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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NEXUS]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물 공급 해법은?

R.E.F. 25기 맹주현 2025. 3. 31. 09:00

[ENERGY NEXUS]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물 공급 해법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5기 맹주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물의 필요성

[자료 1.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출처 : 용인특례시

용인시에는 원삼면 일대 415만㎡ 규모로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이동·남사읍 일대 728만㎡ 규모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그리고 현재 앞의 두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122조원을 투자했으며, 삼성전자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 360조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면적 중 48%는 SK하이닉스 팹 부지, 21%는 소재·부품·장비 업체 협력화 단지 및 인프라 부지로 조성된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산단으로 계획돼 있으며, 오는 2052년까지 팹 6기를 구축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해당 산단에는 60개 이상의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도 입주할 예정이다.

이렇게 대규모 투자를 받는 반도체 산업은 '물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많은 물을 소모한다. 국내 반도체 사업장 기준으로 2023년 총취수량은 삼성전자가 약 1억3953만톤, SK하이닉스는 약 7415만톤이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웨이퍼에 묻은 불순물을 세정하기 위해 대량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초순수는 미립자·박테리아·무기질 등 거의 모든 불순물이 제거된 초고순도 물로, 웨이퍼 식각(Etching) 및 연마(CMP) 공정에서 발생하는 잔여물과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주입 후 남은 이온 등을 씻어내는 데 사용된다. 또한 반도체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 가스를 처리하는 스크러버(Scrubber) 장치에서도 상당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할 때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핵심 입지 조건으로 고려된다.

[자료 2. 반도체 클러스터 공업용수 수요량 및 부족량] 

출처 : 한국경제

당연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또한 대량의 용수가 필요하다. 경기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30년대 중반 이후 하루 약 167만톤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할 수 있는 용수는 하루 77만톤에 불과해 필요량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물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이러한 가운데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각종 인프라 인허가 규제를 완화하고,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조항을 포함하느냐를 두고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물 공급 방안

[자료 3. 첨단산업 용수공급을 위한 계획]

출처 : ©23기 김경훈

환경부는 이러한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범 운영과 협약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0년 7월, 발전용 댐인 화천댐을 다목적 댐과 같이 운영방식을 변경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화천댐에서는 초당 22톤 이상, 팔당댐에서는 124톤 이상을 상시 방류하고 있다. 발전용 댐과 다목적 댐은 상시 방류 여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발전용 댐은 수력발전용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상시 방류에 대한 의무가 법⋅제도적으로 없다. 하지만 첨단산업 용수공급을 위해서는 상시 방류가 가능해야 하므로, 발전용 댐인 화천댐이 상시 방류가 가능한지 테스트를 시작한 것이다.

[자료 4. 한강수계 댐 현황도]

출처 : 워터저널

테스트의 내용은 이와 같다. 우선 화천댐에서 하루 최대 192만톤을 방류한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하천을 유지하기 위한 용수인 82만톤은 남겨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총 110만톤을 팔당댐으로 흘려보낼 수 있다. 하지만 화천댐에서 팔당댐으로 물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물의 손실이 발생한다.

① 물의 증발

② 다른 곳으로 일정량 유출

③ 가뭄이나 계절이 바뀌는 등의 변동

이러한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하고도 안정적으로 반도체 클러스터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화천댐은 다목적 댐의 역할을 맡아 상시 방류를 통해 첨단산업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해당 테스트는 2023년 10월, ‘한강수계 발전용댐 다목적 활용 실증협약’을 맺으며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3년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발전용 댐인 화천댐도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본 협약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추가적인 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침내 환경부는 시범 운영, 협약을 거쳐 국가 단위 10년 계획인 ‘제1차 댐관리기본계획(‘24~’33)을 수립하면서 첨단산업 용수공급을 위한 댐의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자료 5.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용수 협약식]

출처 : ISSUE&BIZ

한국수자원공사는 2024년 11월 27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전적 용수공급을 위한 용수·전력 협약’을 체결했다. 본 협약은 단계별 용수공급 계획, 하수재이용 등 수원 확보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용수공급방안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추진될 '단기방안'(1단계)과 올해부터 2034년까지 10년간 추진될 '장기방안'(2단계)으로 나뉜다.

단기방안은 현재 팔당댐에서 기흥과 화성 삼성전자 공장에 공급되는 물(하루 25만톤)의 절반가량(하루 12만톤)을 동탄과 오산 하수를 정화한 물로 대체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팔당댐 여유 수량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로 돌리는 것이다. 단기방안을 통해 팔당댐에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로 하루에 공급되는 용수는 하수재이용수에 기존 팔당댐 여유 수량을 합쳐 20만톤이 된다.

장기방안은 2020년부터 진행한 시범 운영과 실증협약을 통해 강원 화천댐에서 발전에 이용된 물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 방안이 실행되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공급되는 용수는 하루 60만톤으로 늘어난다.

 

수문학적 관점에서 본 용수공급의 한계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첨단산업 용수공급 방안은 꽤나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천댐의 상시 방류를 통한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 계획은 자세히 보면 부족한 부분이 몇 군데 보인다.

①  내륙지방 가뭄을 피해 간 시범 운영 기간

2020년 7월부터 환경부는 화천댐에서 초당 22톤에 달하는 물을 방류했다. 그리고 2023년 10월,  ‘한강수계 발전용댐 다목적 활용 실증협약’을 맺으며 시범 운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듯싶었다.

[자료 6. 2019년 강수량(좌) / 2024년 강수량(우)]

출처 : 기상청

하지만 2019년 강수량 분석 분포도를 확인한 결과, 화천댐을 포함해서 한반도의 위도 36~38॰N는 1년 강수량이 960mm에 불과했다. 이는 2022년 남부지방에 발생한 역대 가장 긴 무려 227.3일에 달하는 가뭄이 발생했던 남부 지방 1년 강수량인 약 800mm~966mm와 비슷하다. 따라서 이러한 의문점이 든다. 화천댐이 위치한 강원 지역에 가뭄이 발생했던 2019년을 포함시켜도 화천댐에서 상시방류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을까?

② 공업용수 VS 생농용수, 무엇이 우선일까?

[자료 7. 수자원의 이용별 구분]

출처 :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댐과 하천의 물은 공업용수로도 사용되지만,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화천댐이 위한 강원 지역에서 극한 가뭄이 발생했을 때를 상상해보자.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기 위해 초당 22톤의 용수는 반드시 화천댐에서 방류돼야 하지만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는 국민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이기도 하다. 모두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공업용수를 먼저 공급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생농용수를 공급하고 공업용수를 나중에 공급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12대 국가전략기술 및 50대 세부중점기술을 선정했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모빌리티·차세대원자력·첨단바이오·우주항공·해양·수소·사이버보안·인공지능·차세대통신·첨단로봇·제조·양자다. 그중 반도체는 최근에도 K칩스법(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이 통과되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노력을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자본 투입이나 시설 인프라 구축만으로는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앞서 지적한 용수공급 문제는 단순히 물리적 자원의 확보를 넘어, 지역사회와 환경을 고려한 종합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특히 물은 단순히 산업의 원료가 아닌, 국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국민의 삶과 직결된 생명의 자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물 관리 계획과 함께 물 절약 및 재활용 기술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물 자원의 공정한 분배를 도모하고, 환경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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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재][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국회물포럼 제28차 토론회 ‘대체수자원 현안과 미래 발전 방안’",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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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물의 필요성]

1) 김종성, “[기자수첩] 반도체 산업이 '물 관리'에 진심인 이유”, 아이뉴스24, 2024.08.08, https://www.inews24.com/view/1750709

2)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4

3) 이성관, “용인특례시, '반도체클러스터+국가산단' 거대 반도체 생태계 밑그림”, 중부일보, 2025.02.26, https://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85734

4) 이윤주, “K칩스법 통과에 재계 "산업계 숨통...반도체특별법도 조속 논의해야"”, 한국일보, 2025.02.2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717470005573?did=NA

5) SK hynix Sustainability Report 2024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물 공급 방안]

1) 배대은, “한국수자원공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전력 공급' 협약 체결”, ISSUE&BIZ, 2024.12.02, https://www.issuenbiz.com/news/articleView.html?idxno=52217

2) 손영호, “환경부·산업부 발전용 댐 다목적 활용 실증협약, 용인 국가산단 용수 목적”, Business Post, 2023.10.24,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846

3) 이재영, “용인 반도체산단 물 공급 위해…발전용 화천댐 다목적 활용”, 연합뉴스, 2023.10.24, https://www.yna.co.kr/view/AKR20231024076100530

[지속가능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1) 대한민국 대통령실, “尹 대통령,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재”, 2022.10.28, https://www.president.go.kr/newsroom/press/xrDvXF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