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노르의 제주 진출, 앞으로 한국 해상풍력의 미래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진희윤
[에퀴노르의 제주 해상풍력 사업 인수]
지난 6월, 노르웨이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가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사업의 지분 100%를 국내 기업으로부터 인수했다. 진엘앤엘(주), 일레너지(주) 등이 보유한 추진(주)의 전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추진(주)은 지난 2022년부터 제주도 추자도 동쪽으로 약 10~20km 떨어진 곳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실행하였다. 이는 제주에서 가장 큰 풍력단지인 구좌읍 한동·평대 단지 발전량(105MW)의 약 30배에 달하며, 총사업비만 17조 원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 사업이다. 그렇다면 에퀴노르는 왜 먼 이국땅의 해상풍력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자료 1. 제주탐라해상풍력 단지 ]
출처 : 경향신문
[에퀴노르, 제주를 선택한 이유?]
먼저 에퀴노르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자. 에퀴노르는 노르웨이의 국영 기업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 회사이다. 현재 36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해상풍력의 개발 경험이 있는 메이저 기업이다. 2022년 11월에는 세계 최대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단지인 하이윈드 탐펜에서 첫 전력을 생산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기업이 제주 바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료 2. 에퀴노르]
출처 : 에너지신문
우선 제주도는 바람이 강한 지역으로 해상풍력에 매우 적합하다.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단지인 탐라 해상풍력은 2017년 가동을 시작으로 설비용량 3MW급 해상풍력발전기 10기로 가동 1년 만에 처음 목표였던 7만 6,013MWh(236억원)을 크게 넘어선 8만 6,049MWh(267억원)을 생산해 냈다. 암반의 높이가 적당한 것 또한 한몫는데 탐라 해상풍력기가 위치한 금등리와 두모리는 20m 전후의 바닷속 암반의 높이로 풍력 발전기의 이상적인 수심을 갖추었다.
에퀴노르는 이러한 제주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여 한국의 공급망 기업과 장기적으로 협력하여 동반 성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비욘 인게 브라텐 에퀴노르 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번 추진 해상풍력을 인수로 에퀴노르가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후풍 해상풍력과 함께 개발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에퀴노르는 한국에서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장기적인 운영자가 돼 국내 파트너와 함께 프로젝트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해상풍력의 현주소]
에퀴노르의 인수로 추자도의 해상풍력이 성공적인 역사를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국내 해상풍력의 현황은 어떨까. 산업계 전반에 퍼진 ESG 경영 기조 때문일까,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하나둘씩 해상풍력발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해상풍력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해상풍력 사업은 단기적으로 이윤을 얻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기업들 또한 수익성보다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로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의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의 문제점으로는 신속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점이 거론되어 왔다. 해상풍력은 개별사업자가 부지선정부터 현장조사, 계통연계, 인프라 구축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이다 보니 사업추진의 전개성에 있어 한계가 있다. 해상풍력은 여러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허가를 취득하는 데에 평균 6년 이상이 소요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 또한 경제성보다 사업 다양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두 번째 문제점은 낮은 주민 수용성이다. 해상풍력 입지 선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은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실제로 전라북도 고창 등 서남해 해상풍력은 1단계 사업 이후 지역 어민들의 반발로 2단계 사업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에는 한계가 있고 아직 갈등관리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제주 탐라 해상풍력의 사례처럼 오랫동안 지역 어민들과 소통하며 적절한 상생 방안을 찾아 오히려 어민들의 지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자료 3. 해상풍력 사업 추진 현황]
출처 : 머니투데이
[국내 해상풍력 사업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남겨진 향후 과제들을 잘 풀어나가야 한다. 첫 번째로는 입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발전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해상풍력 강국인 덴마크는 주민들이 소속한 협동조합이 사업자와 함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풍력 발전기의 최대 20% 지분을 살 수 있는 제도 등을 도입하여 주민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해상풍력단지를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거나 구조물을 이용하여 수산자원을 조성하는 등 지역 어민과 해상풍력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교육 및 홍보 강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주민 수용성을 저해하고 사업의 추진을 지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대응으로 에너지 전환 필요성에 대한 전반적 인식의 향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에퀴노르 또한 제주에서의 해상풍력 사업을 지역 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해당 사업이 인근 어민들의 생활과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 국내 해상풍력 발전에 또 다른 역사를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해상풍력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해상풍력 개발 컨소시엄, '코리안 플릿(Korean Fleet)'", 21기 조채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54
2. "국내 해상풍력산업에 대한 기대치와 방향성은 같을까", 21기 박지원, 21기 이고은, 21기 조선근, 21기 조채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57
참고문헌
[에퀴노르의 제주 해상풍력 사업 인수]
1) 조성구, "에퀴노르, '추진 해상풍력 프로젝트' 인수", 국토일보, 2023.06.24., http://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276326
2) 송은범, "노르웨이가 ‘제주 바다’에 관심 갖는 이유", 매일경제, 2023.06.26., https://www.mk.co.kr/news/society/10769233
[한국 해상풍력의 현주소]
1) 정지수, "바다로 간 건설사...해상풍력으로 두마리 토끼 잡는다", 더뷰어스, 2023.06.14., http://theviewers.co.kr/View.aspx?No=2846383
2) 김용춘, " 해상풍력발전 사업, 어민이 반발하는 이유", 오마이뉴스, 2022.07.12.,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2849372&SRS_CD=0000014249
[국내 해상풍력 사업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
1) 류경주, "해상풍력 현황 및 향후과제 : 인·허가 지연 개선 및 주민 수용성 확보를 중심으로", 국회입법조사처, 2022.12.27., https://www.nars.go.kr/report/view.do?cmsCode=CM0018&brdSeq=40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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