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북한의 경제 위기가 더욱 수렁에 빠지고 있다. 새로 수립된 김정은 정권은 국민들에게 노동에 대한 물질적 동기를 일부 제공하는 6.28 조치를 시행하는 등, 변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북한의 이런 부분적인 개혁은 사회주의적 생산관계와 자립적 민족경제의 기본틀을 유지한 상태에서 변화된 국내외의 현실을 포용하기 위한 제한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적 경제정책들은 공급량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북한경제의 한계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여겨진다. 이런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체제 자체의 변환을 위해 남한과의 경제적 연대 확대의 중요성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임에 따라 남한과의 경제특별구역이 새로이 조명을 받고 있다.
<Ref: Goodgle Earth>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개성공단이다. 개성공단은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간 합의를 계기로 여러 차례에 걸친 남북장관급회담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통해 남북한이 2002년 내 공단건설 착공에 합의하면서 추진되었다.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을 유치할 목적으로 건설되는 공업, 무역, 상업, 금융, 관광특혜지역으로 개발되며, 북한 법에 따라 운영․관리되는 종합형 경제특구이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토지를 결합하여 남북 공동번영을 도모하려는 대표적인 남북간 경제협력 사업이다. 비록 본질적으로는 상업적 차원의 경제협력이지만, 남북 통일과정에 미치는 긍정적 의미가 현재 남북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어느 다른 교류 협력 사업들에 비해 크다. 부유한 서방 경제권의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시발점이 됨은 물론 부지 및 인프라 조성을 통한 북한경제의 내생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궁극적으로 북한 당국자, 사업자 근로자들에게 민주주의, 시장경제제도의 장점을 알려 북한의 개혁과 개방 나아가서는 통일로 가는 길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현재 북한은 만성적인 원유와 코크스탄 부족으로 북한 내에 기본적인 전력을 제대로 공급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시설 가동도 남한의 일산열병합발전소에서 2005년부터 공급하는 전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계속 확장해 나갈 때 이에 따르는 추가적인 전력 수요가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한은 현재 3통(통행, 통신, 통관)정책으로 남한과 공단의 유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남북한 관계의 불안정한 정세와 예측 불가능한 북한당국의 태도를 고려해 볼 때 갑작스럽게 북한이 남한과 연결된 전력송수신을 끊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한다면 남한 수도권에 일제히 블랙아웃(black-out)이 걸릴 개연성이 있다. 지속가능한 남북한의 장기적 경제 협력과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그 중에서 태양광산업의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태양광산업이 북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개성공단은 태양광산업 입지가 좋다고 여겨지는 스페인, 리비아 그리고 기타 중동 국가들과 비슷한 북위 38°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주로 북반구 북쪽에 위치한 선진 경제권과 비교했을 때 연간 일사량이 많은 편이며 기후가 온난하며 계통연계조건이 좋아 기본적인 발전 입지가 뛰어나다. 지형적으로도 산악지형과 유휴지대가 많아 태양광 입사효율이 좋으며 대규모 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산업클러스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또한 법적으로도 입지할 토지의 소유자가 다수가 아닌 '국가'이기 때문에 계약에 복잡한 변수가 많지 않아 사업 추진 자체에는 큰 걸림돌이 없다. 한편 북한은 전형적인 소규모 경제로 시기에 따른 급격한 전력 수요 변동 요인이 없어 안정적인 수요 예측과 발전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세계를 선도해가는 남한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과 자본이 유입되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발전이란 인간이 향유하는 실질적 자유를 확장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고귀한 기치 아래 발전해온 태양광산업이 남북한 경제 협력을 촉진시키고 통일한국 그리고 동포의 자유를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S.F. 최재연(suhosiin@yaho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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