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해양에서 미래를 보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해양에서 미래를 보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김승현
[해양 바이오에너지의 부상]
지금 세계는 바다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 매년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2,000억 톤의 광합성량의 90%가 해양에서 이뤄지며, 지구상의 이산화탄소의 30% 이상을 직접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의 역할을 바다가 한다. 바다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환경을 최대로 이용해야 하며 해양 신재생에너지, 블루카본, 해양관광과 함께 떠오르는 이슈는 바로 해양 바이오에너지이다. 육상자원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세계는 시각을 해양으로 돌려 해양자원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정책과 연구들에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가능성: 미세조류]
바이오 에너지는 생물유기체인 바이오매스 자원을 에너지화한 것이며 바이오매스 자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1세대 바이오에너지는 당, 전분질, 식물성 기름 같은 전통적인 기술을 이용하여 얻어지는 에너지이며 2세대 바이오에너지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한다. 이를 이은 3세대 바이오에너지는 해양 조류 또는 미역, 다시마 같은 미세 조류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자료 1. 좌- 육상 바이오매스원 옥수수, 우- 해양 바이오매스원 미역]
그렇다면 육상 식물이 아닌 해양 식물을 이용한 3세대 바이오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식량안보, 에너지 효율, 온실가스의 측면으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다. 육상 바이오에너지의 한계에 대응하는 해양 바이오에너지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① 식량 안보와 경작지 침해에서의 자유
육상 바이오에너지는 다량의 바이오매스를 에너지 생산에 이용함으로써 식량부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007년 유가 폭등 당시 육상 바이오에너지가 유가 폭등을 대처하지 못하고, 예기치 못한 곡물 가격 상승과 식량부족 상황을 초래했다. 반면 해양 생명자원은 식량자원과 경합하지 않고, 경작지를 침해하지 않기 때문에 식량 문제에서 자유롭다. 또한 해양 생명자원은 재배를 위해 육지의 면적이 필요하지 않고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는 해양을 경작지로 하므로, 재배에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육상 바이오매스보다 훨씬 크다.
[자료 2. 유가상승기의 곡물 가격 추세]
출처: DBpia
② 고효율의 에너지 자원
바다에서 성장하는 해조류는 육상 고등식물과 달리 분화가 복잡하게 일어나지 않아 태양에너지의 효율이 육상식물보다 높다. 해조류의 생물학적 구조는 대부분의 육상 식물들처럼 단단한 천연 고분자를 포함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환 과정을 쉽게 만들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해양 생명자원은 생장이 빨라 연 2-5회까지 경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세조류로부터 바이오에너지 생산은 단위 면적당 육상자원으로부터의 바이오에너지 생산량의 10배 이상 생산성이 높다.
[자료 3. 미세조류와 육상 식물의 단위 면적당 바이오디젤 생산성 비교]
출처:DBpia
③ 온실가스의 순증가 미발생
유기체는 바이오매스로 연소될 때에 에너지로 전환되며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한다. 하지만 동시에 해조류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온실가스를 흡수해 성장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즉 바이오에너지가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될 수는 있지만, 화석연료의 연소와 달리 이산화탄소는 생성이 아니라 순환된다. 따라서 해양 바이오에너지 사용 과정 중 이산화탄소의 순증가는 없으며, 개발을 위해 생산하는 조류 등은 그 자체로 지구온난화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으로서도 유효한 것이 된다.
[자료 4. 해양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생산 및 활용 메커니즘]
출처: INNOPOLIS
해조류는 이산화탄소의 순증가가 없는 것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해조류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함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추정한 결과, 2030년에 741,231T CO2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2013년의 온실가스 총 저감량인 74,347T CO2에 약 10배에 이르는 값이다.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우리나라에서의 해양 바이오에너지 가능성]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을 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영해는 국토 면적의 72%인 71,000㎢이고 배타적경제수역은 국토 면적의 약 225%인 225,214㎢나 되므로, 우리나라에 가장 풍부한 자원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드넓은 갯벌이 국토 면적의 2.56%나 된다.
[자료 5.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지형도]
출처: 국토정보플랫폼
또한 우리나라의 바다는 연평균 기온으로 보았을 때, 해양 조류가 자랄 수 있는 최북단 지역에 속해 있다. 특히 전라도 지방은 중국 내륙지역보다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는 지역이어서 온도 같은 조건만 잘 맞는다면, 적도지방에 버금가는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은 더 이상의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북회귀선 북쪽에 있어 연중 태양광이 강한 날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대륙의 동쪽에 있어서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은 편이므로, 변화가 심한 태양광을 이용하여 비좁은 국토에서 비식용 작물을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기에 이러한 해양의 이용이 더욱 중요시된다.
[자료 6. 전 세계 평균 기온과 해양 조류가 자랄 수 있는 지역]
출처: DBpia
해조류는 물과 햇빛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양식이 가능하고, 바닷물에서 해조류 성장 속도는 민물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해양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삼면이 바다라는 지형적 조건은 해양 바이오 연료 개발에서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어촌지역의 부가 창출 및 경제적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원료 수급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 바이오에너지 국내 현황 및 보완점]
[자료 7. 2019년 세계 해조류 생산량]
출처: 유엔식량농업기구
오늘날 전 세계 240여 국가 중 43개국이 해조류를 적극적으로 재배 및 수확, 사용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전 세계 해조류 생산량은 3천만 톤에 달한다.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7%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7개국에서 재배됐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우리나라도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 보급 기본계획」에서 비식용 원료 기반 바이오 연료 생산기술 국산화, 해양에너지 상용화기술 개발 산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자료 8.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 중 해양기술개발 목표]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3세대 해양 바이오에너지는 다른 신재생 에너지에 비해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므로, 상업화되기 이전 생산, 전환, 공급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대량의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경제적인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자동화된 해상 양식과 수확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이렇게 수확된 해조류의 운송과 저장도 바이오매스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확한 해조류의 높은 수분함량은 전통적인 해상 또는 육상 운송 방법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확 직후 해조류를 해상의 집하장소에서 분쇄한 후, 압력을 이용하여 해저관을 통한 육상 바이오리파이너리 저장 창고에 운송하는 것을 가장 유망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상업 규모의 해조류 바이오리파이너리의 보급은 아직 널리 이뤄지지 못하기에 3세대 바이오에너지를 보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자료 9.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 중 바이오기술개발 로드맵]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해양 바이오에너지의 미래]
해양 바이오매스는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잠재성이 높아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연구개발이 경쟁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우리는 바다라는 공간의 생태환경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상업 규모의 해조류 바이오의 보급은 아직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 3세대 바이오에너지는 경제성이나 가능성이 입증된 기술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늦기 전에 빠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나라가 지형적 특성을 최대로 이용하며 기업이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면 외국의 신규회사들을 따라잡는 것에 늦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맞추어 기업의 연구 기회가 확대되어야 하며, 다양한 지원 서비스가 기반이 된다면 해양 바이오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해양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청색혁명의 핵심, 블루 푸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유현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40
2."바이오 연료 - 식량 안보 VS 에너지 안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조현선, 21기 곽서영,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79
참고문헌
[해양 바이오에너지의 부상]
1) 최원희,“바다, 기후위기 해결의 열쇠로 떠오르다”… 작년 해양 관련 스타트업에 4.3조 원 투자, 플래텀,2024.06.14, https://platum.kr/archives/229519
[새로운 가능성: 미세조류]
1) 배정환, 정해영, "해조류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파급효과 분석", 신재생에너지 11.2 (2015): 29-38. https://www-dbpia-co-kr-ssl.access.ewha.ac.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6384027
2) 유준,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서의 해조류 유래 바이오 연료의 현황과 전망 (2022)”. 청정기술, 28(2), 163-173, https://www-dbpia-co-kr-ssl.access.ewha.ac.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173555
3) 이철균, 김지훈, “블루바이오테크놀로지 (2013) ”. BT NEWS, 20(2), 10-16, https://www-dbpia-co-kr-ssl.access.ewha.ac.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339902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우리나라에서의 해양 바이오에너지 가능성]
1) 이철균, 해양조류유래 해양바이오에너지 (2009), BT NEWS, 16(1), 19-33,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241378
[해양 바이오에너지의 국내 현황 및 보완점]
1) 김세권,"해양생물로부터 미래의 바이오에너지가 생산될 것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http://webzinemap.kr/08-special-theme/, 2024,07.
2) 김태영, 진세준, 박세헌, 표희동, 해양바이오에너지 개발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2013), 에너지공학, 22(2), 184-196,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269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