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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명 배터리를 위한 배터리 전용 항산화제

알 수 없는 사용자 2024. 5. 27. 09:00

장수명 배터리를 위한 배터리 전용 항산화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송현승

 

고용량 양극재의 용량 저하의 원인 활성산소

배터리의 고용량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가 진행됐다. 특히 전기자동차 및 대용량 에너지저장 장치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높은 용량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다. 기존의 고용량 양극재는 높은 용량을 낼 수 있지만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배터리의 잔존수명은 SoH(state of health)를 이용해 정의한다. SoH는 생산 초기 상태의 용량을 100%를 기준으로 충·방전을 반복하며 성능이 서서히 줄어든다. 즉 SoH는 배터리의 최초 성능 대비 현재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용량이 정격 용량의 80% 이하로 줄어들면 배터리 수명이 다한 것으로 간주한다.

 

[자료 1. SoH]

출처: ROPLANT

배터리 수명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온도, 충·방전 시간, 충·방전 속도, 사용자의 습관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는데, 본 기사에서는 이중 배터리의 충·방전 중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활성산소는 전해액을 분해해 배터리 안에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활물질을 용해하거나 배터리를 팽창시키고,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를 발생시켜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떨어트린다.

 

인체를 노화시키는 주범 '활성산소'

활성산소란 무엇일까? 활성산소는 산소의 단계적 환원(연소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된다. 인체에서의 활성산소는 세포 내부의 작은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주로 생기고, 체내에서 쓰이는 보통 산소보다 불안정해 반응성이 증가한 여러 종류의 산소를 총칭한다. 보통 산소는 안정된 분자 상태이고 활성산소는 여기에 전자들이 더 붙은 상태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몸속에 들어온 영양분과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공장 역할을 하는데, 바로 이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적당량의 활성산소는 세포가 생명 활동을 할 수 있게 돕지만, 활성산소가 많아져 체내에서 산화작용을 하면 세포와 단백질, DNA가 손상돼 세포 구조나 기능 신호 전달 체계에 이상이 발생한다. 또한 체내 유전자에 상처를 내고, 지방분을 산화해 산화 콜레스테롤을 만들며 암, 당뇨, 심장질환,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 및 피로와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외부적 요인으로는 흡연, 과식, 자외선 등이 있다.

[자료 2. 활성산소 생성 요인]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러한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작용을 항산화 작용이라 하고, 항산화 작용을 촉진하는 물질을 항산화제라고 한다.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와 반응해 이를 안정화거나 제거해 활성산소에 의한 피해를 예방한다. 글루타싸온, 알파-토코페롤(비타민 E), 비타민C, 베타-카로틴, 시스테인, 타우린 등이 영양소 및 항산화제로 알려져 있다. 과일, 채소, 견과류 등 다양한 식품에 포함돼 있어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체내 항산화 작용에서 착안한 배터리 활성산소 제거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돼 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2020년 4월 30일 양극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와 부반응을 일으키는 수분을 제거하는 전해액 첨가제(MA-C60)를 개발했다. 인체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일어나는 항산화 작용에서 착안해 배터리 내 활성산소도 다른 물질과의 반응을 통해 제거할 수 있도록 첨가제를 개발한 것이다. MA-C60은 탄소 원자가 축구공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진 풀러렌(C60)에 말론산이 결합된 물질로 전해액 속에 소량만 첨가해도 전해질 용매 대신 활성산소와 반응해 전해액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 추가로 전지 작동 초기에는 첨가제가 용매와 반응해 보호막을 만들어 양극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전지의 작동 시 만들어지는 수분은 전해질 염(LiF6)을 분해해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단축시키는 산성 화합물(HF)과 전극 피막(LiF)을 만든다. MA-C60은 수분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MA-C60은 항산화 효소처럼 배터리의 노화를 방지하고, 안정성을 제고했다. 개발에 참여한 최남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전해액은 전지와 부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와 물을 제거할 뿐 아니라, 양극 표면에 보호막도 형성하는 다기능성 전해질”이라며 “리튬 리치 양극뿐 아니라 다른 고용량 양극 소재에도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용량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3. MA-C60의 양극 계면 보호막 형성 메커니즘]

출처: UNIST

2023년 12월 5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은 기존에 발표했던 MA-C60에 비해 약 1/350 가격인 새로운 항산화제 ‘구아이아콜’을 개발했다. 구아이아콜은 인체에서 불균등화 반응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구아이아콜은 대표적인 항산화제인 ‘페놀’을 이용했다. 페놀은 양성자 이동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때문에 리튬 이온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메톡시그룹을 결합해 리튬이온 배터리용 첨가제로 만들었다. 구아이아콜은 전해액에 소량(0.3 wt%) 첨가하면 리튬화된 활성산소와 결합해 활성산소를 화학적으로 변하지 않는 ‘리튬 과산화물(Li2O2)’과 ‘산소(O2)’로 바꾼다. 즉 전해질 용매 대신 활성산소와 반응해 전해액 분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구아이아콜은 기존 전해질과 비교해 80%까지 용량을 유지하며 약 4배 정도 길게(65회 정도의 충·방전) 배터리를 사용하게 해준다. 200회의 충·방전 실험에도 70% 수준의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자료 4. 구아이아콜의 작동 원리]

출처: UNIST

 

리튬 공기전지에서 활성산소 제거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한 연구는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 공기전지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리튬 공기전지는 공기 중 산소를 양극 물질로 사용하는 전지로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기존의 리튬이온 전지보다 10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산소를 양극 물질로 사용해 리튬이온 전지보다 가볍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반응 중 생성되는 활성산소로 셀 열화가 발생해 수명 및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고려대학교 연구팀은 유기게르마늄을 이용해 활성산소를 포획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항산화 물질로 활성산소를 포획하는 기술은 과도한 활성산소 발생 시에는 부산물 생성반응을 방지할 수 없었고, 용해성 물질이라 음극까지 부식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의 기술은 양극 표면에 활성산소를 정화할 수 있는 유기게르마늄을 나노선 모양으로 합성해 전지 충‧방전시 전해질로 확산되는 활성산소를 포획해 반응성이 낮은 안정적인 물질로 전환시켜 활성산소가 일으킬 수 있는 각종 부산물 생성반응을 방지할 수 있다. 기존 용해성 항산화 물질과는 달리 전압 범위에 구애받지 않고 활성산소를 정화할 수 있었다. 유기게르마늄 나노선이 적용된 전지는 충‧방전 시 과전압을 줄여 전지의 안정성이 향상됐고, 활성산소로 인해 생겨나는 부산물인 탄산리튬이 감소했다.

[자료 5. 유기게르마늄의 항산화 작용]

출처: ACS publications

 

장수명 배터리의 기대효과

전기자동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며 수명을 다하고 버려지는 폐배터리가 많아지고 있다. 2030년에는 연간 10만 개 이상의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폐배터리를 그대로 폐기할 경우 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며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은 환경적 및 경제적으로 다양한 이점이 있고 필수적이지만 처리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유해가스 및 폐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근본적 차원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항산화 작용을 통해 수명이 늘어난 배터리의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 수가 줄어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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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고용량 양극재의 용량 저하의 원인 활성산소

1) Battery LAB,  배터리 인사이드, "배터리 용어사전 - SoH (State of Health)", 2022.02.22, https://inside.lgensol.com/2022/02/%EB%B0%B0%ED%84%B0%EB%A6%AC-%EC%9A%A9%EC%96%B4%EC%82%AC%EC%A0%84-soh-state-of-health/

인체를 노화시키는 주범 '활성산소'

1) 김남익, "운동에 있어서 활성 산소의 역할", 코칭능력개발지, 8권, 1호, 3-10, 2006.03.

2) 박혜선, "피로회복 막고 노화 불는 '활성산소'", 하이닥, 2014.02.27,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003078

3) "항산화제",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873624&cid=59913&categoryId=59913 

체내 항산화 작용에서 착안한 배터리 활성산소 제거

1) 김만기, "항산화 첨가제로 배터리 노화 막았다" 파이낸셜뉴스, 2023.12.05, https://www.fnnews.com/news/202312051035154286

2) 양윤정, "'활성산소' 제거해 배터리 노화 막는 '전해질 첨가제'", UNIST News Center, 2020.5.7, https://news.unist.ac.kr/kor/20200430-1/

3) 우종민, "항산화 첨가제로 사람처럼 나이 드는 배터리의 노화 막는다!", UNIST News Center, 2023.12.05, https://news.unist.ac.kr/kor/20231205/

4) 이다예, "UNIST연구진, 활성산소 제거해 고용량 배터리 수명·성능 개선", 울산매일, 2020.05.05,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6409

리튬 공기전지에서 활성산소 제거

1) 김주은, "활성 산소 종에 의한 리튬공기전지 열화 메커니즘 규명 및 억제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아주대학교, 2023.08, https://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454774bfe97d6962ffe0bdc3ef48d419&keyword=

2) 김지애, 한국연구재단,  "(연구성과),전지 '노화'일으키는 활성산소, 게르마늄으로 잡는다", 2020.12.07, https://www.nrf.re.kr/cms/board/subject/view?menu_no=95&nts_no=146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