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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수소-바이오

심해 미생물, 친환경 수소 생산의 가능성을 열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3. 3.

심해 미생물, 친환경 수소 생산의 가능성을 열다

15기 김성렬

 

 수소에너지는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그 가치와 중요성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청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현재 대부분 수소는 화석연료를 정제 및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고 있다. 여기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생성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기사는 이런 흐름 속에서 심해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수소 생산에 탁월한 미생물, NA1 

[사진 1. NA1의 전자현미경 사진]

[출처 :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NA1(학명 Thermococcus onnurineus NA1)이라는 미생물은 남태평양 심해 열수구에서 서식하는 종으로서, 2002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선인 온누리호에 의해 처음으로 채집되었다. 이 미생물이 지닌 놀라운 특징은 뜨거운 물이 솟아나오는, 혹독한 환경에 서식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독특한 대사활동을 한다는 점이다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 연구팀은 9년 동안의 연구기간 끝에 이 생물의 대사과정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NA1이 다른 미생물보다 많은, 8가지의 수소화효소[각주:1]를 지닌다는 것과 체내에서 독성 기체인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수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미생물이 다른 미생물보다 월등히 높은 수소생산성과 수율[각주:2](95%)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이런 놀라운 발견은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도 게재되어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 NA1의 개량을 통한 산업 실증화 과정
 NA1의 발견은 생물학계에서 뿐만 아니라 바이오수소 생산 측면에서도 중요한 발견이었다. 그 이유는 NA1이 다른 미생물보다 수소 생산성이 월등히 높고, 산업폐기물(일산화탄소, 음식물 쓰레기 등)을 활용해 경제적으로 바이오수소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KIOST 연구팀은 더 나아가 NA1을 활용한 바이오수소 생산 연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구진들은 KIOST 내부에 소규모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해 제철소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를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2015년에는 야생의 균주보다 성장속도의 5배, 수소 생산성의 100배 향상된 균주 "156T"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해양수산부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당진제철소 내 수소생산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했다. 그리고 세계최초로 산업부생가스[각주:3]를 이용해, 한 달간 수소를 연속생산하여 기술 실증에 성공하는 데에 이르렀다.

 현재 KIOST와 해수부는 실증의 마지막 단계인, 수소 대량생산을 목표로한 데모 플랜트를 지어, 근처 한국서부발전에서 운영하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시설에서 합성가스를 공급받아 바이오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이 플랜트가 연간 480t의 수소를 1kg당 3,7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 양의 수소는, 수소자동차가 수소 1kg으로 최대 1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수소자동차 4,800대가 연간 1만 km를 주행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이다.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상용 플랜트 8기를 통해 우리나라 연간 수소 거래량 약 26만톤 중 약 15%인 4만톤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림 1. 산업부생가스를 이용한 바이오수소 활용]

[출처 : 해양수산부]


  • 의의
 종래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수소생산 방식은 에너지효율이 낮거나(화학적 전환공정; 열분해나 가스화), 수소생산 속도가 느리다(생물학적 전환공정)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NA1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을 통해 순도높은 수소를 고효율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 기술은 수소 원천 기술의 핵심인 균주 개량부터 수소 생산 공정 구축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이뤄낸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각각의 특허 등록은 이미 마친 상태이다. 이로써 본 기술이 실질적으로 입증되면, 우리나라의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를 통해 국내에서 수소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가의 에너지자립도를 높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산업체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에도 이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소개한 기술의 경우는 해양 미생물이 수소 생산원의 다양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친환경 수소에너지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참고자료]

1.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바이오수소생산기술 유튜브 영상 (2017.5.1.)

https://www.youtube.com/watch?v=pfmMaL-3ym8

2. 해양심해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수소생산, 해양뉴스레터 8월호 (2018. 08.)

https://www.ilovesea.or.kr/newsletter/201808/plan.do

3. 바닷속 미생물이 만드는 친환경 수소에너지, 해양수산부 보도자료 (2017.12.20.)

http://www.mof.go.kr/article/view.do?menuKey=376&boardKey=10&articleKey=18325

4. 심해 미생물 대사작용 규명 네이처 게재,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10. 09. 15.)

https://www.bioin.or.kr/board.do?num=205298&cmd=view&bid=research&cate1=12&cate2=&s_key=&s_str=&page=&sdate=&edate=

5. 바이오매스를 통한 수소생산 서문,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 (2010.01.07.)

http://www.ndsl.kr/ndsl/search/detail/report/reportSearchResultDetail.do?cn=KOSEN0000000758527


  1. 수소화효소 : 분자상태 수소의 방출 및 흡수에 관여하는 효소. 여러 미생물에 함유되어 있으며 유기화합물의 발효분해시 수소를 방출하고, 분자상태 수소를 흡수 및 산화할 때 촉매로서 작용함. [본문으로]
  2. 수율 : 화학반응에서 실제로 얻게되는 생성물의 양을 이론적으로 얻어질 양의 기대치로 나눈 값 [본문으로]
  3. 부생가스 : 부차적으로 생성된 가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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