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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수소-바이오

축산업에 부는 녹색바람, 바이오매스

by R.E.F. 16기 이나영 2020. 11. 30.

축산업에 부는 녹색바람, 바이오매스

16기 이나영

 

요즘 미디어나 여러 소셜미디어에 ‘비건’이라는 단어가 각광받고 있다. 비건은 채식주의자의 한 종류로 채소와 과일만 먹는 엄격한 채식주의를 의미한다. 즉, 육류뿐만 아니라 계란, 유제품, 생선을 섭취하지 않고, 오로지 식물성 음식만 섭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채식주의자의 종류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면

1. 세미 베지테리언-채식을 하지는 않지만 특정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2. 플렉시테리언 –기본적으로 채식주의를 지향하지만, 사정상 혹은 본인 나름대로의 허용된 기준 내에서 육식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3. 페스코 베지테리언 –일반적으로 고기는 먹지 않지만 어류는 섭취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대, 계란과 유제품의 섭취 또한 허용한다.

4. 프루 테리언-극단적 채식주의로 오로지 과일만 섭취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5. 락토-오보 베지테리언-락토 베지테리언은 비건 섭취 음식에서 우유와 같은 유제품과 꿀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이다.

 

크게 5가지로 나누었지만 사실 베지테리언은 매우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 비건이 외국에서만 돌고 도는 개념이라고 여겨졌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역시 축산업에 관한 윤리적, 환경적 문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점점 비건을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산업에 7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뒤로 축산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축산업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환경친화를 고려하지 않고는 유지도 발전도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축산업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친환경’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김재열 농협 친환경 방역부장은 축산업에서의 그린 뉴딜의 필요성을 이같이 밝혔다.

여러 분야에 환경문제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닿으면서 초록빛 바람이 불고 있는 것에 반해 축산업 현장은 이제 조금씩 그 바람이 닿기 시작하였다.

축산업 그린 뉴딜의 하나는 ‘바이오 매스’이다.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현재는 신재생에너지의 종류 중 하나로, 익숙한 용어일 것이다. 바이오매스란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다양한 조류 및 식물자원, 즉 나무, 풀, 잎, 뿌리, 열매 등을 말한다. 최근에는 이보다 광범위한 범위로 모든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자원, 예를 들어 톱밥, 볏짚 등 농업·임업 부산물, 하수 *슬러지(sludge)를 포함한 각종 유기성 산업 슬러지, 음식물 쓰레기, 축산 분뇨 등을 모두 바이오매스 자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

*슬러지(sludge) 하수처리 또는 정수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출처: 두산백과 doopedia) ​

 

가축 분뇨나 농축산 폐기물들이 바이오매스가 되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뒤바뀌어 여러 곳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축산업 그린 뉴딜의 첫 번째 발자취라고 할 수 있다. 원래는 환경오염물질인 존재들이 ‘바이오매스’라는 멋들어진 이름이 붙으면서 에너지가 필요한 곳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육 중인 소와 돼지의 총합이 1억 4천만 마리 이상인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돼지 1마리가 5.1ℓ, 소 1마리가 14.7ℓ, 젖소 1마리가 32.7ℓ의 분뇨를 배출한다. 현재는 연간 약 5184만 톤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가축 분뇨를 우리나라는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 걸까?

[자료1.가축분뇨 에너지화사업]

출처:씨앤제이바이오주(주)

가축 분뇨를 가장 많이 재사용하는 곳은 바로 ‘퇴비’이다. 다시 토양으로 되돌려보내주는 것이다. 분뇨의 약 80%는 농가 자체 처리, 나머지는 공공시설 등을 통해 위탁처리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전문화된 처리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과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시설 설치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 분뇨가 농가 주변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화학비료 사용으로 인한 토양오염이다. 과도한 양분화, 과도한 질산염은 토양에 축적되고, 빗물을 따라 지하수로 스며들게 된다. 질산염이 몸속에 들어오면 아질산염이 되고 다시 나이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로 변하기 때문에 비료를 사용한 가축 분뇨를 다시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화된 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이러한 처리 시설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또 다른 방안이 바로 고형연료이다.

즉, 가축분뇨를 고형연료로 만들어 바이오매스의 원료로 만든다. 그 다음, 바이오매스로 만든 고형연료를 이용하여 최종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고형연료란 ‘Solid Refuse Fuel’의 약자로 줄여서 SRF로 칭하는데, 여러 생활 쓰레기들 중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고체 연료로 만든 것을 말한다.

고형연료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일반 고형연료(SRF)로 생활폐기물, 플라스틱이나 섬유 같은 물질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고, 두 번째는 쌀겨나 옥수수 겨, 농작물, 폐목재류와 같이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로 만든 바이오매스를 바이오 고형연료(BIO-SRF)라고 한다. 가축 분뇨 역시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이기 때문에 바이오 고형연료에 속한다.

[자료2.폐기물고형연료]

출처:http://www.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66474077755

 

가축 분뇨로 고형연료를 어떻게 만들까?

우선 농가 어디서든 구하기 쉬운 가축 분뇨를 탈수, 건조, 성형 과정을 거치면 환경 오염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효율은 무연탄의 70%가량을 자랑하는 고형 연료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렇게 생산된 고형연료는 화력발전소나 시멘트 공장같이 발전용량이 2MW 이상인 발전 시설이나 지역난방시설, 제철소 같은 에너지의 공급이 매우 큰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관련 법규의 규제는 위의 시설뿐만이 아니다.

원료의 사용, 즉 가축 분뇨의 사용목적에 따른 사용량 또한 관련 법으로 제한되어 있다. '가축 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분뇨를 자원화하는 시설을 설치하려면 액비 살포에 필요한 '초지 및 농경지'를 확보해야만 한다는 규정이 있다.

예를 들어 가축 분뇨 300t을 자원화하려면 안성시 면적 7.5배에 이르는 부지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제축산 농가에서 자원화할 수 있는 가축 분뇨는 전체 발생량의 30% 이내다. 또 다른 지역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싶어도 폐기물이기 때문에 시 구역을 넘어가지 못한다. 이렇듯 자원화할 수 있는 가축 분뇨의 양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양의 분뇨가 농가에서 배출된다 하더라도 30% 이내를 제외하고는 모두 퇴비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퇴비로 바꾸는 것 또한 여건상 여러 가지 문제를 낳기 때문에 부정적 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안희권 충남대학교 교수는 “2016년 기준 가축 분뇨가 연간 4699만 톤 발생했으며, 가축 분뇨의 자원화 비율을 보면 퇴비화 79.6%, 액비화 11%로 모두 90.6%가 자원화되고 있으며, 정화처리 비율도 8.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동자원화 시설이 83개소, 액비유통센터가 198개소 운영되고 있어 전체 분뇨 발생량 중에서 21%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가축 분뇨 에너지화 비율은 1% 이하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라고 발표하였다.

즉, 위에서 설명한 축산업 그린 뉴딜의 발자취가 현재 1%도 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축 분뇨의 처리 문제는 국내 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축산업의 그린 뉴딜은 이제 한 발자국 내딛는 실정이기에 아직 바이오 고형연료가 많은 곳에 보급되고 있지는 않지만 조금씩 그 범위를 넓혀 나가 국내의 기업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 수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축산업 뉴딜 정책을 꾸려나가야 한다.


참고문헌

1)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현장 진행 상황은,농수산축산신문, 홍정민기자, 2020.07.20.

http://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480

https://blog.naver.com/kecoprumy/222039134438

2) '바이오매스로 수소 생산'…UNIST 바이오 연료시스템 개발

https://newsis.com/view/?id=NISX20200118_0000892809&cID=10899&pID=10800

3) ‘가축분뇨 재생에너지,한국농어민신문, 2018.07.17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682

4) 폐자원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숙명’,환경미디어,박순주,2019.12.09

http://www.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66474077755

5) 전기도 만들고 난방도 하고... 이 모든 게 돼지 분뇨로,오마이뉴스,조수진,14.03.23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70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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