-by-ministry-of-national-development-on-cost-of-land-reclamation-project-and-proceeds-from-sale-of-reclaimed-land
4) Singapore Government Data, “Total Land Area of Singapore | SLA”, https://data.gov.sg/datasets/d_f74e5ee9575e98ba439bee67e8f9b097/view
5) Sutton-Grier, A. et al., “Coastal ecosystems and blue carbon”, Marine Policy, 201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08597X13001292
6)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 Singapore, “The Marina Bay Story”, https://www.ura.gov.sg/Corporate/Get-Involved/Shape-A-Distinctive-City/Explore-Our-City/Marina-Bay/The-Marina-Bay-Story
[해안선 변화 뒤에 숨겨진 ‘블루카본’의 가치]
1) 오두환, "'갯벌·해조류로 탄소 흡수' 블루카본 사업 키우는 해수부" , 경제일보, https://www.economidaily.com/view/20231103143904109
2) 조수정, 해양수산부, "'바다숲’ 블루카본으로 도약하다", 2025.11.18, https://www.mof.go.kr/doc/ko/selectDoc.do?docSeq=63855&fbclid=IwY2xjawN-wsVleHRuA2FlbQIxMABicmlkETFWVDF6V0Y2eHJKVWJwaXpyc3J0YwZhcHBfaWQQMjIyMDM5MTc4ODIwMDg5MgABHvbraANnfmRRilGzc2_kdPePZXj33289DWYghQW3GVdaWskxg_8QstqF_DJA_aem_lKSD4F0_vmYdqX11lrdv3Q&listUpdtDt=2025-11-07++10%3A00&menuSeq=971&bbsSeq=10
3) LG화학, ""여수 바다에 탄소 흡수하는 해초 심는다” LG화학, 잘피 서식지 복원 착수", 2023.06.08, https://www.lg.co.kr/media/release/26372
4) ScienceDirect, "Blue carbon and the role of mangroves in carbon sequestration: Its mechanisms, estimation, human impacts and conservation strategies for economic incentives" , 2024.06,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85110124000376
[해안 개발과 기후 대응 사이, 균형의 과제]
1) 장정욱, "우리 바닷속 김·미역, 세계가 주목하는 탄소흡수원 될 것", 데일리안, 2025.05.07, https://news.nate.com/view/20250507n09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