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이미지는 산업계의 기대와는 다소 달랐다.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현장에서 시민과 비전공자 대학생 등 20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소를 떠올리는 이미지로는 ‘수소차’(10명)가 가장 많았고, ‘폭발·위험성’(5명)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또한 수소 산업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안전성 확보’(9명)가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기술의 발전보다 시민들이 먼저 요구한 것은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산업 현장은 시민들과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협회·기업·공기업 현직자들을 만나 그 답을 직접 들었다.
[자료 1.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현장]
출처 : ⓒ29기 김슬기
“아직은 초기 단계”… 한국수소산업협회가 본 국내 수소 산업의 현재
한국수소산업협회 부스에서 가장 먼저 물은 것은 국내 수소 산업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였다. 협회 관계자는 이를 아직 ‘초기 단계’라고 답했다. 협회가 꼽은 핵심 과제는 인식 개선과 산업 활성화였다. 앞서 진행한 현장 조사에서도 시민들이 수소를 여전히 위험한 에너지로 보는 시선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과거 LPG도 처음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점차 생활 속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수소 역시 사용처와 인프라가 늘어날수록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 역시 수소가 더 널리 쓰이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 언급됐다.
또한 수소 산업은 한 주체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도와 정책 지원을 맡고, 기업은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협회는 이 사이에서 산업 현장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고, 회원사 간 네트워킹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정부·기업·협회가 함께 움직여야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 2. 한국수소산업협회 현장 부스]
출처 : ⓒ29기 김슬기
“수소는 언제 내 일상이 될까”… 한국가스공사가 말한 가장 현실적인 변화
수소 산업의 미래보다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현실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교통’ 분야를 꼽았다. 난방은 수소 단가가 기존 도시가스보다 경제성을 확보해야 본격적으로 확산될 수 있지만, 수소버스와 수소차는 이미 도로 위에서 운영되고 있어 시민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승용차는 넥소 등 제한된 차종 중심이지만, 버스 보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의 크기가 커질수록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 측면에서 수소의 장점이 커지기 때문에, 버스와 같은 상용차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러한 보급 확대는 자연스럽게 충전소 확대와도 연결되며, 실제로 대구를 비롯한 주요 지역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소차와 수소버스가 이미 운영되고 있음에도, 왜 수소가 아직 일상 속 에너지로 크게 체감되지 않는지에 대한 답은 인프라에 있었다. 현재 모빌리티용 수소는 고압으로 압축해 튜브 트레일러로 운송되고 있으며, 산업용 수소는 배관을 통한 자가소비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는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앞으로 수요가 많이 늘어난다면 지금 방식만으로는 공급을 감당하기 어려워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생산, 운송, 저장 기술과 인프라까지 함께 발전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산화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천연가스 역시 처음에는 해외 기술과 자재에 의존했지만 점차 국내 기술력을 확보해 온 만큼, 수소 산업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료 3. 한국가스공사 현장 부스]
출처 : ⓒ29기 김슬기
‘그렇다면 우리 집 가스관도 언젠가 수소가 지나갈 수 있을까?’ 기존 천연가스 인프라가 향후 수소 산업 확대에 활용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를 일정 비율로 혼합하는 기술 실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천연가스와 수소를 80:20 비율로 혼입해도 배관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실증이 나온 상태다. 이미 전국에 구축된 천연가스 배관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수소 인프라 확대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배관 내 수소 비율을 다시 조절하는 블렌딩·디 블렌딩 기술도 함께 연구되고 있다.
해외 수소 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 방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 수소 생산은 부생수소와 개질수소 비중이 높아 탄소 배출 한계가 남아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가 필요하지만, 재생에너지 전력 자원 부족과 높은 단가가 현실적 과제로 지적된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한 확대보다 생산·액화·운송·저장 전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러한 기술 국산화가 뒷받침될 때 한국 수소 산업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 경쟁력,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시작된다
수소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소 자체의 기술뿐 아니라,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기반 역시 중요하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국산화를 꼽았다. 더 많은 부품을 국내에서 만들어 중국 산업으로부터 우리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술적으로는 중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중국은 공장 규모 자체가 다르고 가격 경쟁력도 강하다. 여기에 세계 시장을 상대로 영업하고 정부 지원까지 받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쉽지 않은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으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정부 지원과 연구가 활발해져야 태양광 산업, 즉 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하고, 그 위에서 수소 산업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보이는 가치로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
1편에서 수소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물었다면, 이번 현장 취재에서는 그 문 너머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협회, 공기업, 기업의 답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다. 수소는 기술 하나만으로 성장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 생활 속에서 체감할 인프라, 그리고 그린수소를 뒷받침할 재생에너지 경쟁력이 함께 갖춰질 때, 수소는 비로소 보이지 않는 기체에서 보이는 가치로 바뀔 수 있다. ‘수소문(水素門)’은 앞으로도 수소 산업의 변화와 흐름을 계속 두드릴 예정이다.
[취재][수소문(水素門): ②협회·공기업·기업의 시선으로 본
수소 산업의 현실과 ‘보이는 가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9기 김슬기
수소는 언제 내 삶에 올까…
수소는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이미지는 산업계의 기대와는 다소 달랐다.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현장에서 시민과 비전공자 대학생 등 20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소를 떠올리는 이미지로는 ‘수소차’(10명)가 가장 많았고, ‘폭발·위험성’(5명)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또한 수소 산업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안전성 확보’(9명)가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기술의 발전보다 시민들이 먼저 요구한 것은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산업 현장은 시민들과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협회·기업·공기업 현직자들을 만나 그 답을 직접 들었다.
[자료 1.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현장]
출처 : ⓒ29기 김슬기
“아직은 초기 단계”… 한국수소산업협회가 본 국내 수소 산업의 현재
한국수소산업협회 부스에서 가장 먼저 물은 것은 국내 수소 산업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였다. 협회 관계자는 이를 아직 ‘초기 단계’라고 답했다. 협회가 꼽은 핵심 과제는 인식 개선과 산업 활성화였다. 앞서 진행한 현장 조사에서도 시민들이 수소를 여전히 위험한 에너지로 보는 시선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과거 LPG도 처음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점차 생활 속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수소 역시 사용처와 인프라가 늘어날수록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 역시 수소가 더 널리 쓰이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 언급됐다.
또한 수소 산업은 한 주체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도와 정책 지원을 맡고, 기업은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협회는 이 사이에서 산업 현장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고, 회원사 간 네트워킹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정부·기업·협회가 함께 움직여야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 2. 한국수소산업협회 현장 부스]
출처 : ⓒ29기 김슬기
“수소는 언제 내 일상이 될까”… 한국가스공사가 말한 가장 현실적인 변화
수소 산업의 미래보다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현실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교통’ 분야를 꼽았다. 난방은 수소 단가가 기존 도시가스보다 경제성을 확보해야 본격적으로 확산될 수 있지만, 수소버스와 수소차는 이미 도로 위에서 운영되고 있어 시민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승용차는 넥소 등 제한된 차종 중심이지만, 버스 보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의 크기가 커질수록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 측면에서 수소의 장점이 커지기 때문에, 버스와 같은 상용차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러한 보급 확대는 자연스럽게 충전소 확대와도 연결되며, 실제로 대구를 비롯한 주요 지역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소차와 수소버스가 이미 운영되고 있음에도, 왜 수소가 아직 일상 속 에너지로 크게 체감되지 않는지에 대한 답은 인프라에 있었다. 현재 모빌리티용 수소는 고압으로 압축해 튜브 트레일러로 운송되고 있으며, 산업용 수소는 배관을 통한 자가소비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는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앞으로 수요가 많이 늘어난다면 지금 방식만으로는 공급을 감당하기 어려워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생산, 운송, 저장 기술과 인프라까지 함께 발전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산화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천연가스 역시 처음에는 해외 기술과 자재에 의존했지만 점차 국내 기술력을 확보해 온 만큼, 수소 산업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료 3. 한국가스공사 현장 부스]
출처 : ⓒ29기 김슬기
‘그렇다면 우리 집 가스관도 언젠가 수소가 지나갈 수 있을까?’ 기존 천연가스 인프라가 향후 수소 산업 확대에 활용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를 일정 비율로 혼합하는 기술 실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천연가스와 수소를 80:20 비율로 혼입해도 배관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실증이 나온 상태다. 이미 전국에 구축된 천연가스 배관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수소 인프라 확대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배관 내 수소 비율을 다시 조절하는 블렌딩·디 블렌딩 기술도 함께 연구되고 있다.
해외 수소 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 방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 수소 생산은 부생수소와 개질수소 비중이 높아 탄소 배출 한계가 남아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가 필요하지만, 재생에너지 전력 자원 부족과 높은 단가가 현실적 과제로 지적된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한 확대보다 생산·액화·운송·저장 전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러한 기술 국산화가 뒷받침될 때 한국 수소 산업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 경쟁력,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시작된다
수소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소 자체의 기술뿐 아니라,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기반 역시 중요하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국산화를 꼽았다. 더 많은 부품을 국내에서 만들어 중국 산업으로부터 우리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술적으로는 중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중국은 공장 규모 자체가 다르고 가격 경쟁력도 강하다. 여기에 세계 시장을 상대로 영업하고 정부 지원까지 받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쉽지 않은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으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정부 지원과 연구가 활발해져야 태양광 산업, 즉 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하고, 그 위에서 수소 산업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보이는 가치로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
1편에서 수소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물었다면, 이번 현장 취재에서는 그 문 너머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협회, 공기업, 기업의 답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다. 수소는 기술 하나만으로 성장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 생활 속에서 체감할 인프라, 그리고 그린수소를 뒷받침할 재생에너지 경쟁력이 함께 갖춰질 때, 수소는 비로소 보이지 않는 기체에서 보이는 가치로 바뀔 수 있다. ‘수소문(水素門)’은 앞으로도 수소 산업의 변화와 흐름을 계속 두드릴 예정이다.
수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수소문(水素門): 보이지 않는 기체, 보이는 가치로 바뀌는 곳을 수소문하다]", 29기 김슬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405818&t=board
2. "수소 생태계의 그늘: 수소 모빌리티 시대의 이면", 26기 류호용, 27기 김주희, 29기 김민주, 김슬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renewable-energy/?idx=170035311&b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