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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수소-바이오

수소에 대한 방심이 부른 사고,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by R.E.F. 15기 김민서 2019. 6. 16.

수소에 대한 방심이 부른 사고,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15기 김민서, 15기 나혜인

 

지난 5월 23일 오후 6시22분에 강릉시 대전동에 위치한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에서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6명이 다쳤다. 폭발은 400㎥ 규모 수소탱크 3기 테스트 중 일어났으며 폭발로 인해 3천300㎡(1천평) 규모 건물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으면서 붕괴 위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 지점에서 수㎞ 떨어진 곳까지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큰 폭발이었다. 폭발로 인한 화재가 없었다. 현재 전문가들은 탱크에 내부압력을 조절해주는 안전장치의 오류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사진 1. 수소탱크 폭발 사고 현장 ]

(출처: 강원도 소방본부)

강릉 수소탱크 폭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명지대학교 화학공학과 안정공학을 가르치고 계시는 박교식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사진 2. 명지대학교 박교식 교수님]

<출처: 교수님 제공>

Q. 지난 3월에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안정성 검사를 미리 마쳤었고, 확인이 된 부분이었는데 폭발이 일어났다고 하던데 왜 이런 문제가 발생되었는지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A. 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제 소견에 의하면 폭발 쪽 보다는 용기 안에 압력이 워낙 높아서 물리적으로 찢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탄화된 흔적도 보이지 않고, 넓은 범위의 피해가 아니기 때문에 화학적 폭발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안전성의 검사를 통해 안전하게 나가는게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용기제작이나 시스템설정에 있어서 착오가 있기 마련이라서 이번 폭발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Q. 탱크의 어떤 부분이 취약해서 이번 사건이 발생된 것 같나요?

A. 탱크가 찢어진 이유는 제일 취약한 부분이 터질텐데, 배관이나 이음새부분 이런 곳에서 생긴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Q. 수소 때문에 발생한 사건들(후쿠시마 원전, 힌텐부르크호 폭발 사고 등)이 있는데 과연 수소가 상용화가 가능할까요?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어떤 점을 개선해야할까요?

A. 저는 사실 수소에 대해 개인적으로 회의적입니다. 국가적 측면에서 일자리창출이라던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으나, 굳이 이런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는 원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우리가 흔히 전문적으로 전기와 수소를 ’Energy Carrier’라고 합니다. 전기는 저장이 곤란하여 만든 즉시 사용해야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고, 수소는 고압에서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의 문제의 단점이 있어서 이 두 개의 여러 가지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많은 국가들이 전기 쪽으로 가는 이유가 그 안전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Q. 교수님께서 수소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수소의 생산과 소비 중 생산 쪽에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수소의 생산은 현재 화석연료로부터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A. 지금 급부상 중에 있는 수소차를 선전할 때, ‘먼지 없는 세상’ 이렇게 말을 합니다. 그러나 현재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중이 제일 높고, 이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들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그냥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과연 수소라는 에너지가 긍정적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breakthrough technology’라고 하는데 ‘Life cycle Assignment’를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연구가 개발된다면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는 너무 과장되게 홍보를 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됩니다. 개선점을 굳이 꼽자면 소비측면에서 압력자체가 너무 높아 때문에 다루기 힘들고 수소의 분자량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금속을 침투해서 잘 깨지게 만드는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발표되었다. 로드맵에서 다루는 안정성 검사 결과에서는 수소는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공단 MSDS(Meterial Safty Data Sheet), 미국화학공학회 DIPPR(Design Institute for Physical Property)에 따르면 수소의 종합적인 위험도 분석(자연발화온도, 독성, 불꽃온도, 연소속도 등) 결과 도시가스보다 위험도가 낮다고 말하고 있다.

유형

물리적 폭발

화학적 폭발

발생 원인

고압에 의한 저장용기 균열 등

연소 반응으로

누출 → 가스구름 → 발화원

3요소가 충족되었을 경우

안전성 검사

⇨ 수소차의 수소저장용기는 에펠탑 무게(7,300톤)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파열, 화염, 총격, 낙하 등 17개 안전성 시험 실시

* 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조, 수심 7,000m 에서도 안전

⇨ 수소는 가장 가벼운 기체로(공기보다 14배 가벼움) 누출시 빠르게 확산되어  가스구름이 생성되기 어렵고, 공기 중에 쉽게 희석되어 3요소 충족이 어려움

[표1. 수소폭발의 유형]  

출처: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 - 산업통상자원부, 2019.1

 

주요 평가요소

가솔린

LPG(프로판)

도시가스(메탄)

수소

자연발화온도

4

3

2

1

연료 독성

4

3

2

1

불꽃 온도

4

2

1

3

연소 속도

1

2

3

4

상대적 위험도(수소 = 1)

1.44

1.22

1.03

1

[표2. 종합적 위험도 평가 : 가솔린 > 프로판> 메탄 > 수소]

출처: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 - 산업통상자원부, 2019.1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드맵이 발표된지 단 5개월 만에 수소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안그래도 컸던 수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에 불을 지핀 셈이 되었다. 이젠 이 안전성 검사마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인지 의심이 간다.

 2007년 미국 오하이오주 워터포드에 위치한 Muskingum River Plant에서 수소폭발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AEP(American Electric Power)사에서는 향후 동일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침서를 발표했다. 지침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설치되어 있는 방출 장치가 정상적으로 설계되어 있고 장착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2. 기존에 2,400psi의 압력으로 공급하던 수소가스 압력을 2,100psi 이하로 제한한다.

3. 수소공급자는 반드시 AEP 사 직원들의 감독 하에 교체 작업을 실시하며, 감독하는 AEP사 직원은 위험분석자료와 안전점검확인목록을 반드시 소지하여야 한다.

4. 수소시스템은 파열판이 없는 타입으로 설치한다.

5. 수소실린더는 사람이 근무하지 않는 장소에 설치한다.

6. 인근의 건물은 수소폭발 시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취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소폭발 사고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위와 같은 지침서가 만들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소탱크에 대한 안전 지침서 하나 조차 제대로 된 것이 없어서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관리했다고 한다. 어쩌면 사고가 일어나는 게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수소탱크는 수소충전소나 수소자동차와 다르다는 것을 다급하게 강조하고 있다. 그 모습이 변명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딱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 차라리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과 수소 안전 관리지침을 만들어 수소를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여 다음 번에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포부라도 보여준다면 더 그나마 믿음이 갈 것 같다.

 

<참고자료>

1. 강릉 수소탱크 폭발원인, 산소 유입 가능성에 무게 -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2019.06.10

2. 수소 탱크 산소 유입 가능성 주목 - G1, 최경식 기자, 2019.05.28

3. 에펠탑 견딘다던 '수소탱크' 폭발에 정부 "수소차와 다른 탱크" - 뉴스1, 2019.05.24

4. ‘수소탱크 폭발’ 수소차, 충전소 안전할까? - YTN, 최아영 기자, 2019.05.25

5. 강릉과학단지 벤처공장에서 수소탱크 폭발…2명 사망 6명 중상(2보) - 강원일보, 전명록 기자 2019.05.23

6. "7㎞ 떨어진 곳에서도 '쾅∼' 굉음"…폭발현장 전쟁터처럼 참혹 - 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외 2인, 2019.05.23

7. "폭발한 수소탱크, 수소차·충전소와는 전혀 달라"…수소경제 불똥 차단 나선 정부 -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2019.05.25

8. https://firerisk.blog.me/221545811234 - 김훈 위험관리연구소

9.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 - 산업통상자원부, 20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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