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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 대한민국의 탄소 중립은 어디까지 왔나

by R.E.F. 23기 박하연 2023. 3. 25.

CCS, 대한민국의 탄소 중립은 어디까지 왔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박하연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2023년 3월,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문제, 식량 부족, 멸종, 침수와 같은 국제적 문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아직 지구의 평균 온도가 1.2도밖에 오르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기후 문제를 막기 위해 2018년, IPCC는 제5차 ‘지구온난화 1.5℃ 특별 보고서’를 발표하여 2100년에 지구 표면 평균 온도 상승을 1.5℃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까지 감소하고, 2050년에는 ‘순제로(Net Zero)’의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최대한 줄이고, 산림 등에 의한 흡수량은 최대한 늘려서 온실가스의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탄소 중립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였고, 마침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였다. 법률을 통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한 것이다. 탄소 중립 혁신기술을 개발하는 업무를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률 제정 이후 실제로 10대 기술 분야를 선정 및 개발하는 등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대 핵심기술에는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 산업공정 고도화 기술,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 CCUS 기술 등이 있으며, 오늘은 그중에서 CCUS 기술에 포함되는 CCS 기술 및 국내 진행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자료 1. 탄소 중립 10대 핵심기술]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CCS의 정의 및 과정]

탄소 중립을 위한 10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CCUS 기술은 ‘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의 약자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CCUS 기술은 크게 CCS 기술과 CCU 기술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 다룰 CCS 기술은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저장’하는 기술을 이야기한다.

CCS 기술은 크게 이산화탄소의 포집, 수송, 저장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화력발전소, 공장, 수소 생산지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연소 후 포집, 연소 전 포집, 순 산소 연소 포집의 3가지 방법을 활용하여 모은다. 연소 후 포집은 연소 후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흡착 및 탈착하여 분리하는 기술이다. 연소 전 포집은 석탄의 가스화 또는 천연가스의 반응을 통해 합성가스를 생산한 후,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전환하여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순 산소 연소 포집은 질소 성분을 미리 배제한 순도 95% 이상의 산소와 재순환된 배기가스를 사용하여 미분탄을 연소시켜 이산화탄소와 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기가스를 생성한 후, 물의 간단한 응축 과정을 통해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이산화탄소가 포집되면, 이산화탄소를 90% 이상으로 고농축하고, 압축하여 파이프라인, 선박 등을 이용해 저장소로 운반한다. 저장 장소 및 거리에 따라 1000km 미만은 파이프라인을, 1000~1800km는 내륙 파이프를, 1800km 이상은 선박을 통해 수송하게 된다.

수송을 마친 이산화탄소는 본격적으로 저장 단계에 들어가는데, 크게 지중, 해양, 지표 저장으로 나뉜다. 이중에서도 800m 이상의 지하수층에 저장하는 ‘지중저장기술’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된다. '지중저장기술'을 통해 지하 깊은 곳에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초임계 유체 상태로 존재가 가능해 거동이 매우 느리고 주변의 지층 내에 포함된 유체나 암석과 반응하여 용해되거나 고착된다. 이러한 현상들을 이용하여 비용 대비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자료 2. CCS 과정 ]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우리나라 CCS 기술의 현위치]

앞서 소개한 CCS 기술은 정부가 제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들어 있는 주요 탄소 감축 수단이다. 실제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년까지 연간 최대 1,030만 톤, 2050년까지 6,000만 톤의 국내 발생 이산화탄소를 국내외 땅속에 묻어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를 묻기 위해서는 우선 이산화탄소를 영구히 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 안전한 보관을 위해 까다로운 조건들이 요구된다. 먼저 지하 1㎞ 아래에 공극이 많은 퇴적층이 넓게 퍼져 있고 그 위를 셰일 같은 불투수층이 덮고 있어야 한다. 공극 사이사이로 밀어 넣은 이산화탄소가 도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덮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일련의 지층 조합을 트랩(trap)이라 부른다. 또한, 유전이나 가스전이 있었던 곳이 유리한데 이는 공극 틈새에 저장돼 있던 석유나 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압력이 낮아진 상태라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기가 수월해서이다.

현재까지 앞선 조건들을 만족한다고 밝혀진 국내 부지는 남해 제주 분지와 현무암 대지, 동해 한국 대지, 서해 흑산 분지 등이 있다. 이 중 현재 가장 활발하게 탐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지는 서해 분지이다. 실제로 올해 4월 영구 저장의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해저 시추를 나갈 것을 결정하였다. 또한, 전북 군산시 군산항에서 약 165㎞ 떨어진 서해 군산 분지에 시추 플랫폼을 설치할 것이라 밝혔다. 플랫폼을 통해 5월부터 6~8개월 동안 2개 지점을 시추하고, 저장소로의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승인 절차를 걸쳐 2030년쯤 실제 이산화탄소를 주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탐사 과정에 참여한 김구영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연구센터장은 올 연말까지 우선 2㎞ 깊이로 시추공 2개를 뚫고, 장기적으로는 군산 분지에서 이산화탄소 총 1억 톤 규모의 저장 구조를 찾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석유공사가 해저 지중 저장을 준비하고 있는 울릉 분지에는 군산 분지보다 앞선 2026년쯤 이산화탄소를 바로 주입할 계획이다.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시추탐사부터 해야 하는 군산 분지와 달리 울릉 분지는 저장 가능성이 이미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군산 분지에는 연간 100만 톤, 울릉 분지에는 연간 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묻을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연구 기관은 군산 분지와 울릉 분지 외 추가 저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남해에도 후보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송인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탐사선을 이용해 추가 저장소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특히 제주 분지가 조건이 좋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이야기하였다.

[자료 3. CCS 저장 후보지 지도 ]

출처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CCS의 한계점]

이렇게 새로운 저장소를 개척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은 분명히 존재한다. 먼저 물리적인 제약이다. 2050년 탄소 중립에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목표를 이루려면 적어도 해마다 6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국내외에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 및 군산, 울릉 분지에 저장할 것이라고 발표한 양은 목표치에 한참이나 못 미친다. 게다가 추가적인 저장소의 확보도 국내 기술 진척 속도를 고려하면 언제 마무리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실제로 군산 분지의 경우 플랫폼 제작이 완공된 건 지난해 7월이지만 인허가 절차와 기상 여건 때문에 아직도 설치를 시작하지 못했다. 또한, 영토가 좁아 새로운 저장소를 개척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이에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와 남아프리카까지 나가서 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국가 간 이해관계가 필요한 문제이기에 기업의 주도만으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사항이다.

두 번째는 CCS 기술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이다. CCS는 아직 개발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탄소 중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도 존재한다. 실제 에너지경제 및 재무분석연구소(IIEFA)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13개의 CCS 기관을 분석한 결과, 탄소 포집을 전혀 못 하고 있거나 기존에 발표한 양보다 적은 양의 탄소를 포집했다. 또한, 해저지형에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밀어 넣는 시도 자체도 처음이라 안전성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국내에서 진행 중인 지중저장기술이 아닌 해양저장기술은 이미 심각한 해양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어 국제적으로 금지된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타 국가와 달리 아직 지하 지층 내에 이산화탄소를 주입, 저장 및 추적 관찰한 경험이 없어 더욱 우려의 말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우리는]

이처럼 물리적,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이미 2050년 탄소 중립을 발표한 상황에서 CCS는 유일한 돌파구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화력 발전량이 많고, 영토가 좁은 국가에서 재생에너지와 산림을 늘리고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량 감축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향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추진될 해상 CCS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 소규모 실증사업을 통해 이산화탄소의 지중 저장에 대한 연습과 기술 검토를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또한, 지하 저장 이후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어 문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길러야 한다.

한편 정부에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국외 저장소를 개척할 수 있도록 국가 간 협약에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국들이 CCS 관련 법률을 제정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관련 법제화를 통해 사업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

탄소 중립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세계적으로 CCS 산업 확장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CCS는 놓쳐서는 안 될 기술임이 틀림없다.


CCS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CCUS, 에너지 전환의 단단한 징검다리", 18기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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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에너지원의 블루오션 지하, 지진을 피한 개발은 가능할까?", 18기 민지수, 18기 정동호, 19기 권도현, 19기 박소연, 19기 정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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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1) 장정우, YTN, "[생생경제] 2050년 탄소중립 실현 대한민국, 남은 과제는?", 2022.04.27, https://www.ytn.co.kr/_ln/0102_202204271714338326

2) 안치용, NEWSQUEST,"[지구를 살리는 100가지 방법] 탄소포집기술(CCS)로 공기중에서 직접 CO2를 제거하면..", 2022.11.04,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842 

[CCS의 정의 및 과정]

1)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지질학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211087&cid=61234&categoryId=61234 

2)한기환,한국해양대학교 언론사,"이산화탄소 저장 및 포집 기술 CCS는 무엇일까?", 2022.09.01,

http://www.kmoumedia.com/news/articleView.html?idxno=4193 

[우리나라 CCS 기술의 현위치]

1) 임소형, 한국일보, "올 봄 서해 바다 밑 2km 뚫는다... 6년 뒤 이산화탄소 영구 저장", 2023.02.20,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2014520001522?did=NA 

2) 임소형, 한국일보,"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6,000만톤 묻을 수 있을까", 2023.02.20,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2015060004244?did=NA 

[CCS의 한계점]

1) 송선우, IMPACT ON, "탄소포집, 기후변화의 해결책 혹은 미봉책?", 2023.01.02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5583

2) 임소형, 한국일보, "올 봄 서해 바다 밑 2km 뚫는다... 6년 뒤 이산화탄소 영구 저장", 2023.02.20,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2014520001522?did=NA 

[앞으로의 우리는]

1) 김경식, 에너지신문, "2050 탄소중립 핵심 수단, CCS 사업 '주목'", 2023.01.19,

http://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093 

2) 김영권, 파이낸셜뉴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법체화 추친... 수소경제 탄력받나", 2023.03.01,

https://www.fnnews.com/news/20230301093431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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