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교육연구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운영의 핵심 이슈와 최적화 전략 세미나’ 개최
2026년 8월 15일, 산업교육연구소(서울 구로구)에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운영의 핵심 이슈와 최적화 전략 세미나’가 개최됐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점심시간 제외 약 6시간 동안 진행됐고, 화재 위험성, 액침 냉각, 보안 핵심, PPA 활용,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 핵심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주요 이슈 전반을 포괄하는 넓은 주제에 대해 다뤘다. 구체적인 세미나 세부 주제는 아래와 같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센터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과거의 데이터센터가 서버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운영하는 시설이었다면, 오늘날의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엄청난 열을 방출하는 대형 에너지 시설에 가깝다. 특히 AI 연산에 사용되는 GPU 서버는 기존 CPU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서버가 소비한 전력은 대부분 열로 전환되기 때문에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처리해야 할 열도 함께 증가한다.
열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면 서버 내부의 CPU와 GPU 온도가 상승한다. 일정 수준을 넘으면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연산 성능이 자동으로 낮아지고, 심한 경우 서버가 정지하거나 부품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열관리는 단순히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서버 성능과 수명, 서비스 안정성, 전력비를 좌우하는 핵심 운영 기술이다.
문제는 서버를 냉각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전기가 소비된다는 점이다. 세미나에서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약 1.7이며, 전체 전력의 약 40퍼센트가 서버 냉각에 사용되는 것으로 설명됐다. PUE는 데이터센터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을 서버와 같은 정보기술 장비가 사용하는 전력으로 나눈 값이다. 서버가 1만큼의 전력을 사용할 때 냉각과 배전 등 부대설비가 추가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지표다.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값은 1.0임을 고려하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 1.7이라는 수치는 다소 높은 수치이다.
PUE가 높다는 것은 서버의 실제 연산 외에 냉각과 전력 공급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뜻이다. 냉각에 필요한 전력이 증가하면 데이터센터의 운영비와 탄소 배출량도 함께 늘어난다. 냉각 설비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뿐 아니라 냉각탑과 증발식 냉각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수도 문제가 된다.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될수록 전력망 부담과 수자원 사용, 지역 주민의 민원까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차가운 공기를 서버 전면으로 공급하고 뜨거워진 공기를 후면으로 배출하는 공랭식을 주로 사용해 왔다. 추후 소개할 액침 냉각 강연에 따르면 공랭식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적용 한계는 랙당 약 20킬로와트 부근이다. 그러나 최근 AI 서버의 전력밀도는 이 범위를 빠르게 넘어서고 있다. 더 강한 팬과 대형 공조설비를 설치할 수도 있지만, 전력밀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의 흐름을 관리하기 어려워지고 냉각 효율도 낮아진다.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높이려면 서버의 연산 효율만 개선할 것이 아니라, 열을 어떻게 수집하고 외부로 방출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해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액침냉각을 통한 데이터센터 냉각
세미나의 첫 번째 순서로 GRC 코리아의 최동훈 이사가 액침 냉각 기술 동향과 주요 이슈 및 실증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액침 냉각은 서버 전체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 냉각유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공기보다 열을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액체를 이용하면 고밀도 서버의 열을 더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다. 액침 냉각에서는 서버에서 발생한 열이 냉각유로 전달되고, 가열된 냉각유는 탱크 내부의 열교환기를 거쳐 다시 냉각된다. 서버가 들어 있는 절연유와 데이터센터 외부의 냉각수는 서로 섞이지 않고 열만 교환한다.
현재 주로 검토되는 방식은 냉각유가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단상 액침 냉각이다. 단상 액침 냉각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냉각유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냉각유가 끓고 응축되는 과정에서 열을 제거하는 이상 액침 냉각도 존재하지만, 높은 열전달 성능에도 불구하고 일부 불소계 유체의 환경성과 인체 유해성 문제가 상용화의 장애물로 지적된다.
액침 냉각의 가장 큰 특징은 칩 직접 냉각 방식인 DLC와 다르게, 특정 부품만이 아니라 서버 전체를 냉각한다는 점이다. DLC는 CPU와 GPU 위에 냉각판을 설치해 고온 지점의 열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메모리와 저장장치, 전원부, 네트워크 장치 등 다른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은 별도의 공랭 설비로 처리해야 한다. 반면 액침 냉각은 서버 전체가 냉각유에 잠기기 때문에 다양한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한꺼번에 흡수할 수 있다.
냉각용 팬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팬이 소비하던 전력이 사라지고, 서버실 전체에 찬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공조설비의 부담도 줄어든다. 강연에서는 팬 제거를 통해 서버 자체의 전력 소비가 10퍼센트 이상 감소한 사례가 소개됐다. SK텔레콤의 실증 사례에서는 PUE 1.038이라는 결과도 제시됐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특정 사업자의 설비와 운영 조건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동일하게 달성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공간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공랭식 데이터센터는 차가운 공기 통로와 뜨거운 공기 통로, 랙 사이의 간격과 공조 공간이 필요하다. 액침 냉각은 이러한 공기 흐름 관리 공간을 줄이고 한정된 면적에 더 많은 서버를 배치할 수 있다. 먼지와 습기, 팬 진동, 반복적인 온도 변화에 서버가 노출되는 정도도 감소해 장비 신뢰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고밀도 GPU 서버에는 기존 설비와 호환하기 쉬운 DLC가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전력밀도가 더 높아지면 서버 전체의 열을 제거하는 액침 냉각의 가치가 커진다. 현실적으로 모든 데이터센터를 즉시 액침 냉각으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공랭식과 DLC, 액침 냉각을 서버의 발열 밀도에 따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CPU와 GPU의 집중된 열은 DLC로 제거하고, 나머지 서버 전체의 열은 액침 냉각으로 처리하는 복합 방식도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액침 냉각은 미래 데이터센터 냉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저 데이터센터를 통한 열관리
액침 냉각이 서버 내부의 열전달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라면, 해저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가 설치되는 환경 자체를 냉각 자원으로 활용하는 접근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최영진 선임연구원의 ‘탄소 저감형 수중 데이터센터 실증모델 개발’ 강연에서는 낮은 온도의 해수와 해저 공간을 활용해 전력과 용수, 부지 문제를 줄이는 실증 계획이 소개됐다.
이 사업은 수심 20미터 이상의 해저에 800킬로와트급 데이터센터 모듈을 설치하고 PUE 1.2 이하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센터 모듈과 전력 배전 모듈을 분리하고, 내부는 질소로 채워 화재와 산화를 억제한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운영을 기본으로 하며, 원격 관제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수중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차가운 해수가 거대한 냉각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내부 냉각수가 흡수하고, 구조체를 통해 외부 해수로 방출한다. 연구진은 구조체 자체를 열교환기로 활용하는 다중 통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초기 해석에서는 약 333킬로와트 수준의 열전달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내부 냉각수의 이동 경로와 속도를 조정해 성능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수를 직접 서버에 접촉시키는 것은 아니다. 내부 냉각 계통과 외부 해수 사이에서 열만 전달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해수의 염분으로 인한 부식을 억제하기 위해 내해수강을 적용하고, 부식률을 연간 0.03밀리미터 이하로 관리하는 목표도 설정한다. 해저 지반에는 석션 버킷 기초를 적용하고, 지반 거동과 구조물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해저 공간을 활용하면 육상 부지 확보와 지역 민원 문제를 줄일 수 있고, 냉각탑에 투입되는 용수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도 낮은 수온이 유지되는 울산 앞바다의 저온 해수대는 냉각 효율을 높이는 자연조건으로 평가된다.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선박으로 운반해 설치하면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단계적으로 용량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해저 케이블의 설치와 유지관리에는 큰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서버에 장애가 발생해도 육상 데이터센터처럼 즉시 사람이 들어가 부품을 교체하기 어렵고, 구조물의 수밀성과 내압성, 부식, 해저 지반의 안정성도 장기간 검증해야 한다.
즉, 해저 데이터센터는 이미 완성된 해답이 아니라 실증을 통해 경제성과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5년 동안 축소 모형과 실증 설비를 운영한 뒤, 장기적으로 20메가와트 이상의 단지 설계와 신재생에너지 연계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의 경쟁력, 이제는 냉각에서 갈린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경쟁력은 더 많은 서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서버가 사용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그 전력이 변환된 막대한 열을 최소한의 에너지로 제거해야 한다. 열관리가 실패하면 연산 성능과 장비 수명, 서비스 안정성이 모두 떨어진다. 냉각 전력이 늘어나면 운영비와 탄소 배출량도 증가한다.
액침 냉각과 해저 데이터센터는 서로 다른 규모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액침 냉각은 공기 대신 액체를 이용해 서버의 열을 효율적으로 수집하며, 해저 데이터센터는 낮은 온도의 해수를 활용해 수집된 열을 외부로 방출한다. 두 기술 모두 냉각을 데이터센터의 보조 설비가 아닌 핵심 인프라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앞으로 데이터센터의 가치는 보유한 서버 수만으로 평가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연산을 얼마나 적은 전력과 용수로 수행하고, 발생한 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처리하는지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고밀도 AI 서버가 확산될수록 열관리는 데이터센터 설계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입지와 전력, 건축, 서버 운영을 결정하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취재] 데이터센터 발열과의 전쟁: 물속에서 찾은 해법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권준혁
산업교육연구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운영의 핵심 이슈와 최적화 전략 세미나’ 개최
2026년 8월 15일, 산업교육연구소(서울 구로구)에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운영의 핵심 이슈와 최적화 전략 세미나’가 개최됐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점심시간 제외 약 6시간 동안 진행됐고, 화재 위험성, 액침 냉각, 보안 핵심, PPA 활용,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 핵심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주요 이슈 전반을 포괄하는 넓은 주제에 대해 다뤘다. 구체적인 세미나 세부 주제는 아래와 같다.
[자료 1. 세미나 세부 주제]
출처 : 산업교육연구소
본 기사에서는 오전에 다루었던 데이터센터의 열관리와 관련한 주제를 집중 조명한다.
데이터센터 열관리의 중요성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센터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과거의 데이터센터가 서버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운영하는 시설이었다면, 오늘날의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엄청난 열을 방출하는 대형 에너지 시설에 가깝다. 특히 AI 연산에 사용되는 GPU 서버는 기존 CPU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서버가 소비한 전력은 대부분 열로 전환되기 때문에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처리해야 할 열도 함께 증가한다.
[자료 2. 데이터센터 발열]
출처: ©27기 권준혁 chatgpt 생성
열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면 서버 내부의 CPU와 GPU 온도가 상승한다. 일정 수준을 넘으면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연산 성능이 자동으로 낮아지고, 심한 경우 서버가 정지하거나 부품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열관리는 단순히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서버 성능과 수명, 서비스 안정성, 전력비를 좌우하는 핵심 운영 기술이다.
문제는 서버를 냉각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전기가 소비된다는 점이다. 세미나에서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약 1.7이며, 전체 전력의 약 40퍼센트가 서버 냉각에 사용되는 것으로 설명됐다. PUE는 데이터센터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을 서버와 같은 정보기술 장비가 사용하는 전력으로 나눈 값이다. 서버가 1만큼의 전력을 사용할 때 냉각과 배전 등 부대설비가 추가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지표다.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값은 1.0임을 고려하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 1.7이라는 수치는 다소 높은 수치이다.
PUE가 높다는 것은 서버의 실제 연산 외에 냉각과 전력 공급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뜻이다. 냉각에 필요한 전력이 증가하면 데이터센터의 운영비와 탄소 배출량도 함께 늘어난다. 냉각 설비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뿐 아니라 냉각탑과 증발식 냉각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수도 문제가 된다.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될수록 전력망 부담과 수자원 사용, 지역 주민의 민원까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차가운 공기를 서버 전면으로 공급하고 뜨거워진 공기를 후면으로 배출하는 공랭식을 주로 사용해 왔다. 추후 소개할 액침 냉각 강연에 따르면 공랭식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적용 한계는 랙당 약 20킬로와트 부근이다. 그러나 최근 AI 서버의 전력밀도는 이 범위를 빠르게 넘어서고 있다. 더 강한 팬과 대형 공조설비를 설치할 수도 있지만, 전력밀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의 흐름을 관리하기 어려워지고 냉각 효율도 낮아진다.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높이려면 서버의 연산 효율만 개선할 것이 아니라, 열을 어떻게 수집하고 외부로 방출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해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액침냉각을 통한 데이터센터 냉각
세미나의 첫 번째 순서로 GRC 코리아의 최동훈 이사가 액침 냉각 기술 동향과 주요 이슈 및 실증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액침 냉각은 서버 전체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 냉각유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공기보다 열을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액체를 이용하면 고밀도 서버의 열을 더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다. 액침 냉각에서는 서버에서 발생한 열이 냉각유로 전달되고, 가열된 냉각유는 탱크 내부의 열교환기를 거쳐 다시 냉각된다. 서버가 들어 있는 절연유와 데이터센터 외부의 냉각수는 서로 섞이지 않고 열만 교환한다.
[자료 3. GRC 코리아 최동훈 이사 발표]
출처: ©27기 권준혁
현재 주로 검토되는 방식은 냉각유가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단상 액침 냉각이다. 단상 액침 냉각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냉각유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냉각유가 끓고 응축되는 과정에서 열을 제거하는 이상 액침 냉각도 존재하지만, 높은 열전달 성능에도 불구하고 일부 불소계 유체의 환경성과 인체 유해성 문제가 상용화의 장애물로 지적된다.
액침 냉각의 가장 큰 특징은 칩 직접 냉각 방식인 DLC와 다르게, 특정 부품만이 아니라 서버 전체를 냉각한다는 점이다. DLC는 CPU와 GPU 위에 냉각판을 설치해 고온 지점의 열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메모리와 저장장치, 전원부, 네트워크 장치 등 다른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은 별도의 공랭 설비로 처리해야 한다. 반면 액침 냉각은 서버 전체가 냉각유에 잠기기 때문에 다양한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한꺼번에 흡수할 수 있다.
냉각용 팬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팬이 소비하던 전력이 사라지고, 서버실 전체에 찬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공조설비의 부담도 줄어든다. 강연에서는 팬 제거를 통해 서버 자체의 전력 소비가 10퍼센트 이상 감소한 사례가 소개됐다. SK텔레콤의 실증 사례에서는 PUE 1.038이라는 결과도 제시됐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특정 사업자의 설비와 운영 조건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동일하게 달성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공간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공랭식 데이터센터는 차가운 공기 통로와 뜨거운 공기 통로, 랙 사이의 간격과 공조 공간이 필요하다. 액침 냉각은 이러한 공기 흐름 관리 공간을 줄이고 한정된 면적에 더 많은 서버를 배치할 수 있다. 먼지와 습기, 팬 진동, 반복적인 온도 변화에 서버가 노출되는 정도도 감소해 장비 신뢰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고밀도 GPU 서버에는 기존 설비와 호환하기 쉬운 DLC가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전력밀도가 더 높아지면 서버 전체의 열을 제거하는 액침 냉각의 가치가 커진다. 현실적으로 모든 데이터센터를 즉시 액침 냉각으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공랭식과 DLC, 액침 냉각을 서버의 발열 밀도에 따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CPU와 GPU의 집중된 열은 DLC로 제거하고, 나머지 서버 전체의 열은 액침 냉각으로 처리하는 복합 방식도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액침 냉각은 미래 데이터센터 냉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저 데이터센터를 통한 열관리
액침 냉각이 서버 내부의 열전달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라면, 해저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가 설치되는 환경 자체를 냉각 자원으로 활용하는 접근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최영진 선임연구원의 ‘탄소 저감형 수중 데이터센터 실증모델 개발’ 강연에서는 낮은 온도의 해수와 해저 공간을 활용해 전력과 용수, 부지 문제를 줄이는 실증 계획이 소개됐다.
[자료 4.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최영진 선임연구원 발표]
출처: ©27기 권준혁
이 사업은 수심 20미터 이상의 해저에 800킬로와트급 데이터센터 모듈을 설치하고 PUE 1.2 이하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센터 모듈과 전력 배전 모듈을 분리하고, 내부는 질소로 채워 화재와 산화를 억제한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운영을 기본으로 하며, 원격 관제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수중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차가운 해수가 거대한 냉각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내부 냉각수가 흡수하고, 구조체를 통해 외부 해수로 방출한다. 연구진은 구조체 자체를 열교환기로 활용하는 다중 통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초기 해석에서는 약 333킬로와트 수준의 열전달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내부 냉각수의 이동 경로와 속도를 조정해 성능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수를 직접 서버에 접촉시키는 것은 아니다. 내부 냉각 계통과 외부 해수 사이에서 열만 전달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해수의 염분으로 인한 부식을 억제하기 위해 내해수강을 적용하고, 부식률을 연간 0.03밀리미터 이하로 관리하는 목표도 설정한다. 해저 지반에는 석션 버킷 기초를 적용하고, 지반 거동과 구조물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해저 공간을 활용하면 육상 부지 확보와 지역 민원 문제를 줄일 수 있고, 냉각탑에 투입되는 용수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도 낮은 수온이 유지되는 울산 앞바다의 저온 해수대는 냉각 효율을 높이는 자연조건으로 평가된다.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선박으로 운반해 설치하면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단계적으로 용량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해저 케이블의 설치와 유지관리에는 큰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서버에 장애가 발생해도 육상 데이터센터처럼 즉시 사람이 들어가 부품을 교체하기 어렵고, 구조물의 수밀성과 내압성, 부식, 해저 지반의 안정성도 장기간 검증해야 한다.
즉, 해저 데이터센터는 이미 완성된 해답이 아니라 실증을 통해 경제성과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5년 동안 축소 모형과 실증 설비를 운영한 뒤, 장기적으로 20메가와트 이상의 단지 설계와 신재생에너지 연계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의 경쟁력, 이제는 냉각에서 갈린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경쟁력은 더 많은 서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서버가 사용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그 전력이 변환된 막대한 열을 최소한의 에너지로 제거해야 한다. 열관리가 실패하면 연산 성능과 장비 수명, 서비스 안정성이 모두 떨어진다. 냉각 전력이 늘어나면 운영비와 탄소 배출량도 증가한다.
액침 냉각과 해저 데이터센터는 서로 다른 규모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액침 냉각은 공기 대신 액체를 이용해 서버의 열을 효율적으로 수집하며, 해저 데이터센터는 낮은 온도의 해수를 활용해 수집된 열을 외부로 방출한다. 두 기술 모두 냉각을 데이터센터의 보조 설비가 아닌 핵심 인프라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앞으로 데이터센터의 가치는 보유한 서버 수만으로 평가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연산을 얼마나 적은 전력과 용수로 수행하고, 발생한 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처리하는지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고밀도 AI 서버가 확산될수록 열관리는 데이터센터 설계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입지와 전력, 건축, 서버 운영을 결정하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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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구의 열을 끄고 우주로 가다. 친환경 데이터 생태계 = '우주 데이터 센터’", 29기 염동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power-grid/?bmode=view&idx=171727471&back_url=Lw%3D%3D&t=board&page=1
2. ""물·전기 없인 가동 불가", 발목 잡힌 AI", 29기 송유빈, 조해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environmental-policy/?idx=171804452&b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