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전(SMR), 탄소중립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까?

소형모듈원전(SMR), 탄소중립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노정연, 안수연

[무탄소 전원으로의 확대, 주목받는 SMR]

지난 1월 2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 화력 발전소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대신,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질 경우, 국내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까지 감축하겠다는 2030 NDC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 본 정부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정부는 2023년 5월 CFE 포럼을 출범하면서 RE100 시행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원전 비중이 높은 국내 발전 환경 특성상, 이산화탄소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원자력, 청정수소, CCS 기술 등 모든 유형의 발전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가 탄소중립 이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 지난 2월 1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개최해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전망과 계획을 공유했다. 현재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개발을 진행 중인 기술인만큼, 빠른 국내 독자 모델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떠오르는 무탄소 전원, SMR이 뭔데?]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전)은 하나의 용기에 냉각재 펌프를 비롯한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담아 일체화시킨 원자로로, 300M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자료 1. SMR 소형 모듈 원자로]

출처: 두산에너빌리티

SMR은 원자로를 포함한 다른 기자재들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건설 기간도 100MW 기준 2년 정도로, 기존 1000~1400MW급의 대형 원전 건설 기간이 4년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짧다. 기자재들을 공장에서 따로 생산하고 현장에서 완성품으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대형 원전 대비 10~20%의 비용으로 건설이 가능해, 전력 수요에 따라 증축 계획을 유연하게 세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 원전 대비 발전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은 SMR이 ‘원전’임에도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이다. 기존 대형 원전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와 같은 주요 기기들이 배관으로 연결돼 있어, 사고 발생 시 방사능 유출의 위험이 높다. SMR은 일체형 구조이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 위험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사고 발생 시 방사선 비상 계획 구역이 300m로, 사실상 발전소 밖에 있는 사람들은 대피할 필요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안전하다.

 

[SMR의 기술 발전 현황]

[자료 2. 원자력 발전의 변천사]

출처 : KDB 미래전략연구소

SMR은 원자력발전 3.5세대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기술이다. 원자력 발전은 안전성, 경제성, 지속가능성, 핵비확산성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돼 왔으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전 안전성 우려 증가로 안전한 원자력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게 됐고, 그 결과로 개발된 것이 SMR이다. SMR은 분산형 전원 및 부하추종운전이 가능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특히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비탄력성을 보완할 수 있어 무탄소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3세대와 4세대 SMR이 연구개발 중이며, 4세대의 경우 2030년대 이후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3세대의 경우 모듈의 형태(블록형, 통합형), 냉각재 순환 방식(강제순환, 자연순환), 격납 방식(건물, 용기)에 따라 구분이 가능하다. 형태와 방식이 다양한 만큼, 각 원자로의 충분한 피동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3세대 SMR의 경우 충분한 피동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출력 기준으로 알려진 300Mwe를 넘는 출력에도 피동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주장이 있다. 4세대는 더 높은 출력에서도 충분한 피동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4세대의 경우 원자로에 사용되는 냉각재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되며, 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므로 추가 연구를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

(※ 피동 안전성: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 자연법칙, 재료 속성, 내부 저장 에너지에만 의존한 안전 정도)

[자료 3. 4세대 SMR 구분]

출처 :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SFR은 액체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며 고속중성자로 핵분열을 일으켜 발생한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소듐과 물의 반응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LFR은 액체 납 또는 납-비스무트 합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고속중성자로 핵분열을 일으켜 발생되는 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다. 고온에서 사용하는 만큼 기기의 부식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MSR은 불소 혹은 염소 화합물의 용융염을 냉각재로 사용하며 핵연료 물질을 용융염에 용해시켜서 활용하는 원자로이다. 용융염의 물성 및 구조재료 부식 특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HTGR은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며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이며, 장기간 고온에서 원자로 부품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처럼 여러 종류의 원자로가 있지만, 충분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방면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이 개발 중인 SMR의 경제성 및 사업성을 성장시키는 것이 미래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다.

 

[SMR의 전망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안전하고 탄력적 운영이 가능한 만큼, SMR을 사업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 중이다. 기술개발을 넘어, 사업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까지 펼치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은 SMR 시장을 개척, 선점하기 위해 초기 자금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청정에너지에 원자력을 포함해 지원 정책을 강화했다. 유럽연합에서는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에 원자력에너지를 포함시켰고, 미국도 IRA(Inflation Reduction Act)에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포함했다. 이처럼 원전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제 혜택을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다양한 SMR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세계에서 경쟁력 확보를 하기 위한 한국만의 전략도 시장 선점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기준, 규제, 제도 확립이 필요하다.

[자료 4. 핵발전(SMR 포함)을 반대하는 시민들]

출처 : 오마이뉴스

그러나 SMR의 개발은 지난 정부의 탈핵 정책을 역행하는 것이며, 안전사고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또한 SMR 건설을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 확보도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는 도시 인근에 SMR을 건설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SMR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있지만, 탈탄소화를 위해 고려해야 하는 차세대 에너지임은 분명하다. SMR에 대한 인식개선과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앞으로 SMR 발전에 있어 큰 숙제가 될 것이다.

 

[무탄소 전원 확대에 따른 SMR의 미래]

아직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확정된 것은 없으나,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흐름을 보면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확대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SMR 사업 확대와 국내 독자 노형 개발을 위해, 작년부터 4천억 규모의 R&D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SMR 육성 방안을 담은 ‘원전산업지원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원전 관련 R&D에 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비쳤다.

그러나 SMR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에 최선의 해결책인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문이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CF100에 대한 국제적 인정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의 경우 지난 2021년, 2030년까지 연방정부 시설 전력 100%를 무탄소 전력으로 사용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RE100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수 유럽 기업들이 RE100 인증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제조업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의 산업 환경상, RE100 미준수로 인해 수출에 제약이 생길 경우 큰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국내 기업들이 RE100을 위해 노력해야 함은 분명하다. SMR은 원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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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여기도 원전, 저기도 원전, 과연 원전의 미래는?”, 23기 송시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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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날의 검을 쥔 원자력발전”, 24기 배장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330

양날의 검을 쥔 원자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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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무탄소 전원으로의 확대, 주목받는 SMR]

1) 강일용, “원전산업 부활 중심에 '차세대 SMR' 있다”, 아주경제, 2022.06.01, https://www.ajunews.com/view/20220601144714545

2) 박상영, “‘탄소감축’ 발등에 불 떨어진 정부, 석탄→LNG 전환 제동, 왜?”, 경향신문, 2024.01.29,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1291546001#c2b

3) 산업통상자원부, “모듈원전(SMR) 선도국 향한 민관의 총력 대응, SMR 얼라이언스 첫 걸음”, 2023.07.04,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3f49a5a8c/167488/view?mno=&pageIndex=1&rowPageC=0&displayAuthor=&searchCategory=0&schClear=on&startDtD=&endDtD=&searchCondition=1&searchKeyword=smr

4) 산업통상자원부, "무탄소 에너지 활용해 기업부담 낮춰야”, 2023.05.17,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3f49a5a8c/167223/view?mno=&pageIndex=2&rowPageC=0&displayAuthor=&searchCategory=0&schClear=on&startDtD=&endDtD=&searchCondition=1&searchKeyword=%EB%AC%B4%ED%83%84%EC%86%8C

[떠오르는 무탄소 전원, SMR이 뭔데?]

1) 에너지정책소통센터, “다시 조명받는 원자력, 왜? ②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발전의 신기술”, 2022.03.11, https://e-policy.or.kr/info/list.php?admin_mode=read&no=4817&make=&search=&prd_cate=1

2) 에너지정책소통센터, “소형모듈원전(SMR)이란 무엇일까요?”, 2021.06.17, https://e-policy.or.kr/archive/01.php?admin_mode=read&no=4392&search=&yyyy=&yyyy

[SMR의 기술 발전 현황]

1) 강경탁, 이연진, “소형모듈원자로(SMR)”,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44, p.3~44, 2022.11.

2) 이지훈, “소형모듈형원전(SMR) 글로벌 산업 동향”, 산은조사월보 제804호, p.4~6, 2022.11.

[SMR의 전망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1) 권준범, “SMR, 높은 관심 속 고개 드는 '비관론'”, 에너지 신문, 2021.07.01,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815

2) 산업통상자원부, "소형모듈원전(SMR), 미래 에너지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눈앞에", 2021.02.01,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3f49a5a8c/168571/view?mno=&pageIndex=1&rowPageC=0&displayAuthor=&searchCategory=0&schClear=on&startDtD=&endDtD=&searchCondition=1&searchKeyword=%EC%86%8C%ED%98%95%EB%AA%A8%EB%93%88%EC%9B%90%EC%A0%84

3) 이희훈, “[오마이포토] 지구의 날, '핵발전 반대'를 외치다”, 오마이뉴스, 2022.04.22,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mp.aspx?CNTN_CD=A0002828687

4) 주영재, “소형모듈원전은 탄소중립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경향신문, 2021.06.19, https://m.khan.co.kr/economy/industry-trade/article/202106191617001#c2b

[무탄소 전원 확대에 따른 SMR의 미래]

1) 산업통상자원부, “윤 대통령, UN에서 ‘CF(무탄소) 연합’ 결성 제안”, 2023.09.21,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3f49a5a8c/167847/view?mno=&pageIndex=2&rowPageC=0&displayAuthor=&searchCategory=0&schClear=on&startDtD=&endDtD=&searchCondition=1&searchKeyword=%EB%AC%B4%ED%83%84%EC%86%8C

2)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식 무탄소에너지’는 없습니다. 세계 주요국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2023.12.07,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e0854704d/168284/view?mno=&searchCondition=&searchKeyword=&searchCategory=&pageIndex=1&startDtD=&endDtD=&rowPageC=0

3) 윤희훈, “원전 ‘게임체인저’ SMR에 5년 간 4조 R&D 투자… 상용화까지는 걸림돌도”, 조선비즈, 2024.02.22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4/02/22/GDKABDZJUJEWJHUILTX2WDG4Y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