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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와의 전쟁, CCUS

R.E.F 23기 진희윤 2024. 5. 1. 09:00

탄소와의 전쟁, CCUS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김혜윤, 23기 진희윤

 
[탄소 배출로 골치 아픈 주요국]

최근 고금리, 고물가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전 세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산업화 이전보다 1.5 ℃로 온난화를 제한하는 파리 기후 협약을 맺었다. 

[자료 1. 미국의 탄소배출 추이]

출처 :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

중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가장 큰 탄소 배출량을 기록한 미국은 2022년에 비해 2023년 탄소 배출량이 3%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석탄 사용이 장기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 밖에도 최신 데이터에서 Gas 부문을 제외한 Oil, Coal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이 하향 궤적을 보이긴 했지만, 넷제로(Net zero)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자료 2. 2023년 글로벌 탄소 예산]

출처 :  Global Carbon Budget

또한 국제 컨소시엄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가 2023년 12월 5일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화석 연료로 인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3년에 다시 증가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전체 탄소 배출량은 2022년에 비해 1.1%,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1.5% 증가해 400억 톤이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 3. 탄소 가격제(Carbon Pricing) 시행국]

출처 :  IMF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주요국은 탄소 가격제(Carbon Pricing)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탄소 가격제는 탄소세와 탄소배출권거래제(ETS)가 있다. 두 제도는 시행국과 가격 산정 등에서 차이점을 보이지만, 탈탄소화라는 합치된 목표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저감이 필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문 중 하나로 간주되는 것은 중공업 부문이다. 중공업은 전 세계 배출량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순한 배출 감소와 청정에너지만으로는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리한 저탄소 대안으로의 시스템 전환보다 현실적인 공정으로 평가받는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이 주목받고 있다.

 

[CCUS란?]
 

[자료 4. CCUS 기술현식 로드맵(안)]

출처 : 가스기술사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란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을 의미한다. CCUS 기술은 크게 포집, 운송, 저장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포집의 경우 화력 발전소, 제철소, 시멘트 및 정유 공장 등과 같은 대규모 산업 공정 시설에서 생산된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연소 공정 후 배출된 가스에서 흡착제를 이용해 포집하는 방식이다. 이후 분리된 이산화탄소를 압축해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적합한 장소까지 운송한다. 운송된 이산화탄소는 지하 암석층에 저장해 대기 중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거나, 순도 높은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정유 시설 등에 판매되기도 한다. 정유 기업은 EOR(Enhanced Oil Recovery)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원유 회수 증진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자료 5. CCUS 기술 정의 및 범위]

출처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MEA 흡착 공정]

CCUS 포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정은 흡착제를 이용한 연소 후 포집이다. 흡착제 중에서는 MEA(Monoethanolamine)를 주로 사용한다. 이산화탄소와 아민 흡수제 사이의 반응은 매우 복잡하고, 정확한 반응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나 5개의 평형 반응과 4개의 반응속도식 총 9개로 표현할 수 있다. 

[자료 6. CO2-MEA-H2O 반응식]

출처 :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

공정의 구성은 크게 흡수탑, 재생탑과 열교환기로 나눠진다. 흡수탑 하부로 유입되는 연소 배가스는 탑상으로 주입되는 흡수제와 만나 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된다. 이때 기체 상태인 연소 배가스와 액체 상태인 흡수제 사이의 충분한 반응 및 물질전달을 위해 향류(counter flow) 형태로 주입시킨다. 흡수제에 의해 선택적으로 흡수된 이산화탄소와 흡수제 혼합물은 재생탑으로 이동하며, 흡수되고 남은 가스는 배출된다. 재생탑의 주목적은 흡수된 이산화탄소의 고순도 분리이며, 이를 위해 열이 공급돼야 하므로 흡수탑으로부터 공급되는 용액은 리보일러를 거쳐 예열 후 재생탑으로 들어간 후 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흡수제로 분리된다. 분리된 흡수제는 냉각기에 의해 온도를 낮춘 후 흡수탑으로 재순환된다.

[자료 7.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개략도]

출처 :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

  

[세계의 CCUS, 현주소는?]

그렇다면, 세계의 CCUS 기술은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CCUS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바로 노르웨이와 미국이다. 노르웨이는 40년간 해상에 CO2 주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CCUS 기술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1996년 시작한 슬라이프너(Sleipner) 가스전에서는 매년 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2008년 시작한 스노빗(Snøhvit)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연 70만 톤의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것은 단연 노던 라이트(Nothern Lights) 프로젝트이다. 롱쉽 프로젝트의 일환인 노던 라이트 프로젝트는 롱쉽의 운송 및 저장 구성요소를 분리한 하위 프로젝트이다. 노르웨이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를 선두로 로얄더치쉘(Shell), 토탈(Total)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공동 참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이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노던 라이트는 롱십에서 배출되는 연간 80만 톤을 포함해, 연간 최대 15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할 예정이며, 이후 저장용량을 연간 800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료 8. 노던라이트 사업 계획]

출처 : 노던라이트

또 다른 CCUS 선진국인 미국은 상업 운영 중인 30개의 시설 중 13개를 보유하고 있다. 연 50만 톤 이상의 대규모 탄소포집 사업은 전 세계 19개가 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인 9개 또한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CCUS 프로젝트인 일리노이 인더스티러얼은 2017년부터 가동한 미국 최초의 지중저장 전용 프로젝트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등에서 연간 100만 톤의 탄소를 포집한다. 2024년 하반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CCS 프로젝트의 상업 운전이 예정돼 있다. Summit Carbon Solutions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 중서부 지역 5개 주,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시설에서 발생하는 CO2를 연간 최대 1,200만 톤까지 포집·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CCS 프로젝트다.
 

[한국의 CCUS]

지난 2024년 1월 9일,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CCUS 법률안”* 또는 “본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CCUS법을 통해 국내 사업의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계획을 매년 마련한다. 또한, 저장 후보지를 선정하고 저장 사업 허가 등 온실가스 감축에 필수적인 저장소 확보와 운영에 관한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규정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CCUS 관련 규정이 40여 개의 개별법에 산재해 있어 통합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통합법이 제정되면서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산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CCUS 사업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민간기업만 4곳에 달한다. 삼성E&A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걸친 세퍼드 사업을 소개하며 국경통과 양자협정을 맺는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세넥스사를 인수해 고갈 가스전을 CCS로 전환하는 사업을 조사 중이다. 이외에도 여러 기업이 CCUS에 관심을 가지며, 초기 투자 단계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료 9. 동해가스전 가스생산시설 전경]

출처 : 한국석유공사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석유공사, 남부발전, 어프로티움, SK에너지가 동해가스전 CCS 기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0년간 120만톤의 CO2를 저장할 계획으로 2조 9,000억원을 기재부에 요청한 상태이다. 이 산업을 통해 2030년부터 연간 12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며,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블루수소 생산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루수소 생산을 위해 LNG 개질과정에서 생성되는 CO2를 동해가스전에 저장한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동해가스전 사업을 통해 산업단지 내 수소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를 생산함으로써 국내 청정수소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CCUS의 미래는?]

한국은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CCUS의 감축목표를 기존 1,040만 톤에서 1,12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2030년까지 누적으로는 1,680만 톤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CCUS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은 시급한 과제이다. 유럽, 미국과 같은 CCUS 선진국들은 CCUS 기술 투자기업에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제도적 차원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CCUS 설비 설치 등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 공제 등의 지원을 강화했다. CCS의 경우 탄소 1톤당 85불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캐나다도 CCS 투자비의 50%, 대기 중에서 직접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인 DAC(Direct Air Capture) 투자비의 60%에 대해 세금을 공제해 준다.
한국 또한 CCUS를 선도하는 나라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정부 주도의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야 한다. 저장공간 확보 및 원거리 운송 비용 최소화 등 정부가 세부적으로 챙겨야 할 과제가 많기에 국내 민간기업과의 협력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내 CCUS 상용화 기술 확보 목표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CCUS 사업에 정부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기업에도 선진국처럼 큰 폭의 세제 혜택이 제공돼야 한다. CCUS는 더 이상 신기술이 아니다. 노르웨이와 미국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느 정도 발전된 기술로 법안을 바탕으로 실증과 상용화가 시급하다. 노르웨이의 CCUS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듯, 넷제로 실현을 위해 내딛는 CCUS의 첫걸음을 잘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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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CS, 대한민국의 탄소 중립은 어디까지 왔나", 23기 박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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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탄소 배출로 골치 아픈 주요국]
1) 홍아름, “198개국 모인 기후정상회의 ‘COP28’ 개막… ‘1.5도’ 파리협정 성적표 나온다”, 조선비즈, 2023.12.01,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nature-environment/2023/11/30/OESHFMTOAJGY7F5EK7BGLZS7LM/
2) Simon Black, IMF BLOG, “More Countries Are Pricing Carbon, but Emissions Are Still Too Cheap”, 2022.07.21, https://www.imf.org/en/Blogs/Articles/2022/07/21/blog-more-countries-are-pricing-carbon-but-emissions-are-still-too-cheap
3) University of Exeter and Stanford Doerr School of Sustainability, Standford University, “Global carbon emissions from fossil fuels reached record high in 2023”, 2023.12.05, https://sustainability.stanford.edu/news/global-carbon-emissions-fossil-fuels-reached-record-high-2023
[CCUS란?]
1) 이훈, “2050년 탄소중립 실현 위한 핵심기술 ‘CCUS’”, 전기저널, 2021.05.07, http://www.keaj.kr/news/articleView.html?idxno=4041
2) David Roberts, Vox, “This climate problem is bigger than cars and much harder to solve”, 2020.01.31, https://www.vox.com/energy-and-environment/2019/10/10/20904213/climate-change-steel-cement-industrial-heat-hydrogen-ccs
[MEA 흡착 공정]
1) 우대식, 남성찬, 정순관, & 윤여일. (2012). MEA 흡수제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모사.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 13(1), 431-438.
[세계의 CCUS, 현주소는?]
1) 윤원섭, “유럽 기후 목표 달성 위해 노르웨이가 꺼내든 기후테크 카드”, 그리니움, 2022.07.15, https://greenium.kr/기후변화-탄소중립-ccs-노르웨이-노던라이트-롱십/
2) 이연경, “[생활속 과학이야기] CCS 기술의 활용 사례”, 대전일보, 2023.07.01,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7303
3) 최경민, 이세연, “넷제로 없는 인류 시계제로..."'기후변화 주범' 가둬라" 기업 뭉쳤다”, 머니투데이, 2023.06.2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60723502477208
[한국의 CCUS]
1) 권영석, “‘이산화탄소 활용 법률안’ 국회 통과…“新산업 육성 기반 마련””, EBN, 2024.01.10, https://www.ebn.co.kr/news/view/1608055
2) 안희민, “성장기 초입 접어든 한국 CCUS 산업계…정부의 다각적 지원 요청”, 데일리한국, 2024.04.02, https://dai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1069391
[CCUS의 미래는?]

1) 김정수, "[더팩트-CCUS 토론회] 민배현 교수 "CCUS, 탄소 감축·산업 동반 활성화 이끌 것", 더팩트, 2023.11.28, https://news.tf.co.kr/read/ptoday/2058307.htm
2) 이윤애, “[정유사, 수소 도전]③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에 "정부 전방위 지원 필요"”, 뉴스핌, 2021.06.24,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10624001222
3) 이종수, “CCUS법 제정, 블루수소 생산 활성화 기대”, 월간수소경제, 2024.01.12, https://www.h2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1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