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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바다 속으로 들어간 데이터 센터

by R.E.F 19기 정지영 2021. 8. 30.

바다 속으로 들어간 데이터 센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6기 임상현,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8기 최별,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세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정지영,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조현선

 

[“데이터도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우리의 삶에 너무나도 강력하게 자리 잡아 버린 인터넷, 이메일 같은 통신부터 온라인 쇼핑, 인터넷 검색, 게임, 그리고 사진 저장까지!  인터넷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노트북 등 매우 작은 크기의 기기에서 모두 언급할 수도 없을 정도로 삶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해낸다. 거대한 부피를 차지하지만 빨래밖에 못하는 세탁기, 냉장밖에 못하는 냉장고에 비해 손바닥만한 기기로 우리 삶의 대부분의 일을 해결해주는 인터넷! 그래서 우리 대부분은 인터넷을 공간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손바닥만한 기기를 통해 접속하고 활동하는 가상의 공간이자 무형의 기술이기에 지구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이나 물리적인 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큰 착각이다.

 세탁기를 동작시키는 데 세탁기 크기만한 공간과 그 안의 소자 및 부품들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도 우리 집 안에 두지 않는 것일 뿐 그것을 동작시키기 위한 물리적 공간과 부품, 기기들이 필요하다. 그럼 이것은 그동안 과연 어디에 존재해왔던 것일까? 그리고 한 집의 세탁기 하나조차도 차지하는 공간이 크고 상당한 전력이 소모되는데 몇백만 명, 아니 몇천만 명의 인터넷을 관리하려면 얼마나 큰 공간과 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던 걸까? 

[인터넷의 숨겨져왔던 본 모습, 데이터 센터]

 위에서 언급한 인터넷을 작동시키기 위한 물리적 공간이자 기기들의 집합이 바로 이 ‘데이터 센터’라는 것이다. 데이터 센터란 컴퓨터 시스템, 서버, 통신 장치, 저장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로 사용자의 인터넷 작업을 실제로 처리하고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인터넷의 작동과 최적화를 위해 커다란 장비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관리 및 작업 환경들이 요구된다. 사실 사용자가 쓰는 인터넷은 사용자를 위해 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전달된 것이다. 

 데이터 센터는 잠시라도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인터넷의 기능들이 마비되므로 예비 전력 공급장치 및 예비 데이터 통신장치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컴퓨터 장비에서 막대한 열이 배출되므로 냉각 시설도 요구된다. 또 나아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소방시설과 보안장치까지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 센터는 통상적으로 축구 경기장 넓이만큼 큰 규모로 건설되며, 서버가 설치된 공간과 24시간 관리·운영 센터, 그리고 냉각 시설 및 전력 공급 시설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 센터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며, 대규모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데이터 센터가 초래하는 환경적 영향 ; 막대한 전력과 공간 부지 소모]

 이때 대규모의 전력은 사실 ‘대규모’라는 말로도 표현이 안될 만큼 정말 압도적인 전력소모를 보인다. 데이터 센터는 정보 통신 분야에서 최대 규모로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또 국내 전체 산업용 전기 소모량의 7~8%에 달하는 전력을 사용하고 있기도 한데 이는 춘천 인구 30만 명이 2년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량에 맞먹는다. 더 나아가 전지구적 규모로도 전 세계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연간 40,000GW/hr로 세계 전력 사용량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1%라고 하면 그 막대한 양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이는 일부 국가의 연간 총 전력사용량보다 많은 양이다. 데이터센터의 기초단위 “랙” 한 개는 3kW를 소모하는데, 이는 한 가구의 전력 소비량과 비슷한 양이며 랙 중에서도 최근 사용량이 많아지고 있는 ‘CDC 랙’은 기존 전력 소비량보다 약 20배 많은 전력소비량을 보인다. 전 세계 전력의 무려 2~3%, 국내 전력의 1~2%를 데이터센터가 소비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들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 센터의 문제점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데이터 센터에 소비되는 전력은 컴퓨터를 가동하는 데에 소비되는 전력과 발열된 기기들을 냉각하는 데에 소비되는 전력으로 나눌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운영 과정에서 설비들의 과열로 인해 효율이 하락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해 냉방을 진행하는데, 데이터 센터가 소모하는 에너지 중 절반가량이 이 냉방에 사용된다. 구체적인 수치로 이야기 하자면 약 1:1.3 정도의 비율로 컴퓨터 작동보다 냉각 장치에 사용되는 전기의 양이 더욱 많다. 냉각 설계가 최적화되어있지 않다면 1:1.3이 아닌 1:2, 1:3 정도의 비율로 전력이 소모되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냉각 장치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자 여러 효율적인 구조와 기술들이 개발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데이터센터 전체 에너지의 40%정도를 냉각에 소비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아서 몰랐을 뿐, 인터넷 사용 또한 여타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시간, 공간, 환경에서 많은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센터는 차지하는 면적이 상당하여 문제를 낳기도 한다.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2017년 기준 전 세계 400여 개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2016년 기준 140여 개 이상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KT 목동 데이터센터는 상면(서버가 들어가는 공간)면적이 무려 18,000㎡(5,445평)에 달한다. 또한 2020년 완공된 네이버 용인센터는 부지만 약 132,230㎡(40,000평), MS는 178,409㎡(54,000평)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에 사용되는 부지만 약 500,000평으로 계산된다. 이처럼 차지하는 면적이 크다보니 부지의 부족함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개발의 차질이 지어질 뿐 아니라 저렴한 부지를 사용하고자 그린벨트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 워싱턴 DC 인근 라우돈시는 구글, MS, 아마존 등의 데이터센터가 설치되자 남은 토지 공간이 부족해져 부지가격이 불과 몇 년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이를 볼 때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에서도 앞으로 부지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바다 속에서 답을 찾은 MS 사의 데이터센터]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MS사는 데이터 센터를 바다에 넣는 전략을 실행했다. MS는 2016년 해저 데이터센터인 나틱 프로젝트를 개시하였고, 2018년 6월 8일, 프로젝트의 실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2단계에 돌입하였다. 나틱 프로젝트(Project Natick)란, 컨테이너 형태로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해저에 조력 및 파력 발전기와 함께 설치해 운영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이다.  이 데이터 센터는 12미터의 길이, 12개의 랙, 총 864대의 서버로 되어있고 약 29.6PB(30,310.4 GB) 스토리지의 냉각 부스를 장착하고 있다.

[자료 1. 바이트 ]

출처:위키백과사전

2년이 지난 후, 작년에 MS는 나틱 프로젝트의 해저 데이터센터가 지상의 데이터센터보다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 중 첫 번째로 수중 데이터센터의 고장률은 지상 데이터센터에 비해 8분의 1의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해저에서는 지상보다 산소 노출이 적고 질소 농도가 더 높아 부식성에 강하고, 무인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충돌이 적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지속 가능성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풍력, 태양열 등에서 100%의 전력을 공급받는 유럽 해양에너지센터의 전력으로 운영됐으며, 이는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와 일치한다.

[자료2. 마이크로소프트 해저 데이터센터]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왜 굳이 바다에 설치하게 되었을까? 

첫 번째로, 인터넷 속도 향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인구의 약 50%가 해안에서 근접한 곳(약 190km)에 거주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가 바다 속에 있다면 사용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져 속도가 향상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였다. 실제로 프로젝트 결과, 기존에 비해 데이터센터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광섬유의 길이도 짧아진 걸로 밝혀졌다.

 두번째로, 냉각 대책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알아 보았듯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때에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고, 저장하기 때문에 발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냉각 대책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한다. 그러나 해저에 있는 경우 바다는 자연 냉장고가 되어 비싼 냉각제를 사용하지 않아 비용적인 면에서 절약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할 수 있으나, 실험 결과 데이터 센터 내에서 열 교환을 하더라도 주변의 해수 온도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환경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해저 데이터 센터는 기존과 달리 재생 에너지를 통해 운영할 수 있다. 이때 공급된 재생에너지는 앞서 말한 유럽해양에너지센터의 풍력발전기를 비롯해 파력발전기를 통해 얻어진다. 이에 더해 나틱 프로젝트의 데이터센터는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만들어져 CO2 배출과 폐기물이 거의 없어 미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 되었다.

 물론 완벽해 보이는 데이터 센터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나틱 프로젝트의 데이터센터는 밀봉된 캡슐을 바닷속에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부품 관리가 어렵다. 한 가지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캡슐을 바닷속에서 꺼내야만 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허나 이 방식은 실질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에 한 부스에서 꺼낼 수 있는 최대의 효력을 발휘한 뒤 나중에 바다에서 꺼내 교체해야 한다. 하나의 부스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부스가 나와야하는 것이 앞으로의 개선 과제이다. 


[기술과 환경의 동행을 위해!]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은 다른 제품과 서비스에 비해 그것이 초래하는 환경적 영향에 대해 알기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인터넷이 만드는 자원 낭비에 동참하기 쉽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파괴되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데이터 센터의 존재와 그것의 문제점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우리 사회의 필수재로 자리 잡은 인터넷과 데이터 센터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매우 클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필수재라고 해서, 그것의 사업상 모든 행태를 정당화할 수 없다. 데이터 센터의 지속이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진다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별히 탄소중립과 생물 다양성이 전세계적인 핵심 의제가 된 상황에서는 데이터 센터의 지나친 자원 소모가 야기하는 문제들을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전력 소모로 인한 탄소 배출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한 본 기사의 MS 사례에 더하여 데이터 센터의 존속과 환경적 영향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지켜보길 바란다.

 

 


데이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비트코인 채굴, 환경오염 유발?", 19기 도형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65


참고문헌

[“데이터도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1)“데이터센터”, 네이버 지식백과, 2016.06.23,https://m.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80629&cid=59088&categoryId=59096

[데이터 센터가 초래하는 환경적 영향 ; 막대한 전력과 공간 부지 소모]

1)마루,DESIGNLOG,”LG CNS 부산데이터센터, 직접 보니 최첨단 친환경 글로벌” ,2013.4.16,https://www.designlog.org/2512418

2)전승우, 매거진한경, “ ‘뜨거운 데이터센터’ 통째로 바다에 넣어버린 MS”,2018.11.19,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1811198410b

[바다 속에서 답을 찾은 MS 사의 데이터센터]

1)강일용, “북극, 사막에 이어 바다속까지! 친환경 데이터센터”, SK Hynix, 2017.06.09, https://news.skhynix.co.kr/1486

2)위키백과 기여자, “파일 크기”, 위키백과, 2019.11.25,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ED%8C%8C%EC%9D%BC_%ED%81%AC%EA%B8%B0&oldid=25260653

3)우예진, “바다 속 데이터 센터,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 나티크의 모든 것”, 중앙일보, 2016.02.08, https://news.joins.com/article/19544632

4)MS Center, ”마이크로소프트, 나틱 프로젝트로 해저 데이터 실용성 확인”, 마이크로소프트, 2020.09.17, https://news.microsoft.com/ko-kr/2020/09/17/natick_phas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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