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술-산업-정책

[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기후대응댐이 아니라 환경파괴댐이 될 수 있다

by R.E.F 23기 김경훈 2024. 12. 27.

[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기후대응댐이 아니라 환경파괴댐이 될 수 있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14개의 기후대응댐 건설과 그 배경

[자료 1.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출처 : 환경부 블로그

환경부는 2024년 7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그릇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홍수 방어 능력을 키우고 지역 주민을 위한 생⋅공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댐 신설을 요구해 왔다.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 중 경기 연천(아미천), 강원 삼척(산기천), 경북 김천(감천), 경북 예천(용두천), 경남 거제(고현천), 경남 의령(가례천), 울산 울주(회야강), 전남 순천(옥천), 전남 강진(병영천) 등 9곳이 지자체가 신청한 지역이다. 여기에 강원 양구(수입천), 충남 청양(지천), 충북 단양(단양천), 경북 청도(운문천), 전남 화순(동복천)까지 모두 14개 댐이 만들어지면 저수용량 3.2억t을 확보하게 된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추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면서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 위기를 고려할 때 댐 건설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 냉천 유역의 경우 상류에 항사댐이 미리 건설됐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였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극한 가뭄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필요한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설되는 댐으로 한 번에 80~220mm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 능력을 갖추고, 연간 2.5억t으로 220만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을 확보한다. 이번 후보지 발표로 댐 건설 추진의 첫걸음이 시작됐지만, 착공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몇 가지 남았다. 본 기사에서는 관문 중 하나인 댐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댐에서 메탄이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다

[자료 2. 충북 괴산댐]

출처 : 노컷 뉴스

전 세계 100만 개의 댐과 농경지 주변에 있는 인공 저수지들이 1GT(10억t)에 조금 못 미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맞먹는 수치라는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캐나다, 중국, 브라질, 네덜란드 등 5개국 대학⋅연구기관 소속 10명은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이 만든 저수지에서 다량의 메탄이 배출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댐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79%는 메탄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인공 저수지에 쓰레기 유입이 많이 이뤄져 자연 호수나 강보다 메탄 발생량이 많아진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 약 30% 기여하고 있으며,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100년 주기로 30배, 20년 주기로 무려 82배 강력하다. 또한 오존 생성 전구물질로 대기 오염까지 발생시킨다.

[자료 3. 혐기성 환경에서 메탄 발생]

출처 : 가스 신문

메탄이 댐에서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댐과 같은 물의 흐름을 막는 수리 구조물은 식물을 물에 잠기게 한다. 또한 상류에서 흘러들어온 유기물질이 계속 쌓이게 되면 댐 하부에는 혐기성 환경(산소가 없는 상태)이 조성된다. 이때 혐기성 미생물이 해당 유기물질을 분해하면 메탄이 생성된다.

댐이나 저수지는 인공 호수로 물이 땅으로 둘러싸여 만들어진 장소인 호수이므로, 메탄이 외부로 유출될 경로는 거의 없고, 수심이 깊기 때문에 호수 내에 메탄이 저장된다. 호수의 깊은 층에 있던 메탄은 수면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로 산화되어 천천히 공기 속으로 방출된다. 호수에서 메탄이 수면 밖으로 배출되는 경로는 두 가지다. 첫째, 수심 10m 미만의 호수(수온약층이 형성되지 않은)에서의 메탄 배출과 수심 10m 이상의 호수(수온약층이 형성된)에서의 메탄 배출이다. 본 기사에서는 수심 10m 이상의 호수인 댐에서의 메탄 배출만을 다루려 한다.

[자료 4. 댐에서의 메탄 발생 및 유출 경로]

출처 : ACS Publications

[자료 5. 댐에서 방류되는 물에서 배출되는 메탄]

출처 : ACS Publications

댐의 평균 수심은 30~100m인데, 이때 수심이 10m 이상인 깊은 호수에서 형성되는 수온약층이 만들어진다. 수온약층이 형성된 댐에서는 정반대로, 위아래 물이 섞이지 않아 표층으로 올라올 수 없다. 댐 바닥에 용해되어 가라앉아 있던 메탄은 심층수가 방류되거나 수력발전소의 터빈이 돌아가는 과정에서 가스 형태로 방출된다.

댐의 심층수가 방류되는 일은 한국에서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라는 사업 형태로 ‘현재 진행 중’이다. 정부는 3월 11일에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착공식’에서 강원권 전체를 데이터 산업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본 클러스터는 면적별로 △데이터센터 26만 4,000㎡(32.3%) △특화용지 7만 1,000㎡(8.7%) △스마트팜 2만 6,000㎡(3.2%) △주거‧상업 10만 5,000㎡(12.9%) △공공시설 35만㎡(42.9%) 등으로 구성된다.

클러스터 앞에 수열에너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수열에너지 사업은 ‘물의 열’을 이용해 냉각이나 보온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클러스터 내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공기열을 냉각하는 데, 연평균 7℃를 유지하는 소양강댐의 차가운 심층수의 수열에너지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데이터센터 냉방에 사용되는 전력을 최대 64%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본 클러스터 사업은 기존 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댐 주변 지역의 발전과 수도권에 몰려있는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화를 통해 국가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과 함께 지방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본 기사는 댐의 심층수를 이용하면서 배출되는 메탄은 고려하고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정부는 본 클러스터 사업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탄소중립에도 기여하는 친환경 사업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진정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는지, 과연 댐 심층수를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메탄은 어느 정도인지 고려했는지 의문이다.

 

댐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해결할 수 있나?

8월 14일에 진행된 기후대응댐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는 댐 건설 과정에서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발생시키고, 지역생태계를 변화시키며, 저수지에서 온실가스인 메탄을 생성하고, 수생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고, 생물다양성의 상실을 야기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기후대응댐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적인 용어”라고 말했다.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은 “경제성은 따지지 않고 친환경이라고 포장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홍수 예방은 하천제방 높이기, 하천 폭 넓히기, 저류지 설치, 빗물 저류조와 펌프장 설치, 방수로 건설, 준설 등과 같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해당 하천에 적합한 사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에 건설되는 댐은 다목적댐 3곳, 홍수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으로 수력발전용댐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가두기만 해도 메탄이 발생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댐의 심층수를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메탄이 외부로 배출될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기후대응댐이 진정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댐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자원 리스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기후공시 속 수자원 리스크",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528

 

[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기후공시 속 수자원 리스크

[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기후공시 속 수자원 리스크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심각해지는 기후변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수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기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산업단지 물 부족의 떠오르는 해결책, 하수 재이용",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69

 

산업단지 물 부족의 떠오르는 해결책, 하수 재이용

산업단지 물 부족의 떠오르는 해결책, 하수 재이용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홍서현, 22기 김혜윤, 23기 강민수, 송태현, 24기 유현지 산업단지 물부족에 따른 정부의 규제 완화 2021년 세계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14개의 기후대응댐 건설과 그 배경]

1) 고은지, “14년만에 댐 건설 추진…극한기상 대비할 ‘물그릇’ 확보”, 연합뉴스, 2024.07.30, https://www.yna.co.kr/view/AKR20240730083251530

[댐에서 메탄이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다]

1) 김남권, ""댐 발전 인공저수지도 온실가스 배출원...메탄 다량 방출"", 연합뉴스, 2016.09.30,  https://www.yna.co.kr/view/AKR20160930081800009

2) 박상현, "[단독] 댐의 물로 데이터센터 냉각...원전 1기급 에너지 아낀다", 조선일보, 2024.03.18, https://www.chosun.com/national/transportenvironment/2024/03/18/RG4LPQFUPZE2FOCEVQYRSQHUOE/

3) 안나 턴즈, "잘 알려지지 않은 메탄 배출원, 수력발전", BBC NEWS 코리아, 2024.03.30,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6pm17j94dno

4) 안병옥, "지구온난화 가속시키는 댐", 경향신문, 2012.06.14, https://www.khan.co.kr/article/201206142100535

5) 전지성, "[이슈분석] 강원영동에 1GW씩 대규모 '데이터센터' 들어서나", 에너지경제, 2024.03.12, https://m.ekn.kr/view.php?key=20240312028333557

[댐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해결할 수 있나?]

1) 안숙희, "[토론회 후기] "기후대응댐은 기후토건주의" 전문가 목소리 모아", 환경운동연합, 2024.08.30,  https://kfem.or.kr/waterandriver/?bmode=view&idx=8898883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